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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도시의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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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의 벙커 안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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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방송국처럼, 침입자가 쉽게 장악하지 못하도록 계단을 비롯한 구조물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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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쓸데없는 기둥과 각종 보안장치가 달린 장애물들이 이곳저곳에 배치되어 있어, 거의 미궁 지역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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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력감지를 광역으로 펼치면 모두 해결될 문제다. 나는 포션 하나를 들이키며 천천히 마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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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이 묘하게 늦네, 방사능이라도 맞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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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을 일으키며, 재생하는 상처를 바라보았다. 3천이나 되는 병력이 상대였으니, 부상이 아예 없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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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건을 쏘는 탱크에, 플라즈마를 뿜어내는 폭탄에, 온갖 사이보그 병사와 강력한 무인 드론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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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은 15레벨 전투병력이라고 했지만, 드문드문 놈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그 이상의 병력도 섞여 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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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도보도 못한 해괴한 무기들로 쉴 새 없이 몰아붙이니, 나라고 해도 나름대로 소모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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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 봤자 [초재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쪽이고- 무엇보다 소모값만큼의 이득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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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원소 내성 Lv.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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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계층에서는 맞아볼 수 없는 다양한 공격을 맞아본 결과, [종합 원소 내성]스킬의 레벨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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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꾸준히 사용한 [라이트닝 차지]의 레벨도 하나 올라서, 이제는 30레벨을 달성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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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사이보그 병사 몇 놈과 싸우면서 전자발경의 감각에도 조금 더 가까워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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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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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으로 전개한 마력감지가 시설 내부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상원의원의 위치를 잡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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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신들의 위치 역시 마찬가지로 확인됐다. 뭐, 이쪽은 스마트워치를 통해 이미 확인한 상태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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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신들은 바깥 병력을 정리했다는 내 통신을 받고, 신나게 벙커의 식품창고를 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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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으로 돌아온 통신의 내용을 보면 상당히 들떠 있는 것 같다. 나도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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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 모가지만 따고 금방 갈 테니까 천천히 챙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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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사신들이랑 양동으로 펼칠 계획이 있었지만, 이렇게 된 김에 상원의원은 혼자서 처리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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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들을 처분하기 위한 킬스위치 같은 게 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내가 깔끔하게 죽여두는 게 훨씬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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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원의원은 얼마나 강하려나. 따지고 보면 그놈이 이 퀘스트의 최종보스인 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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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온의 고위층은 모드를 착용하지 않고 내추럴로 사는 걸 선호하기에, 아예 전투능력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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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턴트 연구에 흥미를 갖고 있었으니, 뭔가 신체개조를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따로 호위가 있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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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 23층이고, 그래봤자 일반 퀘스트니까, 대단한 걸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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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닦고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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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원의원에게 들리도록 일부러 소리내어 그렇게 말한 뒤, 이동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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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을 깨부수며 최단거리로 도착한 상원의원의 집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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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내에서도 가장 엄중한 보안을 자랑하는 그 방의 문짝은 거의 암반 수준의 두께를 가진 벽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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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닦고 기다리랬더니 문을 걸어잠그고 농성하기를 택한 것 같다. 이딴 거 나한테는 아무 의미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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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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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제의 검 한 자루를 꺼내 들고, 그 위로 마력을 쏟아붓고 집중시켜 얇은 오러를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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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손의 마력회로 손실로 예전처럼 자유자재로 오러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아예 못 쓰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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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소보다 좀 더 시간을 들이고, 평소보다 좀 더 마력을 들이면 이 정도 수준의 오러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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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리 얇고 가늘더라도 오러는 오러, 어지간한 물질은 모두 종잇장처럼 베어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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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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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금속으로 만들어진 두꺼운 벽을 느긋하게 잘라내자, 호화롭게 꾸며진 내부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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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세계라고는 믿기지 않는 화려한 가구에, 여러 최첨단 기계가 어우러진 모습이 참 오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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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시대의 건축물 두 개를 억지로 합쳐놓은 느낌, 그리고 그 중앙에는 상원의원이 우뚝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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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 텔레토비 같은 옷은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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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은 우주복 비스무레한 슈트를 걸치고 있었다. 호신용으로 착용한 강화복 같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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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정말로 혼자인 건가…대체 어디서 이런 괴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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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자기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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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중앙 관리국이 숨겨놓은 비밀 병기인가, 아니면 유토피아 시티에서 흘러나오기라도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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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인지 질문인지 모르겠다. 나는 담담하게 검을 들어 올렸다. 상원의원은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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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를 죽여서 어쩔 셈이지? 엘리시온의 상원의원을 살해하면 네놈만 고달파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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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그 비슷한 소리 하지 않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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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아직은 돌이킬 방법이 있다. 상원의원인 내가 비호하고 나서면 오늘 일은 덮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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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슈트를 입고 있지만, 회유책을 들고 나온 걸 보니 딱히 전투력에는 자신이 없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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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 살해는 반역죄나 다름없다. 나를 죽이면 네놈은 평생 크레딧이라고는 써보지도 못할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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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은 자신을 죽일 경우 일어날 일을 상세하게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내게는 우스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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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온 경찰과 군대의 추격, 크레딧을 포함한 모든 전자계좌의 정지, 넷필드는 물론이요 모든 장치를 이용할 수 없을 거라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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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여전히 나를 엘리시온 사회라는 틀 안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의 주민이 아닌 내겐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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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나마 들이밀 수 있는 거라곤 그런 것들뿐이겠지. 무력으로 이길 수 없으니 일상을 인질로 잡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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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오픈 커뮤니티에 올라온 페스티벌과 관련된 여러 공지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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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지 않으면 대형 길드에 의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솔플러인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규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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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무력을 가지고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강자에겐, 어떤 경고와 위협도 종이호랑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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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러겠다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이곳에서 했던 것과 똑같은 짓을 그곳에서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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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딴 거 써본 적도 없어, 등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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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탑의 랭커들은, 억제할 수 없는 강력한 개인이 나타난다면- 과연 어떻게 대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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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과 토너먼트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머릿속에는 묘한 생각이 계속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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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이 입은 슈트는 여기 기준으로 17레벨에 해당하는 전투병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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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들이 입는 나노슈트보다 급이 높은 물건인데, 확실히 그에 걸맞은 방어력과 공격력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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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만 봐도 알겠지만, 결국 나한테는 별 의미가 없었다. 상원의원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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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헉, 흐억, 허억, 숨이……숨이,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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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대단한 공격을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슈트를 박살 내며 명치를 한 대 때려줬을 뿐, 그걸로 이런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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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뭐 하나만 물어보자. 대답 잘하면 살려줄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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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제압된 상원의원의 머리채를 잡고, 나는 23층의 배경 설정을 들은 이후 쭉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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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시티는 뭐 하는 곳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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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존보다 더 깊숙한 엘리시온의 최심부에 존재하는 정체불명의 낙원, 나는 계속 그 장소의 정체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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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한 경비 때문에 도전자 중에서도 들어가 본 사람이 없고, 심지어 엘리시온의 주민들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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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히든 요소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는 장소 아닌가. 상원의원쯤 되는 녀석이라면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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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쁘게 호흡하는 상원의원에게 포션 하나를 먹이고, 대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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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시티는……낙원이다, 그것 말고는,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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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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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이다. 이 엘리시온의 누구도 그곳에 대해 알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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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이야기였다. 유토피아 시티야말로 엘리시온의 가장 중요한 곳이자, 중심이 되는 장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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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곳에 대해서, 엘리시온을 지배하는 상원의원이라는 작자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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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을 찌푸리며 다시금 묻자, 상원의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모를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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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거다, 유토피아 시티는 엘리시온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도시다! 누구도 그 안쪽을 본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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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이야기였으나, 상원의원은 재빨리 뒷말을 덧붙였다. 이어진 것은 간략한 역사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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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온은 닫힌 낙원을 둘러싸고 뒤늦게 형성된 도시에 불과해! 두 도시의 역사는 완전히 별개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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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오염된 바깥세상을 버리고 지어진 낙원은, 엘리시온이 아니라 유토피아 시티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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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위해 유토피아 시티가 엘리시온의 중심인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은 그냥 아무 상관도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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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가 붙긴 했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소리였다. 더더욱 흥미가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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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냐. 그럼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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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원의원에게 더 이상 들을 이야기는 없어 보인다. 나는 깔끔하게 손도끼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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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퀘스트는 클리어, 유토피아 시티와 관련된 후속 퀘스트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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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대로 조사해보지 않고 넘어갈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우선인 일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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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창고 다 털었어, 파파는 아직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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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요소를 찾기 전에, 그리고 24층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 식충이들부터 어떻게든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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