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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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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새벽이 거의 다 되어가지만, 협회의 통제실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직원들은 눈 뜬 채로 밤을 새우고 있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사용자님, 현재 피로도가 임계점에 도달했습니다. ㅠㅠ]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 (* •︠ ̯ •︡) ]
시스템의 말이 맞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럴 생각이었다.
잠깐의 쪽잠 정도는 잘 수 있을 것 같다.
몇십 분 전, 나는 이 통제실에서 협회의 팀장과 관계자들에게 내 계획을 말했다.
메어리와 전우조를 이루고 치료하겠다고.
그들 입장에서야 악마의 주술이라는 것이 확인된 이상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유능한 헌터들을 악마의 손에 넘기던가.
아니면 일리가 있는 내 계획을 따르고 간절히 기도하던가.
둘 중 하나였으니까.
“그럼… 언제부터 시작하시겠습니까?”
팀장이 내게 물어왔다.
그의 목소리도 반쯤은 맛이 가 있었다.
나는 시계를 살짝 바라봤다.
현재 시각은 새벽 4시.
대해 길드 헌터들의 대다수도 지금은 취침 중이다.
오전… 6시 정도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목표다.
“오전 6시, 두 시간 뒤에 시작하시죠.”
내 대답에 한 직원이 물었다.
“그럼… 교대로 취침 좀 할까요…?”
그의 질문은 지쳐있는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들은 충혈된 눈으로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
메어리는 꿈을 꿨다.
늘 같은 꿈이었다. 깨고 나면 온몸이 식은땀에 젖고,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늘 그렇듯 시작은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눈치채지 못하는.
신국(神國) 에레보스.
메어리는 신국 출신이었다.
그녀의 고향은 두 개의 달이 뜨는 곳이다.
상아빛 첨탑들이 서 있는 도시.
신전이 가득한 도시.
규정된 세계.
그곳에서 온 사람은 메어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언제나 어린 소녀다.
대신전의 수련 사제로 새하얀 제복을 입고 선배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기도를 한다.
그녀의 눈에는 세상은 신의 은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빛나는 도시와, 상아탑들.
그게 메어리가 알던 세상의 전부였다.
그리고 악몽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평화로운 풍경, 그 하늘에 균열이 생겼다.
성가를 부르던 사제들의 목소리에 알 수 없는 불안이 섞이고 도시를 수호하던 성기사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꿈속의 메어리는 아직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른다.
그저 향기롭던 바람에 역겨운 유황 냄새가 섞여드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뿐.
어른들의 불안한 눈빛을 보며 공포에 떨 뿐.
그때, 늘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빗겨주던 언니 사제가 창백한 얼굴로 달려와 메어리의 작은 손을 다급하게 붙잡았다. 언니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메어리, 이쪽이야. 괜찮아, 아무 일도 아니란다.”
언니는 메어리를 이끌고 대성전 가장 깊숙한 곳, 제단 아래의 비밀 공간으로 그녀를 재빠르게 숨겼다.
“여기… 숨어 있어. 절대로, 나오면 안 돼. 신의 은총이 함께할 거야. 메어리는 신의 아이니까….”
언니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얼굴로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떠나려 했다. 메어리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잡아. 가지 마.
메어리는 꿈속에서 필사적으로 외치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다.
목소리는 목구멍 안에서 메아리칠 뿐이다.
글쎄.
만약 그때 잡았다면, 그건 악몽이 아닐 것이다.
- 콰과광!!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제단을 받치고 있던 기둥이 무너지고, 숨어있던 공간의 천장이 통째로 내려앉는다.
안 그래도 작았던 공간이 더 작아졌다.
“꺄악…!”
메어리는 비명을 질렀다가, 반사적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본능적인 행위였다.
- 으아아아아아!!!
밖에서는 성기사님들의 절규가 들려온다.
메어리는 작은 몸을 웅크린 채, 그저 미친 듯이 떨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모든 소리가 천천히 멎었다.
귀가 먹먹할 정도의 거대한 소음이 사라지고 완전한 정적이 찾아왔다.
메어리는 그렇게 어둠 속에서 며칠을 보냈다.
감각은 사라진 지 오래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다.
점점 눈앞이 흐릿해지고, 의식이 아득해졌다.
이대로 죽는구나.
언니가 말했던 신의 은총 따위는 없었구나.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눈이 감기던 그 순간이었다.
- 쿠우웅….
머리 위를 막고 있던 무거운 석판이 밀려나는 소리가 들렸다.
한 줄기 빛이 어둠 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메어리, 여기 있었구나. 한참을 찾았단다.”
그 빛 사이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메어리는 간신히 눈을 떴다.
그곳에는 신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사제님이 서 있었다.
그녀가 기억하던 온화한 미소 그대로.
“사제님….”
메마른 입술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런데….
그런데, 무언가가 이상하다.
대사제님이 입고 있는 옷은… 눈부신 상아색의 제복이 아니었다.
칠흑같이 검은색이었다.
“…….”
가슴에 새겨져 있어야 할 은빛 태양 문양은 검게 그을려 있었고, 그 중심에는 뱀이 기어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메어리의 온몸이 얼어붙었다.
‘사도.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다시 보았다.
그가 천천히, 얼음장처럼 차가운 손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두려워 말거라, 아가.”
목소리는 예전과 같았지만.
본능적인 불쾌함이 느껴진다.
“자, 내 손을 잡으렴. 신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은총을 내리셨단다.”
메어리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작은 몸이 제단의 차가운 벽에 부딪혔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었다.
“싫어….”
작은 거절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 한마디에 대사제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온화했던 표정이 순식간에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진다.
“어리석은 것.”
그가 손을 뻗었다.
“싫어…!!”
그때.
메어리의 외침과 함께 연보랏빛의 빛줄기가 터졌다.
“크아악?!”
대사제의 검은 제복이 성스러운 불꽃에 닿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타들어 갔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제복을 두들겼지만, 불은 꺼지지 않았다.
성화(聖火).
“크아아아악!!”
불꽃은 옷에서 몸으로 옮겨붙었다.
인간의 피부가 녹아내리며, 그 아래에 감춰져 있던 본모습이 드러났다.
흑요석 같은 검은 피부.
악마였다.
그리고, 오늘의 꿈은 여기까지였다.
- 흠칫!
메어리는 침대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온몸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눈을 뜨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협회의 숙소.
그러나 귓속에는 여전히 스승과 동료의 비명이 환청처럼 울린다.
악몽.
언제나처럼 악몽일 뿐이었다.
“후….”
메어리는 떨리는 숨을 길게 내뱉으며 억지로 침착함을 유지했다.
메어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땀이 온몸을 적셔 잠옷이 축축하게 달라붙는 감촉이 불쾌하다.
목욕부터 좀, 해야겠다.
- 쏴아아….
뜨거운 물이 그녀의 몸을 적신다.
몸에 달라붙어 있던 식은땀이 씻겨져 내려갔다.
메어리는 눈을 감았다.
악몽이 씻겨져 나가는 느낌이 든다.
두툼한 목욕 가운을 두른 채, 그녀는 거실로 나와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다시 잠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허공을 보며 멍때리던 그때.
-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당연히 식사겠거니 생각했다.
그녀는 목욕 가운 위로 덧댈 옷을 집어 들며 인터폰을 바라봤다.
“?!”
그러나 화면 앞에 서 있는 것은 배달 카트를 끈 직원이 아니었다.
조금은 피곤해 보이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남자.
유선우였다.
“…꿈인가?”
지독한 꿈이 끝나고 이제 달콤한 꿈이 시작된 걸까.
환영하던 바이긴 했다.
여길 어떻게 왔지?
심지어, 상담실을 통한 것도 아니고.
숙소 앞까지 직접.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덧댈 티셔츠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소파 너머로 던져버렸다.
그리고는 흐트러진 목욕 가운의 허리끈을 더 풀어냈다. 그녀는 맨발로 소리 없이 현관을 향해 걸어갔다.
- 찰칵.
갑자기 열릴 줄은 몰랐는지, 그 너머에는 선우의 놀란 눈이 보였다.
유선우는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입을 열려다, 눈앞의 광경에 순간 말을 잃은 듯했다.
메어리는 그의 반응을 즐기듯, 그의 시선을 끈질기게 쫓았다.
‘내려와. 더 아래로.
그녀는 속으로 도발했다.
하지만 유선우의 시선은 한순간도 그녀의 얼굴 아래로 향하지 않았다.
놀람으로 눈동자만 잠시 흔들릴 뿐, 그 이후로는 메어리의 눈동자만을 마주한다.
[흠… 남자가 이럴 리가 없는데….]
순간 자신의 펫인 서큐버스가 그렇게 속삭였다.
피식 웃었다.
네가 뭘 알겠어.
유선우는 늘 그랬다.
“무슨 일이야?”
정적을 깬 것은 그녀였다.
유선우는 침착하게 답했다.
“할 이야기가 좀 있어서, 일찍 일어났네?”
“응, 꿈자리가 사나워서.”
“그랬구나.”
“들어올 거지?”
메어리는 문을 활짝 열고 옆으로 비켜섰다.
“어.”
그녀는 그를 방 안으로 자연스레 안내했다.
방 안에는 막 마친 목욕으로 인한 따뜻한 증기가 가득했다.
“감정 증폭은… 괜찮아?”
“음….”
메어리는 고민했다.
자신은 저주를 해독한 수준이 아니라, 저주의 근원인 악마를 통째로 흡수하여 권속으로 삼은 참이었다.
그런데 이걸 설명하기가 좀 애매해 보였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 가장 그럴듯한 대답을 찾아냈다.
“괜찮아. 큰 문제는 없어.”
“그것도 다행이네.”
유선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면서 화제를 돌렸다.
“아직 아침 잘 안 먹어?”
정답이었다.
아침에는 식사보다는 간단한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편이다.
유선우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며 자연스레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런 편이긴 해.”
그는 찬장에서 드리퍼와 머그잔을 꺼냈다.
원두 봉투를 뜯고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 사르륵… 사르륵….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몇 년만이지만 그는 메어리의 사소한 루틴 하나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다.
이내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 두 잔이 그녀 앞의 테이블에 놓였다.
“마시면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메어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의 시선은 자신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눈빛이다.
유선우의 설명은 이어졌다.
이 저주의 핵심은 단순한 정신 오염이 아닌 것.
악마가 퍼트린 정신적 기생체에 가까운 것.
방치했다가는 악마의 권속으로 변질해버릴 수도 있다는 것까지.
메어리는 이미 서큐버스에게 들어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유선우 또한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협회와 그의 오염에 대한 대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느꼈다.
“그래서, 메어리.”
유선우는 메어리와 시선이 마주쳤다.
“네 도움이 필요해.”
“내 도움?”
메어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있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저주에는 항마와, 신성의 마나가 효과적이라고 해.”
유선우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묻어 있었다.
어찌 되었든 그녀는 환자.
게다가 S급 던전에서 막 빠져나온 상태다.
그런 메어리에게 또 다른 짐을, 그것도 동료들을 치료해야 한다는 죄책감이 그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마른 입술을 열었다.
“그래서… 메어리.”
“정말 미안하지만, 네 도움이….”
“할게.”
유선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메어리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 유선우가 앉아있는 소파 옆으로 다가와 그의 팔걸이에 가볍게 걸터앉았다.
둘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지? 나는 좋아.”
“… 고맙….”
“그런데, 하나 걱정되는 점이 있어.”
그녀는 붉은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걱정스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은 괜찮지만… 갑자기 내가 감정이 증폭될 수도 있잖아. 아마 혼자서는… 위험할지도 몰라.”
그러면서 눈치를 살짝 봤다.
그러자 유선우는 즉시 답했다.
“걱정하지 마.”
그는 단호하게 덧붙였다.
“그게 내 역할이야. 치료가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안 떨어질 생각이었어.”
그 대답에 메어리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나른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 좋은데에.”
유선우는 한결 편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협회에서도 너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준다고 하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응?”
협회의 보상?
아마 금전적인 보상일 텐데.
그런 게 의미가 있나.
메어리는 그런 시시한 이야기는 관심 없었다.
그때, 유선우가 메어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악수의 신호다.
“잘 부탁할게. 메어리.”
메어리는 그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 그가 손을 빼려던 찰나, 그녀의 엄지손가락이 그의 손바닥의 연한 부분을 스르륵, 하고 간지럽혔다. 유선우의 어깨가 순간 흠칫 굳는 것이 느껴졌다.
메어리는 살짝 혓바닥을 내밀며 웃었다.
그러나 그때, 유선우가 먼저 머쓱하게 물었다.
“우리, 이제 다시 친해질 수 있는 건가?”
메어리는 그 질문이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순간적으로 뇌가 정지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우리는 이미 친했잖아.
아니 친한 게 문제가 아니라,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다.
연락이 오질 않아서, 감정을 억누르느라.
“… 무슨 소리야?”
대체 이게 무슨 소리지?
메어리는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 그게 아니고.”
유선우는 자신이 말을 잘못 꺼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는 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덧붙였다.
“서로 바빠지다 보니까 만난 지도 오래됐고, 그냥… 조금 서먹해진 것 같아서.”
그는 모르는 듯했다. 메어리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 왔는지를.
그는 그저 동료로서, 사이가 조금 멀어졌다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전혀, 안 멀어졌었다.
그냥 기다린 거였다.
메어리 자신이 먼저 연락했다가 괜히 바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유선우 또한 사이가 멀어졌다고 생각해서, 쉬이 연락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메어리는 당연히 먼저 연락이 안 왔기에, 최대한 일에 몰두했던 것이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생각만 나니까.
결국 서로 바쁘겠거니 하고 연락을 안 하다가.
그렇게 그냥 서로 연락을 안 했던 것.
‘아….
메어리는 지난 몇 년이 부질없이 느껴졌다.
허탈함에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미안한 눈빛을 보내는 남자를 보며, 그의 손을 다시 붙잡았다.
이번에는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의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어 깍지까지 꼈다.
“응··· 다시 친해져 보자.”
메어리는 부드럽게 속삭였다. 과거, 자신이 얼마나 애가 탔는지에 대해 구태여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앞으로의 시간이 더 중요하니까.
메어리는 깍지 낀 손에 희미하게 힘을 주며, 미소를 걸었다.
“아니다. 그냥 전보다 더 찐해지는 건 어때?”
그 말에 유선우 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좋지.”
전우조의 결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