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11 lines
10 KiB
Markdown
211 lines
10 KiB
Markdown
|
|
157. 공명
|
|
|
|
호문쿨루스의 시체가 빛으로 변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며, 포션을 마셨다.
|
|
|
|
[불굴]을 발동시키기 위해 직접 손상시켰던 내장이 서서히 회복되고, 오래 걸리지 않아 컨디션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
|
|
|
전투 도중에 입은 데미지며 상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오래간만에 진땀을 쫙 빼는 싸움이었다.
|
|
|
|
“콜록, 켁, 아오 씨발, 입으로 순대가 나오네.”
|
|
|
|
마력 폭발 때문에 걸레가 됐던 내장의 파편을 입 밖으로 토해내고, 조금 전의 전투를 복기했다.
|
|
|
|
나는 호문쿨루스의 심장을 꿰뚫은 직후, 일부러 지저분하게 검을 사방으로 휘둘러 놈의 몸을 다섯 토막 냈다.
|
|
|
|
아스테리오스의 도끼에 맞고도 살아났던 때를 떠올려 취한 조치였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헛짓이었다.
|
|
|
|
도전자가 아니라 몬스터로 분류되기 때문인지, 놈은 HP 잔량에 따른 시스템의 보호 효과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
|
|
|
하긴, 시스템의 힘까지 복사할 수 있으면 인벤토리도 다룰 수 있었을 테니까. 당연한 거긴 하다만.
|
|
|
|
어쨌든 놈은 심장을 관통당하고, [라이트닝 차지]의 효과로 내장이 모두 전기구이가 된 시점에서 끝장이었다.
|
|
|
|
뭐, [강철의 혼]이 없어서 실질 내구력은 내 절반 이하였을 테니까- 마력강화도 안 쓰고 있는 상태였고.
|
|
|
|
아무리 내 스탯을 그대로 복사했다 한들, 시스템의 보호 효과 없이 그렇게 당하면 죽는 게 당연하지.
|
|
|
|
크리티컬 판정과 함께 한 방에 치명상을 입어서, [불굴]이 발동될 틈도 없었던 것 같으니.
|
|
|
|
“오버킬이었네.”
|
|
|
|
내가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최강의 한 방, 하지만 돌이켜 보니 그럴 필요는 없었던 거다.
|
|
|
|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확실한 수단을 고른 것뿐이지만- 다음에는 좀 아껴도 되겠네.
|
|
|
|
그래도 이번 일로 새로운 기술을 얻었으니까, 결과만 보면 썩 만족스러운 전투였다고 할 수 있겠다.
|
|
|
|
[패시브 스킬 : 오러 마스터리 3레벨을 습득하셨습니다.]
|
|
|
|
전투를 마치자 떠오른 푸른색 알림창이 무척이나 흡족하다. 오러 마스터리 레벨이 오를 줄이야.
|
|
|
|
아마도 검령의 의념기인 오러 서클을 습득한 것이 스킬 레벨에 반영된 거겠지.
|
|
|
|
거기에 마력 지배 스킬의 레벨도 하나 올랐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자력으로 새 스킬을 습득했다.
|
|
|
|
[패시브 스킬 : 초급 마법 1레벨을 습득하셨습니다.]
|
|
|
|
전투 도중에 어쩌다가 시전에 성공한 매직 미사일이 초급 마법을 습득한 걸로 판정된 것 같다.
|
|
|
|
“매직 미사일.”
|
|
|
|
-쾅!
|
|
|
|
시험삼아 다시 한 번 사용해 보자, 제대로 발사된 마력의 탄환이 미궁 벽에 꽂혀 들어갔다.
|
|
|
|
처음은 뽀록이었지만 한 번 성공하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시전할 수 있었다. 역시 뭐든 도전하고 볼 일이라니까.
|
|
|
|
물론 스킬 레벨은 고작 1레벨이고, 기초적인 공격 마법이다 보니까 위력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
|
|
|
그냥 쇠구슬 하나 던지는 게 이보다 훨씬 세겠지.
|
|
|
|
하지만 스탯빨로 나름 위력이 나오기도 하고, 상대방의 허를 찌르기 위한 수단으로서는 꽤 괜찮다.
|
|
|
|
“그럼 마지막으로……이건데.”
|
|
|
|
정신을 집중하고 체외로 방출한 마력을 그러모아, 오른팔 위로 단단하게 굳혀 고리를 형성했다.
|
|
|
|
검령 칼레온의 의념기, 오러 서클.
|
|
|
|
그걸 발동한 채로, 무기를 들지 않은 오른손을 가까운 벽을 향해 대충 내뻗어보았다.
|
|
|
|
-콰과광!
|
|
|
|
튼튼한 미궁의 벽이 가볍게 박살 나며, 약간의 현기증이 머리에 확 몰려왔다.
|
|
|
|
그리고 형성되었던 고리가 붕괴하며, 오른팔 위로 화상 같은 상처가 생겨나며 피가 뚝뚝 흘렀다.
|
|
|
|
상처에서는 마력이 새어나가고 있다. 방금 그걸로 상태창에 표시되는 MP가 상당히 크게 줄어들었다.
|
|
|
|
호문쿨루스의 심장을 꿰뚫었을 때는 전체 MP의 삼 분의 일 가량이 확 날아가 버렸었지.
|
|
|
|
공격의 위력 상승률은 훌륭하지만, 반동과 연비가 나빠도 너무 나쁘다.
|
|
|
|
오러 마스터리의 하위분류 취급인지 스킬창에도 등록되지 않았고, 하자가 너무 많은 기술이다.
|
|
|
|
단순히 내 기량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아직 이 기술은 실전에서 써먹기 힘들겠다.
|
|
|
|
애초에 의념기라는게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전에 성공했던 것 자체가 기적일지도 모르지.
|
|
|
|
자세한 건 나중에 검령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본인 기술이니까 본인이 가장 잘 알지 않겠어?
|
|
|
|
상태창과 스킬창을 모두 닫고, 마지막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꽤 늦었네.
|
|
|
|
“꼬맹이 기다리겠네.”
|
|
|
|
지금은 일단 돌아갈 시간이다.
|
|
|
|
**
|
|
|
|
미궁을 빠져나와 청색 마탑으로 돌아오자, 뭔가 많은 일이 있었던 모습의 에인이 나를 맞아주었다.
|
|
|
|
“진혁악마님 이거 봐, 팔락팔락.”
|
|
|
|
에인은 품이 넓은 옷소매를 날개처럼 파닥거리며 날아다니는 시늉을 했고- 실제로 날기 시작했다.
|
|
|
|
뭐지 시발, 우리 꼬맹이가 비행 청소년이 됐잖아.
|
|
|
|
지금 쓰고 있는 거 비행 마법인가? 얘가 이런 것도 할 줄 알았나? 이거 설마 오늘 하루 만에 익힌 거야?
|
|
|
|
나는 옆에서 흐뭇하게 웃고 있는 에올피아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얘한테 뭘 가르친 거야.
|
|
|
|
“물방울을 조종해 가벼운 물건을 공중에 띄우는 마법입니다.”
|
|
|
|
에올피아는 그렇게 운을 띄운 후, 가볍게 에인이 쓰고 있는 마법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
|
|
|
주먹 크기의 물방울을 여러개 소환해, 그것에 접촉한 대상을 부유시키는 마법.
|
|
|
|
띄울 수 있는 무게는 해봐야 10kg 정도, 당연히 인간을 띄우는 것은 불가능한 마법이지만.
|
|
|
|
에인은 물체의 무게를 줄이는 마법을 자신에게 거는 것으로 그 한계를 극복해 비행에 성공했다는 것 같다.
|
|
|
|
거기에 물방울에 은폐의 마법을 걸어 겉으로 물방울이 보이지 않게 하는 연출까지 더하기까지 했다는데.
|
|
|
|
확실히 마력감지를 돌려 보니, 에인의 마력으로 형성된 물방울 덩어리가 탐지되었다.
|
|
|
|
어이가 없네. 그냥 비행 마법보다 훨씬 복잡한 짓을 하고 있었잖아.
|
|
|
|
“그러니까 지금, 부유에 경량화에 은폐까지 최소 세 개의 마법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는 거?”
|
|
|
|
“예, 그렇습니다.”
|
|
|
|
“심지어 그 세 가지 마법은 다 오늘 배운 거라고? 나한테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주겠답시고?”
|
|
|
|
내가 매직 미사일 하나를 성공하고 기뻐할 동안, 꼬마 에인은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고 있었다.
|
|
|
|
“그렇다더군, 난 세상에 나보다 잘난 마법사는 하나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
|
|
|
한 걸음 떨어져 있던 청색 마탑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 우리 꼬맹이가 쩔긴 하지.
|
|
|
|
근데 이건 쩔어도 너무 쩌는 거 아닌가. 범부는 서러워서 못 살겠네.
|
|
|
|
“진혁악마님, 나 잘했어?”
|
|
|
|
“그래, 대단하네.”
|
|
|
|
“응, 엄마한테도 보여줄 거야.”
|
|
|
|
앙증맞은 소매를 파닥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만 나오지만.
|
|
|
|
**
|
|
|
|
나는 재잘거리는 에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구석에 팽개쳐져 있던 칼레온을 주웠다.
|
|
|
|
“스승님은 조금 전에 시간 다 돼서 없어졌어.”
|
|
|
|
나도 알고 있다. 검령을 더 불러내지 못할 시간대를 예상하고 이렇게 맞춰 온 거니까. 별일은 없었나 보네.
|
|
|
|
어떤 마법을 배웠는지 자랑하는 에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완드 쪽의 용건부터.
|
|
|
|
나는 미궁 지역에서 손에 넣은 [정화된 심연의 파편]을 꺼내어 마탑주에게 보여주었다.
|
|
|
|
“이거 어떤 것 같아, 완드에 넣을만할까?”
|
|
|
|
“그런 건 어디서 구해온 거냐. 불길한 느낌이 드는데.”
|
|
|
|
“오다 주웠어, 완드 재료로 쓸만할지나 봐줘.”
|
|
|
|
마탑주는 이런저런 마법을 펼쳐가며 파편을 살펴보더니, 약간의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려주었다.
|
|
|
|
“재료로서는 일급을 넘어 특급품이다. 다만 다른 재료들이랑 수준이 맞지 않으면 밸런스가 나쁜 완드가 될 테지.”
|
|
|
|
다행이게도 별다른 부작용 없이 쓸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재료도 이 급으로 맞춰야 한다는 점만 빼고는.
|
|
|
|
“아까 뭐가 불길하다며, 혹시 위험한 건 아니지? 막, 완드가 암흑 속성이 된다거나 그런 거.”
|
|
|
|
“안에 깃든 마력이 느낌이 살짝 나쁠 뿐이다. 가공해서 완드에 갈아 넣으면 아무 상관 없어.”
|
|
|
|
몬스터가 뱉은 재료라 조금 걱정했지만, 정화된 파편이라 별문제는 없는 모양.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는 없겠어.
|
|
|
|
미궁 보스 몬스터의 리젠 시간은 층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18층의 보스는 24시간으로 빠른 편.
|
|
|
|
즉, 하루에 한 마리씩 잡는게 가능하다는 뜻. 앞으로도 잔뜩 모아야겠군.
|
|
|
|
“진혁악마님, 그거 뭐야?”
|
|
|
|
“네 완드에 들어갈 재료.”
|
|
|
|
“나 그거 볼래, 나 줘.”
|
|
|
|
나는 에인의 손에 파편을 들려주었다. 에인은 불길한 마력이 흐르는 파편을 주물럭거렸다.
|
|
|
|
정화됐다고 해도 좀 기분 나쁜 물건인데, 잘도 장난감처럼 주물럭거리네. 오감 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
|
|
|
자기 완드에 이런 게 들어간다는 게 신기한 걸까.
|
|
|
|
평소 마력이 깃든 물건에도 좀처럼 관심을 두지 않는 에인이, 어쩐 일인지 파편을 뚫어지라 쳐다본다.
|
|
|
|
그냥 멍하니 바라보며 주물럭거리는 게 귀엽긴 하지만, 이런 걸 자꾸 만지면 뭔가 나쁜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니.
|
|
|
|
이제 그만 달라고 말하며, 에인의 손에서 파편을 부드럽게 빼앗았다. 에인도 별 불만은 없어 보였다.
|
|
|
|
“진혁악마님, 나 완드에 그거 많이 넣어주라.”
|
|
|
|
다만 파편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런 말을 살짝 귀에 속삭였을 뿐인데- 느낌이 괜히 싸했다.
|
|
|
|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도, 에인이 딱히 이상한 힘에 홀린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
|
|
그냥 처음 보는 계통의 마력에 흥미가 있었을 뿐이었나 보다.
|
|
|
|
휴, 괜히 쫄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