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0 KiB
Raw Permalink Blame History

  1. 검과 마법의

흑색 마탑에서 대여해 온 최상급 마도구, 그림자 전송기 가동.

손바닥만 한 큐브 형태의 이 마도구는, 지정한 대상을 결계로 감싸 그림자 공간에 격리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원래는 위험물질을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나는 이걸 에인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드드득!

검은 큐브는 순식간에 수백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목각 인형의 팔에 안겨 있던 에인을 향해 날아갔다.

곧 에인의 몸이 검은 조각들에 의해 감싸였고, 조각들은 이내 다시 하나의 작은 큐브 형태로 응축되었다.

격리가 완료된 큐브가 내 손안에 돌아왔다. 나는 정해진 순서대로 조작한 큐브를 저택 바깥으로 힘껏 던졌다.

흑색 마탑에서 직접 새겨 넣은 리콜 룬에 의해, 큐브는 스스로 목적지인 흑색 마탑까지 이동할 것이다.

도착하면 자동으로 배출 기능이 작동할 테고, 그다음은 두둑한 금화를 받은 마법사들이 에인을 안전하게 지킬 것이다.

생판 모르는 놈들에게 꼬맹이를 맡기는 건 아무래도 찜찜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흐음, 분명 아이는 상처 하나 없이 넘겨준다고 했는데……사람을 좀 믿어보는 게 어떤가?”

재버워크는 아쉬운 듯 말했지만, 정작 올라간 입꼬리는 그다지 아쉬워 보이지 않았다.

“뭐, 좋을 대로 해보게나. 처음부터 순순히 넘어와 줄 거라곤 기대하지도 않았으니.”

숨을 깊게 들이쉬며 전신에 마력을 흘려보낸다. 필요한 스킬들을 연달아 활성화한 뒤, 단숨에 앞으로 돌진했다.

눈앞에 차려진 산해진미의 식탁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내 돌진 앞에서는 스티로폼보다 못한 장애물에 불과했다.

거리 따윈 눈 깜짝할 사이에 좁힐 수 있었지만, 이미 재버워크도 전투태세를 갖춘 상태였다.

놈은 내 쪽으로 검지손가락을 뻗으며, 특유의 불쾌한 마력을 뿜어냈다.

“매직 미사일.”

놈이 사용한 마법은 지극히 평범한 기초 공격 마법인 매직 미사일.

하지만 [초감각]스킬로 강화된 내 기감은 그것을 예사롭지 않은 위협이라 인식했다.

즉각 [도약] 스킬을 발동, 땅을 박차고 단번에 공중으로 솟구쳤다.

-쾅! 콰광!

내 발밑을 스쳐 지나간 마법의 탄환이, 살풍경한 저택의 벽을 그대로 뚫고 나갔다.

재버워크는 공중으로 뛰어오른 나를 눈으로 좇으며, 태연하게 손짓해 허공에 마법진을 띄웠다.

조금 전에 사용한 것과 똑같은 매직 미사일, 하지만 마법진의 숫자가 예사롭지 않은- 아니, 비정상적이다.

매직 미사일은 워낙 단순하고 배우기 쉬운 마법이라, 전투 마법사들 사이에선 종종 내기의 주제가 되곤 한다고 들었다.

누가 더 멀리까지 쏘는가, 누가 한 번에 더 많이 쏘는가- 다중 캐스팅은 전투 마법사에게는 필수적인 기술이니.

자신은 12발까지 쏴 봤다는 청색 마탑주의 말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최고 기록은 전전대 백색 마탑주가 세운 18발.

하지만 지금 재버워크가 소환한 마법진의 수는, 얼핏 보아도 50개는 훌쩍 넘기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내가 지금 고정 포대 진지에 정면으로 돌격하고 있는 거였나- 그런 착각을 하게 만드는 화력.

나는 더 이상 잴 것 없이 마력강화를 발동하고,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카강! 캉! 카강! 카가강!

기를 써서 벨 필요는 없다. 탄속이 빠르니 오러를 두르고 궤적에 검을 갖다 대기만 해도 그만.

그동안 상당히 성장한 [사고 가속]을 발동하면, 빛살처럼 날아드는 마법의 탄환도 굼벵이처럼 느릿하게 눈에 들어온다.

물론 날아드는 탄환 자체가 워낙에 많은 탓에, 모든 탄을 베어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렇기에 키운 [내구] 스탯이다.

한방한방이 전차의 주포를 연상시키는 파괴력을 내는 탄환이라도, 내 내성과 내구 스탯 앞에서는 기세가 죽는다.

오십 개가 넘는 마법진에서 연달아 쏘아지는 매직 미사일을 쳐내고 받아내며, 마침내 거리를 좁혔다.

그러나 거리가 좁아진 순간, 재버워크는 아무렇지 않게 다음 마법을 펼쳐 보였다.

“파이어 볼.”

매직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화염 계열의 가장 기초적인 공격 마법인 파이어 볼.

하지만 순식간에 닥쳐오는 화염구에서 느껴지는 열기는 적색 마탑주의 최대 화력에 버금갔다.

여기서 스스로 거리를 벌리면 다시 좁히기는 어마어마하게 어렵겠지. 그렇다면 그냥 맞아주고 찌른다.

운 좋게도 마침 화염 속성을 골라주었지 않나, 마력강화까지 켰으니 이 정도는 별문제 없겠지.

-쾅!!

근거리에서 터진 충격파로 속이 뒤흔들렸지만, 불길을 뚫고 검을 내지르-려고 한 순간.

나는 이유를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검을 놓고 왼편으로 몸을 굴렀다.

-지이잉!

아무런 전조 없이 쏘아진 푸른 광선이 대지를 갈랐다.

**

화려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초라한 한 줄기의 푸른 광선.

하지만 그것이 긁고 지나간 대지는 극지방의 크레바스처럼 어마어마한 깊이까지 갈라졌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광선이 지나간 자리에서 푸른 마력의 충격파가 솟아올랐다.

-쿠구궁!

검령을 한 방에 처치했다는 열선이 바로 이거구나. 피한다고 피했는데 팔을 살짝 긁혔다.

왼팔에 묶어 뒀던 방패는 깨끗하게 절단되었고, 광선이 잠깐 스쳐 지나간 팔뚝은 지글거리는 화상이 남았다.

[초감각] 스킬로도 감지가 한 박자 늦었다. 시전 동작도 전조도 전혀 없는 주제에, 위력이 말이 안 된다.

온갖 내성을 떡칠하고 [강철의 혼]의 보정까지 받는 내 몸에 스친 것만으로 이런 상처를 남긴다니.

평범한 18층 도전자는 일렬로 세워서 이거 한 번 긁어주면 백 명은 넘게 뒈지겠는데.

“흐읍!”

-후웅.

팔뚝의 상처를 살피면서 동시에 휘두른 검은 허공을 갈랐다. 재버워크는 이미 텔레포트로 거리를 벌렸다.

놈의 등 뒤에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구체가 둥둥 떠 있었다. 저게 그 ‘오브’ 인가.

미리 작성한 마법진을 구체 내부에 저장해 두고, 원하는 순간에 출력하는 구조의 캐스팅 보조 마법.

“대단하군, 그걸 정면에서 피한 사람은 처음 봤지 뭔가?”

재버워크는 그렇게 말하며 등 뒤에 띄운 오브를 통해 한 번 더 광선을 쏘았다.

-지이잉!

재빨리 몸을 낮춰 피하자, 등 뒤의 구조물들이 광선이 지나간 궤적대로 정확히 잘려나갔다.

그리고 그 궤적을 따라 다시 한번 마력 폭발이 일어나며, 일대가 그대로 초토화됐다.

본인은 독립적으로 캐스팅 마법을 사용하며 전투를 펼치고, 동시에 오브를 통해 즉발 마법을 사용한다.

커뮤니티와 마탑을 통해 수집한 정보와 대체로 일치한다. 저 오브야말로 놈의 진짜 무기.

듣기로는 다섯 개의 오브를 동시에 전개하고, 각각의 오브가 다른 마법을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하나는 후속으로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저 마법 광선이고, 다른 하나는 아마도 방금 사용한 단거리 전이.

즉사급 공격기와 순간이동, 둘 다 아무런 준비동작 없이 뻥뻥 써대도 괜찮은 수준의 마법이 아니다.

하지만 나한테도 무기는 있다. 각각의 마탑에서 빌려 온 최상급의 마도구가.

“27번.”

갈색 마탑에서 강탈해 온 마도구, 창조의 궤를 가동한다.

**

인벤토리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비석이 지면에 꽂혔다.

마력을 불어넣자 가동을 시작한 창조의 궤는 내가 선언한 27번 프리셋에 맞추어 지형을 변형시킨다.

이 비석의 이름은 창조의 궤, 갈색 마탑의 마법사들이 20년의 대규모 연구 끝에 완성해 낸 최고 걸작이다.

효과는 단순하다. 장착된 마법석과 충전된 마력을 소모해, 주변의 지형을 원하는 대로 주무르는 것.

소모할 재료만 충분하다면 불과 몇 분 만에 작은 도시 하나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어마어마한 마도구다.

-쿠구구구궁!

순식간에 대지가 갈라지고 솟아오르며, 재버워크의 저택과 그 주변을 완전히 갈아엎어 간다.

-지이잉!

재버워크가 쏘아낸 마법 광선이 창조의 궤를 반으로 쪼개버렸지만, 이미 궤는 역할을 다한 상태였다.

만들어진 지형은 높은 벽과 천장으로 사방이 막힌 평지, 놈과 맞서 싸우기에 가장 최적화된 지형이다.

저 광선의 위력을 보고 직감했다. 엄폐물이고 지랄이고 저거 한 방이면 다 잘려나갈 거라고.

그렇다면 차라리 이런 널따란 투기장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게 낫다.

벽과 천장은 섬의 지반을 이용해 매우 두껍게 형성했으니, 단거리 전이로 빠져나갈 수도 없을 터.

“커다란 짐승 우리 같군, 자네에게 잘 어울려.”

히죽거리는 재버워크, 나는 곧바로 놈의 웃는 면상을 박살 내 주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

녀석은 나를 꽤 얕보고 있다. 아직 오브를 두 개밖에 꺼내지 않았다는 것이 그 증거.

게다가 놈은 내 몸 자체에 관심이 있으니, 가능한 한 생포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을 것이다.

에인의 기억을 엿보았다고 했으니, 그걸로 내 힘을 어림해 보고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 거겠지.

하지만 에인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기술이 아직 남아 있다. 무척 최근에 터득한 기술이니까.

-키이잉!

오러 서클을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