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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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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수치에 비례해 공격력과 방어력을 포함한 모든 스탯을 크게 증폭시키는 스킬, 마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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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강화는 말 그대로, 습득하는 것만으로 인생역전이 가능한 사기 스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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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가 [혼신] 스킬로 얼마나 큰 이득을 봤는지만 봐도 대충 알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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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은 단일 스탯을 순간적으로 증폭시킬 뿐이지만, 마력강화는 모든 스탯을 함께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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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단순히 4종의 스탯만 증폭시키는 게 아니라, 공격력과 방어력까지 증폭시킨다는 점이 특히 사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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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스탯이 증폭되면 공격력이 오르고, 내구 스탯이 증폭되면 방어력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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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거기서 공격력과 방어력을 한 번 더 별개로 증폭시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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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전투력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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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더해서, 증폭 수준을 정하는 스탯이 지능이라는 점도 무척 사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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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민첩-내구의 세 스탯은 검을 나누면서 어림짐작해 볼 수 있지만, 지능 스탯은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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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스킬을 사용한 순간 스탯이 얼마나 증폭될지 예측할 수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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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전사 클래스에겐 반쯤 버려지는 스탯인 지능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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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지능만 올려도 모든 스탯이 다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는 점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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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마력강화의 사기성은 일일이 언급하다 보면 끝도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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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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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마력의 빛을 두르고 천천히 걸어오는 메르세데스에게서 어마어마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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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다. 새롭게 개화한 내 마력 감응 능력이, 흘러나오는 마력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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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을 대비해 대형 방패를 꺼내 앞세운다. 무기도 에르웬이 만들어 준 가장 좋은 것으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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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앞에 주먹이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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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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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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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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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방패를 들어 올리며 내구력을 최대한으로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을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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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트럭에 부딪힌 것도 아니고, 뭔 비행기랑 교통사고가 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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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정도로 피지컬 차이가 나면 막아도 막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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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젠장, 주먹이 부딪힌 순간 밀려난 방패에 머리를 맞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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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서 피가 난다. 출혈 자체는 별 상관없는데, 이러면 중요한 순간에 시야를 가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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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포션을 써서 회복해야겠는데- 라고 생각한 순간, 다시금 닥쳐오는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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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인지 주먹인지도 분간이 안 간다. 그냥 뭔가 번쩍이는 것밖에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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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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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방패로 어찌저찌 막기는 했지만, 그대로 몸이 주욱 밀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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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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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토리에서 꺼낸 포션은 충격파에 휩쓸려 박살 나고, 바닥에 흩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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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할 틈도 안 주겠다 이건가. 그 정도로 세면 방심이라도 할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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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버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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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7층에 막 진입했을 때의 나라면 첫 번째 공격에 아무런 반응도 못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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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그냥 뭔 짓을 하건 눈으로 쫒을 수 없다. 마력감지를 통해 공격을 예측하고 막아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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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러울 정도로 빠르고 강하지만, 저년의 검술 형태는 베리트인가 뭔가 하는 놈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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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아도 막은 게 아닌 마당에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 생각해 둔 게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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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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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강화를 사용한 메르세데스의 기척이 직감 스킬과 마력감지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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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두르는 검의 경로가 예측된다. 나는 그 경로를 가볍게 손짓해, 인벤토리를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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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드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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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처박아 뒀던 대량의 갑옷과 방패를 동시에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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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까지 공략해 오면서 수십 개나 되는 보물상자를 털고 아이템을 입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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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아이템은 보물상자만이 아니라 몬스터 드롭으로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사실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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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 제한 때문에 못 끼는 것도 있고, 그냥 성능이 어중간해서 굳이 착용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 대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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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이런 예비의 예비 장비들도 어느 정도 강화를 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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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내구] 풀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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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강화만 해 두고 꺼내지도 않았던 갑옷, 방패, 무기, 아무튼 단단한 것들을 전부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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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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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의 공격이 폭음을 일으키며, 꺼낸 장비들이 스티로폼 조각처럼 공중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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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량의 장애물을 공격 경로에 쏟아내는 것만으로, 충격은 크게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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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의 공격은 마법이나 광역 스킬이 아닌, 그냥 무식하게 강한 참격과 타격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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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물리적인 벽을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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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 이건, 공간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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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어이없는 방식으로 공격이 막힌 메르세데스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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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에겐 당연히 그렇게 보이겠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갑자기 대량의 물체가 소환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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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를 비롯한 다크엘프들은 내가 허공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을 ‘아이템 박스’라는 마법으로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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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건 마법이 아니라 그냥 시스템에 딸린 인벤토리 기능, 그 사용에는 아무런 소모 값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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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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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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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흩뿌린 아이템을 밟고 공중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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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는 그런 나를 재빠르게 발견하고, 공중을 향해 공격을 날리려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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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도 나는 인벤토리에서 대량의 아이템을 쏟아냈다. 이번에는 그냥 자잘한 잡템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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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마력으로 주변을 감지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대량의 장애물이 한 번에 소환되면 그것도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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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아냐고? 내가 마력감지를 터득한 뒤에 직접 실험해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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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가강! 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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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는 재빨리 검을 놀려 장애물들을 쳐냈지만, 나는 흩뿌려진 아이템을 다시 회수하며 뿌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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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릴 수 있는 건 아이템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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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에서 그랬던 것처럼, 금화 수백만 개의 형태를 한 골드도 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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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짓 잔재주로 시간을 벌 셈이냐, 인간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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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강! 카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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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는 수많은 장애물을 쳐내면서도, 요란하게 움직이는 내 위치를 짐작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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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충 예상했다. 저 녀석의 마력감지는 나보다 수준이 높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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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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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위치를 어림할 수 있을지언정, 내가 무슨 동작을 하는지까지는 모르는 모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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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메르세데스는 내가 장애물 사이에서 툭 튀어나와 기습공격을 감행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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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여러 물건 따위에 크게 신경을 뺏기지 않고, 내가 달려드는 것만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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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레 날아드는 이걸 막을 수는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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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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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 사이사이를 정확하게 통과하는, 내가 투척한 손도끼 한 자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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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마력을 가진 존재는 마력감지에 더 쉽게 걸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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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말하자면, 강한 마력을 품고 있지 않은 무생물은 감지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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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수많은 무생물이 단순한 눈속임이라고 생각하고, 오롯이 내 위치에만 신경을 쏟고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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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날아드는 무생물의 존재를 눈치채는 것은 늦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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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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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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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무방비 상태에서 손도끼를 얻어맞은 메르세데스, 다만 상처는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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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겠지, 마력강화로 인해 방어력까지 크게 상승했을 테니까. 투척 한 방이 유효타가 되긴 쉽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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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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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아이템을 다시 회수하고 쏟아붓고, 잡템을 걷어차고 땅을 엎어버리며 장애물을 계속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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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사이로 쇠구슬이며 단검이며 손도끼며 하는 투척물을 또 계속해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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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잖은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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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유효타를 먹었기 때문일까, 이젠 방심하지 않고 제대로 쳐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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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정신이 없겠지, 마력감지를 통해 내 위치를 추적하는 것도 힘겨워질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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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녀석이 취할 행동은 뻔하다. 다소 무리해서라도 아이템의 산을 뚫고 나를 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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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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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상대로, 메르세데스는 어마어마한 힘을 실은 돌진으로 아이템 더미를 뚫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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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쩌나, 거긴 내가 있는 장소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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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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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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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의 뒤편에서 튀어나와, 검을 휘둘러 녀석의 팔을 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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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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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베이자마자 바로 반격했고, 나도 팔을 베이고 말았지만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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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동등한 수준의 상처를 입었다면, [전투 치유]를 갖고 있는 내가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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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가 내 위치를 착각한 이유는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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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로 사용한 것은 주변의 빛을 모아 광원을 생성하는 [집광]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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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척물을 의식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메르세데스의 마력감지는 그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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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광]스킬도 엄연히 마력을 사용하는 마법 스킬, 사용하는 순간에 마력이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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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광의 사용과 동시에 유지하고 있던 [라이트닝 차지]를 꺼서, 순간적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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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결투에 이런 더러운 수를 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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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니들이 한 짓은 그럼 깨끗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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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속임수에 당한 것이 분했는지, 부들거리는 메르세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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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웃음과 함께 계속 공격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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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을 미친 듯이 쏟아내며 그 사이사이로 무기를 투척하고, [집광] 디코이를 통해 위치를 속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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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메르세데스는 점점 내 속임수와 기습에 적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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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간을 끄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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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강화는 강력하지만 어쨌든 지속형 스킬, 유지에는 당연히 마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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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짓거리를 하기 위해 나도 MP를 소비하고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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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집광]스킬에 쓰는 분량보다 녀석이 마력강화에 쓰는 양이 더 많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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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졸하고 비겁한 방식이라고 욕해도 소용없다. 공략은 원래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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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온갖 방식으로 약점을 찾아 분석해서 쓰러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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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7층에 들어서자마자 이 녀석에게 당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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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패배 이벤트, 솔로 플레이의 특수성, 에픽 퀘스트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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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특수한 조건이 붙고 붙은 결과지만- 어쨌든 강대한 위협을 만났다는 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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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연히 공략법을 생각해 놔야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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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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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메르세데스의 후방을 잡고, 빈틈을 노려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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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예측하고 있었는지, 녀석의 검이 더 빠르게 내게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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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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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졌던 왼쪽 팔을 들이밀어 억지로 막아내고, 그대로 내 검을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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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위해서 지난 몇 주간 그렇게 단련에 매진한 거라고 생각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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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귀 뜯어버린다고 말했지, 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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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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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친 참격이 메르세데스의 왼쪽 귀와 어깨를 그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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