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py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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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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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하나둘 관중석을 채우고, 거대한 스크린들은 제 역할을 위해 대기 시간을 송출하며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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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LOCK 아레나, 오늘 ST와 다윈 게이밍, DWG와의 개막전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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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이라는 볼거리 말고도 오늘 특이한 점이 하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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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장장 삼천 하고도 팔백오십구 일의 시간을 지나, ST의 미드가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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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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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계산만으로도 십 년이 넘는 어마무시한 길이이며, 프라우드라는 존재가 ST에게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방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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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나갈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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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말과 더불어 나는 앞뒤로 줄 서 있는 ST의 멤버들을 흘긋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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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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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대로만 해. 이겨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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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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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모를 표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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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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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가고, 선수들이 경기장 가운데에 위치한 스테이지에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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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설아, 잘할 수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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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LOCK 데뷔전이라고 바쁜 시간 쪼개 찾아오신 안재훈 감독님은 나를 토닥여주시고선 자리를 비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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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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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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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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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지켜보기만 했던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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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상으로 인해 휴식기를 가진 프라우드 선수를 대신해, ST2에서 신인 선수가 등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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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ST3, 그러니까 마스터 리그에서 무실 세트 전승 우승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달성하며 그랜드 리그로 콜업되었고, 오늘! 결국 그 누구보다도 빠른 LOCK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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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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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선수! 트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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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에 약력과 함께 사진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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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에서 프라우드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선수이자, LOCK 최초의 여성 선수. 그리고 무엇보다도 ST의 미드 라인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야 하는 트루가 LOCK 아레나에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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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걷는 순간마다 귀가 찢어질 듯한 함성과 환호가 나를 강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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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 정도로 떨릴 다리였으면, 애초에 시작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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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거리를 여유롭게 걸으며 ST 유니폼에 붙어있는 로고를 잠시 손가락으로 가리키고선 그대로 주먹을 쥐고 두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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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찍는 카메라가 스크린에 그 모습을 송출하고, ST 팬석 쪽이 더없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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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어떻게 해야 팬 분들이 기뻐하는지 아는 선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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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리그에서도 신인답지 않고 베테랑답다고 관계자들이 신기해했는데, 참 이렇게 LOCK에 와서도 한결같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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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힘들 수 있겠지만 중압감을 이겨내고 오늘 경기에서도 같은 모습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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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리에 앉으면서 상대 미드라이너인 이매진을 흘긋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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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 웃어 보이는 걸 보니 저 인간 성격도 어디 안 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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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선수들 모두 스테이지에 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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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K 1라운드, ST 대 DWG, DWG 대 ST의 시즌 시작을 알리는 개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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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밴픽부터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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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부유감과 함께 밴픽창이 허공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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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블루, 상대가 레드 진영이라 첫 밴, 첫 픽은 전부 우리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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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단 브이 밴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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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픽에 있어 나는 굳이 배려해 줄 필요가 없다고 했고, 그런 만큼 밴픽은 준비했던 대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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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ST 상체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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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나쁘지 않게 가져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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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첫 픽으로는 세주, 다음 픽으로는 토르 선수의 레넥턴과 트루 선수의 아제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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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약점이라도 된다는 듯 미드 챔피언을 집중적으로 밴 한 상대 덕에, 우리는 나름 괜찮은 것들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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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트루 선수를 대놓고 노리고 트타, 르블람, 니콥까지 밴 했는데, 결국 어떻게 길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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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니콥보다는 아제르를 밴하는 게 어떨까 했습니다. 마스터 리그에서도 아제르 숙련도가 천외천이었던 트루 선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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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습니까, 어쨌든 팀의 선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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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라인과 더불어 서폿으로도 사용 가능한 니콥을 밴 하면서 ST의 밴픽 경직도를 높이고, 신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숨통은 약간 붙여놓은 상태에서 상황을 지켜보려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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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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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밴픽에 대응해 상대는 잭슨, 마오이카, 제이슨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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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바텀도 완성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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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G가 먼저 카이스를 픽했고, ST가 자얀과 랠로 응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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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막픽으로 알리스탄까지 가져오면서, 밴픽 이렇게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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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탑부터 레넥턴, 세주, 아제르, 자얀, 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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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잭슨, 마오이카, 제이슨, 카이스, 알리스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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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게임 내용은 일단 제쳐 두고 상성으로만 본다면 미드는 초반에 약간 불리하되 헌터 차이에 따라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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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그걸 감안해서 제이슨과 어울리는 세주를 첫 픽에 뺏어온 것도 있으니까 넘어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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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탑부터 바텀까지는 다 무난한 픽이고, 후반에 가면 바텀은 우리나 상대나 캐리력 측면에서는 밀리지 않는 챔피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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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건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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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선수들 준비 신호 들어왔고! 협곡으로 진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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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K 개막전, ST와 DWG!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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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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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파이티이이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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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띤 환호와 함께, 우리는 어느새 뒤틀린 협곡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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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무난하게 하고 상대 쌍둥이 타워 앞에서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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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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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트루 첫 승은 챙겨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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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 말들에서 미묘한 떨림이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리핏도 아니고 쓰리핏한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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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에서라면 모를까, 실제 경기에서는 조금 더 잘해주리란 기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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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딜교 좀 볼게. 탑 좀 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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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나 이거 좀 먹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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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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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상대 미드라이너가 요즘 좀 부진하다지만, 프라우드를 한 번이라도 뚫고 기어코 록드컵 우승을 했던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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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전에 집중부터 해야 하는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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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째 위쪽에서 들리는 소리가 심상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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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거기 들어가지 말고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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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괜찮아. 다 잡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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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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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 여기서 역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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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넥턴한테 잭슨이 일부러 거리를 주고 끌어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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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주가 돌진에 플래시까지 쓰면서 어떻게든 잭슨을 잡아보려고 하지만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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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잭슨의 봉 돌리기 스턴 맞고 타워까지 두 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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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병사를 이용해 상대 미드라이너에게 압박을 주면서, 탑의 상황을 흘긋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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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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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협곡에 킬로그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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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WG Cross -> ST Th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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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WG Cross -> ST E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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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악! 비사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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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선수 데뷔전부터 빨간불 켜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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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신인인 트루가 있는 미드 라인은 평화로운데 초반부터 탑이랑 헌터 이게 무슨 참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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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뭐같이 싸웠길래 초반 교전의 신이나 다름없는 레넥턴과 세주의 조합이 진 건지는 굳이 더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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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거 바텀도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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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 선수 Q 플래시 빗나갔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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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정말 무조건 스턴을 먹일 수 있는 순간이었는데, 기기에 이상이 있는지 의심되는 플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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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알리스탄 상대로 먼저 들어가서 스킬을 하나도 못 맞춘 우리 바텀도 탑과 헌터가 퍽 부러웠는지 따스한 우물로 빠르게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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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WG LockOn -> ST Ex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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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WG LockOn -> ST Nikk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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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놀랍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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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거 잡는 각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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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비까비. 다음 턴에 다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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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는 걱정 안 해도 돼. 아직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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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말을 듣자 이성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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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ST의 오랜 전통을 다시금 꺼낼 필요가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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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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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고 나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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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다물고 내 오더나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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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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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이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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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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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이 내 직설적인 말에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몰아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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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드 말도 가끔 넘기는 인간들이 즐비한 와중에 내가 화 좀 냈다고 곧장 내 말을 들어주리라고는 생각도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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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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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헌터는 초식형에다가 아까 탑 갱을 간 터라 당분간 미드든 어디든 찌를 생각은 안 할 테니 배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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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형 챔피언에게 이동기 달린 아제르를 궁극기 찍기 전에 잡으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짓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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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혹시 모를 상대 서포터는 바텀에서 방금 확인했고 탑이야 언제나의 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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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지금 미드 라인은 일대일 대결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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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마치 본인 헌터가 근처에 있다는 걸 과시하는 과감한 포지션은 허풍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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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이매진에게 일부러 각을 주고 한계까지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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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가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했던 그였기에, 여기서 딜교환을 하지 않고 빠지면 들킨다는 걸 잘 아는 터라 좋든 싫든 내게 다가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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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이슨이 원거리 폼이 아닌 망치폼으로 전환해 이미 모래 병사 돌진기인 Q를 사용한 내게 붙어 이기적인 딜교를 시작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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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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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를 반 박자 늦게, 대각선으로 쓰면서 뚜벅이인 제이슨의 플래시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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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타이밍 맞게 사용한 궁극기를 이용해 상대를 타워 안으로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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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 타워 맞고 체력 거의 안 남은 이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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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안일했나요! 트루 선수에게 이렇게 여유롭게 거리를 주면 어떡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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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은 아예 1차 포탑과 2차 포탑 사이의 뒤틀린 숲으로 향하는 길로 도망쳤지만, 나는 쿨타임이 돈 Q를 이용해 모래병사와 함께 돌진하며 기어코 그를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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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True -> DWG Imag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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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이 왜 미드 연봉이 가장 높은지 증명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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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 힘든 상황 속에서 으라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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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신인 맞나요! 이매진 선수를 기어코 솔킬 내버리는 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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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까지 ST에 들었던 망조가 약간 움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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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선수가 화면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고선 헛웃음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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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뛰어넘을 신인의 등장은 몇몇 선수들에겐 스트레스지만, 또 누군가에겐 새로운 동력이 되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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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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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라인을 밀어 넣으며 아까 다 하지 못한 말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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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숲 상층 오브젝트 싸움하게 니케 오고, 엑소르는 버텨. 그리고 토르는 내가 들어가라고 할 때 강가로 진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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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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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늑대만 먹고 바로 각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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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상화까지는 멀었지만, 최소한 굴러는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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