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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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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 이 정도면 충분해요…!!”

“그러냐.”

꽤나 오랫동안 쓰다듬어 줬는데, 한껏 상기된 얼굴로 방방 뛰는 그녀. 이내 뭔가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짝하고 친다.

“아, 맞다…! 오늘 도연 언니네 집 가신다면서요?”

“뭐야, 어떻게 알았어?”

“언니랑 톡하면서 들었어요, 오늘 경기 끝나고 초대할 예정이라고요…!”

그동안 둘이 꽤 친해진 건가 싶은 성묵이다. 노아는 붙임성이 상당히 좋아서 누구랑도 쉽게 친해지는 편이기도 하고.

“한 번 놀러 오라고 하시더라고, 맛있는 거 해주신다던데.”

“그렇군요, 아…!”

좋은 생각이라도 난 건지 손바닥을 콩 치는 노아. 이내 내 양손을 붙잡고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말했다.

“나중에 꼭 저희 가문에도 한 번 방문해주세요…! 아버님이 성묵 오빠를 꼭 뵙고 싶어 하시거든요.”

“나를…?”

“네! 저희 오라버니의 생명의 은인이시잖아요? 저도 신세를 많이 지고 있고요…!!”

“흐음.”

노아네 가문이라면 아마 일본 최대 규모의 야쿠자 조직일 텐데. 거기를 방문해달라니, 벌써 무서운 생각이 잔뜩 드는데.

‘설마 나한테 해코지 하겠어?

차기 보스 후보의 친구한테 뭔 짓을 하진 않을 거라 생각한 성묵. 그는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꼭 한 번 갈게.”

“앗, 약속하신 거예요…!?”

“그래, 정말.”

‘그러고 보니, 이번 국제 대회 아시아 예선 개최지가 도쿄라고 그랬던가.

국가대표로 뽑히게 되면 일본에 갈 수 있다는 소리다. 그때는 한 번 방문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성묵이다.

“그때는 극진하게 대접해드릴게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양 주먹을 꽉 쥐며 결의를 다지는 노아. 꽤나 재력이 있는 집안이니 뭔가를 하기는 할 생각인 모양이다.

“아, 벌써 시간이….”

도도연과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 되었음을 깨달은 성묵. 그가 사정을 설명하자 노아는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 집에는 잘 다녀오세요! 다음에는 저랑도 같이 갔으면 좋겠네요…!!”

“응? 아아.”

노아처럼 텐션 높은 인싸 캐릭터가 하나쯤 있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하는 성묵. 그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와 멀어졌다.

“……….”

성묵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제자리에 서 있는 노아의 뒤로, 이내 미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아.”

“아, 오라버니.”

노아가 성묵의 품에 기대어서, 쓰다듬을 받고 있던 때부터 상황을 지켜보던 류지. 그는 여동생이 성묵을 향해 품은 감정을 그제야 확신했다.

“저렇게 성묵이를 보내도 괜찮겠어? 나는 네가 가지 말고 나랑 놀자던가, 뭐 그럴 줄 알았는데.”

류지는 어릴 적 종종 목격한 노아의 똥고집을 떠올려 보았다.

‘오라버니, 오라버니이…! 훈련 가지 말고 나랑 노라!

‘시러, 시러어…!! 가지 마…!

‘으아앙, 아빠아. 오라버니가 나 버리고 간대…!

물론 꽤 어릴 적 이야기지만, 그 뒤에도 하나에 꽂히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고집을 보여준 노아다.

그래서 나중에 호감 있는 남자에게도 그러지 않을까~ 라고 류지는 내심 생각했다.

그러나 노아는 여유만만한 표정이다.

좋아하는 남자가 경쟁자의 집에 놀러 갔음에도 말이다.

“후훗, 괜찮아요! 계획대로 잘 되어가고 있는걸요.”

“계획? 으음, 그러냐….”

잠시 고민하던 류지.

그는 이내 노아에게 물었다.

“노아, 혹시 그 계획이 뭔지 물어봐도 되냐?”

“네, 안 돼요…!”

“쩝….”

‘그 계획’에 관해서는 오빠인 그에게도 말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노아. 굉장히 단호하게 딱 잘라 거절했다.

‘이거 참, 어렵구만.

류지는 생각했다.

내 동생이지만, 가끔은 잘 모르겠다고.

#######

“잘 먹겠습니다.”

“응, 맛있게 먹어…!”

상다리가 부러져라 차려진 음식들.

나는 도연과 도진의 집에서 같이 식사하기 위해 방문해있다.

김치찌개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자, 기분 좋은 목 넘김이 바로 느껴진다.

“오, 맛있는데요?”

“…휴우, 다행이다.”

“그쵸, 누나가 어릴 때부터 요리를 쭉 해왔거든요. 아마 일반인 중에서는 상당히 잘하는 편일 거예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도연과 설명을 얹어주는 도진. 오랜만에 맛보는 정성 어린 집밥을 나는 허겁지겁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이번 경기는 좀 어땠어?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역시 누나는 알아볼 거라 생각했어요. 확실히 저번보다는 체력이 많이 달리더라구요.”

“앗, 정말이었구나…! 미안한 걸, 이럴 줄 알았으면 약속도 뒤로 미뤘을 텐데.”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도연.

나는 손사래를 쳤다.

“아뇨, 이런 날이니까 더 좋죠. 이렇게 맛있는 집밥 먹는 게 훨씬 더 빠르게 회복되니까요.”

“정말…?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네, 고마워!”

싱긋 웃는 도연.

이거는 꽤 심장이 아픈데.

솔직히 조금 설렜다, 인정.

“성묵 형은 어떤 여자가 이상형이에요?”

“콜록, 콜록…!!”

그때 훅하고 들어온 도진의 질문.

거기에 도연이 갑자기 기침하기 시작한다. 꽤 곤란한 표정인데.

“도, 도진아! 갑자기 그런 질문은 좀….”

“그냥 제가 궁금해서 그래요. 그래서 형은 어떤 타입이 이상형이에요?”

“……….”

꽤나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둘. 이상형이라, 전부터 생각해둔 건 있었던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는 뭐,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지.”

“아, 대화 중요하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의 내면을 봐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을 거 같다.”

“아하, 이해했어요.”

맞장구를 치며 끄덕이는 도진과 여전히 긴장한 채로 쳐다보는 도연. 왜 긴장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둘의 질문 공세는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으, 성묵아…! 배럴 타구 이론에 관해서 같이 논의하고 싶은데…!”

“형, 혹시 결혼하게 되면 몇 살쯤?”

“잠깐, 잠깐, 하나씩 좀….”

그렇게 혼돈의 식사 시간이 끝나고, 뒷정리할 시간. 나는 맛있는 식사를 차려준 도연에게 감사를 표했다.

“잘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맛있게 먹어줘서 기쁘네. 가서 좀 쉬고 있을래?”

“얻어먹었는데 어떻게 염치도 없이. 설거지라도 제가 할게요.”

그러자 내 앞으로 슥 튀어나와서는, 대신 사양하는 도진.

“아뇨 형, 괜찮아요. 저희가 할게요.”

“사양할 필요 없어. 뭐 어려운 것도 아닌데.”

“아뇨 그게 아니라….”

“…?”

“저희 집 그릇은 전부 식기 세척기로 씻거든요. 정 그러시면, 저기 안으로 옮기는 것만 좀 도와주세요.”

“어? 그래.”

척 봐도 엄청나게 최고급인 식기 세척기다. 그 안으로 그릇을 넣고 버튼을 누르자, 알아서 그릇이 씻겨져 나간다.

위이잉…!

쩝, 이래서 사양한 거였구나.

“화장실에서 양치질 좀 하고 와야겠다. 어디 쪽에 있어?”

“아, 저쪽으로 가시면 돼요.”

도진의 안내에 따라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 집이 워낙 넓다 보니 저번에 와봤어도 헷갈린단 말이지.

#######

“누나, 뭐해 진짜…?”

“응?”

“…왜 그래 정말, 기껏 이성 관계에 대해 질문 던져서 판 좀 깔아두려고 하면, 야구 질문으로 망치기나 하고.”

“그게….”

평소의 그 쿨하고 남자 보기를 돌같이 하던 누나는 어디 가고, 이런 수줍은 소녀가 남았단 말인가.

천재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 냉철한 사고 판단으로 해결하던 도연의 똑똑한 머리조차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모양이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조금 전 식사 자리에서 그녀의 행동은 어느 정도 이유가 있었다.

“너무 노골적으로 물어보면 성묵이가 눈치챌 것 같아서….”

“눈치 채라고 물어본 건데?”

“어?”

“결국 연애는 어느 한쪽이 상대를 좋아하는 걸 들키고, 또 상대는 그걸 알아차림으로써 성립되는 거야. 누나처럼 혼자 끙끙대면서 아무한테도 안 들키면 그냥 독거노인 되는 거라고.”

“……앗.”

그런 뜻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한 도연. 그녀는 꽤나 신기한 눈치다.

“뭐야, 도진이 너. 왜 이렇게 잘 알아?”

“고백을 종종 받다 보니 연애는 몇 번 해봤어. 그닥 흥미가 없어서 다 한 달도 못 갔지만.”

“뭐…!?”

전혀 모르고 있던 동생의 연애사에 깜짝 놀란 도연. 사실 다섯살이나 어린 남동생은, 모태솔로인 그녀보다도 훨씬 경험이 많았던 것이다!

“전혀 몰랐어. 왜 나한테도 이야기를….”

“누나 외모를 보고 그동안 접근했던 그 남자들처럼, 그 여자애들도 마찬가지였거든. 괜찮은 애라고 생각했으면 말했을 거야.”

“아, 그랬구나.”

그 말에 어느 정도는 납득한 도연.

아무리 가족이어도 시시콜콜 모든 이야기를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

“누나, 일단 내가 생각해둔 게 있거든?”

“응…?”

도진은 다 계획이 있다.

‘악질 우결충’으로서, 누나와 성묵이 이어지게 만들 특급 비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