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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3 KiB

[패시브 스킬 : 개안]

[설명 : 눈을 뜹니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익숙한 문구는 변하지 않았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진짜 귀한 레벨업 기회가 이렇게 날아간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식으로?

“아니겠지. 아닐 거야. 아니어야 해….”

그때였다.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동일한 스킬을 중복 획득했습니다.]

[패시브 스킬 ‘개안’이 진화합니다.]

[패시브 스킬 : 통찰안]

[설명 :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스킬 진화라는 게 있었다고?”

이러면 무조건 이득이다.

갑자기 속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통찰안의 스킬 효과는 여전히 불친절해서 무슨 스킬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꽝일 리가 없다.

원본부터 내가 처음으로 얻은 플래티넘 등급 스킬.

지금까지도 개안의 효과를 톡톡히 봐온 나였다.

그런 스킬 두 개를 합친 게 더 나빠질 일은 없었다.

“합성해서 3성 스킬 된 셈이니 준 레인보우급은 되는 거 아닐까? 그럼 진짜 대박인데….”

예상치 못한 대박에 나는 실실 웃으며 탑을 빠져나왔다.

일단 개안으로 가능했던 것들을 다시 확인해봐야 했다.

그러나 탑을 나온 나는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어?”

나는 눈을 멍청하게 껌뻑였다.

탑의 색깔이 이상했다.

늘 보던 모든 빛을 집어삼키는 듯한 칠흑 같은 검은 기둥이 아니었다.

탑의 표면은 보랏빛으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위로는 알아볼 수 없는 기하학적인 문양들이 수면 위의 물결처럼 천천히 일렁이고 있었다.

“분명 탑에 들어설 때만 해도 이런 건 없었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이건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방금 새롭게 눈을 떴기 때문에….

나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탑에 어떤 마법이 걸려있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그런가, 마법은 이런 식으로 보이는 거구나.”

생각해 보니, 개안 스킬을 얻고 나서 다른 사람의 마법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니, 개안을 얻기 전에도 마법다운 마법은 본 적이 없긴 했다.

마깍노? 그 미친놈이 쓰는 건 아무리 봐도 같은 마법이 아니고.

생전 처음 보는 풍경.

마법이 주는 그 기묘한 아름다움에 나는 사로잡혀버렸다.

나는 홀린 듯이 탑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내가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탑 표면의 마법이 요동치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내게서 멀어지려 하고 있었다.

마치 생명체라도 되는 것처럼, 나라는 존재를 피하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너무나 궁금했다. 나는 갑자기 이 마법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은 욕망이 솟아올랐다.

내 성격을 생각하면 그건 이상한 일이었다.

게다가 아까부터 묘하게 드는 마법사로의 확신.

나를 몇 번이나 이끌어 주었던 마법사로의 직감이 말하고 있다.

이것을 건드리더라도 내게 어떤 피해도 없을 것이라고.

아니, 오히려 당장 박살내 버리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나는 홀린 듯이, 손을 뻗어 탑의 벽에 가져다 댔다.

그 순간이었다.

와장창-!

마치 거대한 유리창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주변을 뒤흔들었다.

탑 표면을 감싸고 있던 보랏빛의 마법이 산산조각 나며 빛의 파편으로 흩어졌다.

“뭐야!”

삐에에에엥-! 삐에에에엥-!

주변에 주차되어 있던 차들에서 일제히 도난 방지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나는 당황하여 그대로 뒤돌아 집을 향해 도망쳤다.

“하아, 하아….”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컴퓨터부터 켰다.

그리고 익숙하게 마법사 갤러리에 접속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알아내야 했다.

[제목: 방금 탑 만졌는데 이상한 일 생김]

작성자: ㅇㅇ(D44.444)

탑에 무슨 물결 같은 게 보이길래 만져봤거든?

갑자기 유리가 왕창 깨지는 소리가 남.

내가 보기엔 무슨 마법 같은 거 걸려있던 것 같음.

주변 차들 경보음도 다 울리고 난리 났는데 이거 뭘까.

좀 좆된 거 같은데….

내 글을 본 마갤 유저들이 심각하게 반응했다.

ㄴ 마법은화력 : 뭐라고? 자세히 설명해 봐.

ㄴ 풍뎅이 : 탑에 마법이 걸려있었다고? 바로 확인하러 가볼게.

ㄴ 냉장고 : 아까 무슨 유리 깨지는 소리가 설마 그건가…? 나도 한번 나가서 조사해 볼게. 여기 중에서 연구직은 나뿐이니까.

ㄴp깟쮸 : 어차피 나는 가봐야 아무것도 모른다에요. 아침 메뉴나 추천해봐라에요.

세 사람은 각자 조사를 하러 간다며 자리를 비웠다.

오직 p깟쮸만이 한결같이 뻘글을 쓰며 태연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초조하게 새로고침을 누르며 그들을 기다렸다.

“아, 헌터갤러리에도 가봐야겠다.”

문득 떠오른 생각.

과연 그곳으로 넘어가자 사람들은 이미 난리가 나 있었다.

[제목: 방금 유리 깨지는 소리 들은 사람?]

[제목: 우리 집 창문 금 갔는데 이거 뭐냐]

[제목: 인천만 그런 게 아님? 뭐야 시발]

“…이거 여기만 일어난 일이 아니야?”

아무리 봐도 내가 뭔가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 같았다.

나는 등골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덜덜 떨었다.

이럴 리가 없다. 분명 내 마법사의 직감이 괜찮다고 말했는데.


한편, 그 시각 미국. 펜타곤 지하 벙커.

그곳에서는 단 한 명의 사람을 쫓기 위한 거대한 작전이 진행 중이었다.

작전을 총괄하는 국장이 팔짱을 낀 채 중앙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스크린에는 각 대륙별 추적 마법의 상태가 복잡한 그래프로 표시되고 있었다.

“유럽 섹터 이상 없습니다.”

“아시아 섹터도 안정적입니다.”

보고는 순조로웠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더블오가 다시 탑에 나타나기만 한다면 거미줄처럼 쳐놓은 추적 마법이 즉시 그의 위치를 특정할 터였다.

바로 그때였다.

“어?”

한 분석 요원의 나직한 목소리가 통제실의 정적을 깼다.

“국장님? 유럽 섹터의 추적 마법 신호 하나가 소실됐습니다.”

국장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보고해.”

“원인 불명입니다. 시스템 오류일 가능성도….”

요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삐빅- 삐빅- 삐빅-

통제실 전체에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수십 개의 모니터가 동시에 붉은색 에러 메시지로 뒤덮였다.

“아시아 섹터, 모든 추적 마법 소실!”

“주요 거점의 CCTV 영상이 전부 노이즈로 바뀌었습니다!”

“유럽, 북미… 전 섹터에서 신호가 끊겼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통제실은 순식간에 혼란에 휩싸였다.

키보드를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와 상황을 보고하는 고함 소리가 뒤섞였다.

국장이 버럭 소리쳤다.

“대체 무슨 일이야! 당장 상황 파악해!”

수석 분석가가 창백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목소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국장님 말이 안 됩니다…. 전 세계에 설치된 모든 추적 마법이,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무력화되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탑 주변에 배치했던 감시 병력의 통신망과 모든 CCTV까지 정확히 같은 시각에 전부 마비됐습니다.”

수석 분석가의 보고에, 통제실의 모든 소음이 멎었다.

섬뜩한 정적이 흘렀다.

요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국장은 아수라장이 된 스크린을 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대서양에 입수하기 전에 미리 수영 강습 좀 받아놔야겠군.”


잠시 후, 마법사 갤러리에 사람들이 돌아왔다.

ㄴ 풍뎅이 : 상황 파악 끝. 뉴비가 또 엄청난 일을 저지른 듯.

ㄴ 냉장고 : 탑에 엄청 은밀하고 강력한 추적 마법이 걸려 있었어. 그게 네가 손을 대는 순간 전부 터져나가 버린 거고. 대체 뭘 한 거야?

ㄴ ㅇㅇ(211.58) : 우우…. 나는 뜌땨이…. 아무것도 몰루….

이 사태에 부산의 탑을 관리하는 마법은화력은 상당히 당황한 듯했다.

ㄴ 마법은화력 : 그런 거였어? 난 봐도 전혀 모르겠던데….

ㄴ 냉장고 : 못 보는 게 정상이야. 나야 연구 장비들 있으니까 안 거고…. 풍뎅인 S급이니까 뭔가 보였나 보지.

ㄴ 냉장고 : 그런데 이거, 정부가 한 거지?

ㄴ 풍뎅이 : 어. 내가 청와대 가서 어떻게 된 거냐고 따지니까, 순순히 인정하더라.

ㄴ 풍뎅이 : 데미갓과 다른 나라 정부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함. 물론 그 말만 듣고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어.

ㄴ 풍뎅이 : 골치 아프네 정말.

ㄴ 냉장고: 와, 네가 그렇게 세게 나갈 줄도 알아? 그러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ㄴ 풍뎅이: 솔직히 나도 화가 나지, 이 정도면.

갤러리 댓글창에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깬 것은 마법은화력이었다.

ㄴ 마법은화력 : 어쨌든 진짜 큰일 날 뻔했다. 뉴비야. 알지?

ㄴ 마법은화력 : 너 조심 좀 해야 해.

ㄴ 마법은화력 : 아니,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안심이 안 되네. 너 어디 살아? 그냥 부산 오라니까? 그럼 내가 지켜준다니까? 왜 안 오는데?

ㄴp깟쮸 : 저 아줌마가 제일 위험한 사람이다에요!!!

나는 문득 떠오른 생각을 말했다.

ㄴ ㅇㅇ(211.58) : 근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알 것 같아.

ㄴ ㅇㅇ(F44.444) : 마깍노가 걸어준 마법 말이야. 돌이켜보면 '인과에서 벗어난다'니 어쩌니 하는 이상한 말을 했었거든.

ㄴ ㅇㅇ(211.58) : 그게 사실은 이런 종류의 추적 마법에서 자유로워지는 마법 아니었을까?

내 완벽한 추리에 다른 사람들이 일리가 있다며 동의를 표했다.

ㄴ 냉장고: 듣고 보니 그러네. 지금까지 수십 번은 추적 마법 저격 맞았을 텐데.

ㄴ p깟쮸 : 예전에 헌터 갤러리에 익스트림 인증한 글도 용케 안걸렸다에요.

ㄴ 풍뎅이 : 그건 내가 국정원에 시켜서 기록 지워서 그래.

ㄴ ㅇㅇ(F44.444): 갓뎅이 당신은 대체…. (와락).

갤러리의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 정말 모든 것이 해결된 것 같았다.

ㄴ 마법은화력 : 아무튼, 마깍노의 마법이면 분명 리스크가 있을 텐데. 뭔지 모르겠네.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니야?

마법은화력이 그 말을 하는 순간이었다.

p깟쮸가 뭔가를 눈치챘다.

ㄴ p깟쮸 : 어? 뉴비 아이피가 이상하다에요.

ㄴ p깟쮸 : 아니지, 뉴비가 정상이 되어버렸다에요.

영문을 알 수 없는 p깟쮸의 말에 나는 내 닉네임 옆을 확인했다.

ㅇㅇ(211.58)

“어, 씨발?”

나는 기겁해서 황급히 새 글을 썼다.

[제목: 테스트]

작성자 : ㅇㅇ(211.58)

내용 : 제곧내

정말로 아이피가 정상적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거 설마 기간제 마법이었냐?

아니면 횟수 제한?

뭐든 큰일이다.

“안돼!”

나는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ㄴ ㅇㅇ(211.58): 아니 내 무적 VPN이!!!!!!!!!!!!!!!

ㄴ 냉장고: 진정해. 이제 추적 마법도 다 사라졌잖아.

ㄴ 풍뎅이 : 그래, 무서워할 거 없어.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책임지고 막아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다시 한번 테스트 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아이피가 다시 원래대로 이상하게 바뀌어 있었다.

ㄴ p깟쮸 : 어라? 다시 돌아왔다에요. 아직 마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닌가보다에요.

ㄴ 냉장고 : 그럼 아직은 마음을 놔도 괜찮겠네.

하지만 나의 절규는 다른 의미였다.

ㄴ ㅇㅇ(22E.E4): ㄴㄴ. 이렇게 된 이상 VPN 효과 끝나기 전에 치고 싶었던 분탕 다 치고 와야겠음. 그럼 ㅂㅂ.

그 글을 마지막으로, 나는 곧장 헌터 갤러리로 떠났다.

남겨진 마법사 갤러리에는 정적이 흘렀다.

ㄴ 풍뎅이 : 가끔은 진짜 쉽지 않네.

ㄴ 냉장고 : 실물이 궁금하긴 함. 내 생각엔 분명 30대 아재야.

ㄴ p깟쮸: 아니, 여자는 맞다에요. 저번에 분신 봤다에요. 남자라서 여캐 깎았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구라다에요. 내 생각엔 나랑 동갑인 거 같다에요.

ㄴ 풍뎅이: 몰라. 지금 괜히 찾으려 하지 마. 어차피 나중 되면 알게 될 날이 올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