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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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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자는!! 윤채하!
교류전의 마지막, 개인전 결승이 끝났다.
결국 최종 승자는 윤채하로 확정.
원래 그녀가 뛰어난 인재였는지,
아니면 가온의 시스템이 뛰어난 건지,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번 교류전도 가온의 승리였다.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가온이 이겼으니 당연한 결과랄까.
시상식이 시작된다.
1등 윤채하, 2등 주서준, 3등 가일.
가일은 비록 윤채하에게 작살이 났지만, 3·4위전에서 나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듯했다.
나는 관중석에서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봤다.
윤채하가 단상 위로 올라선다.
천천히 고개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본다.
또 마주쳤다.
‘계속 보네.
그녀의 시선이, 또 내 쪽을 향한다.
몇 초쯤 시선이 머물더니, 입 모양이 살짝 움직인다.
‘나가지 마.
딱히 할 것도 없기에 나는 시상식을 지켜봤다.
단상 위에서 수상받는 윤채하를 보며, 이번 교류전을 통해 얻은 윤채하의 성장에 대해 곱씹었다.
‘잘한다.
이젠 잘한다라는 말도 조금 부족해졌다.
흡수가 빠르다.
가르쳐준 걸 단순히 따라 하는 게 아니라, 그걸 토대로 자기 것으로 재구성해 낸다.
내가 보여준 기술을 해석하고, 바꿔 쓰고, 때로는 그 위에 자기 감각을 얹어, 아예 다른 무언가로 만든다.
원래는 윤채하를 궤도에 올려놓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줄 알았다.
원체 고집이 센 성격이기도 하고, 다른 애들처럼 탄탄한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그 생각은 틀렸다.
그녀에게 ‘설정’되어있는 타고난 재능과 감각은 생각을 뛰어넘게 우수했다.
현재 윤채하의 상태를 표현하자면.
그녀 완전히 자기 스스로의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좋아.
이제는, 더 건드릴 필요도, 가르칠 필요도 없어졌다.
오히려 내가 무언가를 더 알려주려 한다면, 지금의 성장 흐름에 괜한 노이즈가 낄지도 모른다.
그만큼 윤채하는 지금.
여러 추진체를 달고, 원하는 방향을 향해 아주 정확히 달려가고 있었다.
볼 건 다 봤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말없이 뒤를 돌아 나섰다.
***
“우 씽… 뭐야… 어디 갔어….”
윤채하는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관중석 쪽으로 향했다.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졌고, 머릿속은 한 사람의 얼굴만 떠올랐다.
하지만.
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
정해인은, 어디에도 없었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 있었는데….
분명히 미소 짓고 있었는데….
그런데 왜.
가슴이 텅 비는 듯한 기분이다.
“채하야.”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를 불렀다.
뒤를 돌아보자, 그녀의 부모님이 다가오고 있었다.
단정한 차림의 연구자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버지, 그리고 입가에 웃음을 띤 어머니.
그녀의 아버지는 학계에서 유명한 연구자고, 어머니는 마법 대학 교수다.
두 사람 모두 세계 마법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초빙될 정도인 업계의 권위자들이었다.
윤채하의 재능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두 사람의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잘했어. 정말 멋졌어, 우리 딸.”
“고생 많았다.”
어머니는 다정하고, 아버지의 말은 짧았지만 묵직했다.
윤채하는 잠시 당황한 표정으로 멈췄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고마워.”
칭찬이 낯설다.
어머니의 경우야 그렇다 쳐도.
아버지의 칭찬은 언제나 그렇듯, 어딘가 어색하고 낯설었다.
그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사실이었다.
그때, 뒤편에서 하이힐이 바닥을 두드리는 또렷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채하양, 그리고 어머님 아버님~ 오랜만에 뵈어요~”
친근한 여성의 목소리.
윤채하가 고개를 돌리자, 현대적으로 개량된 푸른 로브를 걸친 여성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로브 어깨에는 세 개의 원형 마법진이 교차된 듯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그 문양이 뜻하는 것은 하나.
‘마탑 소속.
마탑은, 마법사 사회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곳이다.
그중에서도 그녀는 마탑 고위 간부 중 한 명.
실험과 정세 조율 모두에 참여하는 중간 결정권자였다.
마탑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마법사들만 들어설 수 있는 곳.
수많은 국가와 기관이 보낸 천재들조차, 1차 심사에서 절반이 걸러지고, 2차 실기와 면담을 통과하는 이는 그중 일부에 불과했다.
그러나 윤채하는, 이미 마탑 내에서 ‘예비 마탑인’으로 내부적으로 분류된 상태였다.
아직 소속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최근 보인 기술들에 대한 내용이 내부 문서에서 오르내렸으니까.
“오늘 결승전, 정말 인상 깊게 봤어요.”
그녀는 윤채하의 부모에게 익숙하게 말을 건넸다.
이미 그녀는 윤채하의 부모와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윤채하의 어머니가 마법대학 교수로 있을 당시 학술교류도 있었고, 아버지는 연구 프로젝트에서 간접적으로 협업한 이력이 있었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간단하게 식사라도 함께하시는 건 어떠세요?”
그녀는 손사래 치며 덧붙였다.
“별건 아니고요~ 채하 학생의 앞으로 진로나, 그런 부분에서 선배 마법사로서 방향을 좀 잡아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요즘 아이들은 진짜 감각도 빠르고, 섬세해서 저도 전해줄 수 있는 게 많아서~”
말투는 가벼웠으나, 그 안에 담긴 뜻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우리, 너희 딸한테 관심 있어. 라는 소리란 건, 그녀의 부모들도 인지하고 있었다.
윤채하의 어머니는 살짝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도 내색은 하지 않았으나 만족스러웠다.
마탑은, 그런 곳이었다.
정작 그 당사자인 윤채하는, 고개를 살짝 든 채 관중석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쟨 또 왜 저래?
마탑의 간부, 루이나는 윤채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덕꾸러기.
천재들이 가지고 있는 그 특유의 변칙성.
윤채하는 마치 이 자리에 관심조차 없다는 듯, 시선만 바쁘게 움직였다.
고개를 천천히 한 바퀴 돌리고, 또 한 바퀴.
결국 그녀는 작게 입을 삐죽 내밀며 중얼거렸다.
“진짜 갔네…. 같이 밥 먹으려 했는데….”
혼잣말처럼 작게, 삐친 아이 같은 말투로.
뺨에 맺힌 미세한 홍조와 발끝을 톡톡 구르는 동작이 그녀의 감정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러곤 고개를 돌려, 루이나와 눈을 마주쳤다.
“저 마탑 안 가요.”
단호한 한 마디.
루이나의 미소가 살짝 경직됐다.
이윽고 그녀는 고개를 살짝 돌려, 자신의 부모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저, 뱅퀴셔 입단할 거예요.”
예상치 못한 선언에, 윤채하의 부모는 짧게 숨을 들이켰다.
둘 사이에 잠시 눈빛이 오갔고, 이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윤채하는 다시 관중석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비어 있는 자리.
그가 앉아 있었던 자리.
‘도망쳐도 상관없어.
그녀는 아주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따라가면 돼.
작열하며 타오르는 태양이, 스스로.
시린 별을 따라가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
가온 아카데미의 부지를 걷고 있었다.
유하나가 전해주길, 단체전의 부상은 조만간 전달이 된다고 한다.
아마, 상금이지 않을까.
나는 벤치에 앉았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윤채하가 악신의 잔재를 흡수한 이후, 마치 완전히 궤도에 올라섰다.
기쁘다.
걱정 없이 놓아도 될 만큼 성장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큰 건을 처리했다.
이제 남은 건 곧 있을 기말고사 정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에 껴있는 교류전 특성상.
사실상 기말고사는 이미 시험 기간에 돌입한 상태였다.
그때까지 나도 성장 하는 게 좋아보였다, 편린의 확장 권능에 대해 더 연구를….
그때.
- 띠링
스마트 워치가 울렸다.
눈길을 내리니, 발신자는 아르카디아 교단.
아무래도, 저번 티아라 건에 관한 보상인듯했다.
‘받을 것도 없는데.
별거 없이 억지로 짜낸 보상이라면, 거절할 생각이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메시지를 열었다.
“어?”
[루크]: 안녕하세요 해인 형제님. 저번 보상 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리는 게 예의겠습니다만, 우선 간단한 안내를 드립니다.
이어서 이어진 내용은, 날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성지(聖地) 입장 허가]
[입장 조건: 성녀(聖女)와의 동반 입장.]
“미친….”
잠깐 눈을 의심했다.
딱히 받을 게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성지.
성지(聖地)란, 아르카디아 교단이 수백 년 동안 감춰온 신성의 심장부.
용사와 성녀, 오직 그 둘만이 허락된 공간.
밤에는 성녀, 낮에는 용사가.
그 외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완전 밀봉의 밀실이다.
신성력이 숨 쉬는 그 공간에서의 단 한 시간.
그것은 인간에게 있어 며칠, 혹은 몇 주에 준하는 성장의 가속을 부여한다.
교단의 설명은 간단했다.
[루크]: 성녀님께서 티아라를 통해 성장을 앞당기고, 정식 성녀의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이에 따라, 그 성장의 원인을 제공하신 형제님께 성지를 한정적으로 개방함으로써, 합당한 보상을 드리고자 합니다.
성지의 신성력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그 공간은 오직 용사와 성녀에게만 허락되는 특권과도 같았다.
그런데, 나한테 이런 기회가 올 줄이야.
이건, 거절 못 한다.
둘도 없는 기회다.
나는 워치를 내려다봤다.
표시된 입장 시간은 늦은 밤.
성지는 신전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밀실이다.
입장자는 나.
그리고, 성녀. 천여울.
나는 조용히 숨을 들이쉬었다.
‘가야지.
이건 고민할 필요가 없는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