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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2 KiB

“이러지 말게.”

집행인이 난처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누군가를 처형하는 게 일이던 집행인은 이번만큼은 죽어도 일하기 싫었으니.

하필이면 단두대에 목을 내건 대상이 다리안이었던 탓이었다.

아드리안의 영웅, 갤러리의 떡밥 중심.

그를 죽인다면, 집행인의 목숨 또한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어서 실행하지 않고 뭣하나!”

그때 주교 중 하나가 거칠게 소리쳤다.

실행하면 사회적으로 죽는다.

실행하지 않으면 명령 불복종으로 당장 죽는다.

죽음의 이지선다에 걸린 집행인이 덜덜 떨 때, 평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습니다. 실행하십시오.”

다름아닌 다리안의 말이었다.

적어도 단두대에 목을 걸고 있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예? 하지만...”

“안 죽습니다. 믿음을 가지십시오.”

누구에 대한 믿음? 주딱?

집행인이 보기에 그는 영웅이었으나, 광신도이기도 했다.

주딱이 위대하긴 하지만 결국 필멸자였다.

죽을 게 뻔해 그만 정신 차리라고 소리치고 싶을 지경이었다.

“시작해!!”

그때 목에 핏대를 세우며 독촉하는 주교의 음성에, 집행인은 눈을 질끈 감았다.

“나를 원망하게.”

그도 결국 누군가의 아버지였다.

결국 줄을 끊어낸 그 순간이었다.

단두대의 서슬퍼런 칼날이 떨어졌다.

그리고 다리안의 목에 닿는 그 순간.

  • 쾅!!!

다리안의 몸에서 빛이 폭발했다.

그 빛은 곧 단두대의 칼날을 산화시키며 저 하늘 위로 솟구쳤으니.

“어, 어어어...”

그 말도 안되는 현상에 집행인은 그만 입을 떡 벌리고 뒤로 넘어지고야 말았다.

“...아, 아니.”

“...지금 내가 뭘 보는 거지?”

빛기둥, 진짜 빛으로 이루어진 기둥이었다.

모두가 충격에 아무것도 못할 때, 이윽고 빛기둥이 사그라들고 누군가 걸어나왔으니.

찬란한 광채를 내뿜는 성검을 쥔, 다리안이었다.

“요, 용사님.”

그건 가짜 용사가 아니었다.

누가봐도 용사 그 자체였으니.

집행인이 두려움에 떨 때, 다리안은 여전히 이전과 같이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의 행동을 이해합니다.”

“흑, 크흐윽...”

“믿음을 가지십시오.”

자신을 죽이려고 했음에도 그의 상황을 이해하고 용서했다.

집행인은 그 모습에서 더는 광신에 빠진 소년이 아니었다.

성스러운 용사의 모습에, 그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믿습니다...!”

그때였다.

“마, 말도 안 된다!”

저 아래에서 주교가 충격에 젖어 악을 지르듯 소리쳤다.

“용사라니, 진짜 용사일 리가 없다! 말도 안 돼! 그딴 건 세상에 없어!”

그는 주교였다.

하지만 신을 믿지 않았다.

단지 강한 권력의 맛에 이끌려 성당에 몸을 담은 기회주의자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용사라니?

눈앞에서 목도한 용사의 모습에 충격에 잠겨 허우적거리던 그 순간이었다.

“이단이여. 직접 보고도 안 믿기나?”

다리안이 주교의 대머리를 잡았다.

그리고 검을 쥔 다른 손으로, 주교의 목을 정확히 겨눈 채 말했다.

“신은 존재한다.”

“으, 으아아...”

시퍼런 칼날이 목에 닿았다.

죽음의 두려움에 주교가 눈물을 흘릴 즘, 다리안은 주교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주딱님을 믿어라.”

-서걱!

그 말을 끝으로 성당의 세 주교 중 하나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다리안은 그 머리를 하늘에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주딱께 영광 있으라!”

[서로의 위치를 공유합니다.]

[‘주딱’의 소유물, 성검의 능력을 일부분 공유 받습니다.]

다리안의 얼굴에 환희가 가득 차올랐다.

[제목: 와 ㅅㅂ 진짜 용사네?]

(하늘에 솟구치는 빛기둥 짤)

(목이 잘리는 세 주교 중 한 명 짤)

다시는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ㅎㅎ;

제발 용서해주세요

[추천9999+] [비추천0]

  • 아이고 역시 믿고 있었습니다요

  • 용황 머리 잘 자르네

  • 용황 세계제일 미용사네

ㄴ ㅅㅂ 이새끼들 바로 태세전환 하는거 보소 ㅋㅋㅋㅋ

다리안이 살고 능력을 각성했다.

“잘 됐네!”

일이 잘 풀린 줄 알았다.

[서로의 위치를 공유합니다.]

[대상에게 성검의 능력을 일부분 공유합니다.]

*단 갤주 지정 상태일 동안에만 가능합니다.

*언제든 능력 회수가 가능합니다.

[현 ‘갤주’의 능력을 선택하십시오.]

“잘 안 됐네!”

그런데 와이파이, gps 공유하는 줄 알았으면 지정 안 했지.

누구도 모르는 내 위치가 까발려진 것이나 나름이 없었으니.

당장 벙커 안에 있다곤 하나, 밖으로 나갈 수단이 없어 갇히면 끝이다.

“이건 진짜 에반데?”

다리안의 능력을 선택하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이렇게 어이없게 위치가 털릴 줄 몰랐으니.

안그래도 다리안과 켈리어튼에서 만나 위치 특정이 가능했는데, 아예 공유까지 한다고?

[‘다리안’을 초대했습니다.]

주딱*: 아니 님아;

다급한 마음에 다리안에게 채팅을 보냈다.

“아아...”

그러자 념글 속 다리안이 냅다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고개를 숙였다.

  • 갑자기 무릎은 왜 꿇음?

ㄴ 신탁이라도 받은 거 같은데

ㄴ 근데 주딱이 임명한 거 아님?

ㄴ ㅅㅂ 주딱이 신인가 그럼

ㄴ 닥쳐 병신아 눈치 챙기고 일단 꿇어

그 모습에 근처에 있던 병사들이 눈치를 보더니 무기를 내려두고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다리안: 아아, 신이시여 말씀하십시오

주딱*: ㅅㅂ 왜 이래요

주딱*: 일단 일어나셈;

그때 돌연 다리안이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그러더니 두 손을 하늘 위로 치켜들고 소리쳤다.

“제가 어찌 감히! 부디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주딱*: ㅅㅂ

아니, 사람이 이렇게까지 광신적으로 누군가를 믿을 수가 있다고?

“일부러 나 맥이는 거 아냐?”

위치 알고 있다고 분탕치는 건가.

그러자 다리안은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내게 무언가를 보내왔다.

[생명이 깃든 스크롤]

해당 스크롤에는 생명이 담겨 있습니다.

해당 스크롤이 찢어지면 시전자는 그 즉시 즉사에 이릅니다.

시전자: 다리안

다리안: 거처 때문이시라면 걱정 마십시오. 아직 때가 아님을 감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리안: 이를 제 목숨으로 증명하니, 제 믿음을 부디 받아주십시오!!!

다리안: (찬양하라 용사 콘)

주딱*: 아니 ㅅㅂ 이걸 왜

주딱*: 목숨 좀 아끼셈 미친놈아

다리안: (날 봐주셨어! 용사 콘)

다리안: (눈물을 글썽이는 용사 고양이 콘)

주딱*: ㅅㅂ

“아니, 어지럽네.”

저번 주사모 때도 그랬다.

이 사이비들은 나한테 자기 목숨을 안 주면 죽는 병에 걸리기라도 한 건가?

나는 곧바로 스크롤을 도로 돌려 보내고 채팅을 걸었다.

“일단 나를 믿는 건 알겠는데...”

문제는 그게 사람 간 신용의 문제가 아닌, 신과 신도의 신앙 문제란 거지만.

주딱*: 님 왤캐 날 신뢰함?

다리안: 모든 걸 잃은 저에게 오직 신께서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셨습니다!

“아니, 그때 꼴랑 참치캔가지고?”

누구라도 그렇게 쓰러져 있으면 줄법한 거 아닌가.

특히 나처럼 참치캔이 썩어 넘친다면 못 줄 것도 없었다.

그거 하나 때문에 날 광적으로 믿고 목숨까지 내건다고?

하지만 그 말이 지뢰였는지 다리안은 열변을 토하며 내게 설명했다.

다리안: 저는 검은머리 짐승이 아닙니다!

다리안: 저는 은혜를 알고 온기를 압니다

다리안: 신께선 고작 참치캔이었으나, 제겐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다리안: 참치캔을 받아 먹는 그 순간, 저는 영혼을 바치기로 맹세했습니다!!!

다리안: 주딱 그는 신인가!!!!!

주딱*: ㅅㅂ

“더 대화했다간 내 머리가 먼저 터지겠다.”

짧은 대화를 나누고 깨달았다.

다리안은 진심이었다.

내가 자결하라고 말하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목숨을 끊을 미친놈이라는 걸.

그리고 아직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

아직 남아 있는 잔당들이 있었으니.

[제목: 와 이새끼들 ㅋㅋㅋ]

(성당 지하에서 농성하는 짤)

이런 곳도 있었냐?

수틀리니까 우르르 내려가서 농성하는데 어이가 없네 ㅅㅂ ㅋㅋㅋ

[추천6621] [비추천12]

  • 미치겠네 ㅋㅋㅋ

  • (가슴이 웅장해진다 엘프 콘)

  • -인-

ㄴ 원조는 –엘- 니네야 귀쟁이들아;

ㄴ 주딱 아니었음 멸족했을 고양이같은 놈들

ㄴ ㅗㅗ 자기들은 다른 줄 아나 봐요?

성당의 계급 구도에서 거의 모든 권력자들이 싸그리 죽어버렸다.

하지만 아직 뿌리가 남아 있었으니.

빛기둥이 솟구치는 그 순간, 곧바로 병력을 이끌고 성당 지하로 숨어버린 것이다.

“근데 왜?”

처음으론 의문이 들었다.

농성해봐야 답 없다.

애초에 이세계의 주 식량원은 장터였다.

내가 장터를 닫으면, 농성할 장비도, 식량도, 명분도 없었다.

  • ㅋㅋㅋㅋ ㅂㅅ들 거기서 뭐하누?

  • 식량은 조상님이 지켜주냐?

  • 와 근데 저런 곳 있는 줄 성당 10년 다니면서 꿈에도 몰랐음;

갤러리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때 나는 농성하는 인원 어디에서도 주교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설마 뒷길로 도망치려고?”

시설에 숨겨진 공간이 있다?

백 퍼샌트 쥐구멍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저항이 거셌다.

[제목: ㅅㅂ 게임 치졸하게 하네]

(바닥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뿌린 짤)

(마법사들이 끈임없이 불에 열기를 더하는 짤)

ㅅㅂ 어차피 힘빠지잖아

  • 아오 십 성당시치

  • 끝까지 비매너짓하네 ㅋㅋ

하지만 문제는 잘 막는다는 것.

이럴 때를 상정해둔 것인지 지하 도입부 근처를 아예 불마법으로 막아버렸다.

짙은 연기와 열기에 기사들조차 차마 진입하지 못한 채 이를 두고볼 즘이었다.

“파딱 불러야겠네.”

물론 곧죽흡이나 펠리시 부르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거리가 꽤 있는 만큼,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은 걸릴 듯 한데.

늦지 않게 곧바로 채팅을 남겨 파딱을 부르려던 찰나였다.

  • ???

  • 용사 지금 뭐하는 거임?

  • (고개를 갸웃거리는 엘프 콘)

기사조차 집어삼킬 강렬한 불길 앞에, 다리안이 다가가 섰다.

살을 익는 뜨거운 열기에도 아랑곳 않더니, 대뜸 무릎을 꿇고 시스템을 올려다본다.

“뭐 하는 거지?”

다리안의 이상행동에 채팅을 멈추고 그를 바라볼 즘이었다.

다리안에게서 채팅이 날아왔으니.

다리안: 주딱님

다리안: 부디 제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힘을 주십시오

주딱*: ???

대뜸 내게 기도해 힘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아니, 어떻게요.”

하지만 난 신이 아니었다.

평범한 갤창인데요.

그러나 이를 설명하기도 전에, 기도를 마친 다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어어 점마 뭐함?

  • 미친놈아 멈춰!!!

“설마?”

설마하는 불안감이 드는 그 순간.

다리안은 불 속으로 몸을 던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