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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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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인이 난처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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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처형하는 게 일이던 집행인은 이번만큼은 죽어도 일하기 싫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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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단두대에 목을 내건 대상이 다리안이었던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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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안의 영웅, 갤러리의 떡밥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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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죽인다면, 집행인의 목숨 또한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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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실행하지 않고 뭣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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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주교 중 하나가 거칠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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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하면 사회적으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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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하지 않으면 명령 불복종으로 당장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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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이지선다에 걸린 집행인이 덜덜 떨 때, 평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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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실행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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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아닌 다리안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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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단두대에 목을 걸고 있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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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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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죽습니다. 믿음을 가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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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 대한 믿음? 주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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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인이 보기에 그는 영웅이었으나, 광신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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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이 위대하긴 하지만 결국 필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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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게 뻔해 그만 정신 차리라고 소리치고 싶을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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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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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목에 핏대를 세우며 독촉하는 주교의 음성에, 집행인은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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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원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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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결국 누군가의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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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줄을 끊어낸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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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의 서슬퍼런 칼날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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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리안의 목에 닿는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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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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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의 몸에서 빛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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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빛은 곧 단두대의 칼날을 산화시키며 저 하늘 위로 솟구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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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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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도 안되는 현상에 집행인은 그만 입을 떡 벌리고 뒤로 넘어지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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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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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뭘 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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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기둥, 진짜 빛으로 이루어진 기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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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충격에 아무것도 못할 때, 이윽고 빛기둥이 사그라들고 누군가 걸어나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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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광채를 내뿜는 성검을 쥔, 다리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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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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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가짜 용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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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용사 그 자체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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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인이 두려움에 떨 때, 다리안은 여전히 이전과 같이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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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행동을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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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크흐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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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가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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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죽이려고 했음에도 그의 상황을 이해하고 용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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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인은 그 모습에서 더는 광신에 빠진 소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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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용사의 모습에, 그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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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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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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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말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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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에서 주교가 충격에 젖어 악을 지르듯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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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라니, 진짜 용사일 리가 없다! 말도 안 돼! 그딴 건 세상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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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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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을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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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강한 권력의 맛에 이끌려 성당에 몸을 담은 기회주의자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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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용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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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목도한 용사의 모습에 충격에 잠겨 허우적거리던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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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이여. 직접 보고도 안 믿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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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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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이 주교의 대머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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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검을 쥔 다른 손으로, 주교의 목을 정확히 겨눈 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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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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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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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퍼런 칼날이 목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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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두려움에 주교가 눈물을 흘릴 즘, 다리안은 주교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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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님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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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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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끝으로 성당의 세 주교 중 하나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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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리안은 그 머리를 하늘에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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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께 영광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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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위치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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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의 소유물, 성검의 능력을 일부분 공유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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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의 얼굴에 환희가 가득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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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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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와 ㅅㅂ 진짜 용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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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솟구치는 빛기둥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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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잘리는 세 주교 중 한 명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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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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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용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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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9999+] [비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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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역시 믿고 있었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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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황 머리 잘 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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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황 세계제일 미용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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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ㅅㅂ 이새끼들 바로 태세전환 하는거 보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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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이 살고 능력을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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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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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잘 풀린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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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위치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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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게 성검의 능력을 일부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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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갤주 지정 상태일 동안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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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능력 회수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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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갤주’의 능력을 선택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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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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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와이파이, gps 공유하는 줄 알았으면 지정 안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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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모르는 내 위치가 까발려진 것이나 나름이 없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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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벙커 안에 있다곤 하나, 밖으로 나갈 수단이 없어 갇히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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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에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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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의 능력을 선택하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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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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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이없게 위치가 털릴 줄 몰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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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다리안과 켈리어튼에서 만나 위치 특정이 가능했는데, 아예 공유까지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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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을 초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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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아니 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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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마음에 다리안에게 채팅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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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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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념글 속 다리안이 냅다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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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무릎은 왜 꿇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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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신탁이라도 받은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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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근데 주딱이 임명한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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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ㅅㅂ 주딱이 신인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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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닥쳐 병신아 눈치 챙기고 일단 꿇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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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에 근처에 있던 병사들이 눈치를 보더니 무기를 내려두고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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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아아, 신이시여 말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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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ㅅㅂ 왜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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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일단 일어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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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돌연 다리안이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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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두 손을 하늘 위로 치켜들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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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찌 감히! 부디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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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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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람이 이렇게까지 광신적으로 누군가를 믿을 수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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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나 맥이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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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알고 있다고 분탕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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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다리안은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내게 무언가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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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깃든 스크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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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스크롤에는 생명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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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스크롤이 찢어지면 시전자는 그 즉시 즉사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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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전자: 다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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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거처 때문이시라면 걱정 마십시오. 아직 때가 아님을 감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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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이를 제 목숨으로 증명하니, 제 믿음을 부디 받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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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찬양하라 용사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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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아니 ㅅㅂ 이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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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목숨 좀 아끼셈 미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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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날 봐주셨어! 용사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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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눈물을 글썽이는 용사 고양이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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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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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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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사모 때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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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비들은 나한테 자기 목숨을 안 주면 죽는 병에 걸리기라도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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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바로 스크롤을 도로 돌려 보내고 채팅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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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를 믿는 건 알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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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게 사람 간 신용의 문제가 아닌, 신과 신도의 신앙 문제란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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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님 왤캐 날 신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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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모든 걸 잃은 저에게 오직 신께서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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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때 꼴랑 참치캔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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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그렇게 쓰러져 있으면 줄법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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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나처럼 참치캔이 썩어 넘친다면 못 줄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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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하나 때문에 날 광적으로 믿고 목숨까지 내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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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말이 지뢰였는지 다리안은 열변을 토하며 내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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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저는 검은머리 짐승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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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저는 은혜를 알고 온기를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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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신께선 고작 참치캔이었으나, 제겐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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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참치캔을 받아 먹는 그 순간, 저는 영혼을 바치기로 맹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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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주딱 그는 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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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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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대화했다간 내 머리가 먼저 터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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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대화를 나누고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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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은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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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결하라고 말하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목숨을 끊을 미친놈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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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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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남아 있는 잔당들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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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와 이새끼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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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지하에서 농성하는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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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도 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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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틀리니까 우르르 내려가서 농성하는데 어이가 없네 ㅅㅂ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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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6621] [비추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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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겠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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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웅장해진다 엘프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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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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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원조는 –엘- 니네야 귀쟁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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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주딱 아니었음 멸족했을 고양이같은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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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ㅗㅗ 자기들은 다른 줄 아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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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계급 구도에서 거의 모든 권력자들이 싸그리 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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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뿌리가 남아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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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기둥이 솟구치는 그 순간, 곧바로 병력을 이끌고 성당 지하로 숨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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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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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론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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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해봐야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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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세계의 주 식량원은 장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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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터를 닫으면, 농성할 장비도, 식량도, 명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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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 ㅂㅅ들 거기서 뭐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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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량은 조상님이 지켜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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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근데 저런 곳 있는 줄 성당 10년 다니면서 꿈에도 몰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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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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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농성하는 인원 어디에서도 주교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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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뒷길로 도망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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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 숨겨진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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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퍼샌트 쥐구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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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보다 저항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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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ㅅㅂ 게임 치졸하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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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뿌린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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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이 끈임없이 불에 열기를 더하는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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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어차피 힘빠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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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오 십 성당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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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비매너짓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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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잘 막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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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를 상정해둔 것인지 지하 도입부 근처를 아예 불마법으로 막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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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연기와 열기에 기사들조차 차마 진입하지 못한 채 이를 두고볼 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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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 불러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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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곧죽흡이나 펠리시 부르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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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리가 꽤 있는 만큼,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은 걸릴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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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 않게 곧바로 채팅을 남겨 파딱을 부르려던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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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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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 지금 뭐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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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를 갸웃거리는 엘프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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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조차 집어삼킬 강렬한 불길 앞에, 다리안이 다가가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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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익는 뜨거운 열기에도 아랑곳 않더니, 대뜸 무릎을 꿇고 시스템을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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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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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의 이상행동에 채팅을 멈추고 그를 바라볼 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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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에게서 채팅이 날아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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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주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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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부디 제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힘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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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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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내게 기도해 힘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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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떻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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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난 신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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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갤창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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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를 설명하기도 전에, 기도를 마친 다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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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어 점마 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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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놈아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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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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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하는 불안감이 드는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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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은 불 속으로 몸을 던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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