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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검령 칼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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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강화의 반동으로 찾아오는 고통이 슬슬 잠잠해질 때쯤, 나는 이번 싸움의 성과를 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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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혁 Lv.69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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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레벨이 하나 올랐다. 사실 레벨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70까지도 이제 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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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은 언제나처럼 골고루 올랐고, 업적 보상으로 얻은 스킬도 하나같이 빠질 것 없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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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정령의 가호 L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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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성의 소정령이 당신의 곁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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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레벨은 정령과의 친밀도에 따라 상승하며, 레벨에 따라 새로운 효과가 해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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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 패시브 효과 : 어둠 속성 공격력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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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패시브 효과 : (5레벨에서 해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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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액티브 효과 : (10레벨에서 해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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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지 바람 번개에 이은 네 번째 정령의 가호, 아직 1레벨이라 해금된 효과는 패시브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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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가호 스킬들의 성능을 생각하면, 이것도 분명 쓸만한 액티브 효과를 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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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의 가호 계열 스킬은 일단 얻어두면 무조건 든든해지는 국밥 같은 성능을 자랑하는지라,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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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반쪽 마왕 처치 보상으로 얻은 마왕의 뿔과 암영 스킬도 확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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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재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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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뿔은 마법 계열 아이템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였다. 레어도는 높지만, 나한테는 별 쓸모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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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영 스킬은 심플하게 좋은 은신 계열 스킬, 이동속도 증가 효과와 주변이 어두울수록 은신율이 증가하는 옵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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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댄서인가 뭔가 하는 도적 계열 클래스에 기본으로 이런 이름의 스킬이 붙어 있다고 들었던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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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클래스는 아직도 노멀 전사지만, 점점 전사를 초월한 뭔가가 돼가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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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전사를 전붕이라면서 비하하는 것도 다른 탑의 도전자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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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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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삼아 스킬을 발동해 보았다. 내 망토에 달린 [은신] 스킬과 유사한 감각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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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은신을 내 마력감지로 검증해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직 성능 수준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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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레벨이 변하지 않는 아이템 내장 스킬보다, 성장할 수 있는 이쪽을 더 자주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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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내가 은신이나 암습을 할 일이 잘 없기는 하지만,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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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메인 디쉬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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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지막으로 마검에서 ‘마검이었던 것’으로 전락한 칼레온을 꺼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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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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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 110 (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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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타 피해 : x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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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도 7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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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시행 가능 횟수 : 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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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본 옵션이 상당히 수수해졌다. 180이나 하던 공격력이 110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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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치명타 피해도 3.5배에서 감소해 3.0배로, 내구도 역시 조금 감소해 720까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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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기본으로 붙어 있던 암흑 속성이 사라져 평범한 참격 무기가 되었고, 그 대신 강화 횟수 7회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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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층 무기치고는 굉장히 좋은 성능이지만, 에르웬이 만들어 준 요정시대의 검과 비교하면 좀 모자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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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공격력이나 치명타 피해 등은 칼레온 쪽이 더 높지만, 내구도는 요정시대의 검이 더 좋은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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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강화 시행 횟수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서로 풀강 기준이면 내 원래 검이 더 좋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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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디자인도 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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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착 감기는 요정시대의 검과 다르게, 칼레온은 폼멜이나 손잡이에 쓸데없는 장식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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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이 멋있긴 한데, 실용성은 꽝이다. 생긴 것만 [강철 직검]처럼 어떻게 못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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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니크 무기의 가치를 가르는 아이템 고유 효과도 어째 영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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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사용 효과 : 검령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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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석 아이템을 재료로 소모하여 검에 잠든 검령을 일으켜 싸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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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의 스탯은 소모한 마법석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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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보유 중인 사용 가능한 마법석 : 3,18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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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검에 소환수를 부르는 옵션 같은 게 달린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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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정산을 대충 마치고, 마왕성 내부를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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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를 되살릴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마법서 쪽은 일단 되는대로 싹 다 쓸어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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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서 손에 넣은 마법서가 정말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반쪽 마왕의 꼬락서니를 보며 눈치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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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소환되고 남은 빈껍데기, 그리고 그 몸에 빙의한 다른 영혼, 검에 깃든 정체불명의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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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벤토리에 잠들어 있는 엘레노어의 영혼은 그것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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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어느 부분이 다른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중요한 부분에 차이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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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마왕의 껍데기 몸은 엘레노어의 그릇이 될 수 없다. 자아가 깃든 마검도 그건 마찬가지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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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시당초 그딴 못생긴 악마 몸뚱이로 엘레노어를 부활시키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크엘프 초콜릿 바디를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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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지,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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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걸 따지기 전에 이렇게 챙긴 마법서를 내가 못 알아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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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역시 나도 슬슬 마법을 배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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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클래스로 갈아타기에는 너무 늦긴 했지만, 순수하게 배우는 거라면 못할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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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마력 지배]도 갖고 있고, [집광] 같은 마법도 자연스럽게 쓰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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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같은 부분은, 어떠려나. 도전자 중에서도 마법을 이론까지 아는 녀석들은 거의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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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창시절 성적이 좋았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렇지는 않지만, 그때는 뭐 하나 제대로 노력한 적이 없었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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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를 되살리고, 이 탑을 박살 내기 위해서라면- 얼마나 어려운 공부건 해낼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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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내 뜻대로 지배되고 있는 마력의 흐름이, 내 의지와 마음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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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많이 나오는 층이 몇 층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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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몇 층은 더 올라가야 마법을 배울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그럼, 14층은 볼일이 끝났으니 빨리 올라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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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는 어차피 마왕보다 약하고, 미궁 지역도 별 볼 일 없으니까- 오늘을 넘기기 전에 돌파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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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온의 검령이라는 것도 한번 시험해 보고 싶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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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지역을 돌파하는 데에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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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번 층의 미궁 지역은 마왕성 옆의 탑이 대신하고 있는 만큼, 뚫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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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나오는 마수 몬스터들은 죄다 한칼에 썰려 나가고, 함정 같은 건 그냥 몸으로 받아도 멀쩡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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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바로 보스룸 앞까지 도착해, 화이트롤을 씹어 먹으며 칼레온의 기능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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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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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토리에 있는 하급 마법석을 검의 폼멜 부분에 끼우자마자, 묘한 마력이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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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템 옵션을 발동하니, 마력강화를 연상시키는 빛이 검 근처로 감돌면서 인간의 형상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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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고, 반쯤 투명한 게 유령 같아 보인다. 애초에 검령이라고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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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하하하……이게 대체 몇백 년 만의 각성인지 모르겠군! 상쾌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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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된 검령은 핼쑥한 모습의 중년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딱 봐도 강해 보이는 인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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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자란 머리카락이나 수염 하며, 서울역에서 자는 노숙자 같은 모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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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외형은 둘째 치고, 목소리가 어째 좀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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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아까 그 마검 목소리잖아. 장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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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네가 나를 깨운 용사인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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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상쓰며 그렇게 말하자, 검령은 씨익 웃으며 나를 알아본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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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저주로 마검에 빙의된지 벌써 칠백 년, 그동안 나를 조종하던 저주를 깨부숴 준 용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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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 했다만, 마침 너도 검사인 모양이지! 잘 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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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한 자루로 마계를 평정한 최강의 검사, 이 칼레온에게 검술을 배울 기회를 주도록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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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은 자신의 왼쪽 가슴을 퍽퍽 두들기며 말했다. 목소리는 마검이랑 똑같은데, 말투랑 태도가 확실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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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까지는 저주에 당한 상태였다 이건가. 내가 박살 낸 마검의 마력이 바로 그 저주였던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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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령 칼레온은 내가 잠시 생각하는 사이, 혼자 주저리주저리 떠들며 혼자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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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내 밑에서 십 년 정도 종노릇을 해야 받아줄까 말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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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위대한 검사를 스승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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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존중해야 한다, 나는 전설의 검호 다섯을 꺾고 수많은 비무대회에서 우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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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가만히 내버려두니까 존나 시끄럽게 군다. 도구 주제에 누구 마음대로 스승이니 뭐니 지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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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갚아야겠다고 말한 지 5분도 안 지났는데, 벌써 거만하게 스승 행세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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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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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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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꺼낸 미스릴 완드로 검령의 정수리를 후려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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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놈이, 감히 하늘 같은 스승의 머리에 손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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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멋대로 스승이 된 검령은 정수리를 부여잡고 노발대발하며 핏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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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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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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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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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대 더 얻어맞은 검령은 아예 이를 아득바득 갈며, 나에게 온갖 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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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이 뭐랄까, 딱 지하철 1호선에서 진상을 부리는 노인네랑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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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이, 내가 검령으로만 칠백 년을 살았건만! 네놈은 애미애비도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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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세울게 나이밖에 없어서 남의 부모를 운운하는 꼴 하고는, 남의 가정사에 보태준 거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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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깡! 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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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을 세게 넘은 검령의 정수리를 삼연타로 후려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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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급 마법석으로 소환된 나약한 검령이 버틸 수 있는 건 딱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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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 칼레온,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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