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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트의 열매를 통한 마나 상승은 한도가 있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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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열매를 먹고 명상을 해도 오르지 않는 마나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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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금까지 꾸준히 섭취해, 기존의 마나통보다 두 배가 넘게 오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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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동안 마나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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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이상 16층에 머물러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도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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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층(EXTREME)에 입장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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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로운 층을 오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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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레벨업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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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습한 공기가 다시 나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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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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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힘을 제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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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필요한 모래를 얻을 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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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로브 품에서 미니 분신 한 마리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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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탑재한 분신을 며칠간 관찰해 본 결과, 나는 한 가지 가설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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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모래 분신일수록, 학습 효율이 올라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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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로 허물고 새롭게 만든 분신이어도 지금까지 배운 것이 0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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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래 몸을 유지한 녀석이 더 똑똑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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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나는 며칠 전부터 한 마리는 허물지 않고 쭉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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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나는 새끼 손가락 한 마디가 없는 채로 살아야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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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초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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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아직 지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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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붙이면 나중에 모래로 허물 때 슬플 것 같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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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분신 초호기가 내 어깨에서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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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화로 만든 주변의 모래가 초호기의 본체에 달라붙으며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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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나와 같은 크기까지 커지는 초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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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어서 차례대로 분신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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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은 초호기와 비교하기 위한 용도의 분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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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의 효과로 인공 마나 코어를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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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쑤시개 대신 모래로 만든 창을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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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 내구도는 허접하지만 어차피 훈련용. 부서지면 다시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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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돈 많이 벌면 아이템 하나씩 쥐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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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만의 무적의 모래 군단이 생길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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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 군단이라니, 생각만 해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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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비도 없는데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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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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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면 돈이 많이, 아주 많이 필요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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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 장비도 못 사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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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군단은 너무 먼 미래의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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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알아서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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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분신들에게 사냥 명령을 내리고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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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들은 우르르 흩어지며 풀숲을 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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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리자드맨 몇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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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래 탄환 몇 방만 쏘면 순식간에 정리될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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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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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치를 쌓게 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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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매체 필터링 앱을 설치한 휴대폰으로 교육시키고는 있지만, 영상은 영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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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에게는 실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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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었던 것과 같은 잔혹하고 힘겨운 실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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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들은 창을 휘두르며 리자드맨들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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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설프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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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달리다가 발이 꼬여 넘어지거나 하진 않으니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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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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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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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들의 전투는 녀석들에게 맡겨두고, 나는 주변의 마나를 빨아들이는 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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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맑게. 탑 내부의 짙은 마나 농도를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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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집중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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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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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있었음에도 통찰안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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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기존의 시각 정보가 차단되자 다른 감각이 더욱 예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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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열적외선 카메라를 켠 것과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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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예민해진 통찰안에 무언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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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흐릿하게 가로지르는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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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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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엄청난 속도로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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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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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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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그 기척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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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알아챘다. 투명한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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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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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즉시 명상을 중단하고 허공을 향해 모래 탄환 몇 발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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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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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적은 가볍게 내 공격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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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첩 스탯이 상당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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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환은 아무것도 맞히지 못하고 허공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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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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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일이 한번은 있을 것 같았기에 미리 대응책을 생각해 두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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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군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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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란 천재 마법사의 줄임말이라는 것은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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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설임 없이 땅을 강하게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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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지에 따라 주변의 모래 바닥이 파도처럼 한차례 거세게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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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투명한 적의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주춤하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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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렸다 요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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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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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으로 수십 발의 모래 탄환을 촘촘하게 흩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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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물처럼 펼쳐지는 탄환의 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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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민첩해도 이건 절대 피할 수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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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데스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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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파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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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탄환 몇 발이 무언가를 꿰뚫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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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비명 소리와 함께 투명화가 풀리며 마침내 적의 모습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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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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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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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이 검은 피부에 날카롭게 찢어진 눈, 길고 뾰족한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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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경갑을 입고 양손에는 날카로운 단검을 든 암살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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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니 엘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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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검으니, 다크 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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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나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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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서도, 그 어떤 공략에서도 본 적 없는 몬스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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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게 됐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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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녀석이 대체 몇 마리나 더 숨어 있을지 모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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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즉시 흩어져 있던 모래 분신들을 전부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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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진 상태로 다시 내 어깨로 올라타는 초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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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설임 없이 탑을 가로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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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달리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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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밑의 모래가 스스로 움직이며 나를 초고속으로 이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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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축지법이라도 쓰는 것처럼 주변 풍경이 빠르게 뒤로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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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모든 것을 사막화로 밀어버리며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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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수십 개의 모래 탄환을 몸 주위에 둥둥 띄워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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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몬스터를 족족 쏴 죽이면서 전진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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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달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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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눈앞에 익숙한 클리어 알람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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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17층(EXTREME) 클리어를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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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내 앞에 나타난 세 권의 스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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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드디어 레벨업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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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대감에 차 스킬북의 색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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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레인보우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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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킬북의 색깔은 한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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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색. 은색. 은색. 트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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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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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아쉬움에 한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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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절하면서 먹겠지만 나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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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은색이 3개가 나오든 10개가 나오든 상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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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브론즈, 브론즈, 골드가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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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보너스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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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클리어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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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1위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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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의 시스템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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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색의 스킬북이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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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색이 금색으로, 다시 백금색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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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플레티넘은 비틱질하기 애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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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플레티넘이면 대박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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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도 아니고, 플래티넘은 갤러리에 자랑하기 애매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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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갈색 갈색 갈색. 트리플 브론즈가 갤러리 올리긴 더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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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생각하자,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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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플래티넘이면 분명 효과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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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 스킬로 내가 얼마나 많은 꿀을 빨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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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심하게 플래티넘 스킬북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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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보자. 무슨 스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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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모래 방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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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를 보호하는 모래로 된 방벽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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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방어 스킬? 나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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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암살자에게 훅 가버릴 뻔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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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스킬이었지만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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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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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나는 곧장 컴퓨터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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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마법사 갤러리에 오늘 겪었던 일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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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층에서 암살자 나오는 거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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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ㅇㅇ(P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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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다크엘프 만나고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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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놈 나온다는 이야기는 첨 들었는데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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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화 쓰고 기습 때리는데 뒤질 뻔했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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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그거 30층 몹인데 ㄷㄷ. 왜 거기서 나오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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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익스트림 난이도라 그런가? 몸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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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그러게. 다크엘프 그거 힐러랑 법사 킬러로 악명 높은데. 용케 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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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은신 걸고 암살 찌르기하면 법사들 대부분은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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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P33.333) : 은신 켜도 마력 흐름은 흐릿하게 보여서 눈치챘음. 눈깔 안 좋았으면 죽었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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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근데 걔는 거기 나올 애가 아닌데 진짜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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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탑이 뉴비 저격이라도 하는 거 아니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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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이거 왠지 그럴싸하게 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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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나를 걱정하는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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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슬슬 파티 플레이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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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이제 진짜 파티 구하는 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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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그래. 혼자서 탑등반 못하는 힐러 한 명만 구해서 끼고 다녀도 훨씬 안정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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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힐러 놈들은 죄다 쫄보라 어지간하면 탑 안 오르려고 해서 구하기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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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반응에 나는 슬슬 파티 플레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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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A55.555): 근데 나 익스트림인데, 파티하면 난이도 어떻게 조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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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질문에 풍뎅이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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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파티원의 평균 난이도로 맞춰질 거야. 예를 들어 너랑 하드 난이도 유저가 파티를 하면, 하드보다는 조금 더 어렵게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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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A55.555): 그럼 보상도 낮아지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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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보상은 개인 기여도에 따라 달라져. 당연히 딜을 더 많이 넣는 네가 더 많이 받겠지. 물론, 혼자 익스트림 돌 때보다는 보상이 적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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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보통은 하드 딜러에 이지 서포터를 붙이는 게 정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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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A55.555) : 하드 서폿이나 힐러 붙이면 보상 더 좋은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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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이론상으로 그렇긴 한데…. 어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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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서포터 직군 각성자는 1층 오르기도 버거워하니까. 하드 선택한 서폿은 없다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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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글쎄, 중국에는 A급 서포터도 좀 있다고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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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거기야 뭐…. 저층 통과 못하고 죽으면 새로운 사람을 집어넣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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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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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A55.555): 그럼 이지 난이도끼리만 등반하면 되는 거 아님? 그게 제일 안전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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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이지는 어느 순간부터 탑의 파워 인플레를 따라가지 못해서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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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영국이 이지로만 등반팀 만들었다가 20 층대에서 바로 막혀서 이제 자력으로 탑 못 오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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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탑 날먹하려다가 오히려 당했다는거에요. 지금 매달 외국에 돈 엄청 내면서 헌터 고용 중이라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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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하여간 그래서 탑을 안정적으로 오르려면 하드와 이지를 적절하게 섞어서 밸런스를 맞춰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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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의 설명을 듣고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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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A55.555): 그래도 난 그냥 솔플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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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A55.555): 마법사 킬러라는 암살자가 나온 건 좀 무섭긴 한데, 마침 방어 스킬도 하나 얻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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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A55.555): 그리고 말했잖아? 난이도가 높을수록 더 이득이라고. 내가 여기서 막힐 것 같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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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역시 우리 뉴비답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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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그래그래.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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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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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나는 다시 탑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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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층에 들어서기 전, 암살자 대비는 끝내 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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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17층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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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마력의 시야에 무언가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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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 상태로 저 멀리서 내게 활을 겨누고 있는 다크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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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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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화살 하나가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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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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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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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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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거대한 모래 벽이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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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막히는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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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킬에는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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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커도 너무 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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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는 건물 한층 높이의 장벽이 생겨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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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야 방어 스킬이 아니라 건축용 스킬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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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모래성 만들어서 찍어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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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저번에 바다에 가서 하려다가 못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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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번 가야 하는데.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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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금 이런 거 생각할 때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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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뺨을 탁 소리 나게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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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 스킬을 어떻게 개조할 지부터 생각해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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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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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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