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53 lines
12 KiB
Markdown
253 lines
12 KiB
Markdown
|
|
130. 사기 아이템
|
|
|
|
9층 이후로 특별히 장비를 갱신한 적은 없지만, 내 마력을 흘려넣은 장비의 내구성은 매우 훌륭하다.
|
|
|
|
16층에서도 충분히 통용되는 것은 물론이요, 저층에서는 마땅히 교체할 필요가 없을 정도.
|
|
|
|
하지만 벼락불과 별빛이 깃든 황금의 도끼는 아무렇지 않게 내 방패를 베어 가르고, 내 팔을 잘라냈다.
|
|
|
|
왼팔을 통째로 베어낸 도끼는 멈추지 않고 내 옆구리까지 파고들었다. 황급히 마력강화를 발동했다.
|
|
|
|
-쿠르릉!
|
|
|
|
강화된 신체능력으로 발을 굴러 물러났다. 팔이 떨어져 나간 건 물론이요, 옆구리까지 깊게 패였다.
|
|
|
|
씨발, 저게 대체 뭐지?
|
|
|
|
방어력과 내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물러나지 않았다면 그대로 몸통이 상하로 분리됐을 거다.
|
|
|
|
최종 피해를 60% 감소시키는 [강철의 혼]을 가진 내 몸을 두부 취급하다니.
|
|
|
|
단순히 방어력 100% 무시 같은 옵션이 달려 있다는 수준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상식을 벗어난 위력이다.
|
|
|
|
“씹, 뭐 공간 절단이라던가……그런 건가?”
|
|
|
|
그뿐만이 아니다. 왼팔의 절단된 부분과 옆구리에 열상을 입었다. 아마도 전기 속성의 부가 피해.
|
|
|
|
사선의 모든 것을 저항 없이 절단하는 위력, 거기에 내 내성 스킬을 뚫고 전기로 지져버리는 효과까지.
|
|
|
|
번쩍거리는 것만 빼면 생긴 건 평범한 냉병기인데, 효과 면에서는 차라리 광선검에 더 가깝다.
|
|
|
|
“이놈의 탑은 양심이 어떻게 되먹은 거야, 진짜로!”
|
|
|
|
-타닥!
|
|
|
|
분노를 입 밖으로 내며 재빨리 달린다. 일단 도끼에 맞아 절단돼버린 내 왼팔을 먼저 주웠다.
|
|
|
|
내가 가진 수준의 포션으로는 사지 결손을 치료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그대로 불구가 된다.
|
|
|
|
주워든 왼팔을 절단된 팔뚝에 갖다 붙이고, 인벤토리에서 가장 등급이 높은 포션을 꺼냈다.
|
|
|
|
병은 이빨로 부숴서 따고, 그대로 상처 부위에 들이붓는다.
|
|
|
|
[초재생]의 효과와 포션의 효과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잘려나간 부위가 천천히 붙기 시작했다.
|
|
|
|
좋아, 덜렁거리긴 하지만 대충 붙었다.
|
|
|
|
인벤토리에서 붕대를 꺼내 왼팔을 칭칭 감아 고정했다. 장애인 신세를 면했지만, 잠시간은 못 쓰겠다.
|
|
|
|
-쿵! 쿵! 쿵!
|
|
|
|
내가 그렇게 응급조치를 하는 사이, 미노타우로스는 다시 도끼를 들고 거리를 좁힌 상태였다.
|
|
|
|
높이 치켜든 도끼를 내려찍는다. 경로를 예측하고 옆으로 가볍게 굴러 피했다.
|
|
|
|
-콰르릉!
|
|
|
|
도끼가 내리 찍힌 지점에서 빛나는 마력이 폭발했다. 여기에 범위 피해까지 붙어 있나.
|
|
|
|
미노타우로스는 땅에 박아넣은 도끼를 아무 저항 없이 수직으로 휘둘렀다.
|
|
|
|
이미 공격이 닿지 않을 거리를 확보했지만,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어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
|
|
|
-콰광!
|
|
|
|
무언가 머리 위를 날았다. 저 멀리까지 날아간 빛살이 벽을 가볍게 절단해 버렸다.
|
|
|
|
참격이 원거리까지 쏘아졌다.
|
|
|
|
검령이 보여준 진짜 검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벌어진 일 자체는 유사하다.
|
|
|
|
“이런 미친……”
|
|
|
|
방어 불능의 공격력에 속성 공격 옵션, 거기에 원거리 공격기까지 내장된 무기라고?
|
|
|
|
양심이 없는 건가? 에픽 등급의 무기도 저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
|
|
|
**
|
|
|
|
단순히 전력 차이가 심한 싸움이라면 이제껏 몇 번이고 해왔다.
|
|
|
|
3층의 리자드맨 유적에서 빠져나올 때라던가, 7층에서 메르세데스와 결투를 벌였을 때라던가.
|
|
|
|
아니면 9층에서 하이엘프 왕과 첫 전투를 치렀을 때라던가- 히든 보스를 찾아다닌 탓에 그 밖에도 몇 번이고 있었지.
|
|
|
|
하지만 공격력 하나만 이렇게까지 차이 나는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그 차이도 너무나 극단적이다.
|
|
|
|
-콰광!
|
|
|
|
아슬아슬하게 피해낸 도끼가 지면을 내려찍으며 미친 듯이 빛을 발하며 충격파를 쏟아낸다.
|
|
|
|
저걸 맞았다가는 온몸이 가루가 돼버릴지도 모른다. 저 도끼의 위력은 말 그대로 상식을 벗어났으니까.
|
|
|
|
처음의 충돌 이후, 나는 여러 방법으로 저 도끼를 받아치려고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
|
|
|
도끼와 부딪혔던 무기들이 장난감처럼 망가져서 땅바닥을 뒹굴고 있으니, 딱 봐도 알 수 있겠지.
|
|
|
|
에르웬이 만들어 준 검이라면 저걸 받아칠 수 있을까?
|
|
|
|
글쎄, 자신이 없다. 에보니 스틸도 저 도끼의 파괴력 앞에서는 두부나 다름없을 것이다.
|
|
|
|
최소한 미스릴, 아니면 그 이상의 내구도를 자랑하는 아다만타이트나 오리하르콘제의 무기가 필요하다.
|
|
|
|
당연히 모두 17층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
|
|
|
아무리 작은 완드라고 해도, 미스릴제의 물건을 하나라도 갖고 있다는 게 원래는 말이 안 되는 거다.
|
|
|
|
물론 굳이 도끼를 받아치는 것이 집착할 필요는 전혀 없다.
|
|
|
|
무기가 사기인 거지, 저 미노타우로스가 사기적으로 강한 건 또 아니니까.
|
|
|
|
사기템만 믿고 우쭐거리는 좆밥 쯤이야, 여유롭게 쓰러트리고 반대로 무기를 뺏어 줄 수 있다.
|
|
|
|
문제는 저 미노타우로스가 좆밥이 아니라는 거다.
|
|
|
|
스펙 자체도 그렇게 뛰어나지 않고, 도끼를 다루는 기술 역시 뭔가 어설픈 부분이 많은 놈이다.
|
|
|
|
하지만 진짜로, 다른 건 몰라도 저 도끼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쓴다.
|
|
|
|
자신의 강함을 뛰어넘는 사기적인 아이템을 활용하는 법을 몸에 체득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
|
|
|
평범한 도끼를 다루는 기술은 대단치 않겠지만, 저 도끼 하나만큼은 잘 다룬다.
|
|
|
|
아마도 무기술을 익힐 때부터 저 도끼를 쓴다는 걸 전제로 익힌 거겠지. 여러모로 극단적인 놈이다.
|
|
|
|
무기를 뺏을 상황을 전혀 안 내주는 데다가, 겨루기를 피하고 빈틈을 찌를 각도 전혀 주지 않는다.
|
|
|
|
사각지대를 노려서 공격해도 곧바로 눈치채고 대응하는데다가, 페인트도 손쉽게 읽어낸다.
|
|
|
|
극단적으로 높은 공격력을 모범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잘 활용하고 있다.
|
|
|
|
심지어 원거리 공격도 도통 통하질 않는다.
|
|
|
|
“흐읍!”
|
|
|
|
변칙적인 궤도를 그리도록 투척한 쇠구슬이 미노타우로스에게 쇄도한다.
|
|
|
|
하지만 미노타우로스는 여유롭게 땅바닥을 내려찍고, 막대한 전격을 발생시켜 그것을 모두 떨어트렸다.
|
|
|
|
3층의 하얀 리자드맨이 사용했던 전기 배리어와 비슷한 기술, 위력은 당연히 상위호환.
|
|
|
|
어떤 아이템을 던져도 도끼질 한 방으로 모두 대응해 낸다.
|
|
|
|
메르세데스에게 사용했던 아이템을 쏟아붓는 전술도 아마 통하지 않을 거다.
|
|
|
|
어떤 장애물도 저 도끼 한 방이면 가루가 되어버리니까.
|
|
|
|
젠장, 하다못해 공간이라도 좀 더 넓으면 좋겠는데……보스룸도 하필 좁은 편이라.
|
|
|
|
“어쩐다.”
|
|
|
|
아직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사실, 아예 전투를 포기하고 다음 층으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
|
|
|
|
조금 전에 잠깐 전이문에 손을 대 봤는데, 보스가 부활했음에도 여전히 다음 층으로 이동하는 게 가능한 상태였다.
|
|
|
|
하지만 어떻게든 저놈은 잡고 가고 싶은데……쓰러트리면 보상으로 저 도끼를 줄지도 모르잖아.
|
|
|
|
아니, 아니지, 잠깐만.
|
|
|
|
다음 층으로 넘어가는 게 가능하다는 건, 저놈은 지금 보스 판정이 아니라는 뜻 아닌가?
|
|
|
|
좋은 생각이 났다.
|
|
|
|
-콰광!
|
|
|
|
달려들어오는 미노타우로스의 공격을 피해 내고, [신속] 스킬을 사용해 질주했다.
|
|
|
|
저 놈은 공격력만큼은 초월적이지만, 그 밖의 스펙은 내게 못 미친다.
|
|
|
|
당연히 속도 역시 내가 압도적으로 우위, 작정하고 달리면 절대 쫓아올 수 없다.
|
|
|
|
물론 이 보스룸 안에서 아무리 달려봤자 끝은 분명하기에, 그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
|
|
|
저놈이 보스 판정이 아니라면, 당연히 이것도 가능할 거 아니야?
|
|
|
|
-쾅!
|
|
|
|
나는 일직선으로 쭉 달려서, 보스룸 끝에 있는 문짝을 걷어차고 밖으로 나왔다.
|
|
|
|
그대로 잠시 기다리니, 저 멀리서 뇌광을 두른 미노타우로스가 달려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
|
|
보스 몬스터는 원래 보스룸에 철저히 격리되어, 바깥으로 나올 수 없는 판정을 갖고 있다.
|
|
|
|
하지만 아스테리오스라는 이름이 붙으며 다른 몬스터로 거듭난 저놈은, 나를 따라 보스룸 바깥으로 나왔다.
|
|
|
|
“역시, 이게 되네.”
|
|
|
|
무대가 보스룸 하나에 한정된 게 아니라면 방법은 아직 있다.
|
|
|
|
“계속 쫓아와 봐.”
|
|
|
|
공간 한번 넓게 써 보자고.
|
|
|
|
**
|
|
|
|
16층의 미궁은 다른 층의 미궁과 복잡해도 상당히 복잡한 구성을 하고 있다.
|
|
|
|
복잡한 길을 이리저리 헤매다 보면, 불쑥 튀어나온 거대한 미노타우로스에게 습격당하는 구조.
|
|
|
|
지도가 완벽하게 공유되고 있는 현대의 도전자들에겐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1세대 당시에는 상당히 고생했다나.
|
|
|
|
그리고 여기, 그 1세대의 도전자들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길을 어쩌지 못해 고생하는 놈이 하나 있었으니.
|
|
|
|
당연히 커뮤니티를 잘 써먹고 있는 나는 아니고, 저기 저 사기템을 든 소대가리 녀석이다.
|
|
|
|
-쾅! 콰광! 쾅!
|
|
|
|
무식한 위력의 도끼를 휘두르며 복잡한 길을 일직선으로 주파하는 미노타우로스.
|
|
|
|
하지만 그렇게 직진만 한다고 돌파할 수 있는 미궁이라면 복잡하다고 말할 일도 없었겠지.
|
|
|
|
놈은 내가 유유히 피해 간 함정을 그대로 밟고, 거대한 쇳덩이에 짓눌려 아래층으로 추락했다.
|
|
|
|
그리고 나는 멀리서 놈에게 여유롭게 쇠구슬을 투척한다.
|
|
|
|
물론 놈은 특유의 전격 방어로 모두 쳐내고, 곧바로 파편을 짓밟으며 위로 올라와 나를 쫓지만.
|
|
|
|
말했듯이, 이 미궁은 돌아다니다 보면 금방 미노타우로스와 마주치는 구성.
|
|
|
|
-멈칫.
|
|
|
|
장애물을 부수며 나를 추적하던 놈은, 돌연 마주친 동족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
|
|
|
이곳의 미노타우로스는 모두 놈의 백성이라던가?
|
|
|
|
이유야 어찌 됐건, 내달리던 발도 휘두르던 도끼도 모두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
|
|
|
“빈틈!”
|
|
|
|
-콰지직!
|
|
|
|
인벤토리에서 꺼낸 할버드를 곧게 내질러, 두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를 함께 꿰뚫었다.
|
|
|
|
고기방패가 있어서 치명타를 넣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유효타.
|
|
|
|
-우오오오오오오!!!
|
|
|
|
고통 때문인지 빡침 때문인지 소리를 내지르며 다시 나를 쫓아온다.
|
|
|
|
하지만 그 속도로는 절대 나를 따라잡을 수 없다. 괜히 다른 미노타우로스와 마주쳐 빈틈을 노출할 뿐.
|
|
|
|
뿔조각 열 개를 바쳐서 진행할 수 있는 이 녀석의 원래 2페이즈는, 인간으로의 변신.
|
|
|
|
하지만 인간이 되었음에도 제단에 바쳐진 뿔조각을 보고 분노하여 이성을 잃는다는 설정이었다.
|
|
|
|
그렇다면, 이렇게 다른 미노타우로스가 휘말리는 모습을 계속 목격하면 어떻게 될까?
|
|
|
|
“자, 빡쳐라.”
|
|
|
|
어서 이성을 잃고 날뛰면서, 나한테 빈틈을 노출해라. 놓치지 않을 테니까.
|
|
|
|
치사하게 사기템을 들고 나온 대가를 똑똑히 치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