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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현은 현 치고는 제법 번화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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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양과 숭산, 그리고 하남의 성도인 정주(鄭州)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까닭이었다. 붉은 단청을 얹은 고급스러운 기와집들이 즐비하여, 멀리서도 그 번영이 한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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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이처럼 돈이 몰리는 곳에는 으레 흑도가 자리잡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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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소림사가 굳건히 뿌리내린 하남의 특성 때문일까, 인근 현에 자리 잡은 흑도라 해봐야 세상 물정 모르는 삼류 잡배들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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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화양현은 조금 남달랐다. 삼류 흑도들이 감히 발 붙이지 못했다. 현의 주민들조차 그 정확한 연유를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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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야심 큰 포두와 새로 부임한 지현이 흑도들을 쥐잡듯 쓸어버린다는 소문만이 무성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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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현에서 가장 큰 기루들조차 모조리 관아의 아래로 들어갔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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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것은, 본래 반발했어야 할 흑도들이 관아의 명을 고분고분 따른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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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 보장되고 볼거리가 풍성하니 자연스레 사람이 몰렸다. 당장 화양(華陽)이라는 이름부터가 꽃이 빛날 정도로 많이 핀다고 하여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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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백도의 젊은 후기지수들이 모여서 술도 마시고, 꽃구경도 하다가 연애도 하는 장소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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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잔과 주루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인근의 문파들마저 하나 둘 속가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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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좋고 물 좋다는 소식에 슬쩍 얼굴을 들이밀었던 흑도들도 있었으나, 죄다 하룻밤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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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는 근처를 배회하던 무림맹원들이 그러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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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사이에 현의 규모가 몇 곱절로 커졌다. 본디부터 작지 않았던 현이었기에, 그 변화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빠르면 내년에는 주(州)로 승격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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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상단 행렬이 저리 길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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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들이 길게 줄지어진 상단의 행렬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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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체급이 커진 화양현에서도 보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짐을 가득 실은 마차가 자그마치 스무 대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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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에서 으뜸이라 일컬어지는 금룡상단의 행렬이었다. 보기 드문 광경에 평소보다 더 많은 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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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간에 객잔들도 가득 차서 상단의 행렬이 어디로 향하는지 내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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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파가 새로 지부를 짓기라도 하나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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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굳이 화양현에 지을 이유가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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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의 땅을 통째로 매입한 것인지, 너른 허허벌판 위에 건물의 뼈대가 올라가고 있었다. 터가 워낙 넓어 골조만으로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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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의 규모가 방대한 탓에 아무리 빨라도 몇 년은 족히 걸릴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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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뭘 짓기에 저리 큰 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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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관청이라도 새로 짓는가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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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주인 놈, 세 배를 불러도 안 판다고 그리 큰소리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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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 문파와 부자들이 탐내던 땅이었다. 인부들에게 은전을 건네며 주인이 누구냐 묻는 이들도 있었으나, 한결같이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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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파가 그러하듯 고아한 향취가 드러나도록 짓는다던가. 기어코 화양현의 뒤편에 자리한 산까지 골조가 뻗어나가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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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구파 중 하나가 터를 옮긴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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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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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실산 자락에서 갑작스런 소란이 일었다. 화련이 새싹이 하나둘 피어오르는 흙밭을 나뒹구는 소리가 일대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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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채로 눈을 감고 있던 서연이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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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일문의 문주에 걸맞는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 심상을 다스리는 중이었다. 금룡상단에서 뜻을 완전히 세운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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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를 세운다고 말하니 금벽산이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다. 은혜를 갚겠다는 노인장의 부담을 덜어줄 겸, 자문도 구하고자 선뜻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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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현 말씀이십니까? 마침 상단이 가진 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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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개파식을 열겠다는 말도 덧붙였으니, 최소한 문파 행세는 할 수 있을 크기로 준비하지 않을까. 원체 대인배셨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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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 너머, 화련이 몸서리치는 것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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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에 손에 들린 손바닥만한 지주가 원인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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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물이라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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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실산에 당도하자마자 당소소의 다리에 달라붙었던 녀석이다. 독물에 익숙한 당소소도 처음 보는 종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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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가 품고 있는 독기를 느끼기라도 한 듯했다. 충견이라도 되는 양 당소소를 졸졸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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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계기로 영성을 지녀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듯했다. 당소소의 말로는 지주답지 않게 살이 통통하게 올라 귀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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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지주와 달라 보이기는 했다.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들이 심히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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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당문의 직계들은 날때부터 독물과 긴밀히 지낸다고 했다. 그 탓에 미적 감각이 뒤틀린 경우가 많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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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의 머리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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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둥지라도 되는 듯 자리를 틀고 앉아있는 지주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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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 안 뭅니다. 산군의 털도 거뜬히 쓰다듬으시는 분이 고작 지주를 무서워하시다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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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짝 폴짝 뛰어다니잖아! 당장이라도 옷 속으로 파고들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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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의 특징이지요. 나름대로 애교를 부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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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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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당소소의 어깨에 올라간 지주다. 지주치고 속도가 매우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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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바박거리는 움직임에 화련이 몸을 세차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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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물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이따금 사냥을 나갈 법도 하거늘, 얌전히 당소소의 주변에만 머물렀다. 찬 봄바람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내는 것만 봐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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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물에 관해서는 당소소가 자신보다 전문가일 터였다. 그랬기에 서연은 지주에 관한 일을 당소소에게 일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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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눈을 감고 본래 하던 생각을 계속했다. 신녀문에 관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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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를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뜻과 목적은 세웠으나, 세세한 방침까지는 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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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문파가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무인들을 영입하고 제자를 더 받는 것이 첫째이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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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파의 장문인들이 괜히 장문제자를 하나만 두겠는가. 제자 하나에 힘을 쏟기에도 벅찬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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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생각하기에도 둘이 최선이었다. 여기서 더 늘렸다간 감당하지 못할 것이 눈에 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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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전심전력을 다하지 못한다는 뜻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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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파나 세가가 그러하듯, 장로나 일대제자 층이 탄탄했더라면 아랑곳하지 않고 제자를 받았겠으나, 막 생긴 신생 문파에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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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중진 고수를 데려와 모시기도 애매했다. 그만한 위치에 도달한 여고수들은 하나같이 소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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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신녀문이라 지어놓고 남성 고수를 받는 것도 웃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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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도 문제였다. 심법은 완성했으나 검법이 아직 미완성이었다. 화산의 매화검만 하더라도 무려 이십사 초식이며, 종남은 거기서 더 나아가 전, 중, 후 각 십이초식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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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검은 이제 겨우 네 초식에 불과했다. 미완성의 검법을 가지고 제자를 받는 것도 웃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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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제자는 예외였다. 검법이 아니라 각예가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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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셋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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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혼과 백호, 거기에 지주까지 더하면 여섯이라고 봐야 할까.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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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를 더 키울 수는 없으니 깊이를 더하는 데에 힘써야 했다. 명성과 권위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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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문주라는 별호가 널리 알려지기는 했으나, 오랜 세월에 걸쳐 권위를 다져온 구파나 세가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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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앞의 등불처럼, 한순간에 명성이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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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을 척살하지 않고도 선인들을 지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은 문파다. 그러려면 의지만으로는 부족했다. 민심이 따라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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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들먹여 우는 아이를 잠재우듯, 신녀문 역시 민초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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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까지는 무리여도, 소림의 절반이라도 이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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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소림사가 그 예시였다. 이따금 대적이 나타나면 살계를 열기도 하지만,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기치는 불살이었다. 그런데도 사마외도들이 감히 침범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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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파가 불살을 내세웠다면 주제를 모른다고 비웃을 세인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허나 천하의 그 누가 감히 소림을 비웃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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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땅에 사마외도가 자리잡지 못한 것이 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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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문을 그렇게 만들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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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생전 처음으로 품은 욕심이었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욱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에 전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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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가주의 말이 떠올랐다. 때로는 엄하게 가르치는 것도 방법이라던가. 그 역시 자식들과 지도대련을 한 적이 적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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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이리 오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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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을 지켜보던 서연이 입을 열었다. 두 제자들은 다가와 다소곳하게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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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손을 나눠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단다. 한 번 스승과 손을 섞어보겠느냐? 동시에 들어와도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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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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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과 당소소가 놀란 기색을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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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의 비무는 처음이었던 탓이다. 맥락이 없었던 탓에 무언가 잘못한 것은 없는지 괜히 헤아려보려는 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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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천하에서 가장 강한 열한 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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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혼의 술법에 영향을 받아 육체가 서연의 심법에 맞춰져 철저히 다시 짜였다. 천하에서 서연 다음으로 비연천공을 잘 구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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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혼은 그녀를 두고 절세고수보다 비연천공을 더 잘 다룰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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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씨 성을 버리고 시종이 되기를 다짐한 그날, 화련은 모산파에서 출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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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모친의 얼굴이 아른거리기는 했으나, 하늘에서 내려온 천녀를 스승으로 모시는 값으로 치렀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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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비연천공의 이 성에 도달했다. 힘을 이 할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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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제일기재라는 당소소보다 빠른 성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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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저십니다. 구파에서 내로라하는 장문제자들도 사저만 못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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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그런 화련을 치켜세웠으나, 화련은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 그녀의 실제 나이는 당소소보다 두 살 연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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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을 흩어냈다.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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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녀 앞에 선 이는 천하에서 가장 강한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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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식조차 취하지 않고 있다. 자세에 연연하지 않는 경지에 도달했음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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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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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수를 양보해도 비무가 성립되지 않을 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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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가르침을 내릴 생각으로 그리 말하셨음을 직감했다. 그렇다면 신녀문 대사저에 걸맞는 품행을 보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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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에게 선수를 떠넘겨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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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스승께서 직접 깎아준 목검을 강하게 쥐었다. 아직 진검을 들 때가 아니라는 서연의 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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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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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발에 위치에 집중하렴. 유검은 본디 정교함에 본을 둔 검법인지라, 매 순간 최선의 투로를 고려해야 한단다. 전곡혈에 힘을 두 푼 가량 더 싣는 것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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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서로운 전음이 뇌리에 울려퍼졌다. 실시간으로 지도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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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 역시 자세를 바꾸는 것을 보니, 두 제자에게 동시에 전음을 보내시기라도 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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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옅은 호흡을 내쉬며 자세를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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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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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의 두 발이 땅을 온전히 디딘 순간, 서연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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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가 아니라 그저 가르치실 요량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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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천녀유검의 일초식을 준비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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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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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스승님의 전신에서 기운이 흘러나왔다.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고 있던 공력을 개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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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비무라기에는 풀어헤친 공력의 양이 너무나도 막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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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가 벅찰 정도였다. 설마 하는 마음에 기력 수발이 흐트러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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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적을 눈여겨 보려무나. 지인에게 듣기를, 검의(劍意)를 받아들이기에 이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하더구나. 그러니……. 두려워도 눈을 감지 마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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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말뜻을 곧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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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상서로운 기운이 스승님의 손날 끝에 백광처럼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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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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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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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를 짓고 계시거늘 어찌하여 화를 내시는 것처럼 보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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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한 번도 쓴소리를 하지 않으셨던 분이다. 무슨 일을 계기로 훈육을 마음먹으신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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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다급히 머리를 굴려봐도 도저히 잘못한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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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세로 갈 요량이란다. 천천히 내리그을 터이니, 전력을 다해 막을 방법을 강구하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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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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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해지던 산이 한순간에 흰빛으로 명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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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스승님의 손날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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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악, 와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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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요란하게 비명을 지었다. 느린데도 피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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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신체 탓에 창백하게 질린 와중에도 편린이나마 묘리를 읽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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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 무인들은 이 검에 목숨을 잃어도 웃으면서 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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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갗으로 세찬 감각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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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로의 방향, 근육의 짜임새, 내공 호흡의 깊이, 진기의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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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였다. 의식이 더는 감당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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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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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입을 다물었다. 스승님의 옆구리에 들린 채로 혼절한 사저를 보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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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다음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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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괴랄한 방법을 일러준 지인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원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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