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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위화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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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 클래스 [원소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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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원소 계열 마법사의 완벽한 상위 호환으로, 전직하는 즉시 기본 4속성 마법을 모두 습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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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 데미지를 증폭시키는 각종 패시브까지 기본으로 제공되며, 클래스 보정으로 획득하는 스탯 역시 우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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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적이 상대건간에 강력한 화력을 안정적으로 투사할 수 있기에, 여러 파티와 길드에서 러브콜이 오는 만능형 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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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 본선에서 만나자고 선언한 박원호라는 도전자는 그 [원소술사] 클래스의 보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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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커뮤니티에서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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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유명하다는 건 그 실력 때문에 유명하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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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아주 무관한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냥 커뮤니티 망령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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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아슬아슬한 줄타기성의 어그로 글을 올려대고, 유머성 글에는 빠짐없이 출현해 댓글을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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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길드의 간부라고 알려진 본인의 스승에 관한 썰도 드문드문 풀고, 자신의 실력과 스펙을 과시하는 일도 많다 보니, 주목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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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소위 말하는 ‘호감 고닉’쯤 되는 녀석이다. 빠와 까를 모두 미치게 하는 슈퍼스타- 뭐 그렇게 말하는 녀석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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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런 타입은 대부분 싫어하는 쪽과 좋아하는 쪽이 극단적으로 갈리기 마련이다. 당연히 이 녀석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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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너무 나댄다고 싫어하고, 누구는 웃기다며 좋아하고, 그래도 양쪽 모두 공통으로 내리는 평가가 하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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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런 인간적인 평가와는 별개로 실력 하나만큼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슈퍼 루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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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가 그렇게 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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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너먼트 예선이 끝난 후, 노점 거리를 둘러보다 마주친 강준호에게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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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랑 같은 서버라서 본 적이 있거든요. 클래스 성능이랑 스펙도 좋은데, 스킬 분배 센스가 굉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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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호는 도전자가 운영하는 노점에서 산 매운 닭꼬치를 한 입 베어 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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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속성을 전부 다루는 만큼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숫자가 엄청난데, 그걸 모두 완벽하게 활용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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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마법이면 방어마법, 공격마법이면 공격마법, 원거리 스킬은 모두 끝 사거리에서 정확히 맞추고……명중률은 거의 100%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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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라는 포지션에 매몰되어서 딜만 넣는 마법사랑은 달라요, 오히려 전방위적으로 파티원을 서포트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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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하니, 그런 스킬 사용 능력은 어떤 대형 길드의 마법사 클래스 간부에게 직접 배운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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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공략이 많았던 2세대 당시의 도전자로, 레어 클래스면서 본인의 기량만으로 5개 속성을 다룬다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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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의 마법사들은 후방에서 안전하게 딜만 넣는 포지션은 아니었으니, 아마 그런 테크닉을 전수해 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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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후 탑을 졸업하고 나면, A급 헌터 자리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가예요. 윽, 케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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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이어가던 강준호는 매운 닭꼬치가 목에 걸렸는지, 황급히 물을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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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안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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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인상과는 다르게 제법 실력이 있는 모양인데- 그래봤자 마법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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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한들, 설마 그놈이 재버워크만큼 강하진 않을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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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안티메이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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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페스티벌 맵 C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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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유명한 분이 오셨네~ 토너먼트 본선 진출하셨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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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문술사 정모에 이은 두 번째 친목 모임. 나는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뻘쭘하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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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모인 사람들은 에인을 돌보게 된 것을 계기로, 육아 팁과 요리 지식을 나누었던 생활 게시판의 붙박이 도전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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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문체와 어투에서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현장에 나오니 생각보다 더 동네 반상회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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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남성 도전자들도 있다. 잘 헤아려보면 성비는 거의 반반에 가깝다…하지만 이 ‘여사님’들의 존재감이 너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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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본 것보다 더 잘생겼네, 키도 훤칠하고~ 연애할 때 우리 남편 보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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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며 은근히 내 팔에 몸을 비벼오는 여기 이 분은, 올해 43세 강지혜 씨. 무려 중학생 아들이 있는 유부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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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얼굴만 봐서는 도저히 40대 초반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게 말로만 들었던 시련의 탑의 안티에이징 효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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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탑 도전자들은 노화가 느리다. 단순히 느리기만 한 게 아니라, 아예 거꾸로 젊어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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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이 상승하고 신체능력이 발달하면서, 회복 효과 덕분에 주름이 없어지거나 체형이 변화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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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나만 해도, 비틀어진 골반과 척추가 교정되며 키가 조금 자랐고- 푸석푸석하던 피부도 확 좋아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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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변화도 만능은 아니라서, 중년이 청년 시절로 돌아가는 수준의 극적인 변화는 불가능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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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 관리 잘한 40대 여성을 20대 언저리로 보이게 해주는 수준은 가능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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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혁씨 요리실력도 부쩍 늘었던데, 이렇게 잘 생겼으면서 요리까지 잘하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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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좀 먹어봐요, 젊은 사람이 요리하려면 이런 맛도 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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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한창때인데 맨날 혼자라 외로워서 어떡해? 사람 그립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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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탓인지, 아줌마들의 주책에 묘한 끈적거림이 느껴진다. 뭐냐, 여성 헌터는 불륜률이 매우 높다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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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진혁씨는 연애할 때 몇 살 차이까지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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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씨발 대놓고 추파잖아. 당신 탑 바깥에 남편도 있으면서, 그래, 탑 바깥에 있으니까 이러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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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이~ 이상한 뜻 아니고, 우리 딸이 조금 컸으면 딱일 것 같아서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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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 차이까지 가능하냐고? 내가 30대 초반이니까 10살 정도는 괜찮다는 대답이 듣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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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한 2,000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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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가 정확히 몇 살이더라. 시계열이 어긋나서 헷갈리는데, 그 이상으로 차이 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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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몸에 쫙 붙는 롱 드레스를 입고 들러붙는 아줌마를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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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들이 아무리 나이에 비해 젊고 몸매가 좋아도, 다크엘프 누님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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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약혼자가 딱 그 정도 나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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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엘레노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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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캡처해 둔 사진이나 한번 돌려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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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해괴하고 불편한 모임이 될 뻔했던 생활 게시판 친목 모임은 곧 정상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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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몇몇 아줌마들이 나한테 추파를 던지긴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훈훈하고 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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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리 쪽으로 상당한 수확이 하나 있었는데, 오늘 모인 인원 중에서 몬스터 요리를 연구하는 요리사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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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파인다이닝 계열에서 일하던 사람이라는데, 시련의 탑에 들어와서 새로운 식재료를 마구 시험해 보기 시작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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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거 진짜 맛있네, 이게 무슨 몬스터 고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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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크 꼬리 살이에요, 소금만 쳐서 저온으로 구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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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몬스터 전리품을 요리에 접목해보려 많이 노력했지만, 성공적이었던 건 고작 몇 번뿐이었는데- 이 사람은 급이 다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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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하니 요리 스킬도 상급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 같은데, 어지간한 랭커보다 이 사람이 더 대단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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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계에서 진지하게 요리를 연구해, 이만한 결과를 내놓다니. 특히 마법을 이용한 몇몇 조리법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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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진혁씨도 대단하던데요, 아까 고기를 종잇장처럼 자르시던데. 어떻게 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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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별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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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벤토리에서 꺼낸 식칼에 가볍게 오러를 둘러 보여주었다. 요리 쪽으로 내 특기는 이것 정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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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는 무엇이든 가볍게 절단한다. 당연히 온갖 식재료를 가볍고 예리하게 절단하는 것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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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이용해 오늘 선보인 것이 바로 ‘생 대패 삼겹살’이다. 전혀 냉동하지 않은 돼지고기를 극한까지 얇게 썰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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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거 오러 아닌가요? 진혁 씨 그런 것도 할 줄 알아요? 아니, 그걸 요리에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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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삼신기라고 불리는 스킬을 식칼 따위에 쓰고 있는 모습에, 요리사 도전자가 매우 크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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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계기였다. 서로 요리나 생활 팁을 공유하러 온 자리였는데, 어쩌다 보니 내 스펙과 스킬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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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숨기려는 것도 아니었으니, 나도 주변에서 묻는 만큼 착실하게 대답해 주었다. 거의 한 시간가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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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그럼 토너먼트도 우승해볼 만한 거 아니야? 나 진혁씨 믿고 돈 걸어봐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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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전투에는 별 관심이 없는 요리/생활 탭의 도전자들이, 모두가 궁금해하는 내 스펙을 상세히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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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크게 걸진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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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분석이 끝났다는 그 슈퍼루키 도전자는, 아마 여기 모인 아줌마들의 반의반도 아는 게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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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를 응원하러 오겠다는 아주머니들의 인사를 받아 두고, 다시 다른 곳을 구경하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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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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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돌이켜 보니 뭔가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아까 나한테 자꾸 들이대던 아줌마 몇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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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거리는 태도에 신경이 쏠려서, 정작 그때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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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들, 뭔가 기척이 좀 이상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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