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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략
지능 수치에 비례해 공격력과 방어력을 포함한 모든 스탯을 크게 증폭시키는 스킬, 마력 강화.
마력강화는 말 그대로, 습득하는 것만으로 인생역전이 가능한 사기 스킬이다.
당장 내가 [혼신] 스킬로 얼마나 큰 이득을 봤는지만 봐도 대충 알 수 있을 거다.
[혼신]은 단일 스탯을 순간적으로 증폭시킬 뿐이지만, 마력강화는 모든 스탯을 함께 증폭시킨다.
심지어 단순히 4종의 스탯만 증폭시키는 게 아니라, 공격력과 방어력까지 증폭시킨다는 점이 특히 사기적이다.
근력 스탯이 증폭되면 공격력이 오르고, 내구 스탯이 증폭되면 방어력이 오른다.
그런데, 거기서 공격력과 방어력을 한 번 더 별개로 증폭시키는 거다.
실질 전투력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할 거다.
그에 더해서, 증폭 수준을 정하는 스탯이 지능이라는 점도 무척 사기적이다.
근력-민첩-내구의 세 스탯은 검을 나누면서 어림짐작해 볼 수 있지만, 지능 스탯은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스킬을 사용한 순간 스탯이 얼마나 증폭될지 예측할 수 없어진다.
그 밖에도, 전사 클래스에겐 반쯤 버려지는 스탯인 지능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던가.
사실상 지능만 올려도 모든 스탯이 다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는 점이라던가.
이렇듯, 마력강화의 사기성은 일일이 언급하다 보면 끝도 없을 정도다.
-쿠르릉!
하얀 마력의 빛을 두르고 천천히 걸어오는 메르세데스에게서 어마어마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다. 새롭게 개화한 내 마력 감응 능력이, 흘러나오는 마력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 거다.
기습을 대비해 대형 방패를 꺼내 앞세운다. 무기도 에르웬이 만들어 준 가장 좋은 것으로 든다.
그리고 눈앞에 주먹이 닥쳤다.
[철벽]
[혼신]
-쾅!
빠르게 방패를 들어 올리며 내구력을 최대한으로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을 이기지 못했다.
이건 트럭에 부딪힌 것도 아니고, 뭔 비행기랑 교통사고가 난 기분이다.
역시 이 정도로 피지컬 차이가 나면 막아도 막는 게 아니다.
그리고 젠장, 주먹이 부딪힌 순간 밀려난 방패에 머리를 맞은 것 같다.
이마에서 피가 난다. 출혈 자체는 별 상관없는데, 이러면 중요한 순간에 시야를 가릴지도 모른다.
이건 포션을 써서 회복해야겠는데- 라고 생각한 순간, 다시금 닥쳐오는 공격.
검인지 주먹인지도 분간이 안 간다. 그냥 뭔가 번쩍이는 것밖에 안 보인다.
-쾅!
이번에도 방패로 어찌저찌 막기는 했지만, 그대로 몸이 주욱 밀려 나갔다.
왼팔이 나갔다.
인벤토리에서 꺼낸 포션은 충격파에 휩쓸려 박살 나고, 바닥에 흩뿌려졌다.
회복할 틈도 안 주겠다 이건가. 그 정도로 세면 방심이라도 할 것이지.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버틸만하다.
아마 7층에 막 진입했을 때의 나라면 첫 번째 공격에 아무런 반응도 못 했을 것이다.
저건 그냥 뭔 짓을 하건 눈으로 쫒을 수 없다. 마력감지를 통해 공격을 예측하고 막아내야지.
징그러울 정도로 빠르고 강하지만, 저년의 검술 형태는 베리트인가 뭔가 하는 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막아도 막은 게 아닌 마당에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 생각해 둔 게 있지.
-찌릿.
마력강화를 사용한 메르세데스의 기척이 직감 스킬과 마력감지에 잡혔다.
휘두르는 검의 경로가 예측된다. 나는 그 경로를 가볍게 손짓해, 인벤토리를 열고.
‘아이템 드롭.’
오랫동안 처박아 뒀던 대량의 갑옷과 방패를 동시에 쏟아부었다.
**
7층까지 공략해 오면서 수십 개나 되는 보물상자를 털고 아이템을 입수해 왔다.
장비 아이템은 보물상자만이 아니라 몬스터 드롭으로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사실 쓸모가 없다.
착용 제한 때문에 못 끼는 것도 있고, 그냥 성능이 어중간해서 굳이 착용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 대다수.
하지만 나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이런 예비의 예비 장비들도 어느 정도 강화를 해 뒀다.
당연히 [내구] 풀강으로.
그렇게 강화만 해 두고 꺼내지도 않았던 갑옷, 방패, 무기, 아무튼 단단한 것들을 전부 쏟아낸다.
-콰앙!
메르세데스의 공격이 폭음을 일으키며, 꺼낸 장비들이 스티로폼 조각처럼 공중을 날았다.
하지만 대량의 장애물을 공격 경로에 쏟아내는 것만으로, 충격은 크게 감소한다.
메르세데스의 공격은 마법이나 광역 스킬이 아닌, 그냥 무식하게 강한 참격과 타격일 뿐이니까.
이렇게 물리적인 벽을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다.
“뭐냐 이건, 공간 마법……?”
갑작스레 어이없는 방식으로 공격이 막힌 메르세데스가 중얼거렸다.
NPC에겐 당연히 그렇게 보이겠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갑자기 대량의 물체가 소환된 거니까.
엘레노어를 비롯한 다크엘프들은 내가 허공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을 ‘아이템 박스’라는 마법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이건 마법이 아니라 그냥 시스템에 딸린 인벤토리 기능, 그 사용에는 아무런 소모 값이 없다.
고로,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말씀.
-타닥!
내가 흩뿌린 아이템을 밟고 공중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메르세데스는 그런 나를 재빠르게 발견하고, 공중을 향해 공격을 날리려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는 인벤토리에서 대량의 아이템을 쏟아냈다. 이번에는 그냥 자잘한 잡템들을.
어차피 마력으로 주변을 감지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대량의 장애물이 한 번에 소환되면 그것도 힘들어진다.
어떻게 아냐고? 내가 마력감지를 터득한 뒤에 직접 실험해봤으니까.
-카가강! 카강!
메르세데스는 재빨리 검을 놀려 장애물들을 쳐냈지만, 나는 흩뿌려진 아이템을 다시 회수하며 뿌려 댔다.
뿌릴 수 있는 건 아이템만이 아니다.
대장간에서 그랬던 것처럼, 금화 수백만 개의 형태를 한 골드도 뿌릴 수 있다.
“이까짓 잔재주로 시간을 벌 셈이냐, 인간족!”
-카강! 카앙!
메르세데스는 수많은 장애물을 쳐내면서도, 요란하게 움직이는 내 위치를 짐작하고 있는 듯했다.
뭐, 대충 예상했다. 저 녀석의 마력감지는 나보다 수준이 높을 테니까.
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괜찮다.
내 위치를 어림할 수 있을지언정, 내가 무슨 동작을 하는지까지는 모르는 모양이니까.
지금 메르세데스는 내가 장애물 사이에서 툭 튀어나와 기습공격을 감행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쏟아지는 여러 물건 따위에 크게 신경을 뺏기지 않고, 내가 달려드는 것만을 경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레 날아드는 이걸 막을 수는 없을 거다.
-후웅!
장애물 사이사이를 정확하게 통과하는, 내가 투척한 손도끼 한 자루를.
**
강한 마력을 가진 존재는 마력감지에 더 쉽게 걸려든다.
반대로 말하자면, 강한 마력을 품고 있지 않은 무생물은 감지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는 거다.
쏟아지는 수많은 무생물이 단순한 눈속임이라고 생각하고, 오롯이 내 위치에만 신경을 쏟고 있었겠지.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날아드는 무생물의 존재를 눈치채는 것은 늦을 수밖에 없었다.
-콰직!
“윽!”
완전한 무방비 상태에서 손도끼를 얻어맞은 메르세데스, 다만 상처는 크지 않다.
그렇겠지, 마력강화로 인해 방어력까지 크게 상승했을 테니까. 투척 한 방이 유효타가 되긴 쉽지 않을 거다.
-후웅! 후웅!
땅에 떨어진 아이템을 다시 회수하고 쏟아붓고, 잡템을 걷어차고 땅을 엎어버리며 장애물을 계속 늘린다.
그 사이사이로 쇠구슬이며 단검이며 손도끼며 하는 투척물을 또 계속해서 던진다.
“같잖은 짓을!”
한 번 유효타를 먹었기 때문일까, 이젠 방심하지 않고 제대로 쳐내는군.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정신이 없겠지, 마력감지를 통해 내 위치를 추적하는 것도 힘겨워질 테고.
그렇다면 녀석이 취할 행동은 뻔하다. 다소 무리해서라도 아이템의 산을 뚫고 나를 노리는 것.
-콰과광!
그리고 예상대로, 메르세데스는 어마어마한 힘을 실은 돌진으로 아이템 더미를 뚫어냈다.
그런데 어쩌나, 거긴 내가 있는 장소가 아닌데?
“뭐, 무슨……!”
“뭐, 병신아.”
메르세데스의 뒤편에서 튀어나와, 검을 휘둘러 녀석의 팔을 베었다.
-촤악!
녀석은 베이자마자 바로 반격했고, 나도 팔을 베이고 말았지만 상관없다.
서로 동등한 수준의 상처를 입었다면, [전투 치유]를 갖고 있는 내가 이득이다.
메르세데스가 내 위치를 착각한 이유는 단순하다.
미끼로 사용한 것은 주변의 빛을 모아 광원을 생성하는 [집광]스킬.
투척물을 의식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메르세데스의 마력감지는 그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집광]스킬도 엄연히 마력을 사용하는 마법 스킬, 사용하는 순간에 마력이 모여든다.
나는 집광의 사용과 동시에 유지하고 있던 [라이트닝 차지]를 꺼서, 순간적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킨 거다.
“신성한 결투에 이런 더러운 수를 쓰다니……!”
“얼씨구, 니들이 한 짓은 그럼 깨끗하고?”
어이없는 속임수에 당한 것이 분했는지, 부들거리는 메르세데스.
나는 비웃음과 함께 계속 공격을 이어나갔다.
아이템을 미친 듯이 쏟아내며 그 사이사이로 무기를 투척하고, [집광] 디코이를 통해 위치를 속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메르세데스는 점점 내 속임수와 기습에 적응하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을 끄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마력강화는 강력하지만 어쨌든 지속형 스킬, 유지에는 당연히 마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 짓거리를 하기 위해 나도 MP를 소비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내가 [집광]스킬에 쓰는 분량보다 녀석이 마력강화에 쓰는 양이 더 많을 터.
치졸하고 비겁한 방식이라고 욕해도 소용없다. 공략은 원래 그런 거다.
나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온갖 방식으로 약점을 찾아 분석해서 쓰러트리는 것.
나는 7층에 들어서자마자 이 녀석에게 당할 뻔했다.
강제 패배 이벤트, 솔로 플레이의 특수성, 에픽 퀘스트 루트.
여러 특수한 조건이 붙고 붙은 결과지만- 어쨌든 강대한 위협을 만났다는 건 사실.
그렇다면, 당연히 공략법을 생각해 놔야 하는 거 아닌가.
-후웅!
다시 한번 메르세데스의 후방을 잡고, 빈틈을 노려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이미 예측하고 있었는지, 녀석의 검이 더 빠르게 내게 닥쳤다.
-푸욱!
부러졌던 왼쪽 팔을 들이밀어 억지로 막아내고, 그대로 내 검을 내리쳤다.
내가 뭘 위해서 지난 몇 주간 그렇게 단련에 매진한 거라고 생각하냐.
“내가 귀 뜯어버린다고 말했지, 이 새끼야!”
-촤악!
내려친 참격이 메르세데스의 왼쪽 귀와 어깨를 그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