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77 lines
14 KiB
Markdown
277 lines
14 KiB
Markdown
|
||
#138화 거지 그리츠(Gritz) (14) - 신, 무녀, 남자
|
||
|
||
두두두두두두두!
|
||
|
||
격렬한 땅울림이 울려 퍼졌다.
|
||
|
||
발목에도 미치지 못할 작은 잡초부터 햇빛마저 가려버릴 것만 같은 거대한 거목까지.
|
||
|
||
수호신의 신성력을 받은 식물들은, 마치 동물 같은 자유로움을 얻어 행동을 개시했다.
|
||
|
||
목적은 단 하나.
|
||
|
||
어리석게도 신의 자리를 탐한 죄인과 그 조력자를 단죄하는 것.
|
||
|
||
그들의 나뭇잎은 칼날이었고, 줄기는 채찍이었으며, 뿌리는 창이었다.
|
||
|
||
벌이나 모기 따위의 벌레들이 흉흉한 기세로 그 뒤를 따랐고, 지면 아래에서 은밀히 접근하는 생물 또한 여럿이었다.
|
||
|
||
나무를 어렵지 않게 베어내는 검사라고 한들, 숲 그 자체를 베어낼 수는 없다.
|
||
|
||
마을 하나를 홀로 불태울 마법사라고 한들, 저 벌레의 무리를 단숨에 일소할 수는 없다.
|
||
|
||
자연의, 신의 분노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두려워하며 고개를 숙이는 것뿐.
|
||
|
||
고로.
|
||
|
||
“─신성력이란 곧 기원의 힘. 바라는 것을 그대로 이루는 특성 탓에 얼핏 마력보다 손쉽고 만능인 힘처럼 여겨지기 쉽지만, 막상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지.”
|
||
|
||
그 분노 앞에서 두려워 떨거나 얼어붙기는커녕, 태연하게 입을 나불거리는 남자는 어딜 어떻게 봐도 인간의 범주에는 속하지 않는 이였다.
|
||
|
||
평범함에서 벗어났기에 광인.
|
||
|
||
인간을 초월하였기에 초인.
|
||
|
||
어느 한쪽, 어쩌면 양쪽 모두에 속할 남자는 압도적인 숲의 군세를 앞두고서 가볍게 손목을 까닥였다.
|
||
|
||
그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나무 지팡이 하나.
|
||
|
||
기름을 먹여 윤기가 흐르는 것도, 좋은 원목을 사용해 독특한 색을 내는 것도 아닌, 그저 적당히 긴 나뭇가지를 사용했을 뿐인 허름한 도구.
|
||
|
||
허나 남자가 그것을 휘둘러 자아낸 결과는, 허름함 따위의 단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
||
|
||
살랑.
|
||
|
||
지팡이의 움직임에 따라, 아주 작은 바람이 생겨났다.
|
||
|
||
화살 같은 기세의 나뭇잎들과 비교하면, 너무나 작고 미약한 힘.
|
||
|
||
그러나 남자는 개의치 않았다.
|
||
|
||
빠르고 강한 것을 제압하기 위해서, 꼭 그보다 더 크고 강대한 힘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기에.
|
||
|
||
미약한 것이 약한 것을 움직였다.
|
||
|
||
약한 것이 평범한 것을 움직였다.
|
||
|
||
평범한 것이 강대한 것을 움직였다.
|
||
|
||
땀방울 하나 식히지 못할 것 같은 미풍은, 어느새 거대한 폭풍이 되어 나뭇잎들을 모조리 집어삼켰다.
|
||
|
||
부드러움(柔)의 이치가, 강을 제압했다.
|
||
|
||
남자는 기세를 전부 잃어버린 채 나풀나풀 흩날리는 나뭇잎 사이에서 말을 이었다.
|
||
|
||
“이 세상의 신이란 다신(多神). 유일이 아니기에 각각 담당하는 분야가 있고, 그렇기에 신을 향한 기원 역시 방향성을 지닌다. 전쟁의 신에게 다산을 기원하는 이는 드물지 않겠나? 처음 계기야 어찌 되었든, 이 수호신은 농경신으로 인식되었고 따라서 다룰 수 있는 힘도 그쪽 계열이 많지.”
|
||
|
||
다음으로 덤벼든 줄기의 채찍이었다.
|
||
|
||
닿는 순간 살을 찢어발기고, 그대로 몸을 휘감아 단숨에 뒤틀어버릴 흉기들.
|
||
|
||
그에 대응하듯이, 남자의 지팡이가 새로운 묘리를 품었다.
|
||
|
||
환(幻).
|
||
|
||
거기에 있는 듯 하나 없으며, 없는 듯 하나 존재하는.
|
||
|
||
다채롭고도 현묘한 움직임으로 누군가를 속이고, 기만하고, 매료시키는 이치.
|
||
|
||
지팡이가 그리는 복잡하고도 자유로운 궤적에 줄기들은 순식간에 손발이 어지러워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자기들끼리 꼬이고 엉켜 옴짝달싹할 수 없는 꼴이 되었다.
|
||
|
||
“물론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무색무취한 신성력은 뭐든 할 수 있는 대신 그 효력과 효율이 뒤떨어지고, 염원에 물든 신성력은 특기 분야 한정으로는 무서운 성능을 뽐내지. 앞으로 신성력을 다룰 거라면 잘 알아둬야 할 걸세.”
|
||
|
||
수호신을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남자의 말이 향하는 대상은 수호신이 아니었다.
|
||
|
||
그 사실에 분노하듯이, 혹은 그조차도 빈틈이라고 여긴 것처럼, 수호신의 새로운 공격이 이어졌다.
|
||
|
||
땅속에서 전조 하나 없이 솟구치는 나무뿌리의 창.
|
||
|
||
감지도 회피도 까다로운 그 공격을 앞두고,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팡이의 머리로 지면을 때렸다.
|
||
|
||
소리는 없었다.
|
||
|
||
땅울림도 없었다.
|
||
|
||
왜냐하면 그것은 충격이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낭비되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
||
|
||
산을 때려 그 너머의 소를 치는 것처럼, 황태자의 공격에 담긴 무거움(重)은 그 어떤 낭비도 없이 땅 아래의 뿌리를 분쇄했다.
|
||
|
||
기회를 노리며 꿈틀거리던 온갖 벌레들이 함께 짓뭉개진 것은 덤이었다.
|
||
|
||
“…….”
|
||
|
||
그 혼잡스러운 전투 속에서, 그레이스는 기도하는 자세로 조금도 움직이지를 않았다.
|
||
|
||
그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
||
|
||
무언가가 부서지고 베이는 소리가 귓가에 울릴 때마다, 반사적으로 눈을 뜨고 주변을 살피고 싶어진다.
|
||
|
||
아차 하는 순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전장 한복판에서, 눈을 감은 채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행위는 실로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요구했다.
|
||
|
||
식은땀이 뻘뻘 흐르고, 무의식중에 몸이 덜덜 떨리고 만다.
|
||
|
||
하지만, 그런데도 그레이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
||
|
||
그것은 모든 것을 체념한 채 제물이 되는 것만을 기다리던 자신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준 그리츠를 향한 신뢰였고, 맡겨진 역할만큼은 제대로 해내겠다는 오기이자 승부욕이기도 했다.
|
||
|
||
‘…느껴져.’
|
||
|
||
기존의 오감과는 다른, 영감이라고 불러야 할 새로운 감각이 날카롭게 곤두섰다.
|
||
|
||
벨라리아의 주민들에게서 시작되고, 수호신이라는 중개자를 거쳐, 그레이스 자신에게로 흘러들어오는 무형의 흐름.
|
||
|
||
손으로 만질 수도, 움켜쥘 수도 없는 그것을 빼앗는다는 게 어떤 건지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레이스는 그리츠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
||
|
||
‘신성력이란 그 자체가 염원이자, 동시에 염원에 응하는 힘. 그렇다면, 바라면 돼.’
|
||
|
||
더 많은 힘을 빨아들인다.
|
||
|
||
더욱 빠르게, 더욱 탐욕스럽게.
|
||
|
||
이미지하는 것은 한 그루의 나무.
|
||
|
||
수호신이라는 땅에서, 신성력이라는 물과 양분을 흡수하며 자라나는 거대한 나무.
|
||
|
||
-무엄하고도, 불경하다.
|
||
|
||
그런 그레이스의 시도를 감지했는지, 빨아들이는 신성력에 뒤섞여 수호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
-너희가 바란 신이다. 너희가 염원한 가호다. 아득한 세월 동안 나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났으면서, 감히 이를 원수로 갚고자 하느냐.
|
||
|
||
그레이스는 반론했다.
|
||
|
||
‘뭐가 신이야. 뭐가 가호야. 당신은 그저 괴물일 뿐이잖아. 이 땅은 당신이 없어도 풍요로워. 당신은 그저 흉작을 만드는 저주로 사람들을 속였을 뿐이야.’
|
||
|
||
-그것을 어찌 단언하느냐.
|
||
|
||
-가주가 떠들어댄 것이 정녕 사실이라 여기느냐? 설령 가주 본인이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고 한들, 그 가주 본인조차 속고 있었을 가능성은 떠올리지 않느냐?
|
||
|
||
-부모가 아이에게 제 치부를 사실대로 털어놓겠느냐? 자기들은 그저 피해자일 뿐이라고, 나쁜 것은 모두 신이라고 변명하는 이가 가주 중에 단 하나도 없었으리라 믿는 것이냐?
|
||
|
||
그레이스는 잠시 헛숨을 삼켰다.
|
||
|
||
그녀의 망설임을 따르듯이, 저쪽에서 이쪽으로 흘러오던 신성력의 기세가 약해졌다.
|
||
|
||
-아이야, 벨라리아에서 태어난 회색 머리의 아이야. 내가 사라지면 이 땅에 깃든 가호 역시 사라진다.
|
||
|
||
-수많은 이들이 굶주릴 것이고, 그들은 뼈다귀와 같은 몰골이 되어 너를 저주할 것이다.
|
||
|
||
-그 업보를 어찌 감당하겠느냐. 그 원한을 어찌 받아들이려 하느냐.
|
||
|
||
‘설령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내가 당신의 역할을 대신하면 돼. 그러면 아무도 희생되지 않아.’
|
||
|
||
-그 지식이 진짜라고 어찌 확신하느냐. 그 또한 그저 누군가에게 들었을 뿐인 말이 아니더냐. 그가 거짓을 말하지 않았으리라는 보증이 어디에 있느냐.
|
||
|
||
-너는 그의 무엇을 아느냐. 그의 정체를 아느냐? 그의 얼굴이라도 본 적이 있느냐? 그가 어떤 존재인지, 어째서 그토록 뛰어난 능력을 지녔는지, 어디에서 찾아왔는지를 아느냐?
|
||
|
||
-네가 위기에 빠져 절망한 순간, 때마침 적당한 조력자가 나타나 그럴듯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부자연스럽다고 여긴 적이 없느냐?
|
||
|
||
수호신은 끊임없이 의혹을 제시했고, 계속해서 그레이스를 흔들려고 했다.
|
||
|
||
그리고 그레이스는 수호신의 말에 일리가 있음을 인정했다.
|
||
|
||
확실히 그리츠의 존재는 여러모로 수수께끼가 많았다.
|
||
|
||
그의 말에 휘둘려 일생일대의 도박을 하면서도, 정작 그레이스는 그리츠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
||
|
||
그는 누구일까.
|
||
|
||
어째서 그토록 수많은 능력을 지니고, 어떻게 그토록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
||
|
||
대체 왜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었을까. 갑자기 말투가 바뀐 것은 어째서일까. 그의 속내는 대체 무엇일까.
|
||
|
||
모른다. 알 수 없다. 수상하다.
|
||
|
||
‘─그래도, 괜찮아.’
|
||
|
||
그런데도, 그레이스는 그렇게 단언했다.
|
||
|
||
‘당신 말대로 나는 그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어. 어쩌면 속고 있는 걸지도 몰라. 어쩌면 이용당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언젠가 이 결정을 후회할지도 몰라.’
|
||
|
||
하지만, 그래도.
|
||
|
||
‘그를 찾아냈을 때 흥미를 느꼈어. 그가 새로운 길을 제시했을 때 희망을 느꼈어. 그와 웃고 떠들면서 마음이 편해졌어. 그가 위로와 격려를 건넸을 때 정말로 기뻤어.’
|
||
|
||
그리츠의 정체가 무엇이라 한들, 그리츠의 속셈이 무엇이라 한들, 어쩌면 모든 것이 허구이며 거짓이라고 한들.
|
||
|
||
그를 통해, 그와 함께하며 느낀 감정만큼은 틀림없는 진짜다.
|
||
|
||
그렇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
||
|
||
‘내 대답은 바뀌지 않아.’
|
||
|
||
그레이스의 결의를 증명하듯이, 신성력의 흐름이 더욱 가파르고 빨라졌다.
|
||
|
||
작은 묘목에 불과했던 나무가 거목으로 자라나고, 그 주변으로 수많은 꽃이 피어났다.
|
||
|
||
-아아, 이 얼마나 우둔하고도 파렴치한 생명이란 말인가!!
|
||
|
||
연결된 신성력을 통해 수호신이 그레이스의 속내와 정보를 알아냈듯이, 그레이스 역시 수호신의 속내를 감지했다.
|
||
|
||
수호신은 더 이상 그레이스를 설득할 수 없음을 깨닫고, 앞뒤를 안 가리고 그녀를 죽여버리기 위해 힘을 쏟아부었다.
|
||
|
||
심상 속에서 신성력을 흡수하는 데 전념하는 그레이스는, 현실에서는 지극히도 무방비하고도 무력하다.
|
||
|
||
나뭇잎으로 목을 베든, 해충으로 물어 독을 퍼붓든, 뭐라도 공격을 닿게 할 수만 있으면 그걸로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
||
|
||
“흠, 최근에 자주 써봐서 그런가. 검만큼은 아니지만 지팡이도 나쁘지 않군. 역시 익숙함이란 중요한 법이야.”
|
||
|
||
하지만, 그 너무나도 간단한 행위가, 이 남자의 앞에서만큼은 허용되지 않는다.
|
||
|
||
자연의 폭력이, 하려고 하면 벨라리아의 모든 인간을 몰살시킬 수 있는 재해가, 고작 인간 하나의 비호를 뚫어내지 못한다.
|
||
|
||
어느새인가, 주변을 가득 메우던 금색의 휘광은 눈에 띌 만큼 줄어들고, 그 빈자리를 대체하듯 은회색의 빛무리가 숲을 채우고 있었다.
|
||
|
||
그 비율은 대략 50대 50정도.
|
||
|
||
기량 차이 탓에 그레이스가 당장 수호신 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는 없겠지만, 가진 힘의 크기만이라면 동률까지 따라잡은 것이다.
|
||
|
||
으드드드드득!
|
||
|
||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이, 숲이 들썩였다.
|
||
|
||
나무와 나무가 얽혀 뼈를 이루었다.
|
||
|
||
줄기와 줄기가 얽혀 살을 채웠다.
|
||
|
||
이파리와 이파리가 얽혀 피부를 덮었다.
|
||
|
||
심장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수호신 그 자신.
|
||
|
||
-■■■■■■■■■!!
|
||
|
||
키만 백여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 거인이 포효했다.
|
||
|
||
사람이 벌레로 느껴질 만큼 압도적인 규모의 괴물이, 그 주먹을 그레이스와 남자를 향해 힘껏 내려찍었다.
|
||
|
||
“흠… 과연. 격으로는 초월에 미치지 못해도, 힘의 크기라면 볼만하군. 반쪽짜리 신으로도 이거라면, 만신전의 전성기는, 그거야 무서웠겠지.”
|
||
|
||
남자가 지팡이를 고쳐 쥐었다.
|
||
|
||
그동안은 특별한 자세를 취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지팡이를 휘두르던 그가,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자세를 갖추었다.
|
||
|
||
“최근 살짝 자만한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덕분에 좋은 경험이 되었네. 역시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군. 기꺼운 일이야.”
|
||
|
||
강(剛).
|
||
|
||
흘려넘기는 것도, 견디는 것도, 약점을 찌르는 것도 아닌.
|
||
|
||
그저 정면에서 때려눕히는 것.
|
||
|
||
그것이 남자가 선택한 방법이었다.
|
||
|
||
지팡이의 주변으로 어마어마한 오러가 몰아쳤다.
|
||
|
||
그와 동시에 그레이스의 발밑에서 생겨난 마법진이, 그녀의 몸을 감싸며 주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했다.
|
||
|
||
거인의 주먹과 남자의 지팡이가 맞닿았다.
|
||
|
||
연이은 땅울림과 소란으로 잠에서 깨어난 벨라리아의 주민들은, 인생 내내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굉음에 머리를 감싸 쥐고 몸을 떨었다.
|
||
|
||
충돌의 순간을 온전히 목격한 이는 없었다.
|
||
|
||
오른팔부터 시작해 상체 중 반절 이상이 날아가 버린 거인의 잔해.
|
||
|
||
그리고 더 이상 금빛이라고는 없이, 오롯이 은회색으로만 가득 찬 빛이, 그 결과를 말해줄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