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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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시련의 탑 15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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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검령을 소환해서 이번 층의 보스랑 싸우게 해 볼 생각이었는데, 무심코 그냥 보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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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마법석만 있으면 몇 번이고 다시 소환할 수 있는 모양이니 아무래도 괜찮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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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칼레온을 인벤토리에 수납하고, 보스룸의 문을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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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의 입장과 동시에 확 밝아지는 내부, 저 너머에서 분위기를 잡으며 등장하는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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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부재중인 성을 홀로 지키는 충실한 심복……뭐 그딴 내용이 담긴 시스템 메시지가 하나씩 출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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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던 대로 14층 보스는 관문의 문지기보다 약한 상급 언저리의 마족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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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지는 마력량은 대단하긴 하지만, 역시 마왕급에 비교하면 한참 모자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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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무기나 방어구 없이 싸워도 손쉬울 거고, 그 상태로 팔이랑 다리를 하나씩 쳐내고도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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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보스 수준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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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숨 쉬며 인벤토리에 수납했던 칼레온을 다시 꺼냈다. 그리고 마법석을 끼워 다시금 검령을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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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츠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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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이 응집되어 유령과 같은 형상을 만들어내고, 그 모습은 곧 노숙자 같은 중년 남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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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다시 소환하면 다른 검령이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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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환된 검령은 눈을 부릅뜨고 나를 노려보았다. 태도를 보니 기억은 그대로 이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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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방진 놈…감히 이 어르신을 무시하다니, 이런 몸만 아니었다면 그 싹퉁머리를 고쳐 줬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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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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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에 빙의된 몸이라고 해도, 대검호 칼레온에게 턱짓으로 이래라저래라 명령하는 일은……크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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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뭐라 떠들던 검령은 그대로 보스의 마법 공격에 처맞고 자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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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윽……마족 따위가 감히! 이 애송이부터 혼내주려고 했건만, 명을 재촉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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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다시 일어선 검령은 자신이 빙의된 검을 들고는, 위풍당당하게 보스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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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검술만으로 마계를 평정한 적이 있다고 했었지, 어디 얼마나 강한지 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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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탁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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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연속으로 박차며 나아가는 검령, 손에 든 무기에는 은은한 마력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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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자체의 마력을 본인 것처럼 쓰고 있는 건가. 총량은 개미 눈곱만 하지만 힘의 응집도는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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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히 봐라, 이 칼레온이 검사로서 어떤 경지에 올랐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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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이 힘차게 나아가며, 보스의 공격을 흘려내며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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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마력이 실린 검을 앞으로 내질렀다. 저 거리에서의 공격이라면 닿을 리가 없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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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직후, 검에 담긴 마력이 빛살을 뿜으며 참격을 앞으로 쏘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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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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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격 자체를 원거리로 쏘아내는 공격기, 말로만 듣던 오러와 비슷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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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로서의 경지가 어쩌고 떠들던 게 허풍이 아니었던 건가. 전사의 삼신기라는 오러를 운용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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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아진 참격은 굉장한 기세로 날아가, 그 사선에 있는 보스의 목을 잘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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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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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못하고, 날아가던 도중 바람처럼 흩어져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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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계산을 잘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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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은 보스의 일격이 검령의 정수리를 내려찍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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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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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 칼레온,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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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씨발,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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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칼레온을 회수하고, 평범하게 싸움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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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시련의 탑 14층을 최초로 클리어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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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층 보스를 빠르게 때려잡고, 바로 전이문을 활성화해 15층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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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문 특유의 울렁거리는 감각과 함께 펼쳐진 세상은 언제나 그랬듯이, 이전 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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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의 붉은 하늘과 대비되는 청량한 푸른 하늘, 거기에 하얗고 몽실몽실한 구름이 잔뜩 깔렸다- 발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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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뭐야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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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이 어떤 컨셉인지 확인하지 않고 그냥 넘어온 건데, 이렇게 보니 딱히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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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사막 이후에 얼음의 대지가 나왔듯, 마계 컨셉의 층을 넘어오자 나타난 것은 하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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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대신 구름이 깔렸고,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은 새하얀 석재로 만들어진 신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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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나 천계, 뭐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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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얼거리며 잠시 주변을 구경하던 중, 눈앞에 갑작스레 시스템 알림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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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의 기운이 땅에서 태어난 부정한 자를 거부합니다. 모든 스탯이 크게 저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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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가다 나타나는 붉은색 알림, 그 직후 뭔가 오묘한 감각이 전신을 감싸며 힘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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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도 어지러운 게 멀미 들린 것 같고, 스탯은 어디 보자……뭐야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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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혁 Lv.69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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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 130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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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 : 780/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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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 59 (9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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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첩 : 57 (9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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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 : 64 (9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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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 56 (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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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HP랑 MP를 제외한 스탯이 모조리 반 토막이 나 버렸네. 심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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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빨 없는 50레벨 언저리의 스탯이 되어 버렸다. 내가 50레벨을 찍은 게 3층 때라는 걸 생각해보면 엄청난 파워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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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본 스탯 4종류만 줄어들었을 뿐, 공격력이나 방어력의 최종 수치까지 토막 난 건 아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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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오히려 레벨에 잘 어울리는 스펙 수준이다. 그전까지 내 스탯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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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각종 스킬이며 아이템도 전부 그대로니까, 여전히 평범한 동레벨 도전자보다는 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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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레벨부터가 15층 평균 도전자보다 확실히 높으니, 별문제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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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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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오버스펙인 나니까 문제가 없는 거고, 보통 도전자가 이렇게 스탯이 토막 나면 답이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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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솔플러라서 기본 제약이 훨씬 빡빡하게 걸리는 건가? 아니면 초반 퀘스트를 깨야 하는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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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건 검색을 통해 정보를 알아낼 필요가……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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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이거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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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약을 풀어버리면 14층에서처럼 히든 보스급이 아닌 한 싸움도 안 되는 수준으로 차이가 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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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단련 삼아서 이대로 진행해도 괜찮지 않으려나. 여차할 때는 마력강화로 때우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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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쿵,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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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돌연 땅을, 아니, 구름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거대한 형체가 접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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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초반 몬스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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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제약이 걸린 필드에서는 이런 게 국룰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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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다운 상태로 일반 몬스터 하나를 상대하게 한 다음, 스펙을 복구할 방법을 알려주는 퀘스트를 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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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엘프 때처럼 강제 패배 이벤트를 발생시키고, 아군 NPC한테 도움을 받게 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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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후자였으면 좋겠네, 엄청나게 센 놈이 나올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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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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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울리는 소리가 멈추고, 가까이 다가온 몬스터는 힘껏 뛰어올라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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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의 기념비적인 첫 몬스터는, 매우 매우 거대하고 새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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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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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토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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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의 들판 지역에서 나타나는 시련의 탑 최약의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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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약해서 최근 뉴비들에게는 아예 스킵한 다음 고블린이나 잡을 것을 권하고 있다는 그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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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작은 뿔이 하나 돋아난 토끼, 이름 하야 뿔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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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걸 대충 확대해놓은 듯한 이 몬스터는……매우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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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끾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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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원본 뿔토끼는 잘 내지 않았던 울음소리마저 계속 내는 게, 특히 더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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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거리던 뿔토끼 울음소리가 커져서 좀 묘하게 들리긴 하는데, 아무튼 존나 큰 만큼 존나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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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존나 귀여운 대형 뿔토끼는 ‘뀩뀪’ 하는 소리를 내며 나를 향해 몸을 날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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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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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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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도 일단 몬스터는 몬스터, 나는 뿔토끼를 힘차게 걷어차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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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의 초반 몬스터한테 대단한 기대를 한 적은 없지만, 허무할 정도로 가볍게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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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차기가 강한 것도 있겠지만, 저 뿔토끼 자체가 덩치에 비해 너무 가볍고 잘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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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해야 하나, 커다란 짐볼을 발로 찬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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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보다는 좀 몽실몽실한 느낌이다. 혹시 몸이 구름으로 이루어졌다거나, 뭐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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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뀩뀪뀪끾꼒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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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어차여 날아갔던 뿔토끼는 화가 났는지, 괴성을 내며 뿅뿅 뛰어 다시금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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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뛰어 공중으로 날아오른 뿔토끼는 몸을 빙글 돌리더니, 솜사탕처럼 몸을 둥글게 말고 나를 향해 다이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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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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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피해내자, 뿔토끼가 다이빙한 지점에서부터 바닥의 구름이 크게 출렁이며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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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까지는 좀 말랑한 바닥처럼 느껴지던 구름인데, 이번에는 굉장한 탄성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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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뀪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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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뿔토끼는 구름 바닥이 트램펄린이라도 되는 것처럼, 몸을 마구 튕기며 계속해서 나를 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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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 보니까 커뮤니티에서 이거랑 비슷한 장면을 찍은 캡쳐를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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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들어가지 않는 힐링짤 탭이었던 것 같다. 내가 모를 뿐이지 은근히 유명할지도 모르겠는데,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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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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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패턴은 단순히 저렇게 뛰어올라 공격하는 것뿐이고, 몬스터 스펙도 평범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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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칼레온을 다시 시험해봐야겠다. 이번에는 보스도 아니니까, 실력을 보여주기에 딱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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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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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마법석을 하나 소모해, 칼레온의 검령을 다시금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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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젠장맞을, 애송이가 몇 번이고 불러내면서……뭐야, 여긴 또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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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투덜거리다가, 천계의 환경을 보고 놀라는 검령. 그런 검령을 향해 거대 뿔토끼가 낙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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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뀪뀨뀨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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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은 이번에는 허무하게 당하지 않겠다는 듯, 곧바로 검을 들어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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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또 다짜고짜 싸움인가. 좋다, 이번에야말로 실력을 보여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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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뿔토끼에게 카운터를 날리려는 것 같다. 그리고 그때,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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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의 기운이 땅에서 태어난 부정한 자를 거부합니다. ‘검령 칼레온’의 모든 스탯이 크게 저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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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소환수한테도 제약은 똑같이 적용되는구나. 이러면 검령도 약해지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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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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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 칼레온,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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