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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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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가 되는 건 어떻게 보면 자신의 삶을 저울에 올리는 행위와 비슷했다.

앞으로 모든 걸 영원히 포기하는 대신, 그에 맞는 대가를 얻는 것. 그게 리치화의 본질이었다.

따라서 리치가 되는 순간 마법사는 한계를 넘어선다. 정당한 대가를 받는 거다.

4위계 마법사라면 5위계라는 대가를.

5위계 마법사라면 6위계라는 대가를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6위계 마법사가 7위계 리치가 되는 건 굉장히 힘들었다.

삶의 가치란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

고작 한 인간의 삶을 바친다고 7위계가 되기엔, 삶의 가치가 너무나 가벼웠다.

만일 리치화로 7위계가 됐다면 그건 원래 7위계가 될 인간이 마침 리치도 됐을 뿐이었다.

7위계가 이렇다. 8위계는 말할 것도 없었다.

8위계는 리치화로 도달하는 게 그냥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한계에서 도망친 자들이 도달하기엔, 8위계가 너무 지고의 경지여서 그랬다.

불꽃이 달린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막대를 축으로 불꽃의 띠가 2개 겹쳐서 돌고, 이윽고 언데드 무리에 투하되며 강렬한 모터음을 터트렸다.

굉륜(轟輪)에게 언데드 무리가 갈려 나간다. 쾌조의 시작이었으나, 내 표정은 덤덤했다.

마법을 시전 한 제리의 표정도 덤덤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봤다.

아직도, 적이 가득 남았다.

아무리 리치는 군단을 이끌고 다닌다지만, 이건 과하게 많았다.

대체 이곳에 얼마나 숨어 산 걸까.

10년? 50년? 감도 안 잡혔다.

뭐, 딱히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기도 했다.

―――!

갑옷을 입은 언데드가 달려든다. 데스나이트. 죽어서도 검을 놓지 못하는, 검의 망령이 붉은 안광을 내뿜는다.

굉장히 위협적인 모습이었지만, 나는 신경도 안 쓰고 그 뒤편에 시선을 고정했다.

순수한 검과 검의 싸움이라면, 절대 패배하지 않는 성기사가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으니까.

수십 마리의 데스나이트가 검을 휘두른다. 모든 걸 포기한 끝에, 생전의 검술에 더해 미래에 도달할 검술까지 손에 넣은 검격이 비처럼 쏟아졌다.

허나 레온은 아무렇지 않게 검을 빙글 돌렸다.

그들의 검은 매서웠지만, 결국 본능에 기대는 검일 뿐이었다.

그런 검은 1대1이라면 모를까. 이런 난전 속에서는 빛이 바랬다.

팅! 레온의 검과 데스나이트의 검이 가볍게 부딪힌다.

그러나 결과는 가볍지 않았다.

팅!

데스나이트의 검이 데스나이트의 검을 때린다. 이어서.

팅! 팅!

데스나이트의 검이 데스나이트의 검을 때린다.

그게 반복된다.

강철과 강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귀를 멍하게 만든다. 데스나이트의 검들이 난잡하게 섞이고, 그 실타래처럼 꼬인 검들 사이로 레온은 신성력이 가득 담긴 검을 휘둘렀다.

서걱. 데스나이트 2체가 반으로 갈라진다. 살아남은 데스나이트들이 분노하며 검을 휘둘렀지만, 그들에게 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똑같은 결말을 맞이할 뿐이었다.

나는 뚜벅뚜벅 앞으로 걸었다.

쏟아지는 언데드가 불꽃의 바퀴에 갈려 나가고, 넘쳐나는 고위 언데드가 신성한 검에 땅에 떨어진다.

나는 그사이를 지나쳐, 이윽고 이 모든 일의 원흉과 마주쳤다.

리치가 말한다.

[어리군.]

리치의 안광이 붉게 빛난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리치의 뼈를, 정확히는 영원히 완성될 수 없는 리치의 검은색 뼈를 시선에 담았다가, 리치의 등 뒤로 시선을 옮겼다.

언데드 군단이 제각각의 기운을 내뿜으며 나를 노려본다.

특히 스켈레톤 메이지가 많았는데, 그 모습에 나는 툭하고 질문했다.

“살아 있는 사람을 언데드로 만드는 건 범죄예요.”

[범죄라. 모두가 직접 선택한 건데, 왜 네가 참견이지?]

리치의 말에 호응하듯 수많은 스켈레톤 메이지가 포효를 한다.

나는 그걸 여상한 태도로 훑었다.

사람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게 뭘까.

누군가는 영혼이라 말할 것이다.

누군가는 육체라 말할 것이고.

누군가는 인연이라 말할 것이다.

전부 맞긴 했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다른 거였다.

사람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그건 기억이었다.

기억이 연속돼야 자아가 생성됐다. 기억과 자아가 동일하지 않다? 그건 사실상 다른 인간이었다.

그리고 스켈레톤 메이지는 자아라는 게 없었다.

저건 그저, 이지를 잃은 괴물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정말 설명했나요?”

과연 마을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스켈레톤 메이지가 되는 걸 선택했을까?

정말로?

나는 리치를 빤히 응시했다.

내 시선에 리치는 고개를 까딱였다. 흡사 재밌는 얘기를 들었다는 듯.

그 후, 비웃음을 터트렸다.

[본좌가 왜 그래야 하지?]

“그런가요.”

맞는 말이었다. 리치에게 그럴 의무는 없었다.

다만.

“그건, 공평하지 않네요.”

직후.

땅에서 나무줄기가 올라왔다.

나무 병사가 정렬한다. 일, 십, 백…. 수백 체의 나무 병사가 단단한 나무 방패와 나무 검을 든 채 적을 노려본다.

그에 맞춰 스켈레톤 솔저가 리치의 앞에 선다.

대군이 서로를 마주 보는 광경은 꽤 장관이었다. 바람이 분다. 달그락 소리만이 내 귀에 들린다. 그리고.

수백 체의 나무 병사와 수백 체의 스켈레톤 솔저가 부딪혔다.

첫 격돌의 결과는 반반이었다. 나무 병사와 스켈레톤 솔저는 서로 비슷한 교환비를 냈다.

그러나 후 상황에선 아니었다.

내 마력을 빨아간 나무 병사가 시간을 역행하듯 몸을 회복한다.

스켈레톤 솔저 또한 부서진 뼈를 회복했지만, 내 나무 병사와 속도 차이가 확연히 났다.

그 모습에 리치가 몸을 꿈틀거리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고유 마법?]

나는 손을 휘저었다. 내 손짓을 따라 굵은 나무줄기가 하늘로 솟구치고, 이내 거대한 사람의 형태를 만들었다.

나무 거인의 주먹이 대지를 때린다. 그게 한두 개가 아니다. 총 3체의 나무 거인이 정면을 초토화시킨다.

[감히!]

리치가 분노한다. 자신이 평생 가꿔온 정원이 망가지는 거다. 정원사 입장에서 그것만큼 화나는 일도 없었다.

리치가 손가락을 까딱이자, 그의 충실한 충복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 없는 기사가 유령마를 타고 앞으로 달린다. 유령마는 말이라고 믿기지 않는 기동력을 보여주며, 나무 거인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나무 거인이 몸을 흔들며 얼굴 없는 기사를 떼어내려 했지만, 유령마의 속도가 너무 빨랐다.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나무 거인의 약점은 속도였으니까.

―이 전장에 나무 거인만 있었다면 말이다.

나는 등불을 흔들었다. 등불에서 시작된 붉은 선이 얼굴 없는 기사를 정확히 타격한다.

고위 언데드인 듀라한이다. 그래서 고작 불꽃을 고속으로 쏘아냈을 뿐인 마법으로는 큰 타격을 주기 어려웠으나.

잠깐의 경직만으로도, 나무 거인의 주먹이 닿기에는 충분했다.

듀라한들이 찌그러져 허공을 유영한다. 동시에 리치가 마력을 뿜었다.

리치에게서 시작된 죽음의 마력이 마지막으로 남은 듀라한에게 닿는다.

듀라한이 하늘로 손을 뻗고, 그 손에 죽음의 마력이 붙들린다.

죽음의 마력이 형태를 갖춘다. 거대한 검이 완성된다. 죽음을 흩날리는 거대한 검이 하늘을 찌르고, 듀라한이 검을 휘둘렀다.

나무 거인이 무너진다. 흙먼지가 일어난다. 당당하게 나무 거인을 무너트린 듀라한이 내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남은 나무 거인 2체가 듀라한을 막으려 했지만, 그러기엔 스켈레톤 솔저가 너무 질겼다. 수십 체가 넘는 스켈레톤 솔저가 나무 거인을 타고 올라가 붙들었다.

아귀도를 닮은 참상이었다. 생명을 포식하는 망자가 생명의 원소로 이루어진 나무 거인을 물어뜯는다.

나무 거인이 거세게 스켈레톤 솔저를 떼어낸다. 개미가 밟히는 것처럼 해골 괴물들이 전부 밟혀 으스러지지만, 숫자가 너무 많았다. 밟아도 밟아도 끝이 없었다.

나무 거인이 고정된 타이밍을 노리고 스켈레톤 메이지들이 마법을 날린다.

원소가 하늘을 덮는다.

쿠우우웅. 나무 거인이 무릎을 꿇는다. 땅이 흔들린다. 우워어어어―. 거대한 무언가가 몸을 일으킨다.

그건, 시체로 만들어진 골렘이었다.

그게 하나, 둘, 셋…끝없이 늘어났다.

전장을 언데드가 가득 메운다. 저위 언데드와 고위 언데드를 가리지 않고, 바글바글하게 가득.

리치가 광소를 터트리며 소리쳤다.

[본좌의 영역에 들어온 건방진 년아. 본좌가 친히 망자로 만들어주마.]

이미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전황은 리치에게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 본다면.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손을 앞으로 뻗었다. 마력이 어마어마하게 빠져나가고, 구구궁. 땅에서 나무가 솟구쳤다.

솟구친 나무가 형태를 이룬다. 두꺼운 줄기가 엮이며 수십 미터 길이의 거대한 몸체가 완성된다.

마치, 뱀을 닮은 그런 형태였다.

각양각색의 나뭇가지들이 엮이며 신체 부위가 된다.

등에 되다 만 날개가 달린다. 어깨에 되다만 팔이 달린다. 머리에 되다만 뿔이 달린다.

하나같이 되다 말았다. 제대로 된 게 없었다.

화륵. 뿔에, 날개에, 팔에 불꽃이 맺히고, 되다만 뱀이 포효한다.

용이 되려다 타락한 이무기.

강철이.

녀석이, 거대한 꼬리로 듀라한을 후려쳤다.

[고작 그걸 준비했나!]

본 와이번이 공중을 누빈다. 강철이에게 산성 액을 뿌리는 본 와이번. 치이익. 강철이의 몸이 녹는다.

용이 되지 못한 강철이다. 그에게 허락된 영역은 땅뿐이었다.

때문에 강철이에게 본 와이번의 수직 공격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원래라면, 그랬다.

두근. 심장이 뛴다.

내 심장 박동을 따라, 마법이 발동된다.

모든 것엔 상위호환이 존재한다.

각자만의 개성이라는 건 허상이다. 둘을 비교하면 반드시 우월한 쪽이 드러난다.

사람은 경쟁을 하며 성장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간다. 더 위로 가기 위해 생각을 거듭한다.

고유 마법 란, 그런 사고방식에 의거해 탄생했다.

되다만 날개가 성장한다.

되다만 팔에 근육이 붙고, 되다만 뿔이 끝까지 자라난다.

강철이의 몸이 부유한다.

서양의 드래곤이 아니라, 동양의 용과 비슷하게 바뀐 강철이의 눈이 맑게 빛난다.

강철이의 몸을 감싼 바람의 원소가 폭풍이 돼 본 와이번을 떨어트린다.

[이게, 무슨.]

강철이의 입에 불꽃이 모인다.

공평의 특징의 세 번째 원리, ‘조약’을 발견하며 나는 4위계가 됐다.

‘조약’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았다.

이제 나는 원하는 ‘조약’을 선언하고, 그걸 지킴으로써 원하는 대가를 손에 넣는 게 가능했다.

내 첫 특기 마법인 염뢰(炎雷)가 그 예시였다. 염뢰는 ‘나는 하루에 한 번 내가 피워낸 불의 원소를 포식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발동된 마법의 위력은 먹어 치운 횟수에 비례해 마법의 위력이 강해진다.’라는 조약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조약은 도중에 변경이 가능했으나, 조약은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법. 계속 바꿔대면 위력이 반감됐다.

그리고 필살기는 원래, 한 번만 쓸 때가 제일 강했다.

강철이의 입에 모인 불꽃이 불꽃을 잡아먹는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수십 배로 증폭된 푸른 불꽃이 강철이의 입을 불태운다. 속에 천불을 키워 태생적으로 불꽃을 다루도록 설계된 강철이도 버티지 못하는 고온의 청염이 대기의 온도를 올린다.

그 상황에서.

나는, 아무렇지 않게 강철이를 향해 소곤댔다.

“쏘세요.”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푸른 빛이, 세상을 꿰뚫었다.

땅에 닿은 청염이 사방으로 퍼진다. 청염의 파도가 언데드를 덮치고, 파괴의 불꽃에 닿은 모든 언데드가 녹아내린다.

스켈레톤 솔저도, 스켈레톤 메이지도, 데스나이트도, 듀라한도, 시체 골렘도 전부.

모든 언데드가 전소된 상황에서, 리치가 뒷걸음질을 쳤다.

나는 리치에게 다가갔다.

리치가 말을 더듬는다.

[7…7위계라고? 그 나이에?]

“정신 차리세요. 이게 무슨 7위계인가요.”

7위계는 홀로 국가와 필적하는 괴물이다.

고작 이 정도로는 따라잡지 못했다.

[본좌가, 본좌가―.]

“자. 마법 내놓으세요. 무슨 고유 마법을 지녔죠?”

[안 돼!]

땅에서 기어나온 본 와이번이 리치를 태우고 하늘을 난다.

깔끔하게 도주라니. 이래서 한 번이라도 도망친 놈들이 안 됐다. 도주가 아주 습관이 됐다.

딱히 좋은 선택도 아니었고.

끼에에엑! 신성한 짐승이 날아와 본 와이번을 떨군다.

본 와이번과 함께 추락한 리치가 땅을 뒹군다.

그런 리치를 발톱으로 꾸욱 짓누르는 피닉스. 녀석이 고개를 쳐든다. 칭찬을 해달라는 건데, 나는 적당히 쓰다듬고 리치에게 말했다.

참고로 이미 내 손에는, 천칭이 들려 있었다.

“리치 님. 무슨 고유 마법을 가지고 계신가요?”

[…….]

“전투 중에 사용하지 않은 걸 보면 제작 계통인가 봐요? 어쩐지 6위계치고 언데드들이 과하게 많다 싶었어요.”

[만약 그렇다면 어쩔 셈이지?]

리치가 반쯤 포기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나는 즉시 답을 알려줬다.

“거래예요. 제게 고유 마법을 주신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드릴게요.”

[뭐?]

“그게 마법에게도 더 좋은 일이에요. 리치인 당신은 마법을 성장시키지 못하지만, 저는 성장이 가능하거든요. 당신의 마법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드릴게요. 어때요?”

매우 합리적인 말이었다. 이거면 리치도 마음에 들 거였다.

내 말에 리치는 작게 중얼거렸다.

[네년, 대체 무슨 고유 마법을 가진 거지?]

“천칭, 생장, 미로, 진화예요. 우리 애들이 참 착해요.”

[하, 하하.]

리치가 웃음을 터트린다. 굉장히 유쾌하다는 듯.

리치는 리치가 됨으로써 많은 걸 잃었다. 그 잃어버린 목록엔 감정도 포함됐다.

그렇기에 리치는 생전의 감정을 모방하듯 따라 할 뿐이었으나, 어째서인지 지금의 리치는 진심으로 유쾌해 보였다.

그게 굉장히 신기했다.

한참을 웃던 리치는, 곧 웃음을 멈추며 음산한 목소리를 뱉었다.

[내 이름은 말러스 크로우다.]

“루이나 엘피니엘이에요.”

[내 소망은 한 가지다. 마법의 끝을 본다. 그걸 위해 살아왔고, 그걸 위해 모든 걸 포기했다. 그렇기에.]

쩌적. 기묘한 소리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허술해진 말러스의 로브 사이로 붉은 보석 같은 게 빛난다.

갈비뼈 안에 고이 모셔진 그건 보석 주제에 심장처럼 박동했는데, 저게 뭔지는 묻지 않아도 알았다.

보석 심장에 금이 간다.

나는 기겁하며 소리쳤다.

“안 돼!”

내 손에 탐 원소로 만들어진 단검이 잡힌다.

나는 다급히 단검으로 보석 심장을, 라이프베슬을 찍었다.

라이프베슬이 부서진다. 나는 단검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고유 마법이라기엔 크기가 너무 작은 마법을 느꼈다.

말러스가 말했다.

[그러니 어차피, 마법이 없는 삶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모래처럼 바스러지는 말러스.

나는 말러스의 잔해를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내다가, 속으로 한탄했다.

아니.

무슨 리치가 라이프베슬을 자기 몸에 가지고 다녀.

이건 말도 안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