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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우유를 마시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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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몇 달간의 여정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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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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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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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서 루이나가 벌꿀주를 들이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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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엔 화상을 입은 화염 마법사를 조심하라는 격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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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놈들은 높은 확률로 위계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의 몸을 지졌고, 그런 짓을 정상인이 할 리 없다는 판단하에 생긴 격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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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화상 마법사, 루이나와의 첫 만남을 레온은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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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달이 밤하늘에서 빛날 때, 바닥에 쓰러진 상태에서 레온은 루이나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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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세상 위에 선 듯한 분위기 속에서, 무자비하게 용병들의 숨통을 끊었던 루이나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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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을 든 사람을 홀리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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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밖에 모르는 루이나였지만, 그럼에도 그녀와의 동행이 익숙해진 레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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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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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는 타인에게 관심이 많다. 전혀 믿기지 않겠지만, 루이나는 사람을 잘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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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파악하는 것과 잘 맞춰주는 건 다른 얘기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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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는 모든 가치관 위에 마법이 올라가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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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보다 마법이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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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루이나가 때때로 이질적으로 느껴졌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함께하기로 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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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루이나와의 여정이 재밌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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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국에서 한가지 목표를 위해 검을 휘두르던 시기를 생각하면 지금 레온은 거의 다른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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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사제. 그 증오스러운 이름을 레온은 혀 안에서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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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불타 죽은 날. 그때부터 레온의 목표는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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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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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구해줬던 전대 팔라딘처럼, 팔라딘이 돼 악을 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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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표도 이제 곧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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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레온은 팔라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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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기쁘면서, 어딘가 묘한 레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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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레온은 팔라딘의 실력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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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노력해야겠지. 진짜 팔라딘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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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다짐한 레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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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 님. 어디 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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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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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직도 성배의 정보를 모아야 된다고 착각하시는 거 아닌가요? 이제 저희는 성배를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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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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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한동안 레온은 이런 식으로 움직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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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도착하면 늘 펍에 죽치고 앉아 정보를 모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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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레온이 얻은 정보는 참 많았다. 세상은 뜬소문으로 가득 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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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렇게 모은 정보가 성배 획득에 큰 도움이 안 된 걸 생각하면, 뜬소문은 뜬소문으로만 취급해야 되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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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노스 스탈라 우드의 거리를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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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도착했지만, 마을의 풍경이 익숙한 레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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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거의 없는 적막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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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의 고향 마을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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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불타 사라진, 레온의 고향 마을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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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문득 나중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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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먼 훗날에, 레온이 은퇴할 시기가 찾아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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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면 이런 마을에서 보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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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경을 머릿속에 떠올리던 레온은 눈을 가늘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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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느긋이 앉은 자신의 옆에서 루이나가 조잘대는 걸까.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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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지 1년도 안 됐건만, 벌써 루이나는 레온의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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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주변을 이리저리 흔드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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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루이나는 여전히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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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레온은 루이나의 얼굴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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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루이나는 옛 모습의 흔적은 남아 있긴 했지만, 말 그대로 흔적이었다. 거기서 원모습을 추측하는 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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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려면 못 할 건 없었다. 당연히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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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러면 정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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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어디까지나 정확한 루이나의 모습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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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건 아니고, 그냥 순수하게 의문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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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얼굴이었기에 아무 망설임 없이 온몸을 불구덩이에 집어넣은 건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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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외견에 관심이 없는 레온이었지만, 루이나는 예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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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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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는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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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산책을 한 레온은 여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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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야영으로 지친 몸을 좀 쉬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여관의 문을 열자마자 레온의 사고가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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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 바닥에 일행이 누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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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빠져나간 사람이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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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로브. 오만한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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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레온의 육감을 콕콕 찌르는 역겨운 감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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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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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이 증오하는, 이 세상에 뿌리내린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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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검을 뽑으며 악신의 사제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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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신성력으로 만들어진 방패가 레온의 검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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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레온의 검에서 신성력이 뿜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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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신성력과 칠흑의 신성력이 맞부딪히며 강한 충격이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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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사제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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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병아리 성기사치고, 검이 꽤 무겁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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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대꾸하지 않고 일행의 상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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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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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깨어날 기미도 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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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수면제라도 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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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여기는, 뭐 하는 마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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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아 보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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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사제의 손짓을 따라 허공에 검은색 검이 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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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소유물을 신성력으로 ‘재현’하는 단계의 성법은 사제의 기본 소양이었지만, 저만큼 능숙하면 이미 기본은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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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강림’을 사용할 줄 아는 사제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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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을 줘서는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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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기민하게 검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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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국은 항상 기구한 사연을 가진 아이들을 모았다. 불행으로 가득 찬 세상인 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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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레온은 그렇게 모인 아이들 중 단연코 압도적인 재능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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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사람들은 기사가 될 아이가 성기사의 길을 걷는다고 탄식을 뱉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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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사도 검을 쓰지만, 결국 성기사와 검술은 크게 상관이 없었다. 성기사의 강함은 검의 실력이 아닌 얼마나 신에게 가까운가로 결정이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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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레온은 굳이 따지면 재능을 낭비 중이었으나, 그걸 레온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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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사가 검 실력이 좋아서 나쁠 게 없기도 했고, 레온이 원하는 건 성기사의 길에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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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교단을 멸하기 위해 레온은 수많은 검술을 갈고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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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끝에 탄생한 것이 레온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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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검술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레온만의 검술 유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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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성법을 레온은 검으로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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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경로로 낭비 없이 이동한 검은 굉장히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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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론류. 쾌(快)의 묘리가 담긴 방어 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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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도 익힌 파이론류는 이렇게 수많은 공격을 혼자서 막을 때 매우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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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사제들이 멈추지 않고 성법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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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력으로 만들어진 기괴한 형태의 낫이 빙빙 돌며 레온의 목을 노리고, 레온은 그걸 오히려 앞으로 이동하며 전부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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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검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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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본떠 만든 검술이, 신속에 도달하며 악신의 사제를 반으로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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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아악―. 쏟아지는 붉은 빗속에서 레온은 멈추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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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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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 하늘에서 빛기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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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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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소유물을 신성력으로 ‘재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아예 ‘대여’해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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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진품은 아니다. 진품 대여는 성녀나 성자쯤이 아니면 불가능한 기적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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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가품이어도, 레플리카여도 그 원본은 신의 소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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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간한 능력자는 감당 못 하는 위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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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입술을 강하게 씹으며 검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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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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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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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돌파구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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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성법을 마구잡이로 쓰다니. 예의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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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 허공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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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갈래로 나뉜 불꽃의 구체가 붉은 띠를 남기며 악신의 사제를 덮치고, 이어서 나무 병사가 적들을 구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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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틈을 놓치지 않고 레온은 악신의 사제를 모조리 베어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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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끝나자마자 레온은 자신을 도와준 마법사에게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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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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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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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는 등불을 짤랑이며 밝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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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님이 실수로 제 벌꿀주를 엎었거든요. 그래서 수면제를 조금만 먹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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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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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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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의 최대 전력인 루이나가 계속 잠들어 있었다면, 무려 ‘강림’을 사용하는 악신의 사제를 이토록 손쉽게 처리하는 건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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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여긴 악신의 사제가 숨은 마을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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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소란이 일어났음에도 조용한 걸 보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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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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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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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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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제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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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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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루이나와 함께 여관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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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교의 말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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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공간을 파놓고 음침하게 숨어 지내던 악신의 사제를 모조리 검거한 레온은 가쁜 숨을 내쉬며 노획물들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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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다른 악신의 교단의 거점이 그려진 지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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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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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실 생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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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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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배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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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놔뒀다가는 어떤 민간 피해를 발생시킬지 모르니까요. 기껏 얻은 거점 정보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고요. 빠르게 처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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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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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여관으로 돌아가 일행과 함께 옆 마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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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고문실을 장만한 악신의 교단을 쓸어버린 레온은 혹독한 고문을 당한 아이 하나를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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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레온을 유독 따라다녔는데, 그 모습에 루이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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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로 받는 게 어떤가요. 어차피 교단은 유명한 고아 수집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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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을 이상하게 부르는 건 그만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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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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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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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의 인생 계획에 제자는 없었지만, 이미 루이나를 통해 사제 관계가 뭔지 배운 레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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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쯤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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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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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아이를 열심히 가르쳤다. 놀랍게도 아이에겐 재능이 있었다. ‘나도 레온처럼 성기사가 될 거야.’ 아이의 말버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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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악신의 교단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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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는 항상 아이가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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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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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납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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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악신의 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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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참지 못한 레온은 악신의 사제들을 전부 몰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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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의 거점에서, 레온은 기절한 아이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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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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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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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거점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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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레온에게 루이나가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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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뭘 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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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교단이 존재하는 한, 이 세상은 올바르게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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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교단을 박멸할 생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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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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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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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루이나와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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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는 언제나처럼 여유로운 표정으로, 어딘가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레온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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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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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와 함께라면, 뭐든지 가능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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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생긴 레온은 아이를 등에 업고 다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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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악신의 사제의 거점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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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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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레온은 자리에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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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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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여태까지의 여정을 돌아보던 중, 강한 의문 하나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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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루이나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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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혹시 마법 수집은 그만두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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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의 물음에 루이나는 몸을 빙글 돌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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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예요 레온 님. 저는 늘 마법을 모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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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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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검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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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눈을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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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는 언제나 마법이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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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도 루이나에겐 마법보다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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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모든 걸 제쳐놓고 헌신적으로 레온을 도와주는 저 루이나는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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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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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의 등 위에서 아이가 레온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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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아이의 이름이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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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가짜 루이나와 함께한 기나긴 여정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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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가 가짜면 그 여정도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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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이 가짜라면 이 세계도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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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가 가짜라면, 레온도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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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탈출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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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검을 거꾸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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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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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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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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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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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깨어나듯 레온은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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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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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된 세상에서 레온은 주변을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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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숲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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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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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가물한 기억에 레온은 머리를 짚었다가,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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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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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전부 그 녀석의 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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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레온은 노스 스탈라 우드에 온 첫날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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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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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악신의 사제 놈을 만났던 순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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