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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표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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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탓에 땅덩어리가 너무나 넓어 자국 내에 낮과 밤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쓰이는 이 관용구는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를 거쳐 대영제국이 차지하게 되는데, 영원할 것 같았던 대영제국이 웬 빨강 사기맵을 쓰는 사기꾼에게 두들겨 맞아 물러나는 과정은 정말 재밌지만 설명하면 너무 기니 넘어가도록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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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은 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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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거 같았던 대영제국조차 저무는 것처럼, 해가 뜨면 지는 게 당연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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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을 들어 눈가를 가렸다. 중천에 뜬 해가 세상을 비추는데, 그게 상당히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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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평범한 광경이었으나, 여기엔 한가지 특이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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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이 사실 한밤중이라는 특이점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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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 아말리 남작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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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해가 지지 않는 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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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영지에 도착한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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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눈부셔서 해를 떨어트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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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진짜 할 거 같아서 무섭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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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진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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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밤이 되면 잠을 자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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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영지 사람들을 봐라. 잘 시간에 누구는 돌아다니고 누구는 잠을 자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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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연의 이치를 벗어난 움직임은 언젠가 대가를 치를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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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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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영지는 딱히 북극권이나 남극권에 위치하지 않았다. 평범히 제국 한복판에 위치한 영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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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백야 현상은 영지를 벗어나기만 해도 사라졌다. 영지 반경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갑자기 세상이 깜깜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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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까지 들으면 알겠지만, 이곳의 백야는 자연 현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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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야흐로 초대 황제가 세상을 떠돌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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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초대 황제 너야?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어쩌겠는가. 초대 황제 이 인간이 워낙 활동이 왕성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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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과거. 외신도 아직 찾아오기 전의 머나먼 과거에 세상을 지배하던 놈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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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멈추지 않는 심장과 적을 소멸시키는 숨결을 무기로 세상을 주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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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지만, 과거엔 달랐다. 세상의 균형을 지킨다는 선전 문구를 채용한 주제에 묘하게 이곳저곳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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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칭 균형의 수호자라 그런지 세상을 지배할 때도 방치형 지배를 했었는데, 어쨌든 갑자기 이 얘기를 왜 꺼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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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이 영지의 해가 지지 않는 이유가 웬 드래곤 한 마리가 폭주해서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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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의 세계를 더 사랑했던 한 드래곤은 점점 외신의 목을 조여오는 초대 황제에게 압박을 느끼다가, 기어코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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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 백야의 영지의 하늘은 반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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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그러면 범인은 드래곤이 아니라 초대 황제 폐하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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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건드린 쪽이 잘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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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가만히 있는 사람 건드리는 쪽이 잘못한 거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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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그게 아니라 걸어 다니는 괴물을 건드리면 어떡하냐는 의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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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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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건드려도 초대 황제를 건드리냐. 오래 살기 싫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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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죽긴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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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기 싫었으면 말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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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그렇다는 건 그때 얻은 드래곤 하트가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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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진작 사용했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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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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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모르지만 그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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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황제와 관련된 얘기는 수없이 많지만, 드래곤 하트 관련 얘기는 가벼운 농담거리로도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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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드래곤 하트를 얻자마자 급하게 썼든가, 아니면 전투 과정 중 소실해 애초에 얻지 못했든가 둘 중 하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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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어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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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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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하트는 내가 반드시 얻어야 할 재료였지만, 벌써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지금은 그런 것보다 다른 게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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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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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얘 어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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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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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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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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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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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우선은 짐부터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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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근처의 여관으로 들어갔다. 딸랑. 문에 달린 종이 손님이 왔다는 걸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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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한 여관 테이블에 슬쩍 앉은 나는 손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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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벌꿀주 8잔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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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먹는 양이 전보다 더 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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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강화를 얻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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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주를 더 먹고 싶어서 신체 강화를 하는 인간은 루이나 님밖에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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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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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주는 금방 나왔다. 나는 시원한 벌꿀주를 단번에 들이킨 다음 늘어지게 신음을 뱉었다. 온몸이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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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도 마셔도 질리지 않는 단맛이었다. 짭짤한 거랑 같이 먹으면 최고인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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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훈제 고기 3인분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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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신났네. 혹시 먹으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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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신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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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이프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러자 옆에서 구름 머리핀을 만지작대던 적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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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손가락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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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가져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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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대로 적영은 등불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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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안에 손가락을 넣어 불꽃을 콕 찔렀다. 불꽃이 손가락에 옮겨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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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타는 손가락을 파이프 담배에 가져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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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에 불이 붙는다. 연기를 깊게 마시며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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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용병, 저기도 용병, 온 세상이 용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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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지 않는 걸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시골 영지에 용병이 이토록 몰려온 이유는 하나였다. 저들도 불사조를 찾아온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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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은 돈으로 움직이고, 불사조는 돈이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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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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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가 많은 건 나한테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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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걱정돼서는 아니었다. 솔직히 용병은 몇 명이 모이든 위협이 안 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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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가 걱정인 건 그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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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심성 많고 신비로운 불사조를 찾겠다고 사람들이 들쑤시고 다니면, 곧바로 도망가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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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걱정 없어요. 문헌을 살펴보면 불사조는 기본적으로 자신 외의 생물에게 관심이 없거든요. 용병들 수준이면 설사 전투가 벌어져도 불사조가 위협을 느낄 가능성도 적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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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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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건 있네요. 결국 불사조는 조용한 걸 좋아해서요. 너무 시끄럽게 하면 조용한 곳으로 떠날지도 몰라요. 불사조가 잘 안 발견되는 이유가, 용암 속에 숨어 살아서라는 가설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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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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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무슨 말인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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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그거였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불사조의 깃털을 얻고 싶다면 재빨리 움직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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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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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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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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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삐걱이며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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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선 웬 음침한 여자가 훈제 고기를 깨작이고 있었는데, 그게 도저히 믿기지 않아 나는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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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란 님이 여기에 왜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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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진짜네? 뮤란 님이 여기에 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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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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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란이 사납게 으르렁댔다. 무언가 거슬리는 게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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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뮤란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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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란 님은 방구석에 틀어박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걸 좋아하지 않나요? 왜 밖을 돌아다니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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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불렀잖아. 정신. 나간. 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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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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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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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억을 되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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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란 님. 이게 현자의 돌 제작법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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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년아 갑자기 뭘 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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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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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은 재료가 8할이에요. 재료 상태에 따라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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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그럼 재료를 얻을 때 뮤란 님도 데려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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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려가면 좋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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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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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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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참. 뮤란 님. 데려가면 좋냐고 물었지, 데려간다고는 안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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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집에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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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온 거 도와주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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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이프 담배를 털어 끈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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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 님? 어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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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수집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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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정보를 먼저 모으는 게 우선이었다. 공부도 공부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 유리했고, 주식은 말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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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을 가로지른 나는 아까부터 낄낄대며 떠들던 용병들 사이에 털썩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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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용병들이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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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들은 눈알만 굴리며 서로를 응시했는데, 명백히 눈치를 보는 모습에 나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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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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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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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테이블 밑에서 손으로 옆 사람을 툭툭 친 남성분? 혹시 저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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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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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얼은 용병들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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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이래. 잠깐 얘기 좀 해보자고 온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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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면 내가 너희들 쓱싹하는 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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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지 마세요. 저는 착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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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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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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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손에 쥔 번개를 없애고 말해주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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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의 말에 나는 내 왼손을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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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이 파직이며 손가락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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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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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러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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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무의식중에 마법 연습을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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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겁을 먹었나 했더니, 이런 이유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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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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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번개를 없애는 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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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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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파티가 열렸는데 갑자기 집에 보내면 서운해하잖아요?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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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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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이 웃는다. 내 말에 공감이 돼 기분이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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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활짝 웃는 용병과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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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용병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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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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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젝슨! 이런 씨발! 젝슨의 정신이 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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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래서 마법사 놈들이랑은 상종도 하지 말자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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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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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이유로 정신이 나가버린 젝슨을 위로하며, 나는 아까부터 준비했던 말을 밖으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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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관련 정보 사요. 가격은 제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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