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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이크의 버튼을 눌러 그들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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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준혁, 장나현 헌터님. 상담사 유선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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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방 안에 울려 퍼지자, 이불 더미의 꿀렁임이 순간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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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이불에 뭉개져 나른하고 짜증 섞인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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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흣…? 오빠아… 나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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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을 걸고 몇십초 후, 이불 사이로 머리가 빼꼼하고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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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상기된 얼굴, 이준혁 헌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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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글서글한 미소로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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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상담사님, 아침부터 고생이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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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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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고생이 많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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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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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현 헌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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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떤 일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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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에 대한 치료 건 때문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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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군요. 고생이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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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썩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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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대답과 함께, 대화에 적응이라도 한 듯 침대가 다시금 위아래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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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너머로 억눌린 웃음소리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가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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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방법이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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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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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우리가 정립한 치료법은 명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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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의 정화 마나를 주입해, 숙주에게 깃든 악마의 기운을 태워버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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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비슷하게 진행하면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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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선, 두 사람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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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치료에 앞서 장나현 헌터님도 얼굴을 보여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 다른 건 괜찮고… 얼굴만 보여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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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요청에 이불 더미가 다시 한번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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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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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안에서 나른한 대답과 함께, 장나현 또한 시뻘게진 얼굴을 밖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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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선적으로 이준혁의 상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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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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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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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XX해서 XXXX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아내를 XX시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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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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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장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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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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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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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XXXX당하고 싶습니다. XX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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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스템의 윤리 규정에 따라 일부 내용이 검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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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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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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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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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 사람 모두 욕망에 극도로 충실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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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권속화는 기본적으로 욕망의 증폭이, 이를 수 없는 좌절을 유도하고 그 끝에 찾아온 절망을 자극하여 계약이 성립된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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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두 사람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서로의 욕망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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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이나 절망이랑은 거리감이 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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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악마의 권속화 과정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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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추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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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두 대상 모두 악마의 파장이 매우 약하게 관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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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 행동을 권장하기 위해 방을 합친 건 잘한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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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분리시켜 뒀다면, 충족되지 못한 욕망이 절망으로 바뀌어 권속화가 진행되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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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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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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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론을 내리고 파트너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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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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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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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녀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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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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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가 유리벽을 향해 가볍게 손을 뻗자,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난 연보랏빛 기운이 벽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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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불 아래의 두 사람의 등 뒤에서, 희미한 검은 아지랑이 두 개를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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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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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어리는 이내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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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죽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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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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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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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과 함께 아지랑이의 정체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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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는 쭈글쭈글하게 말라비틀어진, 두 마리의 작은 악마 껍데기가 힘없이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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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체 모두 굉장히 수척한 몰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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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렇게 수척한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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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미 저주가 사라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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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멍하니 묻자, 메어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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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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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 침대 위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준혁 헌터가 상체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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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혹시… 끝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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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이 물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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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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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시스템에게 최종 확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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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끝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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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용자님, 두 헌터 모두 기생체의 반응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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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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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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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리벽 너머의 두 사람을 향해 결과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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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끝났습니다. 두 분 모두 저주가 해소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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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정말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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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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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다음 순간에 다시 이불 속으로 파고들며 고개만 쏙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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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저희끼리만 있게, 좀 나가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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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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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국 안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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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는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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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가 끝났는데도 여전히 뜨거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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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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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황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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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메어리가 내게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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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는 원래 저 부부 헌터… 길드에서도 유명했다고 해. 사이가 되게 안 좋아서. 이혼 소문도 돌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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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턱을 매만지며 그들을 떠올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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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저주가 서먹해진 둘의 사이를 다시 붙여준 거 아닐까? 그럼… 다행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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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바꾸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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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특이 케이스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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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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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생각에 잠겨 복도를 걷던 그때, 메어리가 내 팔에 부드럽게 팔짱을 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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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온기를 느끼는 순간, 나도 모르게 팔꿈치를 살짝 들어 올려 그녀가 팔을 끼우기 쉽게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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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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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기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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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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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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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흑역사라면 흑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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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모든 것이 서툴렀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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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힘들어했던 메어리가 내게 팔짱을 끼려 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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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메어리가 상당히 불안정했고, 또 힘들어했기 때문에 시스템이 하라는 대로 하려고 노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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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로서의 지식은 0%, 전무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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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신상태부터 많은 부분 시스템에 다양한 방면으로 의존했던 시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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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가 부끄럽게 팔을 넣으면 나는 그녀가 끼게 쉽게끔 팔을 살짝 들어주고, 다시 닫아 그녀의 팔을 꽉 조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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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 메어리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팔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팔을 들어준 뒤, 그녀의 팔을 단단히 감싸 쥐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각인시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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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라고 시켰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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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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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짓궃게 웃는 것을 보니, 아직 그 버릇이 본능적으로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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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과거를 곱씹을 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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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어리와 함께, 다음 헌터들을 치료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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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쉴 새 없이 이어진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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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개의 방을 돌며, 우리는 스물두 명의 영혼을 악마의 손아귀에서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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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인원은 정확히 둘만 남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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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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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 또한 전혀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지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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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헌터라 한들, 스무 번이 넘게 다른 존재의 정신에 개입하여 악마를 강제로 끄집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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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지막에서 세 번째 환자의 방문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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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금 막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하고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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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람이… 강민호 헌터하고 최시혁 헌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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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최시혁, 정말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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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메어리가 진심으로 싫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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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조금 안 좋은가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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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덤덤한 말에, 그녀는 어이없다는 듯 나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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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아니,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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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걔 숨 쉬는 공기도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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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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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건 이거고, 치료는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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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 상 최시혁은 권속화가 거의 완료되었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 지금으로서는 치료가 가능할지조차 미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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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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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심을 굳히고 방문으로 손을 뻗으려던 그 순간, 메어리가 내 팔에 자신의 팔을 단단히 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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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갑자기 많이 나빠졌어. 팔짱 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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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이처럼 칭얼거리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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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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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의 의도를 오해하고, 싫어하는 상대를 마주하기 전 긴장한 것이라 여겨 깍지 낀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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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강민호 헌터의 관찰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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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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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실의 문이 열렸다. 어두운 방,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환자실은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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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함이 스치던 바로 그 순간, 통제실의 스피커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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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호 헌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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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방구석, 있어야 할 감시 카메라는 작살이 나 있었고 천장의 조명에는 푸른색의 마나로 만들어진 밧줄이, 그리고 그 끝에는… 목을 맨 채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강민호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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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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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얼굴은 이미 자줏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 숨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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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막 매달린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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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발버둥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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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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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쨍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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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보다 더 빠른 것은 메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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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망설임 없이, 관찰실의 강화 유리벽을 통째로 박살을 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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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벽이 터짐과 동시에, 메어리는 이미 내부에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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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대로 밧줄을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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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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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는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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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빠르게 그의 곁으로 다가가, 기도를 확보하고 상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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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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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빠른 응급처치가 있다면 생존 확률: 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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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나를 안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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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다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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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동시에 복도에서 협회의 지원팀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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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깨지자마자 바로 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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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응급처치를 시작하는 동안, 메어리는 바닥에 떨어져 스르르 흩어지는 푸른 밧줄의 잔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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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흩어지는 마력 입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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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랏빛 빛이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나, 사라지기 직전의 푸른 입자들을 작은 빛의 감옥 안에 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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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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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혁…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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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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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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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되물음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역겨운 것이라도 만진 듯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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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애매해. 파장 자체는 그 놈이 맞아. 원래도 흙탕물처럼 지저분하긴 했는데… 더 불쾌하고 끈적거리는 게 섞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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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하고 끈적거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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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가 감각으로 느낀 그것은…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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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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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의 말이 사실이라면 최시혁은, 강민호를 살해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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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지원팀이 강민호를 들것에 싣고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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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어리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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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또한 나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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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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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깬 것은 메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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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대답 대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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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정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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