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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 스탈라 우드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다.
근처에 강이 있고, 적당한 언덕이 있고, 숲이 있고, 농경지가 있는 마을.
수백 명의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으며, 마을 사람이 서로의 이름과 얼굴과 취향을 전부 공유하는 곳.
누군가는 이런 곳을 답답하다고 느끼겠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고?
여행객이잖아.
어차피 금방 떠나는데 마을 상황이 나랑 무슨 상관이겠는가.
나는 시원한 벌꿀주를 들이켰다.
술의 신은 신이다.
어디서나 달달하고 시원한 술을 마실 수 있다니.
이게 기적이지. 다른 게 기적이 아니라.
“루이나 님은 볼 때마다 술을 마셔.”
“술은 최고예요. 술을 마시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져요.”
“루이나 님도 걱정이 있었구나. 궁금해서 묻는 건데, 무슨 걱정이야?”
“제가 마법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에요.”
“그럴 줄 알았어.”
세상엔 마법이 참 많다.
마법사의 삶과 발상이 마법으로 완성되는 체계라 어쩔 수 없었다.
물론 사람의 생각이 거기서 거기라 비슷한 마법이 잔뜩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마법의 숫자는 굉장히 많았는데, 때문에 내 목적을 이루려면 평범한 방법으로는 안 됐다.
덕에 걱정을 덜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방법이 더 필요한 게 현재 내 상황인 것이다.
뭐, 어떤 걸 해야 될지 이미 정하긴 했다.
처음부터 계속.
켈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뤘지만, 이제 그것도 곧이었다.
조금만 더 가면 교국이다.
곧 있으면 치료를 받는 것이다.
우리는 성배를 옮기는 중이고, 성배를 가져온 성기사는 팔라딘이 되니까.
팔라딘은 교국 내에서도 높은 위치의 인물.
팔라딘이 된 레온이 ‘이분은 성배 퀘스트에 많은 도움을 준 분입니다. 치료를 해드리죠’라고 명령하면 교국 입장에선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내가 크리스 코인은 거품이라고 했지.
역시 근본의 성기사 코인이 최고야.
“루이나 님. 왜 그렇게 쳐다봐.”
“크리스 님. 힘내세요.”
“으응.”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크리스를 뒤로한 채 나는 흰 빵과 치즈를 꿀떡 넘겼다.
후아.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몸에 퍼지는 감각을 즐겼다.
맛있다.
해피 중세랜드가 이래서 좋다. 먹을게 맛있다.
새드 중세랜드였으면 흰 빵이 뭐야. 말라비틀어진 검은 빵이나 깨작깨작 먹었겠지.
마법 만세.
“루이나 님. 앞으로 어쩔 거야?”
“벌꿀주를 마실 건데요.”
“아니. 지금 말고. 성배 다음에.”
“그게 궁금했나요.”
그러고 보니 그 부분은 크리스나 레온에게 말을 안 해줬던 거 같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마법을 모으겠죠.”
“그건 늘 하는 거잖아.”
“모아야 될 특정 마법이 있어요.”
“그렇구나.”
납득한 크리스는 나를 따라서 벌꿀주를 마셨다.
쟤도 은근 술을 많이 마신단 말이야.
그렇게 적당히 식사를 마친 우리는 의자에 늘어지게 몸을 기댔다.
치익. 파이프 담배에 불이 붙고, 나는 연기를 뱉으며 제리에게 물었다.
“제리 님은 어쩌실 생각인가요.”
“저 말입니까?”
“이제 고위 마법사잖아요. 뭐든 할 수 있을 텐데요.”
이제 제리는 5위계 고위 마법사였다.
제국 어디를 가든 환영받는 고급 인재였고, 그런 그가 원한다면 황실조차 대우를 해줄 거였다.
황실이 싫다면 크로프트 학파에 돌아가 활동하는 방법도 있었다.
이처럼 제리의 선택지는 많았는데, 내 말에 크리스가 손가락을 저었다.
얘는 또 뭐야.
크리스가 말했다.
“루이나 님.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무슨 소리인가요.”
“제리 님은 부싯돌을 좋아해.”
“아하.”
어쩐지.
왜 자꾸 제리가 나를 쫓아다니며 담배에 불을 붙이나 했더니, 꿈이 부싯돌이었구나?
말하지 그랬어.
“사람의 꿈이 부싯돌인 게 말이 됩니까.”
“아니었군요.”
“저는 스승님처럼 되는 게 목표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죠.”
“그 말은?”
“루이나 씨를 쫓아다니다 위계가 올랐으니, 당분간은 계속 같이 다닐 예정입니다.”
“성배를 반납해도요?”
“누가 보면 제가 성배 때문에 따라다닌 줄 알겠습니다.”
하긴. 제리는 원래부터 왜 우리랑 함께하는지 잘 몰랐으니까.
처음부터 의도가 애매했으니, 우리의 목표가 이뤄진 다음에도 굳이 떠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제리는 대충 알았는데, 음.
나는 뮤란에게 시선을 옮겼다.
뮤란은 알이 없는 안경을 쓴 채 쇳덩어리를 만지작거렸는데, 손놀림이 굉장히 기분 나빴다.
처음 만난 순간 레온은 나를 마녀라고 지칭했었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마녀는 저게 마녀지.
이 음침한 연금술사.
“뮤란 님?”
“…네.”
“뮤란 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저는 명확한 기준이 있긴 했어요.”
“그런 게 있었다고요.”
금시초문이었다.
“어떤 기준인가요?”
궁금해 묻자, 뮤란은 안경을 손가락으로 올리며 대답했다.
“…루이나 님의 연금술 실력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황도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그래요? 그럼 이제 떠나나요? 저 실력 많이 늘었잖아요.”
“…….”
“평생 함께 같이 있겠다고요. 알겠어요.”
뮤란의 표정이 어땠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왜냐고?
묻지 마라.
“루이나 님. 나한테는 안 물어봐?”
“돈 버실 거잖아요.”
“루이나 님은 나를 잘 아네?”
“저만 믿으세요.”
그런데 이러면.
나는 레온을 살폈다.
다른 일행들은 딱히 소속이 없다. 그나마 소속이 있는 뮤란도 나를 따라다니는 게 임무였다.
따라서 우리 중 성배 퀘스트가 끝나면 떠나야 될 사람은 하나뿐이었다.
레온은 교국이 자랑하는 우유를 수호하는 성기사잖아.
교국의 우유를 지킬 의무가 있었다.
성배 퀘스트가 끝나면 바로 원래의 임무를 맡아야 하는 것이다.
“루이나 님.”
“말하세요.”
“시선이 묘한데, 이상한 생각을 하신 건 아니겠죠?”
“레온 님의 미래에 대해 생각했어요.”
“이상한 생각을 하셨군요.”
갑자기 궁금해졌다. 성기사들은 평소에 무슨 일을 하지?
궁금한 건 못 참지.
나는 레온에게 성기사의 평소 모습을 질문했다. 레온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입술을 뗐다.
“사람마다 다릅니다.”
“레온 님은요?”
“글쎄요. 저도 잘 모릅니다. 아무래도 교국에 돌아가면 많은 게 바뀔 예정이라.”
“견습 성기사의 삶은 알지만, 팔라딘의 삶은 모른다. 이런 건가요.”
“비슷합니다.”
“그래도 예상되는 게 있잖아요.”
“사실 팔라딘은 교국이 자랑하는 전력 중 하납니다. 따라서 보통은 반드시 필요한 곳에 투입되는데, 저는 성배를 가져와 팔라딘이 된 특이 케이스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보니 아예 예상이 안 됩니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성배를 가져온다고 딱히 레온의 역량이 늘어나진 않았다. 여전히 레온은 신성력만 각성한 성기사였다.
그런 성기사를 공로가 대단하다고 팔라딘으로 만드는 거다.
전례가 없는 일인 만큼 후속 대처도 전례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가 손을 번쩍 들었다.
“루이나 님! 나는 레온 님이 어딘가에 파견될 거라고 생각해!”
“왜요?”
“얼굴이 되잖아.”
“확실히요.”
나랑 크리스는 레온의 얼굴을 빤히 봤다.
이 남자마저 홀리는 마성의 매력.
교국의 입장에선 써먹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우리의 시선에 레온은 우유잔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교국이 그럴 리가 있습니까.”
“하지만 레온 님은 얼굴 빼면 아무것도 안 남잖아요.”
내 말에 레온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웃었다.
“뭐, 루이나 님을 따라다니라는 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죠.”
“교국이 그럴 리가 있나요. 당연히 어딘가에 파견 보내도 최소 황도에 보내겠죠.”
“갑자기 현실로 돌아가면 제가 민망하지 않습니까.”
감사합니다.
나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즐기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이런 날씨에는 피크닉이에요.”
“많이 느긋해지셨군요.”
“전 늘 느긋했어요. 그리고 어차피 며칠 머물다가 출발할 건데, 이제 그동안 할 것도 없잖아요. 성배를 이미 찾아버려서. 그러니 재밌게 놀기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요?”
“맞는 말입니다.”
나는 레온과 일행을 데리고 근처의 언덕으로 갔다.
선선하게 부는 바람을 즐기며 샌드위치를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좋다 좋아.
이대로만 갑시다.
노스 스탈라 우드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다.
근처에 강이 있고, 적당한 언덕이 있고, 숲이 있고, 농경지가 있는 마을.
수백 명의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으며, 마을 사람이 서로의 이름과 얼굴과 취향을 전부 공유하는 곳.
누군가는 이런 곳을 답답하다고 느끼겠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고?
여행객이잖아.
“루이나 님. 오자마자 먹는 게 술이야?”
“원래 마을에 들리면 웰컴주를 먹는 게 룰이에요.”
“어느 나라 룰이야 그건.”
“저만의 룰이에요.”
나는 시원한 벌꿀주를 들이켰다.
술의 신은 신이다.
어디서나 달달하고 시원한 술을 마실 수 있다니.
이게 기적이지. 다른 게 기적이 아니라.
“피크닉을 갈까요? 날씨가 좋네요.”
“알겠습니다.”
나는 레온과 일행을 데리고 근처의 언덕으로 갔다.
선선하게 부는 바람을 즐기며 샌드위치를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좋다 좋아.
이대로만 갑시다.
노스 스탈라 우드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