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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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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신개는 소운의 무재를 확인하고 기뻐하면서도 몰래 분타주에게 명령해 소운의 뒤를 캐보았다.

몇십 년 전부터 이상할 정도로 무재가 뛰어난 아이들을 발견하기 어려워졌다.

백 년 기재 수준이 아니더라도 쓸 만하다 싶은 녀석이 씨가 마른 것이다.

그나마 거대문파나 세가는 상황이 나은편이다. 대를 이어 무재가 뛰어난 아이들이 태어났으니 말이다.

하지만 밑바닥을 전전하는 거지들로 구성된 개방은 뛰어난 무재를 가진 아이를 발견하기가 참으로 어려워 골치 아프던 참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소운이 나타났으니 혹시 마교의 간자라도 되는지 철저한 검증을 해 본 것이다.

분타주가 며칠간 조사한끝에 보고를 올렸다.

"깨끗합니다. 오히려 흑도에게 부모를 잃은 불행한 과거가 있어 흑도 무리라면 치를 떤다는군요. 얼마 전에도 흑도 무림인에게 죽을뻔한 것을 한 의원이 살려주는 과정에서 무재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래? 소운의 사정이 딱하구나. 그러나 나 용화신개는 참으로 운이 좋구나. 어디 적당히 쓸 만한 녀석이 나타나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늘 저렇게 뛰어난 아이가 나타나다니. 무공을 익히기 가장 좋은 시기는 아니지만 크게 늦지는 않았다."

흡족해 보이는 용화신개를 보고 낙양 소속의 분타주 중 하나인 철권개는 속으로 다짐했다.

'사실상 소운이 공석인 후개가 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구나. 운 좋게 내가 제일 먼저 알게 되었으니 확실하게 줄을 서야겠다.'

소운은 개방의 방주와 독대하게 되었다.

"나는 너를 제자로 받으려고 한다. 네가 먼저 찾아왔으니 충분히 생각하고 있었겠지?"

"그렇습니다. 마침 친하게 지내 왔고 이번에 제 목숨까지 구해주신 진취 형님이 방주님께서 무재가 뛰어난 아이를 찾고 있더라는 말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저도 형님이 계신 곳이라면 좋겠다 싶어 제일 먼저 방주님 생각이 난 것입니다."

용화신개는 흡족했다.

소운의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일결제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리라 다짐했다.

"좋다. 구배지례를 올리거라."

소운은 용화신개에게 구배지례를 올리고 정식 사제관계를 맺게 되었다.

"넌 이제부터 나 용화신개의 정식 제자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강호에서 무시당하지 않을 배분이니 항상 당당해야 한다. 그리고 네 나이가 있으니 부지런히 무공을 익혀야 한다."

"네, 스승님. 명심하겠습니다."

'나를 안고 백의원님께 데려다 주신 형님께 감사하다. 그리고 백의원님은 사경을 헤매던 나를 치료해주시고 무재까지 확인해 주셨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떻게 구파일방 중 하나인 개방 방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었을까?'

백유성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표한 소운은 속으로 다짐했다.

'여기서 충분한 인정을 받은 후, 어릴 적 내 부모님을 죽였던 흑도인들, 그리고 얼마 전 나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 넣은 흑도 무림인을 기필코 찾아 내어 복수해 줄 것이다. 그리고 백의원님과 형님께 은혜를 갚을 것이다.'

소운이 개방 방주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은 것은 아니다. 개방은 강호에서 제일 정보력이 뛰어난 집단이었고, 이를 이용하고 싶어 친한 형님인 진취의 핑계를 대고 개방을 선택한 것이다.

싹싹하고 예의 바른 소운은 뜻밖에 은원이 확실한 아이였다.

용화신개가 여러 일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어 소운에게 무공의 기초를 봐주고 다른 일을 보러 떠난 후.

철권개는 소운에게 줄을 대기 위해 작업에 들어갔다.

"흠흠, 소운아. 혹시 내가 도와줄 부분이 없겠느냐?"

"이렇게 연무장을 마련해 주시고 수련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그런 소리 말거라. 이런 건 당연히 해 줘야지. 넌 장차 우리 개방을 이끌어갈 텐데. 너도 방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지 않으냐?"

"후개를 말씀하시는지요?"

"그렇다. 비록 장로님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네가 지금처럼 무공 수련에 힘쓴다면 그 자리는 당연히 네 차지가 될 것이다. 아, 진취에게는 낙양 분타 내의 편한 업무로 배정해 주었으니 이제 배 곯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형님이 정말 좋아하셨겠군요!"

"그래, 또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거라."

소운은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철권개를 보며 한 가지 부탁했다.

"알고 계시겠지만 형님 말고도 제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신 백유성 의원님이 있습니다. 그분께도 뭔가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그 부분은 내게 맡기거라."

고마워하는 소운을 보며 철권개는 흡족했다.

'나도 권력의 중심에 가까워질 수 있겠구나. 기다려라, 개봉 총타여. 후개를 모시고 당당히 입성할 것이다.'

그는 휘하 개방도들에게 항상 백유성의 인근에서 혹시 생길지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하라는 명을 내렸다.


유성도 소운의 근황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무재가 뛰어난 줄은 진맥 당시 알아차렸다.

그러나 체계가 잘 잡혀 있는 거대 문파에 입문해 차근차근 무공을 익혀나갈 줄 알았는데 단숨에 개방 방주의 직전제자가 된 것이다.

배분도 배분이지만 엄청난 배경을 등에 짊어진 것이 아닌가?

유성은 개방의 후개가 공석이라는 사실까지는 몰랐으나 소운이 언젠가는 개방의 핵심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오늘의 진료를 시작하기 위해 진료실로 이동 중, 차의원이 넌지시 다가왔다.

"백의원, 자네 진료실 앞에 줄 좀 보게. 시작도 전에 저만큼 줄 설 정도면 오후에는 오늘 온종일 봐도 다 돌보지 못할 만큼 환자가 몰릴 것이네."

유성은 그의 진료실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가만히 헤아려 보았다.

양의원이 종종 환자를 다 돌보지 못할 정도로 줄이 길게 늘어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유성의 줄도 그에 못지 않았다.

이게 다 척마대주가 크게 일을 벌여 준 덕이다.

조의원에게 진료를 보던 환자들이 대거 이탈했고 다른 의원들을 찾던 환자들도 유성의 실력이 좋다는 말에 호기심을 느낀 듯했다.

유성으로서는 진료 시간 동안 끊임없이 환자를 받을 수 있으니 기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환자를 다 보지 못하고 돌려보내야 하는 것은 확실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였다.

"계속 이렇게 몰리면 다 보기 힘들 수도 있겠군요."

"내 말이 그 말일세!"

손바닥을 짝- 소리가 날 정도로 마주친 차의원이 화색을 띠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일부 환자들을 다른 진료실로 좀 분배해주는 게 어떻겠나? 여차하면 자네가 이어 봐야 할 수도 있으니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내 진료실이 가장 좋겠지."

자기가 환자를 더 받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으나 썩 나쁜 이야기는 아니었다.

괜히 대기 줄이 긴 데 욕심을 부려 줄 세워두었다가 다 받지 못하면 환자들이 불만을 품을 수 있다.

모든 환자가 유성의 손길을 필요하는 것도 아니고 차의원 정도면 낙양 의방 내에서 그나마 친분이 있는 편이니 이 정도는 도움을 줘도 괜찮으리라.

"괜찮은 생각입니다. 적당한 환자들은 제가 차의원님께 안내하겠습니다."

"잘 생각했네! 그리고 고맙네!"

유성은 굳이 신성력을 써야 하는 수준이 아니면서 손이 많이 가는 환자들을 차의원에게 보냈고 항상 진료가 조금 일찍 마무리되던 그는 그것만으로도 유성에게 크게 고마워했다.

조의원이 모함할 때도 은근히 유성을 두둔하고 줄을 섰던 것이 빛을 발한 것이다.

치료 행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차의원이 고마운 마음을 품은 것은 미약하지만 분명히 신성력으로 전환되었다.

진료가 끝난 후 차의원은 유성에게 제안했다.

"오늘은 내가 저녁 식사를 대접할 테니 한잔 하러 가지 않겠나?"

유성은 솔깃했다.

정작 대도시 낙양까지 와서 이곳을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현실에 있을 때도 혼밥하러 다니는 편도 아니었으니 함께 갈 사람이 있을 때 낙양의 밤거리를 즐기는 것도 좋아 보였다.

"그러지요."

"하하, 잘 생각했어. 가세나."

식사를 대접하고 앞으로도 환자를 받겠다는 속셈을 가진 차의원이 신이 나서 앞장서 걸었고 유성은 조용히 그를 따랐다.

유성은 골목길을 걸어가며 조금 의아함을 느꼈다.

'이런 외진 길에 거지들이 이렇게 많았던가? 별로 길지도 않은 골목에 거지들이 참 많군.'

심지어 가끔 눈도 마주친 것 같았다. 그러나 적선을 요구하기 위해 동정심을 유발하는 눈빛은 아니라 애써 무시했다.

소운에게 잘 보이고 싶은 철권개의 지시로 일부 거지들이 백유성을 보호하기 쉬운 곳으로 구걸 장소를 옮긴 사실을 알 수는 없는 법이다.

낙양의 번화가로 향하는 지름길인 골목길들을 제 집 안방처럼 누빈 끝에 차의원은 한 주루 앞에 도착했다.

"여기가 어떻겠나?"

사주는 사람이 안내한 곳이라 불만이 있을 리가 없다.

"원래 이런 곳은 가장 높은 곳이 경치가 좋아. 술도 더 맛있는 법이네."

"자주 와보셨나보군요."

"자주는 아니고 몇 번 와 봤지. 어서 올라가세나."

마침 술 마시기 좋은 밤 시간대는 아니라 자리는 널널했고 점소이는 차의원과 유성을 3층 창가 쪽의 작은 탁자로 안내했다.

차의원이 잘 아는 요리와 술을 시키고 둘은 잡담을 나눴다.

잠시 후, 무복을 입은 십여명의 사람이 우르르 3층으로 올라와 넓은 탁자를 잡고 앉았다.

그들은 왁자지껄 떠들며 여러 요리와 술들을 풍족하게 시켰다.

"아마 무림학관 후기지수들 같네."

무림학관은 무림맹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학원이라 할 수 있다.

각 문파나 세가에서 뛰어난 후기지수들을 모아 흑도 무리들과 있을 전투에 대비하여 여러 가지를 가르킨다.

최근 흑도 무리들의 힘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커서 무림맹에서 신경 써서 후기지수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아직 실전을 치르지 않은 탓인지 유성은 그들을 환자로 맞이한 적이 없다. 또는 다른 의원들만 찾았거나.

차의원이 곧 그들에게 신경을 끄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으나 유성은 당당해 보이는 그들에게서 과거 자기 모습을 보았다.

"팽형은 정말 대단하군. 스물셋에 절정 고수가 되다니, 정말 축하하오!"

"하하, 고맙소!"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차의원이 놀라 그들을 한번 보고 유성에게 속삭였다.

"팽가의 후기지수가 절정 고수가 되어 축하하는 자리인 모양이네. 스물셋에 절정 고수면 정말 대단한 게 아닌가? 듣기로 장삼봉 진인 이후 세대 중 가장 빠르게 절정 고수가 된 자가 스물하나라고 들었네. 앞으로 하북 팽가의 미래가 밝겠어."

유성은 간단히 대꾸만 하며 술잔만 기울였다.

'오늘은 취하고 싶은데 만독불침의 몸이라 그런지 취하지도 않는구나.'

새하얀 유성의 얼굴은 앞에서 서서히 벌겋게 물들어가는 차의원의 그것과 확연히 대비되었다.

열다섯에 이 게임 속으로 빙의하여 열일곱에 절정 고수가 되었던 천재가 바로 유성이었다.

지금은 무공을 회복할 방법을 발견해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고 있다 해도 한번 손에 쥐었던 것을 놓친 심정이 썩 좋지 않았다.

"백의원, 자네는 왜 하나도 안 취한 것 같지?!"

술이 많이 약한지 금세 취한 차의원의 목소리는 꽤 컸고, 마침 후기지수들 사이에서 대화가 끊긴 순간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모두 뒤를 돌아보았다.

그중 하나가 외쳤다.

"엇! 넌 백가장의 둘째가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