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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황태자 알론드(Alondre) (4) - 좋은 취미 생활을 위해서는 적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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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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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용사 성품이나 태도가 침착하고 단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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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형용사 모양이 단정하고 점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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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형용사 일하는 모양이 꼼꼼하고 정성을 들인 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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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황태자와는 인연이 없는 단어임. 이거 시험에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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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라의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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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힘을 부여받은 사전이 그 표지에서 뻗어 나온 팔을 기괴하게 꺾어, 자기 페이지 한 부분을 집요하게 강조하는 듯한 이미지가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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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환영 주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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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라가 그렇게 현실도피를 하고 있을 무렵, 황태자는 매우 진지한 얼굴로 개소리를 지껄여 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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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 베른의 삶은 훌륭했지. 거대한 재앙의 씨앗이 될 몬스터를 토벌하고, 사악한 리치의 음모를 분쇄하는 여정은 실로 내가 꿈꾸던 모험가의 표본과 같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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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 세드릭의 삶도 나쁘지 않았네. 늘 모셔지기만 하다가 남을 모셔보는 건 제법 색다른 경험이었지. 내 취향대로 차를 끓이고, 내가 생각한 방식으로 청소를 하고, 좀 모자라고 미숙한 주인을 모셔보는 것도 즐거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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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 또한 슬픈 천성이라고 해야 할지, 나는 특정 조직에 속하면 그 조직의 규율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어서 말이야. 그런 의미로 앞선 둘은 지나치게 얌전하고 상식적으로만 행동했던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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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라는 금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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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해야 할 말, 하고 싶은 말이 차고 넘치도록 많은데 어느 것도 언어로써 형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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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의 침묵 주문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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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 또한 과거에 이름을 떨치던 대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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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라는 황태자의 강대한 대마법을 저항해 낸 뒤,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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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음에는 세계를 파괴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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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허어, 역시 악마라서 그런지 발상이 사악하구먼. 어찌 취미 생활로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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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자체가 사악한 인간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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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그리 생각한다면, 자네 안에서는 그런 거겠지. 나는 생각의 자유를 인정하니, 그것까지 말리지는 않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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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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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엉클어트리며 절규하는 대악마의 절규를 배경음악 삼아, 황태자는 조용히 잔을 들어 홍차의 향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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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의 취향에 맞춰 단맛을 강조하고 온도를 낮춘 홍차도 나쁘진 않지만, 섣불리 입에 대면 데일 정도로 뜨거운 홍차 쪽이 그의 취향에는 더욱 부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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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다음 분신은 특정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독불장군 컨셉으로 가볼 예정이라네. ‘선’이라는 방침 그 자체는 유지하되, 세세한 방법은 그때그때 떠오르는 대로 움직이는 유쾌범! 음, 실로 즐거울 것 같군. 가끔은 절제와 자제라는 단어를 내려놓고 날뛰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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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흡족하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리는 황태자를, 퀭한 눈으로 바라보던 루시드라는 이내 어깨에서 힘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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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차피 피해 보는 건 내가 아닌데 뭐 어때. 안 그래도 미치광이인 녀석이 그나마 남은 고삐까지 풀어제끼고 날뛰면, 거기에 고통받을 애들 구경하는 재미는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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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이라니, 아마 자네에게 그럴 여유는 없을 것 같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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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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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해하는 루시드라를 향해, 황태자는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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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잖는가,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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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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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라의 눈이 데구르르 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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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눈꼬리가 급격하게 휘어지더니, 이내 그 얼굴이 요염하게 웃는 표정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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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 사내들의 애간장을 태울만한 극상의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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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 그래,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 자, 당신에게 극상의 쾌락을 선사해 줄게. 우선 그 답답한 옷부터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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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자네는 내 새로운 신분 제작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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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악마를 돌보듯이 하며 황태자는 사뿐하게 본인의 용건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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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릇한 분위기로 얼렁뚱땅 내기의 대가를 소모시키려 했던 계획이 망가지자, 루시드라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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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신분 제작을 위한 기반이라니, 그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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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는 애초에 사람의 신분을 그리 신경 쓰지 않는 직종이니 맨몸으로도 업계에 뛰어들 수 있었지. 귀족 가문의 하인 역시 상대가 워낙 특이한 상황이라서 큰 배경 없이 일단 들어가는 게 가능했어. 허나, 매번 이런 요행을 바랄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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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다양한 직종이 존재하지만, 개중 순수하게 ‘능력’만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제법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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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어떤 땅에서 어떻게 자라난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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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프로필이 없으면, 애초에 발을 들여놓기조차 어려운 업계 역시 적지 않게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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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자네가 그 기반을 만들어줘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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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잠깐 기다려! 너 황태자잖아!! 그럴듯한 신분이 필요한 거면 그냥 밑에 애들 시켜서 만들면 그만이잖아! 왜 날 시키려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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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대륙 최강국가인 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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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타국에 적당한 신분 하나 만들어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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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고 간단한 방법을 놔두고 왜 굳이 자기를 부려 먹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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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루시드라의 항의를, 황태자는 간단히 받아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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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그렇게 황태자로서의 권력을 써버리면, 내 취미 생활이 다른 이들에게도 다 들켜버리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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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른 애들한테 까발렸으면서 뭘 새삼스럽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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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카에게는 ‘분신 마법이고 본체는 따로 있다’라고만 말했고, 클라우디아의 경우 내가 밝힌 게 아니고 그녀가 직접 알아낸 걸세. 엄연히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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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블랑카는 애초에 분신이라는 걸 믿지 않았고, 클라우디아 역시 분신이라는 사실은 몰랐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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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감시당하면서 하는 취미 생활이라니, 악몽도 그런 악몽이 또 따로 없군. 최악의 경우, 아예 ‘기반 만들기’만을 위해서 분신 몇 개를 소모할 각오까지 하고 있었지만… 음, 마침 자네가 내기를 제안해 줘서 참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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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라는 건 무릇 인간에게 ‘소원을 들어주마’라고 유혹하며 타락으로 이끄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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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말하자면 세상에 악마만큼 다방면으로 부려 먹을 수 있는 일꾼은 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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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그게 ‘대악마’라는 칭호를 지닌 악마라면, 일꾼 중에서도 특상품이라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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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내가 아직 힘 회복이 좀 덜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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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이 필요한가? 내 직접 공급해 주지. 어차피 분신으로 소모하는 정도는 그리 많은 것도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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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가 현대 세계를 잘 몰라서, 이것저것 조사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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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일 준비를 끝마치라고 할 만큼 나도 자비가 없지는 않네. 어차피 다음 ‘D’까지는 특별히 기반이 없어도 가능할 예정이고, 자네의 일 처리가 생각보다 느릿느릿하다면 ‘E’까지도 기다려 줄 수 있네. 그다음에도 결과를 못 내면 그건 계약 위반으로 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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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 말이야. 세상에 악마를 막 풀어주고 그래도 돼? 내가 막 세상을 타락으로 이끌고 깽판치고 그러면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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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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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라의 마지막 저항에, 황태자는 잠시 손을 입가로 가린 뒤 이내 툭 하고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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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게. 내 그래도 한때 취미 생활을 함께 즐긴 친우로서, 가는 길은 깔끔하게 보내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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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에, 한 치의 의심도 없는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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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슬픈 것은, 루시드라 본인이 생각해도 이 인간이라면 실제로 가능할 것 같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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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될 거 아니야, 하면!! 이 피도 눈물도 없는 황태자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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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라의 눈가에 눈물방울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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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눈물샘이 많이 약해진 악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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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협력을 얻은 루시드라가 눈물과 함께 궁전 바깥으로 떠나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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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는 황태자대로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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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분신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고 해도, 클라우디아, 아니 후작의 혈마수에게 정체를 간파당한 건 내 미숙함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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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앞으로도 많은 분신을 만들어 낼 생각이었고, 개중에는 이번처럼 무리한 운용으로 인해 몸 상태가 나빠지는 이들도 나올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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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상대에게 정체를 간파당한다면 그토록 흥이 깨지는 일도 달리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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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군. 부작용이 심하니 가급적 쓰지 않으려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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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는 작게 한탄한 뒤, 이내 시종을 불러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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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관을 데려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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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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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은 우아한 동작으로 정중히 인사한 뒤 물러났고, 잠시 후 깔끔한 정장을 갖춰 입은 중년의 남성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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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셨습니까,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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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예정에도 없이 갑작스럽게 불러서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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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전하께서 부르신다면 언제라도 응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헌데, 혹시 올라간 서류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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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니고, 한 가지 부탁할 게 있어서 불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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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이라니요.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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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명하지, 자네들이 처리 중인 서류 있잖는가, 전부 가져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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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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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황태자가 서류작업을 한다고 해서 그가 세세한 글자 하나하나를 수정하고 숫자를 검산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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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책상 앞에 올라가는 서류 중 대부분은 최종 결재만을 기다리는, 그야말로 도장만 찍으면 그걸로 끝인 서류가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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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앙 집권형 권력구조와 넓은 영토의 환장할 콜라보로 인해 그 ‘내용을 읽고 도장을 찍는다’라는 행위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중노동이 되지만, 그마저도 아래쪽에서 하나하나 처리 도중인 서류들에 비하면 그 양은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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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서기관은 무례라는 걸 알면서도 당황하며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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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혹여 관심 있는 서류가 있으시다면, 그 내용을 알려주십시오. 최대한 우선해서 처리한 뒤 먼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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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전부… 아니, 됐네. 생각해 보니 내가 가는 편이 빠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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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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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관의 경악을 뒤로한 채, 황태자는 정말로 성큼성큼 나아가더니 금운궁 내 관료들이 한참 업무에 힘쓰고 있는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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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 국가에서 수입해 온 마법의 검은 음료를 물처럼 마시며 서류의 산과 싸우고 있던 관료들은, 느닷없는 황태자의 등장에 문자 그대로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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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들을 향해, 황태자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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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가 없도록 미리 말해두겠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건, 한동안 내 개인 단련을 위해 시간을 마련하고자 하는 행동일 뿐, 절대로 그대들의 일 처리를 탓하기 위함이 아니네. 그냥 인생에 어쩌다 찾아오는 해프닝 같은 거라 여기고, 부디 가볍게 받아들여 주면 좋겠네. 이해했나? 이해했으면 서류들 가져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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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황태자가 뭐라고 말하는 건지, 그가 왜 여기에 쳐들어온 건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관료들이었지만, 황태자가 당장 서류를 내놓으라는데 그 명령을 무시할 정도로 간 큰 이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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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혹여 트집이라도 잡히지 않을까 벌벌 떨면서 서류를 내밀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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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턱이 빠져라 입을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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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의 산이… 녹아내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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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거 계산하는 거 숫자 하나라도 틀리면 안 되는 건데, 계산기도 안 쓰고 그냥 암산으로… 이게 왜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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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치 업무가 최고 상사 손에서 사라진다. …아하, 내가 야근을 너무 많이 해서 꿈을 꾸는구나! 빨리 일어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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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 불신, 현실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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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선과 소리 없는 절규 속에서 관료 수십 명이 해야 할 업무를 모조리 끝내버린 황태자는, 그 상태 그대로 최종 결재까지 마친 서류를 서기관에게 넘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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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관료 사회란 일이 없으면 허공에서 일을 만들어서라도 떠넘기는 법이니, 절대로 이 서류를 한 번에 황실로 올려서는 안 되네. 알겠나? 우리 금운궁은 맡겨진 업무를 일주일 동안 천천히 나눠서 처리한 거야.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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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시선에, 금운궁의 관료들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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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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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너무 많아서 천천히 나눠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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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야근하겠다고 집에 연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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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대답에, 황태자는 흡족한 미소를 지은 뒤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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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관료들은, 느닷없이 일주일 치 업무가 소멸해 버린 상황에 눈만 껌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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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류작업이라는 게 으레 그렇듯이 본래 예정된 작업과는 별개로 또 무슨 일이 올라오겠지만, 본래 처리해야 할 업무에 비하면 그 정도는 껌 씹기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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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틀 정도는 괜한 불안 증세에 시달리던 그들도, 황태자가 정말로 서류 처리 시간에 자기 단련에 몰두하는 중이라는 걸 확인하고는, 이내 입가에 훈풍 같은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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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밑에 다크서클이 심하던 이들 몇몇은 아예 울먹거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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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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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악마에게도 부하 관료들에게도 똑같이 눈가에 눈물을 맺히게 하니, 황태자의 은혜가 실로 하해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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