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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스킬 : 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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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 눈을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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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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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익숙한 문구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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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설마.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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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귀한 레벨업 기회가 이렇게 날아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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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도 안 되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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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겠지. 아닐 거야. 아니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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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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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스킬을 중복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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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스킬 ‘개안’이 진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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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스킬 : 통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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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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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진화라는 게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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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무조건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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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속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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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안의 스킬 효과는 여전히 불친절해서 무슨 스킬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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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꽝일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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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부터 내가 처음으로 얻은 플래티넘 등급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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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도 개안의 효과를 톡톡히 봐온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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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스킬 두 개를 합친 게 더 나빠질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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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해서 3성 스킬 된 셈이니 준 레인보우급은 되는 거 아닐까? 그럼 진짜 대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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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대박에 나는 실실 웃으며 탑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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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개안으로 가능했던 것들을 다시 확인해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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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탑을 나온 나는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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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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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멍청하게 껌뻑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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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색깔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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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보던 모든 빛을 집어삼키는 듯한 칠흑 같은 검은 기둥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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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표면은 보랏빛으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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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로는 알아볼 수 없는 기하학적인 문양들이 수면 위의 물결처럼 천천히 일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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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탑에 들어설 때만 해도 이런 건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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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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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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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새롭게 눈을 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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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탑에 어떤 마법이 걸려있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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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마법은 이런 식으로 보이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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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개안 스킬을 얻고 나서 다른 사람의 마법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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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개안을 얻기 전에도 마법다운 마법은 본 적이 없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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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깍노? 그 미친놈이 쓰는 건 아무리 봐도 같은 마법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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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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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주는 그 기묘한 아름다움에 나는 사로잡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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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홀린 듯이 탑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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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가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탑 표면의 마법이 요동치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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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내게서 멀어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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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생명체라도 되는 것처럼, 나라는 존재를 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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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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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궁금했다. 나는 갑자기 이 마법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은 욕망이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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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격을 생각하면 그건 이상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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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까부터 묘하게 드는 마법사로의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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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몇 번이나 이끌어 주었던 마법사로의 직감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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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건드리더라도 내게 어떤 피해도 없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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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오히려 당장 박살내 버리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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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홀린 듯이, 손을 뻗어 탑의 벽에 가져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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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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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장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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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거대한 유리창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주변을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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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표면을 감싸고 있던 보랏빛의 마법이 산산조각 나며 빛의 파편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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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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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에에엥-! 삐에에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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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주차되어 있던 차들에서 일제히 도난 방지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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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황하여 그대로 뒤돌아 집을 향해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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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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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컴퓨터부터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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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익숙하게 마법사 갤러리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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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알아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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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방금 탑 만졌는데 이상한 일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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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ㅇㅇ(D4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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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에 무슨 물결 같은 게 보이길래 만져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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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유리가 왕창 깨지는 소리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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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엔 무슨 마법 같은 거 걸려있던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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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차들 경보음도 다 울리고 난리 났는데 이거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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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좆된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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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을 본 마갤 유저들이 심각하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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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뭐라고? 자세히 설명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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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탑에 마법이 걸려있었다고? 바로 확인하러 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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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아까 무슨 유리 깨지는 소리가 설마 그건가…? 나도 한번 나가서 조사해 볼게. 여기 중에서 연구직은 나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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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p깟쮸 : 어차피 나는 가봐야 아무것도 모른다에요. 아침 메뉴나 추천해봐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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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은 각자 조사를 하러 간다며 자리를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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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p깟쮸만이 한결같이 뻘글을 쓰며 태연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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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조하게 새로고침을 누르며 그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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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헌터갤러리에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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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오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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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곳으로 넘어가자 사람들은 이미 난리가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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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방금 유리 깨지는 소리 들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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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 집 창문 금 갔는데 이거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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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천만 그런 게 아님? 뭐야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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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여기만 일어난 일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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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내가 뭔가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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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등골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덜덜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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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리가 없다. 분명 내 마법사의 직감이 괜찮다고 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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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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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시각 미국. 펜타곤 지하 벙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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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는 단 한 명의 사람을 쫓기 위한 거대한 작전이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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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을 총괄하는 국장이 팔짱을 낀 채 중앙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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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는 각 대륙별 추적 마법의 상태가 복잡한 그래프로 표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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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섹터 이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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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섹터도 안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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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는 순조로웠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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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오가 다시 탑에 나타나기만 한다면 거미줄처럼 쳐놓은 추적 마법이 즉시 그의 위치를 특정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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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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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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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석 요원의 나직한 목소리가 통제실의 정적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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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님? 유럽 섹터의 추적 마법 신호 하나가 소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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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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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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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불명입니다. 시스템 오류일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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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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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빅- 삐빅- 삐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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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실 전체에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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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개의 모니터가 동시에 붉은색 에러 메시지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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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섹터, 모든 추적 마법 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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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거점의 CCTV 영상이 전부 노이즈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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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북미… 전 섹터에서 신호가 끊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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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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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실은 순식간에 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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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와 상황을 보고하는 고함 소리가 뒤섞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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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이 버럭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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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일이야! 당장 상황 파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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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 분석가가 창백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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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소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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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님 말이 안 됩니다…. 전 세계에 설치된 모든 추적 마법이,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무력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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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닙니다. 탑 주변에 배치했던 감시 병력의 통신망과 모든 CCTV까지 정확히 같은 시각에 전부 마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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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 분석가의 보고에, 통제실의 모든 소음이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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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정적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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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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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은 아수라장이 된 스크린을 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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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에 입수하기 전에 미리 수영 강습 좀 받아놔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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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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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마법사 갤러리에 사람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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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상황 파악 끝. 뉴비가 또 엄청난 일을 저지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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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탑에 엄청 은밀하고 강력한 추적 마법이 걸려 있었어. 그게 네가 손을 대는 순간 전부 터져나가 버린 거고. 대체 뭘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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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211.58) : 우우…. 나는 뜌땨이…. 아무것도 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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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태에 부산의 탑을 관리하는 마법은화력은 상당히 당황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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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그런 거였어? 난 봐도 전혀 모르겠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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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못 보는 게 정상이야. 나야 연구 장비들 있으니까 안 거고…. 풍뎅인 S급이니까 뭔가 보였나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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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그런데 이거, 정부가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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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어. 내가 청와대 가서 어떻게 된 거냐고 따지니까, 순순히 인정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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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데미갓과 다른 나라 정부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함. 물론 그 말만 듣고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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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골치 아프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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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와, 네가 그렇게 세게 나갈 줄도 알아? 그러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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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솔직히 나도 화가 나지, 이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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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댓글창에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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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깬 것은 마법은화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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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어쨌든 진짜 큰일 날 뻔했다. 뉴비야.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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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너 조심 좀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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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아니,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안심이 안 되네. 너 어디 살아? 그냥 부산 오라니까? 그럼 내가 지켜준다니까? 왜 안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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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p깟쮸 : 저 아줌마가 제일 위험한 사람이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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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득 떠오른 생각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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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211.58) : 근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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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F44.444) : 마깍노가 걸어준 마법 말이야. 돌이켜보면 '인과에서 벗어난다'니 어쩌니 하는 이상한 말을 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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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211.58) : 그게 사실은 이런 종류의 추적 마법에서 자유로워지는 마법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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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완벽한 추리에 다른 사람들이 일리가 있다며 동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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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듣고 보니 그러네. 지금까지 수십 번은 추적 마법 저격 맞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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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예전에 헌터 갤러리에 익스트림 인증한 글도 용케 안걸렸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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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그건 내가 국정원에 시켜서 기록 지워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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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F44.444): 갓뎅이 당신은 대체…. (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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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의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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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모든 것이 해결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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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마법은화력 : 아무튼, 마깍노의 마법이면 분명 리스크가 있을 텐데. 뭔지 모르겠네.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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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화력이 그 말을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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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깟쮸가 뭔가를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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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어? 뉴비 아이피가 이상하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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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아니지, 뉴비가 정상이 되어버렸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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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을 알 수 없는 p깟쮸의 말에 나는 내 닉네임 옆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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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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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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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겁해서 황급히 새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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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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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ㅇㅇ(2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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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제곧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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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아이피가 정상적으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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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설마 기간제 마법이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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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횟수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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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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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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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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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211.58): 아니 내 무적 VPN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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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진정해. 이제 추적 마법도 다 사라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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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그래, 무서워할 거 없어.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책임지고 막아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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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한번 테스트 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아이피가 다시 원래대로 이상하게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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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어라? 다시 돌아왔다에요. 아직 마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닌가보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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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그럼 아직은 마음을 놔도 괜찮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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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의 절규는 다른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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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22E.E4): ㄴㄴ. 이렇게 된 이상 VPN 효과 끝나기 전에 치고 싶었던 분탕 다 치고 와야겠음. 그럼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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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을 마지막으로, 나는 곧장 헌터 갤러리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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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마법사 갤러리에는 정적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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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가끔은 진짜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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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실물이 궁금하긴 함. 내 생각엔 분명 30대 아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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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아니, 여자는 맞다에요. 저번에 분신 봤다에요. 남자라서 여캐 깎았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구라다에요. 내 생각엔 나랑 동갑인 거 같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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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몰라. 지금 괜히 찾으려 하지 마. 어차피 나중 되면 알게 될 날이 올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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