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333 lines
11 KiB
Markdown
333 lines
11 KiB
Markdown
|
|
마법학교의 풍경은 늘 비슷하다.
|
|
|
|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떠든다. 그들은 해피 중세랜드보다 한 단계 위인 해피해피 중세랜드의 사람.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
|
|
|
그리고 그 옆에서는 각종 사용인이 돌아다닌다.
|
|
|
|
말했지만 마법학교는 해피해피 중세랜드라. 온갖 귀족과 왕족이 좋다고 찾아온다.
|
|
|
|
귀족이 뭔가. 혼자서는 옷도 못 입는 귀차니즘의 화신들 아닌가?
|
|
|
|
그들을 도울 사용인이 마법학교를 떠도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
|
|
|
“루이나 님도 이제 귀족이잖아.”
|
|
|
|
“그래서 저도 사용인을 쓰잖아요.”
|
|
|
|
“엘피니엘 남작님. 여기 벌꿀주입니다.”
|
|
|
|
“고마워요.”
|
|
|
|
나는 테리가 따라준 벌꿀주를 조용히 음미했다.
|
|
|
|
그러자 크리스가 중얼거렸다.
|
|
|
|
“무슨 벌꿀주를 홍차처럼 마셔.”
|
|
|
|
“크리스 님. 다과회에서 벌꿀주를 마시면 안 된다는 건 편견이에요.”
|
|
|
|
“편식이겠지.”
|
|
|
|
“벌꿀주가 최고예요.”
|
|
|
|
최고예요 벌꿀벌꿀.
|
|
|
|
나는 느긋하게 기지개를 켰다.
|
|
|
|
주말이라 그런가.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웠다.
|
|
|
|
“오늘은 강의가 없어서 좋네요.”
|
|
|
|
“누가 들으면 루이나 님이 강의를 열심히 하는 줄 알겠어. 맨날 강의 안 하고 놀러 다니잖아.”
|
|
|
|
“그러니까, 안 놀았다니까요. 적영!”
|
|
|
|
내가 소리치자 멀리서 놀던 적영이 화들짝 놀라며 다가왔다.
|
|
|
|
“……?”
|
|
|
|
나는 적영의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
|
|
|
“보세요. 학교에 원격 강의용 적영을 남겨놨잖아요.”
|
|
|
|
“남에게 강의를 대신 맡겼다는 뜻이네.”
|
|
|
|
“대신 맡긴 게 아니라, 직접 했다니까요?”
|
|
|
|
크리스에게 마법사의 자질이 없어서 안타까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
|
|
|
마법사가 아니다 보니 내가 무슨 마법을 쓴 건지 이해를 못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자꾸 나를 일을 안 하고 놀러 다니는 한량으로 몰아간다.
|
|
|
|
나만큼 열심히 강의하는 강사가 어딨다고.
|
|
|
|
모함도 그런 모함이 없었다.
|
|
|
|
“그래?”
|
|
|
|
“그렇다니까요.”
|
|
|
|
“근데 루이나 님의 말이 사실이더라도, 원격 강의는 살짝 문제가―.”
|
|
|
|
“벌꿀주 한 잔 더 주세요.”
|
|
|
|
“여기 있습니다. 엘피니엘 남작님.”
|
|
|
|
나는 벌꿀주를 천천히 들이켰다.
|
|
|
|
쿠키도 한입 했다.
|
|
|
|
새드 중세랜드에서는 즐길 수 없는 이 여유.
|
|
|
|
역시 해피 중세랜드뿐이다.
|
|
|
|
나는 술잔을 내려놓으며 적영을 유심히 살폈다.
|
|
|
|
원래는 평범한 나무 병사의 몸에 들어갔던 적영이었지만, 이제는 건장한 기사의 몸체를 사용한다고 해야 되나. 외관적으로 살짝 달라졌다.
|
|
|
|
이건 성장한 을 이용해 몸체를 새로 만들어줘서 벌어진 일이었는데, 나는 슬쩍 고개를 들어 하늘을 살폈다.
|
|
|
|
끼에에엑! 피닉스가 하늘을 자유롭게 누빈다.
|
|
|
|
그 신비로운 신성한 짐승에 학생들이 목이 빠져라 구경한다.
|
|
|
|
으로 만든 피닉스는 기본적으로 몸체가 나무였다. 나무 원소가 기반이었으니 당연했다.
|
|
|
|
다만 온몸이 불로 이루어졌다.
|
|
|
|
다만 상처를 입으면 회복했다.
|
|
|
|
다만 죽으면 부활했다.
|
|
|
|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 있다.
|
|
|
|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불이라는 게 무슨 소리야.
|
|
|
|
나무인데 회복은 또 무슨 소리고.
|
|
|
|
부활은? 나무인데 부활을 왜 해.
|
|
|
|
이해한다. 이상하긴 하지.
|
|
|
|
하지만 그렇게 치면 반대로 피닉스도 이상하지 않나?
|
|
|
|
왜 새가 불로 이루어졌는가.
|
|
|
|
불로 이루어졌다고 왜 회복을 하고.
|
|
|
|
왜 부활까지 하나.
|
|
|
|
때문에 왜 그런 게 가능하냐고 묻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
|
|
|
피닉스가 그런 짐승이니까. 그리 태어났으니까.
|
|
|
|
도 마찬가지다.
|
|
|
|
‘그런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마법이기에, 따져봤자 아무 의미가 없었다.
|
|
|
|
뭐, 지루하고 현학적으로 설명하면 이렇고.
|
|
|
|
조금 더 단순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았다.
|
|
|
|
이번에 성장하며 은 물리적인 영역을 조금 벗어났다.
|
|
|
|
이제 으로 만들어진 생명체는 단순히 물리력만 갖추지 않았다.
|
|
|
|
정말 그 생명체라도 된 듯, 원본의 힘이 깃드는 것이다.
|
|
|
|
그에 따라 꽤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가장 큰 건 역시 그거였다.
|
|
|
|
이제 의 새로운 힘, 내가 명명하길 ‘탄생’의 힘으로 만들어진 소환물들은 독립적인 상태가 됐다.
|
|
|
|
마력 공급을 해주지 않아도 소환 상태를 유지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
|
|
|
물론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르려면 마력 공급이 필수긴 했지만.
|
|
|
|
거기에 ‘탄생’한 소환물들이 자체적으로 마력을 수급하려면 수고를 들여야 했다. 진짜 생명체라도 된 것처럼 식사를 해야 됐으니까.
|
|
|
|
따라서 의 새로운 힘으로 만들어진 소환물들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생명체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얘네는 기존에 내가 다루던 나무 거인이나 나무 병사와는 느낌이 살짝 달랐다.
|
|
|
|
자아가 강하다고 하면 이해가 될 거다.
|
|
|
|
그리고 그런 만큼 아무렇게나 원하는 대로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
|
|
|
강렬한 이미지와 의지가 필요했고, 지금으로서는 ‘피닉스’ 하나만 ‘탄생’시키는 게 가능했다.
|
|
|
|
“루이나 님….”
|
|
|
|
크리스의 눈이 풀린다. 그녀의 시선은 피닉스에게 고정돼 있었다.
|
|
|
|
나는 차분히 대답했다.
|
|
|
|
“말하세요.”
|
|
|
|
“저 피닉스로 악신의 사제를 처치하자. 아니면 뭐라도 사건을 해결해.”
|
|
|
|
“크리스 님은 자나 깨나 돈 벌 생각뿐이군요?”
|
|
|
|
“당장!”
|
|
|
|
피닉스의 외관은 굉장히 수려했다.
|
|
|
|
조각상으로 만들기 딱 좋다는 뜻이었다.
|
|
|
|
저런 피닉스로 내가 활약을 한다?
|
|
|
|
조각상 판매 사업에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
|
|
|
별개로 나는 조각상 사업의 수익성을 의심하고 있긴 했지만.
|
|
|
|
크리스야 그거 되는 게 맞니?
|
|
|
|
“나만 믿어 루이나 님.”
|
|
|
|
“믿긴 해요.”
|
|
|
|
뭘 믿냐면, 돈을 못 벌면 몸이 뒤틀려 죽는 병에 걸린 크리스를 믿었다.
|
|
|
|
혹여나 조각상 사업을 망쳐도 다른 새로운 걸로 벌어오겠지.
|
|
|
|
지금은 원하는 대로 하게 두자.
|
|
|
|
나는 허공을 누비는 피닉스를 관찰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
“루이나 님. 어디가?”
|
|
|
|
“지하실이요.”
|
|
|
|
개인 숙소의 지하실은 일종의 공방이었다.
|
|
|
|
각종 마법적인 방비와 마법적인 준비가 갖춰져 있는 곳이었는데, 나는 공방 중앙에 가 검을 꺼냈다.
|
|
|
|
검은색 검이 내 분노를 빨아간다.
|
|
|
|
내가 품은 분노의 양이 워낙 적었기에 이대로 두면 금방 강제 명경지수 상태에 이르렀다.
|
|
|
|
그건 피하고 싶었기에 나는 를 응용해 분노의 검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했다.
|
|
|
|
나는 준비된 작업대에 분노의 검을 올려놓고, 소통을 시도했다.
|
|
|
|
“안녕하세요.”
|
|
|
|
[…….]
|
|
|
|
“이름이 뭔가요?”
|
|
|
|
[…….]
|
|
|
|
“대답을 안 하면 뽀삐라고 부를게요.”
|
|
|
|
[마음대로 해라. 어차피 나는 이름이 없으니까.]
|
|
|
|
이름이 없다?
|
|
|
|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상대가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이상 내가 할 일은 하나뿐이었다.
|
|
|
|
“당신은 오늘부터 뽀삐예요.”
|
|
|
|
외신의 하수인에게 편의상 별명을 지어주고 나는 연구를 시작했다.
|
|
|
|
화륵. 불꽃이 피어오른다.
|
|
|
|
나는 뽀삐에게 불꽃을 들이대며 품격 있게 질문했다.
|
|
|
|
“죽기 싫으면 정보를 내놓으세요.”
|
|
|
|
[뭐가 궁금하지?]
|
|
|
|
“당신은 뭔가요.”
|
|
|
|
뽀삐가 외신과 관련된 건 알았지만, 그래서 뽀삐가 외신의 무엇인지, 뭐 하는 놈이길래 악신의 검에 들어가 벤트를 괴롭혔는지는 알지 못했다.
|
|
|
|
이건 직접 듣기 전에는 몰랐다.
|
|
|
|
뽀삐가 기분 나쁘게 웃었다.
|
|
|
|
[나는 위대한 존재의 귀환을 도울 도구다.]
|
|
|
|
“외신의 하수인인 걸 드디어 인정하는군요.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하려는 건가요?”
|
|
|
|
[균열을 내는 거지. 이 세계에 우리의 힘을 뿌려서 말이야.]
|
|
|
|
“그걸 대놓고 하면 누군가 제재할 테니, 악신의 사제가 한 일인 척 뒤집어씌우고요?”
|
|
|
|
[정확하다.]
|
|
|
|
순순히 협조하는 뽀삐 덕에 상황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들어왔다.
|
|
|
|
나는 나머지도 물었다.
|
|
|
|
“보니까 동료가 많은 거 같은데, 구체적인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
|
|
|
[그건 나도 모른다. 나는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이니까.]
|
|
|
|
“그런가요?”
|
|
|
|
[나는 만들어진 존재에 불과해. 계획이 준비된 그 순간에 말이야. 따라서 아는 것도 많지 않지. 허락된 지식을 제외하면 그렇다.]
|
|
|
|
대충 이해했다.
|
|
|
|
나는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
|
|
|
“마법 지식도 있나요?”
|
|
|
|
[마법? 너네가 마법이라 부르는 것과 우리의 지식은 궤를 달리한다.]
|
|
|
|
“마법을 정의하는 건 저예요. 들어보고 마법 같으면 배우고, 아니면 치울게요.”
|
|
|
|
[우리의 지식을 배우겠다고? 마음대로 해라.]
|
|
|
|
뽀삐가 내게 여러 지식을 전수해준다.
|
|
|
|
나는 뽀삐가 알려주는 외법을 머릿속에 집어넣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
|
|
|
이 녀석 너무 협조적이네.
|
|
|
|
아무래도 뽀삐가 분노의 검으로 거처를 옮긴 건 내 협박이 먹혀서가 아니라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인 듯했다.
|
|
|
|
나를 방심시키고 뒤통수를 칠 생각인가 본데, 너무 티가 나서 당해주기 오히려 어려웠다.
|
|
|
|
이 뽀삐 녀석. 그냥 적당히 마법만 빼먹고 없애버려야겠다. 계속 데리고 다니기엔 너무 음흉하네.
|
|
|
|
나는 분노의 검을 에 집어넣었다.
|
|
|
|
그러자 뽀삐가 궁금한 게 있으면 다음에 또 부르라고 착하게 말하는데, 누가 보면 우리 둘이 동료인 줄 알겠다.
|
|
|
|
나는 팔짱을 끼고 뽀삐가 알려준 외법을 정리했다.
|
|
|
|
외법이란 기본적으로 제물을 바치고 그에 맞는 힘을 얻는 방식이었다.
|
|
|
|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
|
|
|
어라. 이거 좀 익숙한 구조인데.
|
|
|
|
이잖아 이거.
|
|
|
|
아닌가. 아님 말고.
|
|
|
|
나는 뽀삐가 알려준 외법을 차근차근 분석하고는, 혀를 찼다.
|
|
|
|
뭔가 마법 느낌은 아니란 말이지.
|
|
|
|
그거보다는 신의 권능? 그런 걸 빌려 쓰는 느낌에 더 가까웠다.
|
|
|
|
이거 말고 더 없나.
|
|
|
|
나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가, 이내 지하실을 벗어났다.
|
|
|
|
뽀삐를 너무 붙잡고 있는 것도 화창한 주말에 할 짓이 못 되니, 남은 시간에는 레온이랑 검술 수련이나 해야겠다.
|
|
|
|
그렇게 나는 레온이 머무는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
|
|
|
“루이나 강사님?”
|
|
|
|
그리고 누군가 말을 걸어 멈춰 섰다.
|
|
|
|
고개를 돌리자 내 수업을 듣는 학생이 보였다.
|
|
|
|
노아, 황자, 황녀, 평민 2명이라는 내 수업 구성원에서 평민을 맡은 학생.
|
|
|
|
나는 흑발 흑안이라는, 이 세계에선 보기 드문 생김새를 한 남학생에게 인사했다.
|
|
|
|
“안녕하세요. 프린드 님.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