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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서쪽 마계의 최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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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뽑고 적의를 드러내자마자, 피부에 따끔따끔하게 다가오는 흉포한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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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가 태어날 때부터 뛰어난 궁술과 마나 친화력을 갖고 있듯, 마족은 태어날 때부터 강대한 마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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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가진 마력의 총량만이 큰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마력을 품고 살아온 만큼 그 지배력도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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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의 높은 마력 농도와 이런 마족의 특성이 합쳐지면, 이렇게 뿜어져 나오는 마력만으로도 굉장한 물리력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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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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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마력이 신체를 압박하자, 한겨울 한파에 노출된 것처럼 입술이 멋대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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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나라서 이 정도인 거고, 보통 인간이라면 이미 몸이 갈기갈기 찢어졌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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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인간은 아닌 듯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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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의 압박을 아무렇지 않게 흘려내고 있는 나를 보며, 붉은 마족이 말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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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듯 이 문지기들은 전투로 돌파하라고 있는 놈들이 아니다. 그렇기에 문지기 본인들도 전투를 피하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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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린다, 진짜 때린다, 셋 하면 때린다? 셋, 둘, 하나, 하나 반, 하나 반의반의 반- 뭐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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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놈들을 상대로 싸움을 걸려면, 당연히 먼저 선빵을 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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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통이 아니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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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말을 받아치며, 왼손에 매어 뒀던 방패를 냅다 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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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격은 간보기, 붉은 마족은 가볍게 방패를 튕겨냈다. 하지만 방패를 튕겨내기 위해 손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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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부분에 던진 방패를 튕겨냈으니, 당연히 손은 얼굴 부근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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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을 끼고 있던 놈의 가슴께가 훤히 드러나고, 시야가 가려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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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노리기 딱 좋은 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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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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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거리를 좁혀 내지른 검은, 마족의 손바닥에 박혀서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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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들은 대로다. 마족은 모두 강철처럼 질긴 피부를 갖고 있어서, 방어력이 월등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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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어력에는 개체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놈은 사실상 이 14층 마계의 보스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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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방어력도 매우 높다. 내가 뻗은 칼을 이 정도로 막아낼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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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을 비집고 들어간 공격이 막혔으니, 다음은 저놈의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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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족은 곧바로 마력을 뿜어내며, 칼날처럼 변한 손톱을 휘둘렀다. 나는 왼팔을 들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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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왼팔에 있던 방패는 방금 던져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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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예전처럼 방패를 던져놓고 까먹어서 그런 게 아니다. 애초에 방패가 별로 필요가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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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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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러진 마족의 손톱이 내 맨 팔뚝을 스쳐 지나가며, 쇳덩이를 긁은 것처럼 불똥이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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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정령의 가호가 15레벨에 도달하며 더 강력해진 [철벽]의 버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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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예전보다 훨씬 높아진 내구력 스탯, 그리고 마지막으로 9층에서 얻은 ‘강철의 혼’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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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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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인 내 맨몸이 마족 이상의 내구도를 갖고 있음에 크게 당황한 듯 보이는 붉은 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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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놀라고 그러나, 방금 네 입으로- 그리고 내 입으로도 말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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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통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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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내 발길질에 배를 얻어맞은 마족은, 그대로 멀리 날아가 나자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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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내 기본 방어력은 9층 당시와 비교하면, 방어구를 빼도 거의 두 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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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기본 방어력이란, 스탯창에 표시되는 방어력 수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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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스킬을 사용하면 당연히 실질 방어력은 더 높아지고, [혼신] 버프를 발동하면 추가로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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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종합 원소 내성]이라는 패시브가 마법이나 속성 공격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그 위력을 반감시켜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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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어력을 뚫고 HP가 떨어져도, [전투 치유]가 두 단계 진화하며 생긴 [초재생] 스킬로 곧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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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HP가 떨어지면 [불굴] 버프가 발동해 내구를 비롯한 스탯이 또 증폭되어 더 단단해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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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마력강화를 사용하면 또 한 번 스탯과 방어력이 증폭되어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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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질 방어력은 9층 때와 비교하면 거의 몇 배에 이르는 상황. 거기에 ‘강철의 혼’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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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 강철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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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역경과 고난에도 부러지지 않는 강한 의지의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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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영혼에 새겨진 이 특성은 어떤 경우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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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피해를 60%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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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스탯창에 존재하지 않았던 특성 슬롯이 생기며, 그곳에 자리 잡은 정체불명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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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효과는 심플 이즈 베스트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모든 최종 피해를 60% 감소시킨다는 미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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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정령의 가호]의 최종 옵션이 물리 피해에 한정한 5% 감소인데, 이건 깡으로 6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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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에픽 등급의 클래스를 가진 이들에게도 이런 미친 패시브가 달려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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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보스를 처치하고 얻은 수많은 보상이 이 고유 특성이라는 것 하나 앞에서 빛이 바랠 정도니까, 뭘 더 말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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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마족, 그리고 그중에서도 잡지 말라고 존재하는 문지기 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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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요소나 설정이 그렇게나 덕지덕지 붙어 있는 놈의 공격도, 내 몸에는 흠집 하나를 못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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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크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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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질에 맞아 날아간 붉은 마족이 기침하더니, 바닥에 시퍼런 피를 토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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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방으로 내장이 다 터진 모양이다. 마족의 내장 구조 같은 건 모르겠다만, 존나 아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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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엄살떨지 말고 뿔이나 꺼내. 너도 뿔 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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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붉은 마족을 향해 손짓했다. 놈은 아득바득 이를 갈며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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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의 가장 대표적인 신체적 특징은 바로 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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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나 손톱이나 색이 반전된 눈깔, 그리고 꼬리 같은 건 마족마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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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뿔만큼은 모든 마족에게 존재한다. 다만, 그 개수는 개체별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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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의 개수야말로 마족의 강함 그 자체, 3층의 리자드맨들이 어깨에 그려넣은 색깔 띠 같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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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놈……후회하지 마라, 내가 뿔을 꺼내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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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둑, 뚜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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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족의 이마에서 뿔이 추가로 돋아난다. 상위 마족들이 가진 파워 업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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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계의 일반 NPC인 하급 마족들은 하나에서 두 개의 뿔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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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이상의 마족들은 세 번째 뿔을 꺼내서 파워업하는게 가능하고, 보스에 이르면 그 이상까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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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층 미궁의 보스인 마족 백작인가 남작인가 하는 놈의 최종 형태에 붙어있는 뿔은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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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적색의 갈트람- 서쪽 마계의 23대 마왕의 이름을 걸고, 네놈을 갈가리 찢어 유황불에 태우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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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갑자기 전직 마왕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설정을 공개한 갈뭐시기의 이마에 돋아난 뿔의 숫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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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일곱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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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보다 두개나 더 많은 일곱 개, 단순하게 생각해도 두 단계는 더 급이 높은 최상위 마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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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뿔을 드러낸 갈릭인가 뭔가는 ‘큭큭큭’ 하며 사악한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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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분위기 잡으면서 웃는 게 아니라, 그 웃음에 주변의 마나가 공명하며 땅을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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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드러냈던 흉흉한 마력과 마찬가지로, 이것만 해도 보통 인간들은 수직으로 밟은 깡통처럼 찌그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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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보통 인간이 아니라 시련의 탑 14층 도전자라도- 옴짝달싹 못 하고 있겠지. 그 정도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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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거늘, 벌써 후회하고 있는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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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 나도 똑같을 거로 생각했는지, 놈은 위풍당당하게 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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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냥 가만히 있는 건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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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내 구속 내성, 마비 내성, 석화 내성, 기절 내성……뭐 그런 게 몇 레벨인 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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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의 주인을 맡고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아는가. 그 지역을 지배할 힘이 있는 마족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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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뭐시기는 자기가 마왕을 맡고 있었을 때가 어땠다더니, 서쪽 마계의 수준이 어땠다느니, 뭐라고 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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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나 마왕 같은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그렇지, 잘 들어보면 그냥 지가 소싯적에 좀 날렸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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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만 치환하면 뭐, 내가 강서구 원탑 보스였는데- 그 행동대장 놈이 어쩌고- 나 현역 시절은 급이 달랐고-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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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말 존나 많네, 혓바닥으로 싸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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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거리는게 너무 길어서 한 마디 해주자, 놈의 이마에 핏대가 불룩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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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떠들게 내버려두고 칼빵을 먹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기습으로 바로 끝내버리면 연습도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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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말라고 만든 놈이라 보상을 안 줄 수도 있으니, 하다못해 샌드백 역할이라도 해 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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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상대를 얕보면서 힘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면 안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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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인간 놈……내 화를 돋우려고 열심이구나, 빈틈을 노려 칼을 찌르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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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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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하니 상당한 보검인 듯하군, 조금 전과는 달리 힘이 넘쳐흐르고 있어- 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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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은 아무래도 그냥 말이 많은 녀석인 것 같다. 묻지도 않은 부분을 혼자 막 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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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을 개방한 자신의 몸은 압도적으로 더 강해지기에, 아까와 같은 발길질도- 보검의 힘도 통하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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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가만두면 떠드느라 싸움을 시작하지도 않을 것 같다. 쯧, 그냥 넘어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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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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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숨에 놈과의 거리를 좁혀, 내 손에 들린, 하, 보검, 그걸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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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족은 안 통하느니 뭐니 떠드면서, 마력을 두르고 손을 내밀어 막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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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 막혔다. 내 검은 놈의 손과 팔뚝을 통째로 잘라버리고, 몸통에 사선으로 박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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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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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놈은 이걸 무슨 굉장한 보검으로 본 모양이지만, 이 검에는 사실 아무런 기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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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철 직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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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는 커녕, 그냥 강화 망한 상점제 강철 직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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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이 보검의 힘이라고 착각한 그건, 그냥 내가 검에 마력을 둘러서 씌운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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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이펙트가 터지며 한 번에 치명상을 입은 마족은 그대로 털썩,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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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짧았으면 명줄은 좀 길었을 텐데, 이거 네가 자초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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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로 녀석의 머리통을 붙잡고, 미간을 향해 힘껏 니킥을 박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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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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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크리티컬 이펙트가 터지며 놈의 안면 뼈가 단숨에 으스러졌고, 일곱 개의 뿔도 모두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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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설마 이대로 죽은 건가? 왜 마지막까지 제대로 힘을 쓰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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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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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식, 힘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 그게 전부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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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설마, 뿔이 일곱 개나 되는데 이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마력도 그렇게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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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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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관문의 문지기를 만나서 실험해보든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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