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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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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악!

4번 타자 석운강이 홈런을 뽑아냈다.

내 홈런 뒤에 바로 터진 백투백 홈런이다.

어느덧 스코어는 4-0.

문혁고가 넉넉한 점수 차로 리드하기 시작했다.

그 뒤에 콧김을 뿜으며 타석에 들어서는 지수용.

“으랴앗! 저도 한 번 뽑아보겠습니다!”

기세 좋게 배트를 붕붕 돌려대며 타석에 들어선 녀석. 앞 타자들이 연이어 홈런을 쳐대는 모습에 자극받은 모양이다.

그러나 녀석은 간결한 스윙을 할 때 가장 강력한 타구를 뽑아내는 스타일. 홈런을 의식해 스윙이 커지면 결과는 뻔하다.

부웅!

“스트라이크 아웃!”

“끄아악, 아쉽드아앗…!”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지수용.

그렇게 이닝이 교체됐다

슬슬 수비 좀 하러 들어가 볼까 싶으면, 핫산이 삼진을 펑펑 뽑아내며 금방 이닝을 교대시켜 버린다. 수비 스텟 올리게 뜬공 좀 만들어 줬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다시 돌아온 문혁고의 5회 말 공격 상황.

따악!

6번 타자 서경수가 매서운 타구를 뽑아냈다.

3유간 깊숙한 곳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타구.

그러나 이번에도 그 녀석이다.

슬라이딩 캐치로 낚아채는 유격수 이태경.

열심히 뛰어봤으나 1루에서 아웃당한 서경수가 탄식을 흘리며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호수비를 보여주는 이태경의 모습에, 나는 명 감독 옆에 앉아서는 슬쩍 물었다.

“감독님, 쟤 어때요?”

“아, 유격수? 수비가 엣지 있더라.”

“그쵸?”

“왜, 영입 제안해 보려고?”

“빠따는 식물 수준이라 좀 그렇긴 한데, 우리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잖아요.”

“맞긴 하지, 성묵아. 네가 경기 끝나고 한 번 살살 꼬시고 와라.”

“옛써.”

어느덧 남의 학교 선수 빼 오는 것 정도는 예사로 생각하게 된 우리 둘. 사고방식 자체가 범인들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이태경처럼 수비 하나는 확실한 내야 매물은 있어서 손해 볼 건 절대 없다. 운 좋게 타격도 되는 내야 매물을 찾게 되면 백업으로 쓰면 되고, 못 구한다면 저 좋은 수비로 3루 자리를 채워주면 된다.

따악!

힘없는 내야 땅볼로 타자를 정리한 핫산.

녀석은 오늘 직구-스플리터 조합으로 6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물론 강팀 상대로 검증된 것은 아니나 녀석의 자신감이 붙은 얼굴을 보면, 오늘의 피칭은 녀석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감독님, 저도 몸 풀까요?”

“됐다 임마, 너까지 쓸 생각 없어. 에이스를 아무 경기에나 펑펑 써서 되겠냐. 오늘은 타자에만 집중해.”

단호하게 오늘 난 던질 필요 없다고 말하는 명신우 감독. 나는 고개를 주억이고는 불펜 쪽을 바라봤다.

“오늘 찬준 형님 등판 시키려고요?”

“그래, 찬준이도 실전 등판 경험을 좀 쌓아야 대회 때 쓰지.”

감독님이 가비지 용 투수로 뽑았던 박찬준이 열심히 몸을 풀고 있다. 사실 이럴 때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는 건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보문고 정도면 앞으로 만날 학교 중에선 제일 약한 편일 테니까.

그래서 사실 어느 정도는 막아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따악!

핫산이 내려가고 박찬준이 등판하자, 방망이에 불이 붙기 시작한 보문고 타자들. 150km 중후반대의 공에 속수무책 당하다가 130km 후반대의 공이 날아오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신감 있게 배트를 돌려댔다.

그 결과가 지금 이거다.

문혁고 : 보문고

5 : 3

어느덧 2점 차까지 따라온 보문고.

그런데 아직 보문고 측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7회 초, 1사 만루 상황.

위기를 자초한 박찬준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쓰읍….”

솔직히 좀 불편하다.

나름 네명 뿐인 문혁고 투수진의 일원으로서, 밥값 정도는 해줘야 할 텐데 계속 이런 모습이면 곤란하다.

띠링!

이름: 박찬준

국적: 대한민국

나이: 20

키: 184 cm

스킬 / 마당쇠 (B)

연투 상황에서 피로도가 감소합니다.

잠재 키워드: 강철 체력(A+)

투수 능력치 (*포텐셜)

/우투 스리쿼터

체력: A (*A+)

제구: B

직구: C+

구위: C+

변화구: C+

‘분명히 발전했어, 발전은 했는데….

직구 스텟과 변화구 스텟이 이전보다 올랐다.

문제는 그 발달한 스텟도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엔 약하다.

“후우, 하아….”

모자를 벗으며 땀을 닦는 박찬준.

뭐라고 하기엔 모자를 벗을 때마다 보이는 찬준햄의 빈약한 모근이 나를 약하게 만든다.

내가 뽑은 선수는 아니긴 하지만, 어떻게든 써먹을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굴려봤다.

‘자체 밸류가 높은 변화구를 익혀야 하나…? 아니면 폼을 괴랄하게 수정해…?

그렇게 방안을 이리저리 고심하던 그때.

따악!

타자가 친 공이 내 쪽을 향해 날아왔다.

나는 앞으로 대쉬하며 타구와의 거리를 가늠했다.

‘거리가 좀 애매한데…?

뛰어서만 잡기에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앞으로 슬라이딩하며 잡기엔 가깝다.

이럴 때는 방법이 있지.

촤아악-!

한쪽 무릎을 굽히며 잔디를 훑듯이 미끄러진 나는 공의 낙구 지점에 글러브를 가져다 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착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공. 원래 내 수비 스텟이면 공이 튕겨 나가야 하는데, 글러브 작을 한 보람이 있다.

“빽, 빽……!!”

당연히 안타인 줄 알고 멀찍이 가 있던 주자들에게 귀루 신호가 걸렸다. 혼비백산 돌아가기 시작하는 주자들. 물론 나는 멀쩡히 살려서 보낼 생각이 추호도 없다.

“으랴압…!”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힘차게 공을 뿌렸다. 1루 주자가 헐레벌떡 슬라이딩하며 돌아가 보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아웃…!”

심판의 자비 없는 판정 아래 얼굴이 흙빛이 된 1루 주자. 내 플레이 하나로 아웃 카운트 두 개가 올라가며 이닝이 끝났다.

나는 덕아웃으로 돌아가며, 다소 의기소침한 모습인 박찬준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툭 쳤다.

“찬준 형님, 좀 맞아도 괜찮으니까 팍팍 던지세요.”

“성묵아…!”

내 격려에 감동한 표정을 짓는 찬준햄.

근데 이 형님 정말 괜찮으려나.

이러다간 중요한 경기는 아예 못 나오겠는데….

아무튼 박찬준의 실점으로 경기 스코어가 좁혀지자, 보문고 측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에이스를 투입한 것이다.

띠링!

이름: 유성현

국적: 대한민국

나이: 19

키: 187 cm

스킬 / 날카로운 볼끝 (B+)

선발 등판 시 구위가 상승합니다.

잠재 키워드: 파이어볼러 (A)

투수 능력치 (*포텐셜)

/우투 스리쿼터

체력: B+

제구: B

직구: A (*A)

구위: C+

변화구: B

‘오, 나쁘지 않은데?

이전 투수인 이동재에 비하면 훨씬 나은 스텟이다. 실제로 올라오자마자 하위 타순을 어렵지 않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대측 에이스.

“오케이, 할 수 있다…!”

“할만하다 애들아!”

2점 차까지 좁혀진 점수 차에, 강속구를 뿌려대던 아랍 놈은 이미 마운드에서 내려온 지 오래. 보문고 측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실제로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투수가 박찬준 그대로였다면 말이다.

휘릭!

“스트라이크 아웃!!”

리동혁의 싱커가 춤을 춘다.

그 현란한 무브먼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보문고 타자들. 세 타자 전부 범타로 끝낸 리동혁의 피칭 탓에 그들은 점수는 커녕, 1루조차 밟지 못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오게 된 문혁고의 공격.

1사 주자 1,2루 상황에 내가 타석에 들어서게 되었다.

150km짜리 직구, 체인지업, 커브 이렇게 세 개가 주무기라고 했지.

도도연의 보문고 레포트에서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던 투수가 눈앞의 유성현이다. 물론 청현고의 임태율에 비하면 반의반도 안 되는 분량이긴 하다만.

‘이번엔 슬슬 써볼까.

나는 그동안 내 EX등급의 스킬, 태양신맥(太陽神脈)에 대해 연구했다.

동료들을 상대하며 연구한 결과, 태양신맥에는 총 3가지 단계가 있는 걸 알아냈다.

그 3단계는 기(氣)를 발산(發散)하는 능력, 전문용어로 발기력(發起力)에 따라 약발(弱勃), 중발(中勃),강발(強勃)로 나뉜다.

약발(弱勃)은 약간 기를 쓰니까 나쁘진 않은 상대.

중발(中勃)은 적당히 기를 발산하므로 꽤 강한 상대.

강발(強勃)은 강하게 기운을 내뿜기 때문에 확실한 강적을 마주할 때 발동된다.

지금 상대하는 녀석은 견적이 어느 정도냐?

‘약발(弱勃)이면 떡을 치겠군.

불룩!

[태양신맥에 의해 스텟이 강화됩니다!]

[파워 스텟이 B+ -> A로 강화됩니다]

적당히 강한 녀석인지라 딱 한 단계 강화된 스탯. 하지만 그거면 충분했다. 저 녀석의 의기양양한 표정을 죽상으로 만드는 데는 말이다.

크게 와인드업하는 상대측 에이스 유성연, 몸에 한층 기합이 들어간 걸 보니 이번 이닝을 반드시 무실점으로 마치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그런데 어쩌나.

나는 순순히 돌려보내 줄 생각이 없는데!

따악!

“…………!!”

깨끗한 타격음이 울려 퍼진다.

맞는 순간 직감한 듯 얼굴이 흙빛이 되는 유성연. 나는 느긋하게 타구를 감상하며 천천히 걸었다. 높이, 높이 날아가는 공. 그대로 담장 밖에 떨어진다.

경기에 쐐기를 박는 쓰리런 홈런이 터졌다.

내가 금성묵으로서 처음 경험하는 멀티 홈런 경기다.

산보하듯 베이스를 전부 돌아 홈에 도착한 나는 선행 주자였던 도도진, 최아담과 마주했다.

“성묵이 형, 나이스 배팅이에요.”

“이야, 금성묵 이 새끼. 오늘 폼 좋네. 약이라도 처먹었냐…?”

축하를 건네는 둘과 주먹을 꽝 맞부딪혔다.

이로써 스코어는 8대 3.

내 두 번째 홈런을 기점으로, 경기는 완전히 문혁고 측으로 기울었다.

““수고하셨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는 양 팀.

스코어는 14대 3.

성묵의 홈런 이후 불붙은 문혁고의 방망이는 그칠 줄을 몰랐고, 6점을 더 뽑고 나서야 경기가 끝이 났다. 봄 대회를 코앞에 둔 상황에 거둔 기분 좋은 승리다.

[보문고를 상대로 승리하였습니다!]

[MVP는 문혁고 3학년, 금성묵입니다]

[MVP에게 추가적인 스텟 보너스가 제공됩니다]

[스피드 스텟이 B -> B+로 강화됩니다!]

[수비 스텟이 D-> D+로 강화됩니다!]

[수비 스텟이 D+-> C로 강화됩니다!]

“오호라.”

그동안 웨이트를 해도 잘 오르지 않던 스피드 스텟이 드디어 한단계 올랐고, 수비 스텟은 워낙 기본 치가 낮아서 그런지 두단계나 껑충 뛰어올랐다. 나름 평범한 팀 상대로 이긴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보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그가 아니다.

금태양이란 자고로,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뿐만 아니라 남의 것까지 탐해야 하지 않겠는가. 성묵은 찜해둔 선수에게 은밀하게 접근했다.

“조심히 들어가요. 나중에 연락 한 번 할게요.”

“앗, 넵!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이태경에게 손을 흔드는 성묵. 그는 보문고 측 몰래 이태경과 번호 교환을 하는 데 성공했다. 오늘 수비에선 파인 플레이, 타석에선 홈런을 두 개나 뽑아내며 맹활약한 덕분에 성묵을 보는 이태경의 시선에선 경외감마저 묻어나왔다.

‘이거, 영입도 쉽게 풀릴 각이구만.

10점 가까운 점수 차로 패하며 팀과 팀 사이의 격차를 크게 실감했을 터. 더 강한 팀으로 장학금까지 받아 가며 옮길 찬스를 그리 쉽게 뿌리칠 수 있으리라곤 생각 않는 성묵이다.

이 경기에서도 많은 걸 얻어내어 비릿한 미소를 짓는 성묵. 그러나 그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이 경기를 남몰래 지켜보던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후훗….”

그 정체는 한 여고생이다.

백옥같이 하얀 피부에 귀여운 외모. 분홍색 긴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소녀는 얕게 웃음 지었다. 마치 재미있는 무언가라도 발견한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