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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르치면서 알았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건 굉장히 답답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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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자면 이미 내가 지나온 길을 누군가 더듬거리며 기어 오는 걸 보는 느낌인데, 이때 보통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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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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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걸어서 오면 되는데 왜 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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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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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을 생각하지 못한다. 자신 또한 더듬거리며 기어 왔다는 걸 떠올리지 못하고,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등반하는 사람을 답답하게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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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아직 개구리가 되지 못한 올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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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노아의 마음이 백 퍼센트 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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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답답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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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럴 때는 뇌전을 한입 먹으면 매우 효과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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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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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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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마법을 먹는다고 그게 수련에 도움이 될 거 같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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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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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튼이 나를 볼 때마다 이런 심정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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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켈튼은 마법 좀 먹지 말라고 타박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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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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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세상엔 켈튼 같은 사람도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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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가 마법을 먹지 않아도 이해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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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번개로 가볍게 몸을 지지는 건 하는 게 좋을걸요? 가볍게만 해요 가볍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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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에게 그런 방법을 권하는 사람은 스승님이 처음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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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아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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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또 있긴 하겠지. 드물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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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정전기라도 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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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계속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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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정전기로 뇌전의 조각을 직접 음미하고, 눈으로 관찰하는 과정을 계속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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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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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숨이 거칠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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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이 바닥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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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됐다 싶어 나는 노아를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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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까지 짜내세요. 마력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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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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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장점 중 하나가 일단 내가 시키는 건 군말 없이 따른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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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상한 짓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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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머릿속에서 번개를 먹거나 번개로 몸을 지지는 건 이상한 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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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가벼운 정전기를 파직인 걸 마지막으로 노아의 몸에서 더는 뇌전이 뿜어져 나오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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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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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태에서 마법을 한 번 더 쓰세요. 그러면 마력의 양이 눈에 띄게 늘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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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태에서 한 번 더 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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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의지예요. 저 같은 경우 그 상태에서 마법을 반드시 써야 되는 이유에 집중했어요. 노아 님에겐 그런 이유가 없나요? 반드시 강해져야 하는 이유라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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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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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눈이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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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노아에겐 그럴듯한 이유가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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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관심 없다고 거절했던 모습과 달리 막상 배우니 열심인 것과 연관이 있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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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이를 악물고 마법을 발동했다. 모든 바람과, 열망과, 분노와, 슬픔을 담아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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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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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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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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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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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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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 그 흔적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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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주저 앉은 채 노아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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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되는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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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했어요. 그것도 거의 매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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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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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힘을 얻은 걸까. 노아는 재차 마법 사용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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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집중해, 당장 지쳐서 드러눕고 싶은 상황에서, 마법을 써야 될 이유를 탐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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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노아의 눈이 음울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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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찾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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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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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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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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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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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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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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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럴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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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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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력 수련은 비유하면 그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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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근육이 끊어진 상태에서 일어나라는 거랑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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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신비하니까. 전신 근육이 끊어진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이 간혹 일어나긴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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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근육이 끊어진 상태여도 자신의 아이가 위기에 빠지면 누군가는 일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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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아무 때나 가능한 일이라는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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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상황일 때, 극한의 의지력을 짜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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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비로소 가능한 일을 평상시에 하라니. 애초에 무리인 부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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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수련은 포기하죠. 되는 게 이상한 거니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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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은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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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특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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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쫙 펴자 옆에서 크리스가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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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도 알겠지만 루이나 님은 이상한 사람이잖아. 저걸 따라 하려고 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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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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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큐버스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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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성기사 레온과도 친해지더니, 기어코 내 제자까지 잡아먹으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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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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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법 보관소에서 손 떼세요! 서큐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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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나는 서큐버스가 아니야. 그리고 노아는 마법 보관소가 아니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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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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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자의 마법을 빼앗아 갈 사람처럼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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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웃으라고 한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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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웃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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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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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아에게 휴식을 명령하고 엘레라의 공방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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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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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춥지만 맑은, 그런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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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으로 덮인 새하얀 세상을 시야에 담았다가, 파이프 담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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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 파이프 담배에 불을 붙인 나는 연기를 길게 뱉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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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님은 어디갔죠. 없으니까 섭섭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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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는 현재 레온과 함께 성배 관련 소식을 모으러 마을을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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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마녀는 성배와 관련이 없어 보였지만, 혹시 모르니까. 만에 하나를 고려해 조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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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 제리는 왜 찾았냐면, 이것 또한 혹시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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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부르면 ‘네? 저요?’라며 튀어나올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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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제리에게 그런 이미지가 붙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초에 언제부터 자연스럽게 합류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제리라면 그럴 거 같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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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아니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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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깨끗한 곳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타입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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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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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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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을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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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런 욕구를 가진 건 아니지만, 하는 데 거리낌이 없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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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그거지. 어떠냐 노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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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따라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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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며칠 만에 1위계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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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평균이 일주일이었으니, 한 달이나 걸렸던 나와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빠른 페이스라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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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이런 건 아니어도 수재쯤은 될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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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뇌속성 원소를 타고난 시점에서 평범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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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같은 부류인 줄 알았는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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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를 정신 나간 녀석으로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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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전부 정신이 나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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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특히 정신 나간 녀석으로 만들지 말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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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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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하겠지만, 제자 키우는 게 마음처럼 안 되는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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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뭐라 해도 소용없으니 알아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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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라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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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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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여기서 노아의 과거 얘기를 하겠다고요? 그건 나중에 본인의 입으로 들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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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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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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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멀쩡히 살아 있는데 매일 엘레라의 집에 찾아오는 것도 이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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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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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사제에게 마을이 습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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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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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듣는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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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는 안 끼어드는 곳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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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지나가던 대마법사 덕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건졌지만, 안타깝게도 거기에 노아의 부모는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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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마법사가 엘레라 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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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대마법사라고 금칠하는 놈이 어딨겠느냐. 그럴 실력도 아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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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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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곧 대마법사가 될 인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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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라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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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놈에게 노아를 맡겨도 되는 건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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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엘레라 님은 어디서 끼어드는 건가요. 지금까지의 얘기만 들어선 노아 님이 엘레라 님에게 정을 느낄 포인트가 전혀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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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마법사 옆에 나도 있었다. 그래서 천애고아라 갈 곳이 없는 노아를 거둬 이 마을로 데려왔지. 마을의 촌장에게 노아를 맡긴 건 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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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비밀이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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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노아가 엘레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이해가 됐다. 생명의 은인은 대마법사였지만, 이후의 삶을 살게 해준 건 엘레라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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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마법사의 이름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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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왜 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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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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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아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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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리안 크로프트. 또 당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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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도대체 활동량이 얼마나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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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보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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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갈 곳이 없다. 머무를 곳이 없지. 불쌍한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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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스승님이 죽고 본가는 가출해서 비슷한 처지예요.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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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해라. 노아는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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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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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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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갑자기 이 얘기는 왜 하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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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부터 궁금했지만 표정이 워낙 진지해 이제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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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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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뭔가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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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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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지만 말하기 싫은 거군요? 저 예지 마법사에게 하면 안 되는 3가지 중 하나는 알겠어요. ‘예지 마법사에게 이유를 묻지 마라. 말하지 않는다면 그마저도 미래와 연관된 거니까.’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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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그만 좀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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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라는 퉁명스로운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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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엘레라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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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크리스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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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님. 마음이 따뜻해지는 음식을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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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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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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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라의 말을 들으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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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면 노아도 각성해서 마력이 팍팍 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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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혹시 사람의 마음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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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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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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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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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무슨 짓을 했다가 실패했는지는 적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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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엔 내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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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도는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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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고 알려준 게 아닌데…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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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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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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