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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다툼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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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복합적인 요소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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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능의 존재.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힘의 크기가 너무 강력했는데, 그 이능을 오직 소수만 얻는 게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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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이라면 너도 총 나도 총으로 대처라도 되지, 마법은 그런 게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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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마법을 쓰면 나도 마법을 배운다는 기초적인 호신술이 불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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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계 마법사만 해도 일반인의 재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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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2위계만 해도 재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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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알겠지만 총이 넘치는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시비를 걸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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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재앙인지 아닌지 구별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시비를 걸고 다닌 결과, 딱히 참아줄 필요가 없는 재앙이 힘을 마구 분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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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이 세상이 다툼으로 가득 찬 첫 번째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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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더 간단했는데, 그냥 공권력이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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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살해도 어디 길가에서 쓱싹하면 어지간하면 뒤탈이 없는데 일반인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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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도시에서 대놓고 하면 아무래도 문제가 되지만,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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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싹할 곳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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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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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다가 못 참고 누군가 파티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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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과 용병의 싸움이라니. 진풍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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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그 도둑과 도둑이 서로의 물건을 훔친 광경을 본 듯한 말투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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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신기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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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아차차 용병은 같은 용병을 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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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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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용병단은 혈투를 벌이는 중이었는데, 승기가 명백히 한쪽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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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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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2위계쯤 되는 마법사가 있는 것만으로도 승리하다니. 이래서 마법사가 대우받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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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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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싸움 구경을 하던 나는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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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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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끼어들기도 애매하고, 간섭하기도 애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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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마음이 안 맞아서 생사결을 하겠다는데 거기에 제3자가 그런 짓은 하면 안 된다고 해봤자 민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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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번엔 조용히 사라지는 게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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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을 돌렸다. 그대로 야영지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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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여행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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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씹.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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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를 남겨선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린 걸까. 우리를 발견한 용병들이 힘을 합쳐서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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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번만 임시 동맹이다!’도 아니고, 너무 자연스럽게 힘을 합쳐서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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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러나 잠깐 고민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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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금방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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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놀랍게도 용병은 신용에 의해 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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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도적인지 산적인지 강도인지 구별 안 되는 새끼들이 신용으로 굴러간다고?’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실제로 용병 길드는 상당히 엄중하게 신용도 관리를 했다. 그럼에도 저런 녀석들이 자꾸 생겨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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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용병을 이유도 없이 습격해 죽이는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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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길드 입장에서는 신용 점수를 듬뿍 깎을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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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용병 일을 그만둘 게 아니라면 지금 목격자를 살려두는 건 여러모로 변수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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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처음부터 신용 점수가 깎이는 짓을 안 하면 되지 않나 싶었지만, 그건 못 참겠다잖아. 이해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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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머리를 노리고 날아오는 바람의 꼬챙이를 가볍게 막으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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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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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불꽃의 탄환이 허공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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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환 하나가 22개로 쪼개지고, 불꽃 파편이 모든 용병에게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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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천히 용병들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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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들은 모두 마비돼 사지를 떨었는데, 그 기묘한 모습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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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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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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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고유 마법을 얻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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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마법 하나 얻었다고 사람을 치유하고 마비시키고, 자기 마음대로 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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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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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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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그런 것치고는 마법에 은밀함이 없는데요? 비밀이라는 키워드만 놓고 보면 적이 마법을 감지할 수 없거나, 아니면 인과를 비틀던가 그런 식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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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마법의 이름이 비밀이라는 게 아니라, 안 알려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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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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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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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안 알려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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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충격에 입을 벌리자, 크리스가 어깨를 톡톡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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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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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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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의 평소 행동을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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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동료의 마법도 탐내는 마법에 미친 인간이라는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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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너무 잘못된 평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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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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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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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손에 든 번개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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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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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누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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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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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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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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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너도 마법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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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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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의 눈이 맛이 갔어. 마법 금단 증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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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마법을 바쳐야겠네요. 다행히 제물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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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와 레온이 소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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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둘을 뒤로한 채 바닥에 누운 사람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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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꼬챙이를 날렸던 마법사인데, 나는 그에게 조용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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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양도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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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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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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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려 했다면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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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나를 죽이려 한 주제에 살아가고 싶다면, 그에 맞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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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내놓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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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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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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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소리친다. 상황 파악이 덜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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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주시면 살려드릴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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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 내 모든 것이다. 절대 못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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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은 공감되지만, 죽는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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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못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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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눈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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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과 관련된 어떤 강렬한 경험을 가진 모양이었는데, 그게 어떤 건지 짐작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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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알고 싶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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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가 남자에게 원하는 건 하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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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를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할 건 정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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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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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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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금색과 검은색이 섞인, 기묘한 단검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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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단검을 쥔 채 몸을 숙이자 남자가 발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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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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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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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검에 목이 꿰뚫린 남자가 몸을 바르르 떨다가, 이내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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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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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검을 타고 내 안으로 무언가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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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묘한 감각을 따라 마력을 움직이자, 이윽고 허공에 바람의 꼬챙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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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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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탐 원소로 마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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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붙이자면, ‘구출의 단검’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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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을 보유했다. 천칭을 통해 마법을 양도받을 수 있었고, 따라서 내가 도저히 못 참고 탐 원소의 마법을 쓴다면 하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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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밖에 없는 녀석일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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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통 그런 놈들은 말이 안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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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딱 그런 놈들에게 맞는 마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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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찔러 죽이면 마법 하나를 가져오는 마법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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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는 안 되고 내가 목격한 마법만 가능했는데, 이거면 꽤 조건이 널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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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유롭게 단검 따위를 사용할 정도로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해야 됐지만, 차라리 이게 낫지 복잡한 조건이 덕지덕지 붙는 건 사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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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의 꼬챙이를 유심히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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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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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어보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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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빼앗아 온 마법은 성장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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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이 상태로 머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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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거래한 마법은 자체적으로 성장도 가능했고, 변형도 가능했다.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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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탐 원소로 빼앗아 온 마법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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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박제되듯, 그 상태로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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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내거라는 느낌도 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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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자면 탐 원소와 마법을 공유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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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인데 아마 탐 원소로 마법을 빼앗으면 천칭처럼 새로운 원소를 각성하거나 하는 일도 없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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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했지. 마법을 강제로 빼앗아 오면 애가 겁을 먹어서 키가 안 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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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쩌겠는가, 구출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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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성장을 못 하는 건 아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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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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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익숙해지면 마법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서 키가 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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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대체 그게 무슨 정신 나간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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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진심으로 하는 얘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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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정신이 나갔다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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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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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출한 걸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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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청야가 무럭무럭 크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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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1차 각성을 해야 된다 청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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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일으킨 나는 가볍게 등불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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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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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선이 지상에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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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 잠긴 숲속에서 나는 일행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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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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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들을 전부 불태운 거랑 대비되는 밝은 목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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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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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울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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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왜 사람을 함부로 죽이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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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국으로 가는 길은 굉장히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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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마을을 몇 개나 들러야 했는데,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에 나는 크리스에게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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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님. 남쪽에서는 뭘 팔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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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글쎄. 남부는 배를 운용하는 게 아닌 이상 큰돈을 벌기는 어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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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전쟁터라 어지간한 행상인은 죽어 나가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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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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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신 크리스도 쉽지 않은 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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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해안가를 낀 대륙 남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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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교국은 그런 남부에서 제국보다 더 영향력이 강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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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로 한정하면 제국도 접어주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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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면 교국이 무역으로 돈을 얼마나 벌지 상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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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차를 조종하는 나무 병사에게 조금 더 부드럽게 마차를 몰라는 추가 명령을 내리고 하늘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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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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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씨에는 피크닉을 하면 딱 좋은데, 피크닉이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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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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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의 말에 나는 슬쩍 고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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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 무언가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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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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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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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편하게 침대에서 자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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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에 나는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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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은 무슨 피크닉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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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잠이나 푹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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