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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검과 마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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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마탑에서 대여해 온 최상급 마도구, 그림자 전송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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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 한 큐브 형태의 이 마도구는, 지정한 대상을 결계로 감싸 그림자 공간에 격리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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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위험물질을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나는 이걸 에인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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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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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큐브는 순식간에 수백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목각 인형의 팔에 안겨 있던 에인을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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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에인의 몸이 검은 조각들에 의해 감싸였고, 조각들은 이내 다시 하나의 작은 큐브 형태로 응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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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가 완료된 큐브가 내 손안에 돌아왔다. 나는 정해진 순서대로 조작한 큐브를 저택 바깥으로 힘껏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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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마탑에서 직접 새겨 넣은 리콜 룬에 의해, 큐브는 스스로 목적지인 흑색 마탑까지 이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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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면 자동으로 배출 기능이 작동할 테고, 그다음은 두둑한 금화를 받은 마법사들이 에인을 안전하게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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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판 모르는 놈들에게 꼬맹이를 맡기는 건 아무래도 찜찜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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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분명 아이는 상처 하나 없이 넘겨준다고 했는데……사람을 좀 믿어보는 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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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버워크는 아쉬운 듯 말했지만, 정작 올라간 입꼬리는 그다지 아쉬워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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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좋을 대로 해보게나. 처음부터 순순히 넘어와 줄 거라곤 기대하지도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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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깊게 들이쉬며 전신에 마력을 흘려보낸다. 필요한 스킬들을 연달아 활성화한 뒤, 단숨에 앞으로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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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차려진 산해진미의 식탁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내 돌진 앞에서는 스티로폼보다 못한 장애물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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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따윈 눈 깜짝할 사이에 좁힐 수 있었지만, 이미 재버워크도 전투태세를 갖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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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은 내 쪽으로 검지손가락을 뻗으며, 특유의 불쾌한 마력을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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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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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이 사용한 마법은 지극히 평범한 기초 공격 마법인 매직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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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초감각]스킬로 강화된 내 기감은 그것을 예사롭지 않은 위협이라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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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도약] 스킬을 발동, 땅을 박차고 단번에 공중으로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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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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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밑을 스쳐 지나간 마법의 탄환이, 살풍경한 저택의 벽을 그대로 뚫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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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버워크는 공중으로 뛰어오른 나를 눈으로 좇으며, 태연하게 손짓해 허공에 마법진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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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사용한 것과 똑같은 매직 미사일, 하지만 마법진의 숫자가 예사롭지 않은- 아니, 비정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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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미사일은 워낙 단순하고 배우기 쉬운 마법이라, 전투 마법사들 사이에선 종종 내기의 주제가 되곤 한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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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멀리까지 쏘는가, 누가 한 번에 더 많이 쏘는가- 다중 캐스팅은 전투 마법사에게는 필수적인 기술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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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12발까지 쏴 봤다는 청색 마탑주의 말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최고 기록은 전전대 백색 마탑주가 세운 18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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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재버워크가 소환한 마법진의 수는, 얼핏 보아도 50개는 훌쩍 넘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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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두두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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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고정 포대 진지에 정면으로 돌격하고 있는 거였나- 그런 착각을 하게 만드는 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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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잴 것 없이 마력강화를 발동하고,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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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강! 캉! 카강! 카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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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써서 벨 필요는 없다. 탄속이 빠르니 오러를 두르고 궤적에 검을 갖다 대기만 해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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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상당히 성장한 [사고 가속]을 발동하면, 빛살처럼 날아드는 마법의 탄환도 굼벵이처럼 느릿하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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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날아드는 탄환 자체가 워낙에 많은 탓에, 모든 탄을 베어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렇기에 키운 [내구] 스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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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한방이 전차의 주포를 연상시키는 파괴력을 내는 탄환이라도, 내 내성과 내구 스탯 앞에서는 기세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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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개가 넘는 마법진에서 연달아 쏘아지는 매직 미사일을 쳐내고 받아내며, 마침내 거리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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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리가 좁아진 순간, 재버워크는 아무렇지 않게 다음 마법을 펼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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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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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화염 계열의 가장 기초적인 공격 마법인 파이어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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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순식간에 닥쳐오는 화염구에서 느껴지는 열기는 적색 마탑주의 최대 화력에 버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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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스스로 거리를 벌리면 다시 좁히기는 어마어마하게 어렵겠지. 그렇다면 그냥 맞아주고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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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도 마침 화염 속성을 골라주었지 않나, 마력강화까지 켰으니 이 정도는 별문제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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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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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에서 터진 충격파로 속이 뒤흔들렸지만, 불길을 뚫고 검을 내지르-려고 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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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유를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검을 놓고 왼편으로 몸을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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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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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전조 없이 쏘아진 푸른 광선이 대지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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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초라한 한 줄기의 푸른 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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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이 긁고 지나간 대지는 극지방의 크레바스처럼 어마어마한 깊이까지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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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박자 늦게 광선이 지나간 자리에서 푸른 마력의 충격파가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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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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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을 한 방에 처치했다는 열선이 바로 이거구나. 피한다고 피했는데 팔을 살짝 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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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에 묶어 뒀던 방패는 깨끗하게 절단되었고, 광선이 잠깐 스쳐 지나간 팔뚝은 지글거리는 화상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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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감각] 스킬로도 감지가 한 박자 늦었다. 시전 동작도 전조도 전혀 없는 주제에, 위력이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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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내성을 떡칠하고 [강철의 혼]의 보정까지 받는 내 몸에 스친 것만으로 이런 상처를 남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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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18층 도전자는 일렬로 세워서 이거 한 번 긁어주면 백 명은 넘게 뒈지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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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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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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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의 상처를 살피면서 동시에 휘두른 검은 허공을 갈랐다. 재버워크는 이미 텔레포트로 거리를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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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등 뒤에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구체가 둥둥 떠 있었다. 저게 그 ‘오브’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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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작성한 마법진을 구체 내부에 저장해 두고, 원하는 순간에 출력하는 구조의 캐스팅 보조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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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군, 그걸 정면에서 피한 사람은 처음 봤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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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버워크는 그렇게 말하며 등 뒤에 띄운 오브를 통해 한 번 더 광선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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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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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몸을 낮춰 피하자, 등 뒤의 구조물들이 광선이 지나간 궤적대로 정확히 잘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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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궤적을 따라 다시 한번 마력 폭발이 일어나며, 일대가 그대로 초토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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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독립적으로 캐스팅 마법을 사용하며 전투를 펼치고, 동시에 오브를 통해 즉발 마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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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와 마탑을 통해 수집한 정보와 대체로 일치한다. 저 오브야말로 놈의 진짜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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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는 다섯 개의 오브를 동시에 전개하고, 각각의 오브가 다른 마법을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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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후속으로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저 마법 광선이고, 다른 하나는 아마도 방금 사용한 단거리 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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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사급 공격기와 순간이동, 둘 다 아무런 준비동작 없이 뻥뻥 써대도 괜찮은 수준의 마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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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한테도 무기는 있다. 각각의 마탑에서 빌려 온 최상급의 마도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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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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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마탑에서 강탈해 온 마도구, 창조의 궤를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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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토리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비석이 지면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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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을 불어넣자 가동을 시작한 창조의 궤는 내가 선언한 ‘27번’ 프리셋에 맞추어 지형을 변형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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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석의 이름은 창조의 궤, 갈색 마탑의 마법사들이 20년의 대규모 연구 끝에 완성해 낸 최고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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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단순하다. 장착된 마법석과 충전된 마력을 소모해, 주변의 지형을 원하는 대로 주무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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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할 재료만 충분하다면 불과 몇 분 만에 작은 도시 하나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어마어마한 마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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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구구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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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대지가 갈라지고 솟아오르며, 재버워크의 저택과 그 주변을 완전히 갈아엎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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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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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버워크가 쏘아낸 마법 광선이 창조의 궤를 반으로 쪼개버렸지만, 이미 궤는 역할을 다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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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지형은 높은 벽과 천장으로 사방이 막힌 평지, 놈과 맞서 싸우기에 가장 최적화된 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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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광선의 위력을 보고 직감했다. 엄폐물이고 지랄이고 저거 한 방이면 다 잘려나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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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차라리 이런 널따란 투기장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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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과 천장은 섬의 지반을 이용해 매우 두껍게 형성했으니, 단거리 전이로 빠져나갈 수도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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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짐승 우리 같군, 자네에게 잘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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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죽거리는 재버워크, 나는 곧바로 놈의 웃는 면상을 박살 내 주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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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나를 꽤 얕보고 있다. 아직 오브를 두 개밖에 꺼내지 않았다는 것이 그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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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놈은 내 몸 자체에 관심이 있으니, 가능한 한 생포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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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의 기억을 엿보았다고 했으니, 그걸로 내 힘을 어림해 보고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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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인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기술이 아직 남아 있다. 무척 최근에 터득한 기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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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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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 서클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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