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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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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구조에 대한 설명은 얼추 끝났다.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흥분이 교차했고, 일부는 벌써 작전 회의를 하는 듯한 속삭임까지 한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팀 배정.
청팀과 백팀.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가며 대결을 벌이게 될 두 진영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시험을 결정지을 문제였다.
합리적이고,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게끔, 구성해야 할 테니까.
잠시의 정적을 깨트리며, 이사장이 나섰다.
“가장 공정하고 완벽한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스크린 위에는 익숙한 단어들이 떠올랐다.
『홀수 랭킹 청팀』
『짝수 랭킹 백팀』
간단했다.
1위, 3위, 5위…는 청팀.
2위, 4위, 6위…는 백팀.
밸런스에 대한 답변으로, 가온은 홀수와 짝수라는 선택지를 제시한 듯했다.
“랭킹은 여러분 스스로가 만든 결과입니다.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죠.”
이사장은 자랑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현재 랭크가 없는 학생들이 있다.
나처럼 정식 랭킹이 없는 특례 입학생이나, 또 칼로스에서 넘어온 윤채하나 주서준 같은 학생들.
이런 특수한 경우는 어떻게 넣느냐가 남은 문제였다.
그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참고로, 랭킹이 부여되지 않은 일부 학생들에 대해서는, 중간고사와 교류전 실적, 그리고 교내 실기 평가 점수를 기반으로 내부 정렬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역시, 가온의 고유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 배정된 공정한 사항이었음을 밝힙니다.”
정해진 룰 위에 적당한 개입이 얹힌 셈이었다.
이 정도는 이해할 만하다.
그리고 결국, 최종적으로 확정된 두 팀의 조합이 발표되었다.
- 띠링
- 띠링
수십 명의 이름이 스크롤을 타고 지나갔지만, 나는 내게 가장 중요한 인물들만을 골라 눈에 새겼다.
[청팀 - 홀수 랭킹]
[랭킹 1위 강아린]
[랭킹 5위 유하나]
[랭킹 19위 하시온]
[랭킹 없음 주서준]
[백팀 짝수 랭킹]
[랭킹 2위 요한]
[랭킹 4위 천여울]
[랭킹 없음 윤채하]
[랭킹 없음 정해인]
랭킹이 없었던 나는 윤채하와 같은 팀에 배정되었다.
주서준은 반대편.
아마 채하와 함께 교류전에 참여했던 그 시너지를 명분 삼아 분산 배치한 것일지도 모른다.
청팀엔 강아린과 유하나, 그리고 무력만큼은 그들에게 밀리지 않는 하시온이 자리 잡았다.
반대로, 백팀은 천여울과 요한 나와 윤채하가 조합되어 있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내가 보기엔 꽤 괜찮았다.
극단적으로 한쪽에 쏠린 팀이 없고, 어느 쪽이건 핵심 전력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였다.
청팀은 강아린 중심, 혹은 유하나 중심.
백팀은 천여울 중심, 요한 중심 혹은··· 윤채하 중심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나쁘지 않아 보였다.
“같은 팀이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천여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워치 화면에 떠 있는 가온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화면 속 천무관. 바로 가온 강의동 한가운데 위치한 건물이다.
“시작하면 여기로 와.”
씨익, 장난기 섞인 미소와 함께 덧붙였다.
“같이 다니자.”
같이 다니자는 제안이었다.
그 순간, 조용했던 오른쪽에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응.”
그러나 대답한 건 내가 아니었다.
윤채하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천여울이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살짝 짚었던 손가락이 멈춘다.
“… 넌 뭐야?”
“나도 갈게. 같은 팀인데 뭐.”
윤채하는 무심하게 대꾸했다.
천여울의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반박할 거리도 없고, 논리적으로도 맞는 말이었다.
나를 한참 바라보던 천여울이 입을 열었다.
“올거얌?”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니. 좀 나중에.“
천여울의 입꼬리가 멈칫하며 내려갔다.
나는 챙겨야 할 게 있었다.
이 시험에는 여러 가지 숨겨진 히든들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중 하나인, 부활 지점.
전장 어딘가에 존재하는 그 장소에 도달하면, 청팀 백팀을 가리지 않고 탈락한 대상을 지정해 포인트를 내고 다시 부활시킬 수 있다.
단, 그 대가는 ‘종속’이다.
몸과 마음이, 그리고 일정 점수까지 부활시킨 사람에게 귀속된다.
여러 의미로 대상의 충실한 종이 되는 셈이었다.
당사자도 새롭게 기회를 부여받는 것이니, 열심히 할 수밖에 없고.
그 외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수많은 히든 요소가 그 구역에 뿌려져 있다.
그래서 바로 모일 수는 없었다.
“챙길 게 좀 있어서. 공수 한번 바뀔 때까지만.”
난 웃으며 말하며 고개를 빼고 양옆을 돌아봤다.
“너네끼리 좀 같이 다녀볼래?”
순간, 두 사람 모두의 표정이 동시에 일그러졌다.
***
​강당에서의 기말고사 안내가 끝났다.
우리는 복도로 나와 걷고 있었다.
시험이 약 일, 이 주일 정도 남은 시점.
- 띠링.
나와 윤채하의 워치에 한 알림이 도착했다
[집합입니다~~]
보드게임 동아리 단톡방에 올라온 동아리장의 호출이었다.
평소엔 ‘출석은 자유, 퇴근은 더 자유’라는 소리를 입에 달던 동아리장이 직접 집합을 걸다니.
정말 이례적인 호출이었기에 나와 윤채하는 동아리방으로 향했다.
문제는.
“너는 왜 따라와.”
그곳에 천여울도 함께였다는 것.
“할 것도 없는데 뭐.”
“할 게 왜 없….”
나는 그 즉시 천여울의 필기 점수를 지적하려 했으나.
“히.”
천여울이 콧소리 섞인 웃음으로 내 시선을 부드럽게 받아냈다.
생각해보니 얘, 저번 시험 잘 봤었지.
잘한 사람 기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래.”
사실 보드게임 동아리는 외부인의 출입도 제법 있는 편이다.
단, 동아리원 한 명 이상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규칙만 지키면 됐다.
그런 면에서 천여울이 못 들어올 이유는 없었다.
우리는 동아리방 문을 열고 들어섰다.
웬일인지 의자들이 정렬되어 깔끔하게 놓여 있었다.
제일 늦게 도착한 건 우리 셋.
문이 닫히자, 맨 앞에서 무언가를 정리하던 동아리장이 고개를 들었다.
“어 그래 왔….”
그러다 시선을 멈췄다.
조서연의 시선이 나와 윤채하를 지나, 천여울에서 멈췄다.
"누구세요?"
그 순간.
“안녕하세요? 잠시 놀러 왔어요.”
천여울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단아하게 머리카락을 넘기며 미소 지었다.
목소리도 부드럽고 공손하다.
장난기 가득하던 태도는 어디로 갔는지, 고개까지 살짝 숙이며 상당히 예의 바른 태도다.
“뭔….”
나와 윤채하는 동시에 소름이 돋았다.
“아, 네네. 편히 놀다 가세요?”
조서연도 어리둥절하며 당황한 눈치였지만,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그렇게 셋은 조용히 자리에 앉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서연이 앞으로 나섰다.
“자, 여러분. 오늘은 중요한 발표가 있어요.”
가볍게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정돈한다.
“좋은 소식이 있고, 나쁜 소식이 있어. 뭐부터 들을래?”
순간 여기저기서 “좋은 거!” “나쁜 거 먼저!” 등등 말이 겹쳤다.
사방에서 말이 엇갈린다.
조서연은 그걸 다 듣고는 웃으며 말했다.
“좋은 소식부터 할게? 우리 동아리 렉시움을 이번에 영광에서 통 크게 후원을 해준다고 합니다!!!!”
“와아아!”
동아리방이 소란해졌다.
“진짜?”
“영광에서?”
“구닥다리 게임 좀 치워도 되겠다!”
기업에서 가온의 동아리를 후원해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전투 동아리가 아닌, 보드게임 동아리는 후원의 대상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었다.
분명 가온에서도 자체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지원을 하지만, 최신식 마공학 보드게임은 결국 너무 비싸다.
따라서 외부 기업에서 지원을 해준다는 건 둘도 없는 호재였다.
원작에서 이런 이벤트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은 이야기였다.
조서연은 머리카락을 넘기며 자랑스레 말을 이었다.
“동아리방 리모델링부터! 풀 다이브 마공학 보드게임! 거기에 최신형 시뮬레이터까지…… 진짜 좋지?”
“예!”
여기저기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천여울도 양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때, 조서연이 슬쩍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자 이제 나쁜 소식.”
그때, 조서연이 슬쩍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일부러 말을 끊고, 동아리방을 천천히 둘러봤다.
“아까 동아리 방 리모델링한다 했었죠?”
손을 번쩍 들며 말한다.
그 말에 몇몇 학생들은 짐작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한 달 동안! 동아리 문 닫습니다~~”
번쩍 든 손은 오른손은 검지만 남긴 채, 나머지 손가락을 다 접은 상태였다.
“아….”
“어쩔 수 없지….”
동아리방 전체가 침울해졌다.
“그래도 기말고사 끝나고는 쓸 수 있을 테니 다행이죠?”
조서연은 그걸로 위로라도 되는 양 덧붙였다.
기말고사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더욱 침울해졌다.
“그러니 우리 그때 다시, 살아서 봐요~”
그녀는 손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