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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과 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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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상과 떡락을 오가는 무한 스파이럴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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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량미 담당관의 모가지를 쑤컹함으로써 자신의 혐성을 또다시 만천하 독자들에게 과시한 조조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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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는 영웅의 자질이 있고 민심을 얻었으니, 다른 사람의 밑에 있을 사람이 아닙니다. 빨리 처리해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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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천하의 영웅이 내 밑에 모여들 때인데, 한 사람을 죽이기는 쉬우나 그러면 천하인의 마음을 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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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 쌀 주고 성 주고 병사 주고 모든 것을 다 준 채, 결국에는 빤스 한 장 걸치고 도망쳐 버린 귀 큰 놈의 귀순을 받아들이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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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설적으로 본다면 크로스오버의 또 다른 주인공을 어찌 내팽개칠 수 있겠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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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귀 큰 놈을 받아들이는 선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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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로 환각을 자아내는 이전 에피소드와 더불어서 또다시 조조 코인의 반등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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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야기는 흐르고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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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포 토벌전인 것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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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하이엘프가 인간의 밑에 들어갈 수 있겠느냐며 꿍시렁대던 클로에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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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율의 불꽃 튀기는 ‘느이 애비도 인간 황제 밑에 있제?’ 한 방에 현실을 직시하고 소설을 소설로써 즐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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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흔충 깐프가 교화되어 마침내 정도의 길을 걷기 시작하니, 장족의 발전이라고 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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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휴재를 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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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또 무슨 말인데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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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율의 선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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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는 자신도 모르게 방언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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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재는 아침에 눈을 뜰 때, 점심에 밥을 먹을 때, 저녁에 잠깐 늘어져 쉴 때 등 언제든지 하고 싶은, 그야말로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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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직업 없이 글만 쓰는 나라서 그나마 아침 먹고 1편, 점심 먹고 1편, 저녁 먹고 1편이라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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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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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뇌가 녹아버린 채 도로롱 뻗어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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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재라니, 그게 무슨 말인데스와! 그런 폭거는 있을 수 없사와요! 이 장면에서, 이 장면에서 휴재해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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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프가 뿌에엥 빼애앵거리며 파닥거리는 걸 애써 밀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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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를 담아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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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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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는, 지금 너무 거품이 잔뜩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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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뿌린 씨앗이 업보로 돌아왔던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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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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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관 메뚜기라면 그 정도 포스는 풍겨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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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유비와 조조의 교점이 제대로 되어주는 게 역설적으로 여포였으니까, 그 정도의 비중을 몰아주는 것은 소설적으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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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바 1부 최종 보스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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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는 건, 여포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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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버전에서의 여포는 그야말로 문무겸비 최강최흉의 지장, 뒤통수를 칠지언정 나름대로 명분과 이유가 있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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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버전에서의 여포는 그냥 원래의 여포 이미지. 빡대가리, 고집불통, 힘만 센 멍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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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이미지를 너무 극명하게 다룬 나머지, 조조와 유비, 그리고 여포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을 조형하는 난이도가 너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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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린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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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의 최후는 만화로 그릴 겁니다. 그러니까 지면을 좀 많이 할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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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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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의 눈동자가 동그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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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내가 그릴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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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대학원생은 쥐어 짜내면 뭐든지 다 나오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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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내 플랜을 설명하고, 클로에가 물개박수를 치는 꼴을 흐뭇하게 감상한 후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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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습니까, 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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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에는 집안의 대들보이자 버팀목, 가장에게 합당한 예우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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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살짝 사춘기스럽게 엇나가기 시작한 히스토리에를 한 방에 교정할 수 있었던 특급 레시피는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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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미,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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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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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천한 것 주제에……! 그래도 제법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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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플랜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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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투스 공작의 삼남, 레기 어쩌고가 자기가 일방적으로 처맞은 주제에 깽값까지 물어주곤 깨갱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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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화해의 제스처를 바로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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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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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의 식량이 빵빵해졌고, 식단이 다채로워졌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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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율, 오늘 메뉴는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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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해도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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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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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가 살짝 안 좋은 깡통이 해피합삐를 띄우며 아주 고분고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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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런 RP를 넣은 적도 없는데, 식욕도 왕성하고 식탐도 많으며 심지어 입맛도 조금 까다롭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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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김율 때문이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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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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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태어났을 때 먹었던 빵 맛만 생각하면…… 지금도 슬퍼집니다. 인간은 어떻게 이런 걸 먹고 살았을까, 그래서 지능이 발달하지 못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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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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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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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에가 갓 태어난 따끈따끈한 깡통이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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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의 경제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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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이야기가 인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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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 세상이나 현대 세상이나 적당한 수준의 작가 수입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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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이야기로 벌어들인 돈도 대충 월급으로 환산하면, 이세계 평균 직장인 월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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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삼국지로 세태와 야합을 한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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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쓰고서야 비로소 직장인 월급에 어느 정도 비빌 수 있을 만큼의 수입이 나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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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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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라는 게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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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시장은 출판 비용이 발목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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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다른 콘텐츠들과 파이를 분배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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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분간은 이렇게 호의호식할 수 있을 정도의 도네이션을 쏴준 베르투스 공작님께 잠깐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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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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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 오히려 더 오래 걸리는지라. 그래도 금방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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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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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에 산 초코소라빵을 입에 하나 물고, 히스토리에의 입에도 하나 물려주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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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작업을 하는 꼴을 잠깐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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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이 부여된 이후에도 깡통적인 면모는 남았는지, 우리 깡통이가 일하는 걸 보면 항상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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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생성형 인공지능 본연의 기술을 뽐낼 때가 가장 기가 막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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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포트 인근에 손을 올린 채, 부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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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힘을 빡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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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롱! 하고 인공지능 산 그림이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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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도 있는 세상에, 이딴 게 왜 가능하지라는 생각은 이미 예전에 갖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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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쟤 다리가 기괴한 각도로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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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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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그 손가락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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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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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기야, 현대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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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인공지능 그림 특유의 고질적인 문제와 더불어서 내 심리 속에 있는 기저 질환의 해결은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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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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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으로도 이미 이세계에 존재하는 중세 화풍의 그림 콘텐츠 정도는 압도적으로 따잇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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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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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목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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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진수 앤 나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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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각색. 김율 및 여러 삼국지 창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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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깡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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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땡큐. 코■이 게임즈. 이학인 씨, 진모 씨, 이문열 씨, 이현세 씨…… 그 외에도 수많은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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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아이디어와 기술력의 집약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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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공학이라는, 언제부터 존재했을지 모를 기술력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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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율과 히스토리에가 밖을 뽈뽈 쏘다니면서 딱히 원시 고대 미개 중세 시대의 사회상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제국은 꽤 풍요롭고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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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가성비는 중요한 법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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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인쇄 및 대량 판매를 핵심으로 하는 신문은 보통 흑백으로 출간되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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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기껏해야 1면에 색채를 넣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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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차이가 말도 안 되게 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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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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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 더……! 이거는, 이거는 꼭 풀 컬러로 세상에 공개되어야하는 데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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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율이 전달한 원고를 보고 방언을 빵빵 터트린 클로에의 결단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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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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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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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외요! 호외! 진리일보, 전면 풀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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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웅 이야기의 만화가 연재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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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의 최후가 궁금하시다면! 즉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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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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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가판대의 호객 소리가 요란하게 세상을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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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웅을 보는 독자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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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두 영웅을 보지 않는 사람들도, 풀 컬러라는 어그로에 이끌려서 자신도 모르게 진리일보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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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작정이라도 한 듯, 국제 문제나 정치 문제를 다루는 지면에 있는 사진들까지 컬러풀하게 담겼다는 사소한 문제는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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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지금 사람들은 깐프의 가증스러운 미소나 드워프의 술주정, 그리고 제국 수도 근처에서 목격된 황금색 용의 목격담이 보고 싶은 것은 아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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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랑, 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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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문학 지면으로 넘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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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웅: 황족이 혈통을 숨김은 금일 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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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획득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연의 기반 작품은 과감하게 휴재를 때리는 결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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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펼쳐진 것은 조조 이야기, ‘악당이 야망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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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화동안 계속 이어진 여포와의 결전에서, 마침내 물속성 마법(아님)을 이용해 도시를 물에 잠기게 만들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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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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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군의 네임드들을 생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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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는 여포까지 생포하는 장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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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끝이 나고, 만화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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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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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목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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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하는것은뭐든지잘해 깡통님께서 찍어내고, 편집하고, 때로는 김율의 충고를 받아들여 섬세하게 깎아낸 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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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단순한 만화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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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1세기의 감각으로 보았다면, 그저 일러스트들을 교묘하게 컷마다 배치한 누가 봐도 인공지능 티가 나는 그림의 연속체라고 평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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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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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계에 딸깍으로 그림을 뽑아내는 문화가 있을 리는 없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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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도대체…… 언제부터, 이걸 그리기 시작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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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아니, 일 년도 모자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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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소설의 한 장면을 위해서 이 정도의 노력을 기울인 것인가? 도대체, 도대체 이 작가는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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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손가락에 물감 좀 묻혀봤어요 하는 사람들은 그 압도적인 작업량에 전율을 금치 못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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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다 개성 있게 잘 생길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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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 나 반해버렸어……! 멋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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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유비 케미 뭐야……! 나 뽀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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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 특유의 미화된 인물이 기본 베이스로 깔리다 보니, 여심마저 단숨에 사르르 녹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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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기존 독자들 또한 정신을 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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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공이 근심하던 것이 이 여포인데, 이제 내가 항복했으니, 천하에 걱정할 게 없소이다! 청컨대, 부디 나를 사냥개로 쓰시오, 천하를 입에 물어다 명공에게 바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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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의 생에 대한 집념이 여기까지 느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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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조롱과 오욕을 뒤집어쓰더라도, 살아만 있으면 된다니, 살면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니. 누가 여포에게 욕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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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된다, 이건 살려두면 안 된다. 여기서 죽이지 않으면 여포는 진짜 괴물이 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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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의 생에 대한 집착이 다른 만화의 레퍼런스를 빌려 그야말로 비장하고도 압도적인 분위기로 연출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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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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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사랑하고, 인재를 자신의 휘하에 두기를 즐겼던 조조의 망설임이 생생한 표정 묘사를 통해 드러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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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존재감 없이 조조의 부하처럼 도열해 있던 유비에게 마침내 포커싱이 옮겨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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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공께서는 여포가 섬기던 정건양과 동 태사의 일을 잊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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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귀 큰 놈이 가장, 가장 믿지 못할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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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 환승 전문가의 말을 믿느냐는 전직 뒤통수 피해자의 일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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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핵심을 찌르는 여포의 혜안이 대조적으로 한 컷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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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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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먹칠만 묻어있는 암전된 페이지 속, 주인 잃고 쓸쓸하게 꽂혀 있는 방천화극의 녹슨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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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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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여포, 갈 때도 예술적으로 가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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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좋지만, 이렇게 보니 만화도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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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여운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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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페이지를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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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두 영웅’ 만화가 끝난 후 마지막, 막간 광고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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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웅을 기반으로 한 트레이딩 카드 게임,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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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즐기는 수집의 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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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들을 내 손으로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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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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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 카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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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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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같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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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와 유사하게,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는 류의 내용을 담아낸 보드게임은 이미 이 세계에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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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비싸지만, 드워프와 엘프를 형상화한 조각상을 활용해서 서로 땅따먹기하는 보드게임 또한 이미 이 세계에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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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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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투스 공작이 적선한 후원금을 야금야금 흩뿌리면서 미식과 식도락의 세계에 어느덧 빠져든 김율과 히스토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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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생태계 교란종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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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딱딱한 빵과 밍밍한 수프를 먹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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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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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렬한 욕망은 곧 자신들이 보유한 IP와 더불어서, 고품질의 일러스트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독점적 시장 지위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뻗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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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름대로 클린함을 유지하고 있었던 판타지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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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팩 가챠라는 사악한 문명의 전조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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