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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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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곧바로 나서지 않았다.

경솔하게 제자의 곁을 비웠다가 오히려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음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처음 창을 던졌던 산적이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등에는 날렵한 형태의 창이 족히 다섯 개는 넘게 매여 있었다. 놀랍게도 손에는 큼지막한 부월(斧鉞)도 들려 있었다.

“어째, 보기보다 영리하구나.”

그의 곁으로 여섯 명의 산적이 더 모습을 드러냈다. 녹림의 무뢰배답게 제각각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검, 작살, 비도, 그물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커다란 언월도를 든 자까지 있었다.

눈앞에 드러난 것만 그 정도였다. 섣부른 도발에 넘어가 경거망동했다면 큰 화를 입었으리라.

“과연 황태자의 개들 답다. 그리 교란했는데도 기어코 이 깊은 산골까지 찾아왔구나.”

“죽일까요?”

산적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굳이 반역도로 몰릴 필요가 있을까. 개놈아, 저 여인을 포함해 가진 것을 모두 놓고 가면 너는 살려 보내주마.”

산적은 커다란 부월을 한 번 튕겨 보였다. 다른 무뢰배들의 무기보다 두 배는 족히 되어 보였다.

산적들은 적당히 다가서다, 세 장이 조금 안 되는 거리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입이 거친 것과는 다르게 그들의 눈은 매서웠다. 단순한 잡배가 아니라는 뜻이다.

‘평범한 산적이 아니다. 녹림인가.

서연의 눈빛이 깊어졌다.

오고가며 들었던 소문에 따르면, 녹림의 우두머리 녹왕(綠王)에게 직접 무공을 전수받은 자들만이 부월을 다룰 수 있다고 했다.

얼굴에서 드러나는 자신감이 그 소문을 뒷받침하는 듯했다.

“왜 대답이 없지?”

“주제도 모르는 무지렁이들의 말에 무엇하러 답할까.”

팽무성은 그 한마디를 내뱉고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섰다.

―본관이 정면을 맡겠소.

전음이 귓가를 울림과 동시에 팽무성이 번개처럼 튀어나갔다. 그의 손에 들린 도가 언월도를 들고 있던 사내의 심장에 깊숙이 박혔다.

“쳐라!”

파악!

동시에 수풀과 나뭇가지 위에서 수십 명의 녹림도가 일제히 튀어나왔다.

사방에서 그물과 비수가 쏟아져 내렸다. 그중에는 자색으로 물든 모래를 뿌리는 자도 있었으니, 독에 절인 모래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서연은 망설임 없이 연화비영보를 펼쳤다. 왼손으로는 화련을 단단히 품에 안은 채였다.

“화련아.”

“네, 스승님.”

“눈을 감으렴.”

화련은 순순히 눈을 감았다. 고수의 손에 붙들려 보법이 펼쳐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눈을 감으라는 것도 온 정신을 감각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헤아렸다.

화련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연화비영보를 익히리라 다짐하며 두 손으로 눈을 꼭 가렸다.

팟!

순식간에 서연의 신형이 사라졌다.

“뭣이!”

“당황하지 말고 기감을 펼쳐라!”

눈 깜짝할 새에 후방을 장악한 서연은 유운검법을 펼쳐 한 산적의 양 손목을 단칼에 잘라냈다. 거대한 도를 들고 있던 자였다.

칼날은 그대로 땅바닥에 떨어지며 산적의 발등을 꿰뚫었다.

“크아아악!”

연화비영보는 펼치면 펼칠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신묘한 보법이었다. 고작 네 걸음을 내디뎠을 뿐인데, 산적들은 감히 서연의 그림자조차 쫓지 못했다.

굳이 제 손에 피를 묻힐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몸 성히 돌려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망설임 없이 어린아이부터 노린 짐승만도 못한 놈들이었다. 자비를 베풀 이유가 없었다.

때로는 죽는 것보다 살아남아 죗값을 치르는 것이 더 고통스러운 법이었다.

촤악-!

검막을 펼쳐 사방에서 날아드는 날붙이를 튕겨냈다. 제 손으로 던진 무기에 맞아 피를 뿌리는 산적들이 적지 않았다.

“고수다!”

“고수도 칼 맞아 죽는 건 매한가지다!”

유독 덩치가 큰 민머리 산적이 앞으로 나섰다. 용력이 심상치 않았는데, 진기를 휘감은 도를 휘두를 때마다 나무가 속절없이 베어 넘어가 산산조각이 났다.

서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검을 내질렀다. 둘의 진기가 충돌한 것은 찰나에 불과했다.

압도적인 내력의 차이를 버텨내지 못한 도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서연은 장력을 실은 손을 민머리 사내의 상반신에 가져다 댔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내력을 한순간에 받아들인 사내의 얼굴이 울긋불긋해지더니, 심하게 토혈했다.

“카학……!”

곧 그의 몸이 포탄처럼 뒤쪽으로 튕겨나갔다.

쾅!

흙먼지가 일고 거친 바람이 몰아쳤다. 민머리 사내를 잡으려던 산적들 또한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서연은 곧장 다리에 진기를 집중시킨 다음 사뿐히 물러섰다. 방금까지 서 있던 자리에 창이 깊숙이 박혔다.

“칫!”

처음에 창을 던졌던 산적과 같은 놈이다.

‘용서치 않는다.

차라리 자신을 겨냥했다면 백번 양보하여 이해했을 터이나, 저놈은 명백히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

싸움을 길게 끌어 좋을 것이 없었다. 서연은 곧장 검을 유려하게 내질렀다. 예상보다 곱절은 빠른 속도에 산적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쳤다.

그는 빠르게 몸을 뒤로 젖혀 피하려 했으나, 귓바퀴가 잘려나가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흡!”

그러나 비명을 지르기는커녕 빠르게 뒤로 물러서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촤악!

그리고는 부월을 하늘로 던져 올린 다음, 부월이 떨어지기 전에 등에 매인 창 두 자루를 뽑아 그대로 투척했다.

하나는 머리를, 다른 하나는 서연의 심장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공기가 갈라지는 섬뜩한 소리가 귀를 때렸다.

하지만 종남의 강건함을 체화한 서연이었다. 유려하게 검을 한 번 회전시켜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창을 튕겨냈다.

“종남이 어째서 천명검과……!”

산적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하늘에 던져두었던 부월을 잡아채 서연의 머리를 향해 내리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서연의 태을분광검(太乙分光劍)이 먼저였다.

중검으로 이름을 날린 종남의 유일한 쾌검식이다. 거기에 유려한 보법이 더해졌다.

베이는 소리보다 참격이 먼저였다. 산적이 정신을 차렸을 때, 서연은 이미 그의 등 뒤에 서 있었다.

빛살이 잦아들며 산적의 양팔이 맥없이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끄아아아아악!”

산적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산중을 뒤흔들었다. 그 와중에도 산적은 발버둥 치며 도주하려 했다. 양팔이 잘린 몸으로도 살 길을 찾아 움직이는 것이다.

쾅!

하지만 서연이 사내의 안면을 내리찍는 것이 더 빨랐다. 어찌나 강하게 내리쳤는지 머리통이 땅속으로 반쯤 파묻힐 지경이었다.

“감히.”

서연은 분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사내의 얼굴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다. 뼈가 으스러지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사내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끄, 끄아아아악!”

산적은 몇 번 꿈틀거리더니 이내 축 늘어졌다. 육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는 고통을 한순간에 느꼈기 때문이리라.

“관부로 압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오. 녹림채주에게 직접 사사한 녹림도는 흔치 않으니. 어쩌면 녹림채주의 은거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

어느새 주변 정리를 마친 팽무성이 다가왔다. 그의 주변에는 간부로 보이는 산적들의 시체가 즐비했다.

모두 한 칼에 목숨을 잃은 흔적이었다.

팽무성은 이런 일이 익숙한 듯 실신한 산적의 단전을 파괴했다. 사지의 근맥을 끊는 움직임 또한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서연의 표정이 흐려진 것을 느꼈는지 팽무성이 덧붙였다.

“이해해주시오. 천명검은 적이 많은지라, 소저처럼 손속이 자비로웠다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객사하기 십상이오.”

“……이해합니다.”

서연은 그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렸다.

애초에 관부에 인계하려 했으니, 관인이나 다름없는 팽무성에게 처리를 맡기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애초에 황태자를 모욕한 죄를 물어, 누구보다 혹독하게 죄의 값을 치르게 할 장본인이 바로 팽무성이었다.

본디 역모에 연루된 무림인들은 사지를 찢어 죽이는 거열(車裂)에 처하는 경우가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그릇이 크시구려. 감사하오.”

팽무성은 감사를 표한 뒤, 고의적으로 진기를 흘려보내 산적의 정신을 강제로 일깨웠다. 일말의 배려도 없는 패도적인 진기에, 산적은 몇 번이고 토혈했다.

“크, 크하아악! 녹왕께서 용서치 않을 것이다!”

팽무성의 미간이 악살처럼 일그러졌다. 근본도 없는 무뢰배들이 감히 왕(王)을 입에 담았기 때문이다.

팽무성은 무림인들이 지닐 수 있는 별호의 상한선은 존(尊)이라 생각했다. 망령되게 제(帝)나 왕을 입에 담는 무림인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역모와 다를 바 없었다.

“누구와 공모했느냐?”

일전의 대화로 미루어 보건대, 패검대가 엉뚱한 곳으로 향하게 된 일에는 분명 녹림의 개입이 있었다.

본디 영약은 소문만으로도 혈사를 일으키는 법. 패검대로서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에 앞서, 그로 인해 발생할 민초들의 피해를 막는 것이 우선이었다.

소문을 파악하자마자 패검대가 석천으로 향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녹림 혼자 벌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불 것 같으냐?”

“기대도 안했다. 일 각 뒤에 다시 물어보마.”

“뭐?”

팽무성은 무표정한 얼굴로 산적의 혈도 몇 곳을 두드렸다. 서연은 특유의 예리한 눈썰미로 팽무성이 짚은 혈자리를 읽어냈다.

‘독맥의 요혈, 교신혈(交信穴), 신문혈(神門穴)?

서연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산적을 지켜보았다. 곧 산적은 온몸이 근질거리는 사람처럼 꿈틀거리더니, 이내 이를 딱딱 부딪치며 온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산적은 거친 숨을 토해냈다. 아득바득 깨문 입에서는 핏물이 쏟아져 나왔고, 동시에 뼈와 기혈이 뒤틀리는 듯한 기괴한 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그 와중에 아혈이 짚혀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서연이 조심스레 물었다.

“혹, 분근착골(分筋錯骨)입니까?”

팽무성은 살짝 놀란 얼굴로 답했다.

“……이걸 아시오?”

무협지에서 흔히 등장하는 수법이라 혹시나 하여 던진 질문이었는데, 팽무성의 얼굴을 보니 아무나 아는 수법은 아닌 듯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고문을 위해 만들어진 수법을 아무나 아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황실이나 일부 권력자들만 알 법한 기밀이었다.

서연은 대충 얼버무렸다.

“얼핏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구려.”

팽무성은 더 캐묻지 않았다. 종남파와 괜한 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연이 펼치는 검법을 보았다. 녹왕에게 부법을 사사한 산적을 일검에 압도했다.

후기지수라 불릴 수준을 뛰어넘었다. 숨겨진 장문제자라 생각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무재였다.

일각이 지났다. 의기양양했던 산적은 어느새 처량하고 볼품없는 꼴로 변해 있었다.

팽무성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일각을 더 기다릴까?”

“말하……겠다. 말하겠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수준의 고통이었다. 단련된 무인이라 할지라도 견뎌낼 수 있는 종류의 고통이 아니었다.

“당가……당가와 공모했다.”

“당가? 사천당문(四川唐門)을 말하는 건가?”

“크흐, 흐. 천하에 당가가 그것 말고 또 있을까.”

팽무성은 그 와중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도발하는 산적의 어깨를 잡아채 비틀었다. 기괴한 뼈 꺾이는 소리와 함께 사내가 다시금 비명을 토해냈다.

“끄아아아악!”

“더 자세히 말해라.”

팽무성의 눈빛이 살기를 내뿜었다.

“구체적으로 누구와 접촉했지?”

사천당문 전체가 이번 일에 연루되었다면 이는 패검대 하나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가면으로 가리고 있어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화침(梨花釘)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이화침은 당문의 독문 암기인 폭우이화침(暴雨梨花針)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이는 최소 당가의 직계거나, 그에 준하는 고수가 연루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게 끝이다. 빌어먹을 놈아.”

팽무성은 산적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그는 진위를 가늠하겠다며 분근착골을 다시 시전했다.

섬뜩한 소리가 다시 울려퍼졌다.

“늙은이! 나이가 지긋한 늙은이었다!”

“더 할 말 없나?”

“없다! 정말로 없다! 그러니 제발 이제는 죽여다오.”

팽무성은 이 과정을 세 번 더 반복했다. 철저함을 넘어선 집요한 수준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산적의 육신은 걸레짝처럼 변했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다.

팽무성은 서연을 돌아보았다. 서연이 제압한 산적이었으니, 그 처우를 묻는 것이다.

서연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라의 관리가 죽일 것을 결정했다. 따라야 옳았다.

차도살인(借刀殺人)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관아로 데려가도 죽을 것은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산적 하나를 호송하러 녕강까지 돌아가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스악!

곧 산적의 목이 떨어졌다.

“서 소저, 이만 헤어지는 것이 좋겠소. 본관은 암단화가 있는 곳으로 가야할 듯 하오.”

서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말을 듣고 나니 이 길 끝에 얼마나 많은 무림인들이 버티고 서 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홀로 상대할 바에는 팽무성과 동행하는 편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가겠습니다. 그 편이 더 안전할 것 같군요.”

“안전이라?”

팽무성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사실 내심 서연이 도와주기를 바랬다. 허나 먼저 청할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먼저 나서주니 이보다 기쁠 수가 없었다.

저만한 실력자가 설마 진정 안위를 염려하여 동행을 청하겠는가. 분명 자신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리라.

‘종남이 머지않아 다시 날아오르겠구나.

실력은 물론이고 인품까지 갖춘 무재였다.

“그러면 부탁드리겠소.”

팽무성이 정중히 포권을 취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었다. 암단화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문했던 산적도 그 정보까지는 알지 못했다. 이러다가는 진령산맥 전체를 샅샅이 뒤져야 할 판이었다.

‘관군과 연계해야 하는가.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하늘에서 은빛 올빼미 한 마리가 착지했다.

팽무성은 놀란 얼굴로 올빼미를 응시했다. 패검대가 사용하는 은비조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고고한 기운을 풍겼다. 얼핏 보아도 영물이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만한 영물이 서연의 어깨 위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소저, 이것은……?”

“음, 저와 연이 닿은 아이라고 해야 할까요.”

서연은 유혼이 왜 여기 있는지 알지 못했다. 백호도 그렇고, 유혼 또한 자연을 멋대로 배회하다 제멋대로 나타나곤 했기 때문이다.

곧 유혼이 한쪽 날개를 치켜들었다. 진령산 정상 방향이었다.

서연은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안전한 방향은 어디니?”

유혼은 이번에는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

“팽 공자.”

“……예.”

“암단화가 어디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서연이 유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