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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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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읍, 후우."
드디어 소림사의 본원에 도착했다.
엄청난 숫자의 계단을 기어코 걸어 올라왔다.
웬만한 사람들은 여길 오르는 것만으로 하체가 다 털려서 한동안 드러누워 쉬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길이었다.
‘솔직히 좀 쫄았는데, 그다지 힘들진 않네.
나의 체력 스탯은 무려 A+, 금성묵이 그나마 개화가 잘 된 유일한 스텟이었다. 그 덕에 적당히 몸 좀 잘 풀었다 정도의 느낌으로 소화해냈다.
대앵-
댕-!
더욱 크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귀에 담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가히 절경이었다. 사람들이 이래서 등산하는 건가 싶어질 정도로. 적당히 숨을 돌린 나는 종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걸어갔다.
"......흠?"
그곳에는 ​낑낑대며 양 옆에서 종을 잡아당기는 승려 두 명, 그리고 그 반대쪽에 한 거대한 몸집의 승려가 있었는데,
대애앵---!
그는 당겨져서 강한 힘으로 다가오는 종을 한 손으로 받아냈다.
'어떻게 종을 한 손으로...?'
자세히 보니 한 손으로만 받아내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거대한 범종의 속도에 맞춰 왼손을 자연스레 뒤로 당기고는, 온몸으로 그 충격을 분산하여 받아냈다.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 그리고 신체 활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으면 금방이라도 부상당하기 십상일 미친 수련이었다.
"…못 보던 분이 와계시는군요."
그렇게 한창 수련하던 와중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수련을 멈추는 남자. 그는 이내 손에 둘둘 감은 붕대를 풀며 내게 다가와 합장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석운강입니다."
“금성묵입니다.”
그를 처음 본 인상은 상당히 거대하다는 것.
192cm인 나와 비슷한 수준이 신장, 거대한 몸집에 돌덩이처럼 단단해 보이는 근육, 그리고 희미하게 뜬 실눈이 인상적인 사내였다.
'이 자가 고교 넘버원 포텐셜의 포수란 말이지.'
2d 그림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그 박력 자체가 달랐다.
[석운강 님의 스테이터스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열람하시겠습니까?]
[Yes / No ]
직접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자 뜨는 안내창.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Yes를 선택했다.
이름: 석운강
국적: 홍콩
나이: 18세
키: 189cm
소속: 소림사 한국 지부
스킬/ 마승(魔僧) (S)
: 분노할 시 파워와 컨택이 한 랭크 상승합니다.
선구가 한 랭크 감소합니다.
잠재 키워드: 천타지체(EX) , 금강불괴(S+)
타자 능력치 (*포텐셜)
/ 우투 우타
파워: A+ (*S)
컨택: C+
스피드: D
선구: B
수비: S (*S+)
어깨: S (*S+)
추천 포지션: 포수
더 말할 것도 없다.
S등급 포텐셜을 3개 이상 가져야 하는 천타지체를 소유한 포수는 지금 고교세대에 석운강, 이 녀석 뿐이다.
소림사에서 맹훈련을 받아서 그런지 대부분의 주요 스텟들이 발달하여 있었다.
이러니 명문 고교들이 군침을 안 흘릴 수가 없지.
‘스킬이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뭐.
파워와 컨택이 한 랭크씩 상승하는 효과는 정말 엄청나지만, 불심으로 다져진 스님을 분노하게 만들 일이 얼마나 있겠나.
거의 무용지물이라 보는 게 맞다.
나는 그가 하고 있던 생소한 훈련이 궁금하여 질문을 던졌다.
"이 수련은 대체…?"
"아, 궁금해하실 수 있겠군요. 최근 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하여, 여래신장如來神掌 캐치를 단련 중이었습니다. 아미타불."
"………??"
그 무협지에 나오는 여래신장?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괴상한 작명에 어디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지만, 나는 애써 쓴 미소를 지었다.
"금성묵 시주가 절 찾은 이유는 역시 저를 데려가기 위함입니까?"
"뭐, 그런 셈이죠."
"지금 바로 도전하시겠습니까?"
"지체할 거 뭐 있습니까. 바로 가시죠."
"따라오시지요."
끄덕이고 뒤를 돌아선 석운강.
그의 뒤를 따라 걷는데 무언가가 이상했다.
'여기는 사찰 안인데?'
운강을 따라 들어온 곳은 소림사 내의 사찰 건물 안.
그곳은 마치 거대한 동굴 안에라도 들어온 듯, 엄청나게 넓은 공간을 자랑했다.
“…………와.”
건물 안의 중앙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한 거대한 부처상.
인자한 미소의 부처 동상은 쳐다보는 것만으로 그 존재감을 은은히 뿜어내고 있었다.
동상을 등지고 내 쪽으로 돌아선 석운강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험 장소는 여기입니다. 시주는 지금부터 저에게 공을 던지시면 됩니다."
"여기서요?"
도무지 야구를 할만한 장소로는 안 보인다.
그러자 운강이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땅으로 향했다. 그에 맞춰 땅을 본 나는 깜짝 놀랐다.
'…마운드?'
놀랍게도 석운강이 지정한 자리에는 일반 규격의 마운드가 있었다. 마치 외딴섬처럼 말이다.
‘게임이랑 자잘한 부분들이 많이 다르네.
애초에 저예산 게임이니 캐릭터 하나하나의 개성을 보여주기 어려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나는 흙을 팍팍 파내며 마운드를 내 스타일에 맞게 조정했다. ​그 와중에 포수장비를 전부 착용한 석운강.
"준비가 된다면 말해주시길."
룰은 간단하다.
지금부터 투수는 사전 고지 없이 그때그때 던지고 싶은 공을 30구 던지고, 석운강은 그걸 잡는다.
전부 다 받아내면 석운강의 승리,
하나라도 놓치게 만들면 투수의 승리다.
얼토당토않은 공은 잡지 못해도 인정하지 않는다.
참으로 간단한 룰.
심지어 투수에게 어마어마하게 유리한 규칙이나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본래 포구라는 게 무슨 구종이 올지 모르면 그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법. 지금까지 상대가 어떤 투수건 완벽하게 잡아 왔다는 건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심지어 여기, 묘하게 압박감이 든단 말이지.
석운강의 뒤에 앉아있는 초거대 불상도 불상이지만, 투수와 타자 양쪽에 도열하듯 무릎 꿇고 앉아 이 대결을 지켜보는 수십 명의 승려들의 시선도 영 부담스러웠다.
“…시작하죠.”
“아미타불.”
석운강은 고개를 주억이고는 그대로 자리에 쪼그려 앉아 포수 미트를 치켜들었다.
“후우.”
그에 맞춰 나 역시 몸에 긴장을 풀고는, 와인드업 자세를 취했다.
“흡…!”
####
운강은 그를 처음 보자마자 묘한 감각을 느꼈다.
금성묵이라고 자신을 칭한 이 남자의 오성,
재능은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그릇.
그는 드디어 기대감을 품었다.
자신을 데려갈 만큼 흥미로운 투수를 찾았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흡…!"
금성묵이 강하게 키킹하며 투구 자세를 취했다.
파앙-!
그가 쏘아낸 직구가 운강의 미트에 들어왔다.
첫 구의 위력은 운강이 상상과는 전혀 다른, 평범하기 그지없는 공이었다.
'얼추 130km 중후반 정도. 몸이 풀리지 않은 것인가?'
뒤에 던지는 공들을 연거푸 받아보니 그런 건 아니었다.
그는 진지하게 의구심이 들었다.
'이 정도로는 공으론 안 된다는 걸 알고있을텐데, 어째서지?'
그렇다고 운에 맡기고 온 쭉정이 취급을 하기엔, 금성묵에게서 느껴지는 감각이 범상치 않았다.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니지만, 이렇게 쪼그려 앉아 상대 투수의 공들을 받다 보면 운강은 상대가 대략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가 대략 보였다.
금성묵이란 인간은 복잡했다.
어마어마한 그릇인 것은 분명하나 그 속에 담긴 내용물들이 탁했다.
그것도 어지간한 악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말이다.
'허나, 그 탁함이 계속 씻겨져 내려가고 있군. 이런 사람이 존재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인생이 궁하여 절에 찾아오는 사람 중에서도 꽤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만, 이렇게 기묘한 인간상을 보는 것은 운강으로서도 처음이었다.
눈앞의 청년은 자신의 과오를 뒤엎을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행하고 있음이 운강의 눈에 보였다. 그러한 모습은 그가 늘 추구하던 불도의 정의와도 맞닿아 있었으나, 그것이 지금 당장 투수로서의 가치에 직결됐냐 하느냐면 그것은 아니었다.
"15구!"
파앙-!
투구 수를 크게 외치며 투구 동작을 취하는 금성묵.
그의 슬라이더가 운강의 미트로 빨려 들어갔다.
“킁….”
미동도 없자 코를 팽 풀고는 팔을 휘적이는 금성묵.
‘이대로는 안 되겠는데.
더 이상 정공법으로는 안 된다.
그 누구보다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슬슬 시동 한 번 걸어봐?
“………흠?”
소림사의 야구를 총괄하고, 가장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주지 스님이 금성묵의 묘한 변화를 눈치챘다.
‘저 청년, 뭔가 하려고 하는군.
“후우, 16구….”
공기가 고요해졌다.
성묵이 오른발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무릎이 복부 중간쯤까지 오르자, 마치 시계추처럼 균형을 유지했다.
“흐읍…!!”
곧 그의 팔이 세차게 휘둘러졌다.
“오……!?”
“……!”
그리고는 장내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마치, 무언가 일어나기라도 한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