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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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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20 KiB

점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니까... 지금 이 캐릭타랑... 점을 봐달라고? 궁합을?"

어이 없어 하는 사장님의 질문에.

"캐릭타가 아니라 터... 도 안이라, 그 버츄얼... 아니, 음 아무튼 제 아내입니다."

  • 아무튼 내 아내임ㅋㅋㅋㅋㅋㅋㅋ

  • 내 아내임(구라임)

  • 캐릭타....

  • 이게 원래 우리가 원했던 반응인데

  • 일반인에게 받는 수치심을 왜 드디어 느끼는 건데

  • 뭉기는 근데 아까부터 그냥 모든 상황에서 부끄러움 타긴 했어

  • 그냥 주변 사람들이 뭉기 번호를 따는 게 문제임

  • 오늘 몇 번 따였는지 보니까 총 11명이 뭉기한테 번호 물어보고, 그 중 6명이 걍 번호부터 줌 ㅇㅇ

  • 미 친 새 끼

  • 그래도 점집 사장님은 번호 안 주시네

  • 겠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차분하게 답했다.

"그러면 이 타로 같은 걸 봐야겠네, 이게 아무래도 사주는 신상을 어느 정도 공개 해야 되니까, 맞지요?"

"네, 그렇습니다."

"그 거기 화면에 갇힌 처자는 그러면 번호 선택해봐, 내가 대신 뽑아줄게. 자, 3장씩 뽑는 겁니다."

"넵."

타로라.

솔직히 난 이런 건 믿지 않고, 본다 해도 재미로 하는 편이라.

쏙쏙쏙.

그냥 빠르게 세 장을 뽑았다.

"잘생겨서 그런지, 시원시원하게 뽑네."

  • 잘생긴 거랑 시원시원하게 뽑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요 사장님 ㅜㅜ

  • 그냥 모든 게 보정 받는 느낌이네

  • 뭉기 이 새끼 이거 진짜 절대 야방하면 안 되겠다

  • ㅈㄵ이네요;; 이거 무슨 게임인가요? 미연시인가요? 다들 주인공만 너무 과하게 좋아하네요 ㅠㅠ

  • 뭉타크리틱 20점 드립니다 뭉톤 토마토는 걍 썩은 수준이고요 ㅇㅇ 최악이네요

  • 외출한 지 2시간 도 안 됐는데 걍 여자 번호를 청소기처럼 빠는 캐릭터한테 어케 이입하나요?

  • 이거는 지구 작가 망상이 지나치게 음습하고 조잡한 거임 ㅇㅇ 개연성이 안 맞음

  • ㅠㅠ

  • 뭉기야 우리 다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자

  • 우리가 행복했던 그때로, 입꾹닫 마크 물낙 10연속 성공할 때까지 노방종하던 그때로....

  • 아 나작뭉이었는데 아 나작뭉이었는데 아 나작뭉이었는데 아 나작뭉이었는데 아 나작뭉이었는데 아 나작뭉이었는데

잠깐 채팅창 반응을 확인한 후.

"저는 그러면 1번 10번 32번에 있는 카드요."

"음, 좋네. 오케이, 그러면 바로 열어보겠습니다."

레라의 카드 선택에 다시금 테이블 위에 있는 카드에 시선을 돌렸다.

'와... 뭐야 무슨 문양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타로 카드는 아무래도 파는 곳마다 문장을 표현하는 방식이 제각각 달라서.

진짜 아리송하게 그린 건 봐도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세 장이 지금 이제 과거, 현재, 미래 뭐 그런 느낌인 건데... 동시에 첫 만남, 현 만남, 미래의 만남 이런 거라고 볼 수 있고...."

물론 이런 이야기는 점을 봐주는 사람에겐 해당되지 않는 지라.

점집 사장님은 막힘없이 말을 쭉 이어갔다.

"과거엔... 서로 연이 없다가, 남자 쪽이 먼저 다가갔다고 볼 수 있고...."

  • 먼저 다가감 (콘서트 중 영도 성희롱을 공개적으로 하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재는... 뭐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관계네, 딱 지금... 그니까 연인 사이라고 했지만 썸 느낌? 어쩌면 썸 전 단계... 근데 남자 쪽이 좀 음, 심성이 썩었다."

"네, 네? 저요?"

"아니, 그니까 나쁜 사람이라는 건 아닌데... 연애 쪽에서 뭔가... 좀 나쁘네, 음, 막 여자 울리고... 그런 카드야."

  • 왜냐면 호빠 출신이니까

  • 요란가든의 영원한 겨울, 윈터 솔저, 겨울왕국의 주인, 이뭉룡을 아시나요

  • 갑자기 점집 신뢰감이 막 올라가는데

  • 타로 카드 < 유사과학이 아니라 고대부터 내려온 빅 데이터 기반 인간 분석 시스템이었던 거임

  • 15세기부터 시작됐다고 아 ㅋㅋ

"제, 제가요? 그럴 리가 없는데...."

"그치, 그렇지... 근데 자네가 그런 사람이다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카드 내용대로 리딩해서 말하는 거야."

  • 여기 리딩방 제대로네요

  • 믿고 따르겠습니다

  • 추가 리딩 없나요?

점집 사장님은 채팅창을 보진 않았지만, 지금 흐르고 있는 기류를 눈치 챘는지.

말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여자친구 쪽도 굉장히 잘나긴 했는데, 살짝... 호구 스타일이야. 무슨 느낌인지 알지?"

"네, 네?"

"음... 남자 쪽은 진짜 인기가 너무 많아, 이거는... 이거는 여자가 너무 고생을 해... 아, 그리고 항상 남자는... 여자 쪽이 더 좋아해, 누굴 만나든."

"잠시만요, 지금 저랑 데이트 중인데... 이 남자가 또 누굴 만난다고요?"

"장난 없지, 장난 없어. 이게 근데 팔자 같은 거라... 허... 이게 있잖아? 진짜, 진짜 나쁜 남자 스타일이야 코 꿰이면 안 돼! 그냥 보자마자 도망쳐야 돼! 얼굴 때문에 다들 그걸 못하고 있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쓰 레 기 ! ! !

  • 뭉기 < 걍 존재 자체가 여자의 악

  • 남자의 적이자 여자의 악, 네가 밉다

  • 이제부터 그냥 뭉기는 야방 컨텐츠 절대 금지해야 함 ㅇㅇ

  • ㅇㅈ

  • 그냥 집에만 있으라고

  • 내가 알던 뭉기로 돌아오라고!!!

기세를 타서 열심히 타로를 리딩하는 점집 사장님과.

그 리딩에 충격을 받고 계속 추임새를 넣는 레라.

그리고 그 모든 걸 지켜보며 계속 북 치고 장구 치는 시청자들까지.

이 완벽한 삼 박자의 흐름 속에서.

"저기 사장님..."

"응?"

난 최선을 다해.

"...카드 결제 하려고 하는데 괜찮죠?"

흐름을 끊을 비장의 한 수를 던졌고.

"아, 아... 고객 님, 카드 결제하시면 10% 추가 요금 붙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기세를 타던 사장님을 다시 냉철하게 바꾸는데 성공했다.

  • 갑자기 존대

  • 욕쟁이 할머니한테 외상하면 보통 존대하던데...

  • 점쟁이 할머니...

  • ㅋㅋㅋㅋㅋㅋㅋㅋ

'기 빨린다.'

원래 외출을 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그런지,

밖에 나갈 때마다 HP가 실시간으로 깎이는 기분이다.

차라리 운동을 하루 종일 하면 하겠는데.

이건 진짜 못할 짓이었다.

"뭐, 아무튼 큼흠, 남자 조심하란 이야기야! 아가씨 특히 진짜 조심해야 돼!"

"네, 넵!"

그렇게 타로 리딩이 끝나고 계산까지 마친 후.

이어진 옷 쇼핑-식사 콤보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기억조차 남지 않았다.

한 가지 머리에 박힌 게 있다면.

데이트라는 건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는 것 정도.

"...오늘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피디 님도 이렇게 고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라 님도 잘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니예요! 제가 뭘요! 뭉기 님이 다 하셨죠! 정말 고생하셨어요!"

겨우겨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은 혼신의 힘을 다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한 후.

난 바로 택시를 잡았고.

털썩.

집에 가자마자 쓰러졌다.

++++++

뭉기가 자고 있는, 늦은 저녁 시간.

본격적으로 인터넷 방송이 피크 타임을 맞이하는 시간대.

뭉기를 보라, 즉 보이는 라디오 섭외하려고 했었던.

"아, 끝나자마자 바로 잔다고 하셨다고? 피곤하셔서? 그럼 어쩔 수 없지."

가든 남자 방송인 1등을 달리고 있는 김공공은 입맛을 다셨다.

"아, 진짜 딱... 우리 소개팅 프로그램 선수로 나와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 진짜 ㅈ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은데

  • 너 소개팅할 때는 5만 명까지도 보는데, 감당 되냐?

  • 정기 컨텐츠 새로운 얼굴 필요하긴 한데 진짜 부담스럽긴 할 듯 ㅋㅋㅋ

  • 근데 진짜 잘생기긴 함

  • 뭉기가 누군데 ㅁㅊ 지들끼리만 아는 이야기 하네

"아, 뭉기 님... 뭉기 님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겠구나 지금 들어와서?"

김공공은 채팅창을 슬쩍 확인한 후 방금까지 했던 뭉기의 야방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그냥 뭐... 연예인? 배우? 아이돌? 그런 느낌이야, 말이 안 돼."

  • 지리긴 하네

  • 남자 얼굴 보고 감탄 나오는 건 오랜만인데

  • 얘가 걍 가든 아니 인방 쪽 얼굴 1황인데? ㅋㅋ

  • 이런 애들은 대체 어디 있다가 나오는 거냐

"내가 괜히 애걸복걸 하는 게 아니라니까? 그리고! 사실 더 중요한 게 따로 있어요, 내가 그냥 잘생겨서 부른다? 이런 게 아니라고."

김공공은 능숙하게 웹사이트 검색을 통해 이상형 월드컵 사이트에 들어갔고.

거기서 바로 '남자 인터넷 방송인 이상형 월드컵' 항목을 눌렀다.

"이거 봐바, 바로 랭킹 보기 누르면 순위 보이거든? 이게 뭉기 님 얼굴 들어가 있고 난 후 업데이트 랭킹이란 말야?"

  • 와 뭐야

  • 승률 90%에 우승 비율 50% ㅋㅋㅋㅋ

  • 업뎃 된 지 얼마 안 돼서 표본 적은 거라 그렇긴 한데

  • 이건 그거 감안하고 봐도 말 안 되네

  • 이 정도면 얘 찍는 거 말곤 다 예능 픽 or 애정 픽인 수준이네

"그렇다니까! 이게 하... 이게 그냥 뭐 카더라도 아니야. 장난 삼아서 여자 종겜비들 이상형 월드컵 해보라 그러면 다 뭉기 님 찍는다고! 이런데 내가 소개팅 프로그램에 초대 안 하게 생겼어?"

  • ㅇㅈ

  • ㅇㅈ

  • ㅇㅈ

김공공의 메인 컨텐츠 중 하나인 소개팅, 0052.

연애를 하고 싶은 방송인들을 모아서 소개팅을 하는 컨텐츠다.

신청자를 받는 방식이지만.

특이하게도 신청자가 원하면 특정 인물을 섭외하기도 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 김공공은 수많은 여자 참가자들에게 '뭉기 섭외'를 요구 받고 있었다.

근데 문제가 있다면.

'뭐로 꼬셔야 되지?'

한버데 하는 걸 봤는데, 도저히 낯선 사람과 만나는 걸 즐기는 성향으론 안 보인단 거였다.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거마비를 주는 걸 더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분 나빠할 수도 있지... 그리고 막말로 이 얼굴이면 알아서 방송 잘 클 것 같은데, 굳이 내 합방에 낄 필요도 없고....'

게다가 섭외 요청조차 강제가 아니고, 강제성 분위기가 느껴지는 걸 예전부터 금해왔기에.

그냥 가볍게 거절해도 김공공은 할 말이 없었다.

"진짜 부르고 싶은데, 아... 나오셨으면 좋겠는데 뭐가 좋지? 어떻게 하면 뭉기 님이 나올까 애들아, 생각 좀 해봐."

  • 네가 해

  • 내가 왜

  • 방송도 그럼 우리가 하나요 ㅠㅠ

  • 마크로 꼬셔보든가 ㅋㅋㅋ

"마크? 뭔 마크... 아, 아아아! 서버! 그, 그그그, 휴방 서버!"

대형 합방 서버는 텀을 두고 꾸준히 열리는 편이었고.

그 종류는 크게 GTA, 마크, 러스트 세 개로 나뉘는 편이었다.

이 세 개가 순서를 돌아가면서 나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이번에는 마크 서버 순서였다.

  • ㅇㅇ

  • 그거 너 동행권 하나 있잖아

  • 어차피 누구한테 쓸지 고민하고 있다며

  • 이번에도 크루원 돌리는 건 너무 뻔하다고 생각 했잖음

  • 그리고 뭉기 팔로워 수랑 그런 것 때문에 일반 초대권으로 못 데려옴

  • 동행권 걔 주자 ㅇㅇ

  • 그걸로 꼬시면 100%임 ㅋㅋ

"아, 그러면 되겠네. 마침 서버도 뭐 빡빡한 게 아니라 탐험, 힐링 위주니까...."

결론을 내린 김공공은 곧장 뭉기에게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

'근데 보통 이렇게 잘생긴 사람들은 비방 모습은 좀 까다롭거나 할 수도 있는데, 어떠려나.'

거절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뇌리에 남았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나았다.

++++++

한버데가 끝난 이튿날 아침.

"...죽겠다, 죽겠어."

난 겨우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끝내고 컴퓨터에 앉아.

"후우...."

깊은 숨을 뱉으며 어제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사람들, 그것도 여자들 위주로 엮이니까 진짜 기가 쪽쪽 빨렸다.

아니, 이게 뭐 적당히 한두 명이면 몰라도.

어제 만난 여자만 대충 넉넉 잡아도 스물이 넘었으니.

왜 라노벨에서 히로인이 일정 숫자가 넘어가면 트로피화 되는지 이해가 됐다.

'너무 많으면 누가 누군지 기억도 안 나는구나.'

그리 속으로 중얼거리며, 내 방송국 페이지에 들어가 쪽지나 메일이 온 게 있나 확인한 순간.

"어?"

[제목:안녕하세요 뭉기 님, 가든에서 방송하고 있는 김공공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가든 남자 종합 방송인 1위한테 쪽지가 온 걸 확인하자마자 바로 방송을 켰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비방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단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뭉기 왔습니다."

  • ㅁㅎ

  • ㅁㅎ

  • 이제 한버데 후기 풀어야지 ㅎㅎㅋ

  • 현실에서도, 인터넷 방송에서도 뭉기 왔습니다는 한결 같구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제 방송 그렇게 끄니까 우리 집 금뭉어가 죽었다에요 ㅠㅠ

  • 후기 풀고 이제 뭐할지 ㄱㄱ

  • 건설적인 거 하자 건설적인 거

  • 그렇다고 팩토리오 같은 거 하잔 소리 아니다 미친놈아 알지?

  • 따란따† 근데 평소보다 빨리 켰네

  • 뭉옵† 뭉옵♥♡♥♡ 어제 옷 너무 멋있었어요 진짜 착장 미쳤어

  • 게쌤 칼 단 거 왜 이리 어색하냐

  • 편집자시잖아

  • 너무 유능하네 근데 영상 존나 웃기긴 하더라

방송을 켜자마자 시청자들이 확 몰렸다.

[현재 시청자 수 : 543명]

항상 200 근처에 있던 시청자 수는 500이 되다니.

'팔로워 수도 3천 명 됐네... 그 짧은 사이에 2천이나 늘었다고?'

물론 한버데의 여파 뿐만이 아니라 콘서트의 힘도 있을 거다.

그때 노래를 꽤 잘 부르긴 했으니까.

실제로.

  • 노래 언제 또 부르나요

  • 정기 컨텐츠인가요?

  • 혹시 싱크룸 같은 것도 하시나요?

  • 아오 뭉서트 빠들이 있네

  • 뭉서트 ㅋㅋㅋㅋㅋㅋㅋㅋ

  • 뭉서트는 정기 컨텐츠가 아닙니다

  • 뭉기는 그런 거 잘 안 하구요 ㅠㅠ 분위기 탔을 때 누가 포문 열어주시면 불러요

  • 명분이 없다 아입니까 명분이

채팅창에서 노래를 언제 불러 달라고 하는 시청자들이 몇몇 보였다.

근데 아쉽지만 오늘은 노래를 부르는 흐름이 아니었다.

"근데 오늘은 노래는 따로 없습니다. 노래는 없고, 중대 발표가 있습니다."

  • 뭔 중대 발표야

  • 갑자기 드릴쇼?

  • 뭔데

  • 궁금하게 만들지 말고 빨리 ㄱ

"저, 김공공 님 소개팅 컨텐츠, 남자 쪽으로 나가게 됐습니다!"

  • 엥?

  • 갑자기?

  • 갑자기는 아니지, 어제 한버데 2.5만 명 정도 봤으니까 김공공도 봤겠지

  • 보고 연락한 건갑네

  • ㅇㅇ

  • 그리고 맨입으로 나가는 것도 아냐

채팅창 흐름을 보니 몇몇 시청자들은 이미 아는 것 같은데.

"아,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네, 스포 자제해주시고. 저랑 박자 안 맞추고 먼저 앞서 가시는 분들은 싹 다 밴하겠습니다."

  • 따란따† 타스 언급 과하게 하시거나 뻐꾸기는 싹 다 밴할게요

  • 야 눈 착하게 떠

  • 3 뭉뽀

  • 착하게 뜨긴 하네

  • 착하시잖아

  • 열심히 하시잖아

그렇다고 그들이 정보를 내뱉게 냅두지 않았다.

남들보다 지식이 앞서 나가서 과시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런 건 이제 상황 봐가면서 해야지.

"뭐 사실 금방 말할 거긴 한데, 그 소개팅 나가고 난 이후에 마크 스트리머 서버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휴방 서버!"

  • 와 그 대형 서버를 네가 가는구나

  • 팔로워 3천따리가 가기엔 또 체급 무거운 곳 가네

  • 근데 대가 받고 움직이는 뭉기 < 이거 반응 살살 오는 거 나 뿐이냐?

  • 어흐

  • 오늘 내 코코이 반찬이 정해진 것 같은데

  • 아흐...

  • 아무리 인터넷 방송이라지만 이 정도 수위의 문장이 성립 가능하다니

  • 뭉기이이이이이잇!! 뭉고곡 뭉고고곡 뭉고고고고곡

  • 뭉헤가오 기블피스 해버렷~

  • 어디에 뭘 넣고 싶은지 말해

  • 마크 스트리머 서버, 휴방 서버에... 나 뭉기를...

  • 그럼 소개팅 나와

  • 웅 ㅠ.ㅠ

휴방 서버, 탐험과 힐링이 메인인 서버로.

다들 참여하고 있어서 솔직히 요란가든처럼 눈독만 들이고 있던 건데.

이게 이렇게 기회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동행권이면 누구 밑으로 가는 것도 아냐, 같이 가는 거니까 활동에 제약도 없어.'

사실상 서버 스타팅 멤버라고 봐도 무방했다.

'스타팅은 무조건 냐오하 암컷으로 고정.'

속으로 쓸데없는 소리를 중얼거린 후.

"근데 이게 일정 보니까 당장 내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좀 일찍 꺼야 될 것 같습니다."

  • 근데 미리 말한 거 보면 진짜 김공공도 은근 성의 많이 들인 거다

  • ㄹㅇㅋㅋ

  • 원래 여캠 당일에 부르기도 하는 놈인데

  • 괜히 가든 1황 자리 다투는 게 아니지 /밴 처리된 시청자입니다.

  • 소개팅 할 땐 압도적 1황임 ㅋㅋ 4만명도 보는데/밴 처리된 시청자입니다.

"타스 언급 과하게 하시면 밴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소개팅 끝나면 마크 준비해야 되니까, 마크 예습 좀 하겠습니다."

  • 그래 거기서 전 굽는 거 진짜 개 열받으니까 ㅇㅇ

  • 근데 요즘 너무 팔려 가는 거 아니냐? 너 방송도 챙겨야지

  • 딱 두 번 팔려갔는데 무슨ㅋㅋㅋ

  • 아오 ㅋㅋㅋ 벌써 리모컨질을?

  • 아니 마크 서버 나가려고 몸 파는 건데 왜 ㅈㄹ이지

  • 비련한 남X창 뭉기를 응원해주세요 ㅠㅠ

시청자들이 확실히 내 편이란 걸 확인하며 바로 마크에 접속했다.

자, 그럼 서버에서 전 굽지 않게 마크 특훈 시작해볼까.

+++++++

김공공의 소개팅 컨텐츠, 0052 당일.

'원래 하꼬면 보통 1시간... 진짜 빠르면 2시간도 일찍 오는데.'

약속 시간에 딱 맞춰 온 뭉기를 보며 김공공은 '뭉기 님은 뭔가 다르구나'하고 생각했다.

"뭉기 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기회... 진짜 아무나 못 하니까요! 뭉기 왔습니다!"

"...어, 아... 실제로 그 대사를 하시는 군요?"

"네?"

"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뭉기 오셨다잖아 이놈아

  • 사자도 자신의 존재감을 포효로 알리는데 기본이지

  • 이게 그 수컷 고릴라가 가슴 두드리는 그거냐

  • 호랑이의 어흥 같은 겁니다

아무튼.

"자 그럼 본격적으로 소개팅 들어가기 전에! 서로 얼굴 탐색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모인 4:4 남녀, 그들은 지정된 자리에 앉아 서로를 마주 봤다.

아이컨택만 해도 풋풋하기 그지 없는 순간.

여자들의 시선은 볼 필요도 없이 모두 뭉기에게 몰려 있었다.

집중이 확 몰린 상황.

그런 상황 속에서.

"아, 이거 그러면 뭉기 님! 오늘 누구를 선택하실지, 그 기준이 뭘지 혹시 여쭤볼 수 있을까요?"

김공공은 능숙한 진행을 이어가며 뭉기에게 질문을 던졌고.

"아, 저는 뭐 별 거 없습니다. 제육입니다."

"네?"

"제육 제일 잘 볶는 여자랑 오늘 걸어 나가겠습니다."

깨달았다.

"...?"

"아, 제육이 아니어도 치즈 돈까스도 좋아하니까, 제육 못 하셔도 너무 걱정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놈 이거 정상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