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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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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쪽 마계의 최강자

내가 9층 이후에서 손에 넣은 가장 좋은 스킬을 하나 꼽으라면, [마력 지배]다.

아, 전사의 삼신기중 하나인 마력강화는 스킬 이전에 자력으로 습득한 기술이라 예외로 쳤다.

말도 안 되는 사기 성능을 자랑하는 강철의 혼은 특성으로 분류되니까 그것도 예외로 치고.

아무튼, [마력 지배]는 전사의 삼신기에 대응하는 마법사 클래스의 삼신기로 꼽히는 스킬이다.

기본적으로는 [마력 감응], [마력 감지], [마력 운용]등의 마법사 필수 스킬들을 모두 하나로 합쳐 놓은 최고급 스킬인데.

이 스킬을 습득한 이후로, 나는 내 안에 흐르는 마나를 말 그대로 자유자재로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가진 마나 뿐만이 아니라, 대기 중에 흐르는 마나를 감지하고 뜻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거다.

클래스는 여전히 전사지만, 어지간한 마법사를 죄다 능가하는 수준의 마력 조작 및 감지능력을 갖추게 된 건데.

그런 내가 보기에, 이 마계의 환경과 마족이라는 종족은 모두 미친 게 틀림없었다.

대기중에 넘쳐흐르는 미친 양의 마력,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그걸 충분히 흡수하며 자라는 마족이라는 미친 종족.

말이 마계지, 이건 이미 생체 마법 병기를 생산하는 공장에 가깝다.

그리고 그 공장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 각 관문을 지키는 세 마리의 처치 불가 마족.

“그런 놈이 그렇게 약할 리가 없는데?”

나는 다음 관문까지 걸어가는 와중, 계속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조금 전에 처치한 붉은 마족이 아무래도 너무 약했다고.

놈의 실제 전투능력은 느껴지는 마력을 통해 어림한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를 얕보고 힘을 제대로 쓰지 않은 거던가, 아니면 내가 완전히 상대를 잘못 파악하고 있던가.

둘 중 하나일 텐데,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전자였으면 좋겠다. 후자면 문제점이 한두 개가 아니니까.

단순히 14층에선 제대로 맞붙어 볼 상대가 없다는 점도 있고, 내가 상대의 역량을 제대로 재지 못한다는 점도 있고.

그러니 제발 이번 문지기는 진짜 격이 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지금의 성장세만 유지해도 100층까지 클리어하는 건 거뜬하겠지만, 내 목표는 그 너머에 있으니.

“멈춰라.”

어느덧 도착한 두 번째 관문, 이번에는 파란 몸뚱이의 마족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외형적인 특징으로는 앞서 상대했던 빨간 놈과 다르게 날개가 없고, 이마에 돋아난 뿔의 형태가 달랐다.

아까 놈은 정석적인 악마 뿔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이놈은 보석 같은 빛을 내는 뿔이 뾰족하게 돋아나 있다.

비유하자면, 유니콘 뿔 같은 느낌?

그리고 아까 놈보다 키나 덩치도 작고, 근육량도 대단치 않아 보이는 게- 좀 더 인텔리스러운 타입으로 보인다.

하지만 품고 있는 마력의 양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마법사 타입이라고 보면 되겠지.

“이 관문을 지나려면 세 가지 문제에 답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마침 관문을 통과하는 방식도 수수께끼 풀이구나, 머리를 써야 하는 타입이야.

물론 오픈 커뮤니티에 정보가 다 공개된 시점에서 머리를 굴릴 필요는 전혀 없지만.

“좋아, 정답은 이거다.”

나는 파란 마족의 앞에서 당당하게 검을 뽑았다. 참고로 마족은 아직 문제를 내지 않았다.

“네가 뭔 문제를 낼지는 모르겠지만, 칼은 언제나 답을 알고 있지.”

살벌한 마력이 다시금 내 주변을 휘감았다.

**

푸른 마족의 머리 위로 거대한 마력의 구체가 생성되었다.

만들어진 구체는 혼자 꾸물꾸물 거리더니, 이윽고 화염구와 얼음의 창, 그리고 벼락을 뱉어내었다.

순수한 마력을 덩어리로 만든 다음, 그때그때 속성을 바꿔서 토해내는 방식의 공격 마법으로 보인다.

-쾅! 콰광! 콰직!

이글이글 타오르는 화염구는 내 몸에 부딪히며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얼음의 창은 막대한 힘으로 내게 쏘아졌다.

마지막으로 벼락은 비처럼 쏟아져 연달아 내 몸을 때렸으며, 순식간에 주변을 새까만 재투성이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그 모든 마법으로도, 마족은 칼 한 자루를 빼 들고 돌격하는 나를 잠시도 멈춰 세울 수 없었다.

“이건 뭔, 장난하나.”

그렇게 맨몸으로 공격을 모두 받아친 나는, 단번에 거리를 좁혀 놈의 어깻죽지를 갈라버렸다.

-촤악!

왼쪽 어깨에 박아넣은 칼을 갈비뼈 부근까지 쑤셔 넣어, 바깥 방향으로 빼서 좌측 상반신을 도려냈다.

종족이 마족이 아니었다면 즉사했을 치명적인 상처, 이놈도 이런 꼴이 되고 나서야 뒤늦게 뿔을 꺼냈다.

뿔의 개수는 여섯, 아까 전의 붉은 마족보다 하나가 적다. 이놈도 보스보다 격이 하나 높다.

“큭큭……이 청색의 라토할에게 뿔을 꺼내게 할 줄이야. 동쪽 마계에도 이만한 강자는 없었는데……”

붉은 마족은 서쪽 최강이라더니, 이놈은 동쪽 최강이었던 전적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 놈들이 왜 문지기 역할이나 하면서 거드럭대고 있는지는 좀 의문이긴 한데, 그냥 그런 문화가 있나.

“아까 뒈진 놈도 너랑 비슷한 소리 하다가 한 방에 죽은 거 알고 있냐?”

“뭐라……? 설마 앞선 관문의 갈트할을 말하는 건가?”

“어, 빨간 놈. 그러니까 너는 방심하지 말고 제대로 덤벼, 뒈지기 싫으면.”

내가 그렇게 말하자, 푸른 마족은 인상을 구기며 방대한 마력을 흘리기 시작했다. 역시 굉장한 수준이다.

아무렴, 이런 마력을 가진 놈들이 그렇게 약한 게 말이 안 되지. 이번에는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겠지?

-우우웅!

마족의 머리 위로 다시 한 번 마력의 구체가 생성된다. 그 기세와 품은 마력은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아무래도 저게 놈의 주요 전법인 모양. 구체는 다시 한번 변형하며 갖가지 마법을 쏟아내었다.

-쾅! 콰광! 콰과광!

쏟아지는 오색찬란한 마법이 나를 덮쳤고, 그렇잖아도 만신창이였던 주변이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확실히 굉장한 마법이다. 위력도 정밀도도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다.

속성도 다양하기에 나처럼 종합 내성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제대로 준비해서 대응하기도 힘들 거다.

14층 도전자들은 절대 전투로 돌파할 수 없다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확실히 그만한 수준의 강함이다.

하지만 나는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14층 수준은 분명히 넘었지만, 고작 이게 다인가.

“뭔데, 이 어중간한 건.”

갖고 있는 마력의 양에 비하면,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될 리가 없는데.

**

잠시 후, 푸른 마족은 온몸이 토막 나고 짓이겨진 상태로 내 발밑을 뒹굴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밑천을 보기 위해, 일부러 치명상을 피해서 이곳저곳을 박살 내 버린 결과였다.

일부러 빗맞히고 빗맞혀서 부상을 늘린 다음, 빈사 상태에서 모든 걸 쏟아낸 최대의 힘을 보고 싶었지만.

푸른 마족은 마지막까지 가진 마력의 수준에 비해 형편없는 전투력만을 발휘하고 뒈져 버렸다.

“진짜 내가 문제인가?”

내가 상대방의 강함을 잘못 재고 있는 건가, 마력의 양을 근거로 이놈들을 너무 과대평가한 걸까.

태생적으로 너무 강력한 마력을 타고난 나머지, 마력의 효율적인 활용 능력은 갖추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

보스가 아닌 일반 몹 판정이라 개별 보상은 뭐 쥐뿔도 없고, 이러면 완전 나가린데.

“아니면 뭔 설정이 따로 있나.”

나는 오픈 커뮤니티를 열고 마계와 마족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미 13층에서부터 히든 요소를 찾기 위해 잔뜩 찾아봤지만, 혹시나 내가 놓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하지만 결과로 나온 것은 대부분이 이미 읽어 본 글이었고, 마족들의 묘한 강함에 대한 설명은 딱히 없었다.

애초에 이놈들을 굳이 힘으로 뚫어보려고 한 도전자들은 1세대를 제외하면 있지도 않고.

아, 그러고 보니까 그놈들이 자기소개를 할 때 처음 듣는 소리를 했었지.

서쪽 마계니 동쪽 마계니, 몇 대 마왕이니 뭐니, 적색이니 청색이니 하는 별칭들.

“이것도 뭔가 있으려나.”

나는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새롭게 검색을 시작했다. 더불어 커뮤니티에 수배 글도 하나 올렸다.

[작성자 : 서진혁#2661]

[제목 : (정보 요청)이새끼들 왜이렇게 약함?]

(사진)

14층 문지기 잡았는데 얘네 생각보다 많이 약하다 왜 이러냐

층에 비해서 세긴한데 마력량만큼 전투력이 안 나옴

첫번째 문지기는 지가 서쪽마계 23대마왕인 적색의 갈어쩌고랬고

두번째 문지기는 동쪽 마계에서온 청색의 라토할이랬음

얘네 마력에 비해서 약한이유 알고 있으면 댓글로좀알려줘

이번에도 댓글은 매우 빠르게 달렸다. 물론 그 대부분은 ‘어케했노 ㅅㅂ련아’ 같은 내용이었지만.

내가 쓴 글은 대부분 이렇게 호들갑 섞인 리액션 댓글부터 달린다. 좀 기다리면 알아서 유익한 정보를 물고 와 줄 거다.

그렇게 수배를 때리고 새로 얻은 키워드로 계속 검색하던 중, 드디어 뭔가 단서가 될 만한 부분을 찾았다.

[(연재) 14층의 배경인 마계 설정에 대해 알아보자 1편.txt]

찾아낸 것은, 자칭 사관이니 고고학자니 하는 특이 성향의 도전자들이 올려놓은 연재글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원색의 마족’ 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