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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관리국에서 집에 사람 보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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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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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과? 뭐 그런 곳 소속이던데, 팔척 잡으면서 있었던 일 물어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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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구라쳐서 넘겼음 ㅇㅇ 부적으로 퇴치한 줄 알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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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5][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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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어떻게 속임? 명함만 봐도 관리국에서 온 거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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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명함에 형사라고 적혀 있던데? 그거 보고 msg 좀 쳐서 소설 한 편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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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형사라고? 난 저번에 봤을 때 그냥 관리국이라고 적혀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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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 나는 둘 다 확인할 수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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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테이밍마스터: 관리국에서 쓰는 명함은 일종의 괴이 중 하나임. 수준 미달이면 구분하는 게 힘들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위장과 진품 구분이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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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너 지금 나보고 수준 미달이라고 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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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테이밍마스터: (마법사 얼탱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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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테이밍마스터: 그보다 뉴비 마법사 된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어케 구별했냐? 나도 불가능한데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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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그냥 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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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테이밍마스터: (마법사 펀치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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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아귀: 안 죽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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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왜 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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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심해아귀: 정체 들켰잖아. 죽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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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글 좀 읽어. 안 들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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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심해아귀: 아 맞네. 근데 들켰으면 죽였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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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상황 보고. 아마 그랬을 것 같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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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심해아귀: 마음에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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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심해아귀: (가라앉는 뉴비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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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들고 있던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이어폰을 착용한 채 밖으로 나왔다. 가볍게 산책이라도 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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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간 괴이를 두 번이나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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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모두 육체 능력이 상당한 편이었다. 팔척은 말할 것도 없었고, 원숭이 또한 순수 피지컬이 깡패라서 마법 없이 맨몸으로 덤볐으면 아무것도 못 하고 살해당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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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괴이가 놈들처럼 강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을 터. 분명 더 강하고 강인한 육체를 통해 전투를 치르는 이들도 만만치 않게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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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체력 수준으로는 그들과 마주쳤을 때 대응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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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체력을 기를 겸, 오늘부터 가볍게 운동이라도 할 계획이었다. 살면서 제대로 해본 운동이라곤 숨쉬기뿐이라 약간 어색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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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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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아직 오전 11시. 월요일이라 그런지, 강변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노인분들이나 중년분들이 가볍게 운동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안은 그들을 바라보며 몸을 살짝 풀고, 트랙을 따라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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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약 20분 후, 그가 숨을 헐떡이며 벤치에 쓰러지듯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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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드네…… 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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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몸을 움직인 게 대체 얼마만 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이안은 가방에 넣어온 냉수를 들이켜며 천천히 숨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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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꺼내 달린 거리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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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2km를 조금 넘은 정도였다. 첫날 시도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그는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고, 집을 향해 도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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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요. 연애고 뭐고 제가 다 알아서 한다고요. 지금 산책 나온 것도 다 당신이 부추겨서 그런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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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옮기는 와중, 맞은편에서 후드를 푹 눌러쓴 여성이 걸어왔다. 길게 자란 검은 머리카락과 슬쩍 보이는 민트색 눈동자가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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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건지, 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커피를 쥔 손에 힘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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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많이 양보한 거예요. 원래는 커피만 사려고 했는데, 이렇게 강변까지 걷잖아요. 집으로 돌아가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집에서 안 나갈 거예요.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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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렇게 말하다가, 돌연 이안을 향해 눈동자를 슬쩍 옮겼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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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였다. 그녀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곧장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 빠른 걸음으로 트랙을 따라 걸었다. 이안도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고, 집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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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마주쳐도 인연이라고요? 조용히 하세요. 자꾸 그렇게 중얼거리면 도서관에 몰래 놔두고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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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그녀가 중얼거리는 소리까지 듣지는 못했다. 이어폰을 꽂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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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그는 눌러쓰고 있던 모자를 대충 던져버리고, 씻은 뒤 거실로 나왔다. 침대 위에 덩그러니 올라와 있는 마도서가 그를 향해 표지를 돌렸다가, 다시 침대에 풀썩 엎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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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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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이한 행동에 의아해하길 잠시, 이안은 빠르게 머리를 수건으로 털고, 런닝 기록을 캡쳐한 뒤 커뮤니티에 올렸다. 당연히 신상 정보가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은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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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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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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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m 달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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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들 상대하려고 운동하는 중이다. 헬스장도 끊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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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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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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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요거트스무디: 2km는 무슨 애새끼 장난이다에요. 나도 그 정도는 뛴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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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인증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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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딸기요거트스무디: 나보다 약한 사람 명령은 안 듣는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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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딸기요거트스무디: (마법사 꿀밤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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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어디임?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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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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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ㅋㅋ ㄲ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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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 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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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 왜요. 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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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대모: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거 방금 뛰고 온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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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맞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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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대모: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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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한 대모의 질문. 이안이 그녀의 질문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미간을 찌푸린 순간, 이서아로부터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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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카르텔에서 의뢰가 올라왔어. 확인해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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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기다리고 있던 내용이었다. 이안은 침대에 앉아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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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그녀가 사진 하나를 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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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종이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사진이었다. 이안은 침음성을 흘리며 게시판에 붙은 종이들의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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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울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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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6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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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들의 영지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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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85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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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살인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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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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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마법사 에디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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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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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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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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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의 내용은 매우 다양했다. 간단한 괴이 사냥부터 살인 청부, 학살, 납치 등. 범죄와 관련된 것들도 제법 많았다. 보수도 그만큼 천차만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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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들은 뭐 하는 놈들이길래 이런 짓거리를 할 수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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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국이 버젓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다니는 세상이다. 아무리 은밀하게 행동한다고 한들, 꼬리가 길면 밟힐 수밖에 없다. 하물며 신비를 대상으로 의뢰를 주선하고, 온갖 범죄까지 손을 대는 놈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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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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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는 카르텔을 믿어도 된다고 그랬지만, 정말 그래도 괜찮은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보수는 확실하지만, 그만큼 내거는 의뢰도 상상을 초월했다. 이게 다크웹에서 하는 온갖 불법적인 일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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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의뢰도 있다. 범죄와 관련된 일보다 그 수가 몇 배는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몇몇 인신매매나 납치에 대한 의뢰가 자꾸 눈에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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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거 진짜 믿을 만한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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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안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이서아는 휴대폰을 계속 붙잡고 있던 건지 곧장 답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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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당연히 믿을 만하지. 아, 혹시 몇몇 의뢰들이 거슬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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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무래도 그렇지. 죄 없는 사람을 잡아 죽이거나 납치할 정도로 몰리지는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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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그건 대부분 범죄 조직에서 카르텔의 이름을 빌려 의뢰를 대신 넣어둔 거야. 카르텔은 돈만 받으면 일단 뭐든 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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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굳이 신경 쓸 필요 없어. 인증 마크가 찍힌 것만 확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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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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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무수히 많은 의뢰 중, 카르텔의 문양이 박힌 의뢰들만 따로 분류해서 확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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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쪽은 범죄와 그리 연관이 깊지 않았다. 대신 신비랑 관련된 일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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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카르텔은 신비와 관련된 일을 돈으로 처리하는 곳이야. 괴이를 사냥해서 얻은 소재를 사거나 팔고, 마법사나 관리국 사람들과 주로 거래하는 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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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관리국이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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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응. 거기서 사용하는 물건들, 자체 생산하는 걸 빼면 외부에서 들여오는 경우도 있거든? 그때 카르텔이 돈을 받고 팔아. 그래서 관리국도 카르텔이 뭔 짓을 하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아. 큰 일을 저지르면 거기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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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서 협력 관계라는 뜻이었다. 관리국은 신비를 대상으로 한 카르텔의 의뢰나 유통을 눈감아 주고, 카르텔은 그들에게 쓸만한 물건들을 건네주는 협력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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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국 입장에서도 딱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자신들이 관여하지 못하는 곳에서 카르텔의 의뢰를 통해 신비를 처리하고, 그 부산물은 가져갈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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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걸리는 게 한 가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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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카르텔에서 마법사들의 정보를 관리국에 넘길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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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막 관리국 직원들의 시선을 속아 넘긴 참이다. 만약 카르텔이 최소한의 신뢰도 보장해 주지 못한다면,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다른 방법을 찾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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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어. 카르텔 얘들 17세기부터 신뢰 하나로만 먹고살던 놈들이야. 이용한 마법사 수만 몇백, 몇천이 넘어갈 텐데. 딱히 얘들 때문에 뭔 일이 생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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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우려할 만한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 이안은 침대에 드러눕고, 마도서를 배 위에 올린 채 타자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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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확인했다. 그래서 의뢰를 수락하는 방법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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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내가 알려주는 번호로 전화해서, 어떤 일을 하겠다고 말하면 돼. 처음 카르텔이랑 연락할 때만 이런 식으로 하는 거니까 귀찮아도 감수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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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화 받는 사람은 믿을 만한 사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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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 생각보다 의심이 되게 많네? 믿을 만하니까 걱정하지 마. 만약 통수맞았으면 난 이미 관리국에 잡혀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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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었다. 이안은 숨을 길게 내뱉고, 서아가 보내준 의뢰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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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어려운 일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일단 비교적 쉬운 것들을 먼저 처리하고 신비에 익숙해지는 거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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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 마주친 신비는 아직 2개밖에 되지 않았다. 의뢰서에 적힌 [산에 갇힌 살덩이 처리], [장미종합병원 속 장기 탈환] 같은 것들을 처리하기에는 아직 경험치가 부족했다. 괜히 머리를 들이밀다가 역으로 죽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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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라고 무적은 아니다. 재창조의 힘이 제법 강력하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삐끗하면 살해당하기 쉽다. 최소한 공방은 얻고, 거기서만 만들 수만 있는 물건들을 충분히 준비한 뒤 어려운 의뢰를 받는 게 나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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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 한 번에 천에 가까운 돈을 얻을 수 있는 건 매력적이지만, 결국 죽으면 끝이니까. 신중하게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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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그렇게 생각하며 의뢰 하나를 선택했다. 그러고는 이서아가 전달해 준 번호를 입력하고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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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음이 세 번 울리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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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법사님. 카르텔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용무로 연락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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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사냥. 받아들이겠다. 위치와 시간, 협력자들의 정보를 줬으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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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했습니다. 관리국과 협력하는 의뢰 하나, 뱀파이어 헌터들과 함께 하는 의뢰 하나가 있습니다. 어느 쪽을 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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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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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에 합류하는 인원 총 3명. 확인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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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곧장 대답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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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클럽. 주소와 시간은 문자로 전송했습니다. 그럼 좋은 사냥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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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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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통화가 끊어졌다. 이안은 문자로 도착한 클럽의 주소를 확인하고 픽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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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에 클럽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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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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