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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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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가 반으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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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 멍하니 서 있던 데니스는 천천히 검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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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마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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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하나 남은 마수까지 잡아낸 데니스는 혼이 나간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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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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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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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대장간에 몸을 숨기고 있던 아리엘이 고개를 내밀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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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곧장 아리엘에게 가 상처 부위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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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니? 다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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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의 눈에 살짝 까져 피가 흐르는 팔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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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아리엘은 멀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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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본능적으로 허리춤에 찬 포션을 뒤적거리다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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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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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주딱이 만들어낸 환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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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의 기억 속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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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의 존재가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왔을지 감도 잡히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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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포션 따위 존재할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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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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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이 없으면 이렇게도 나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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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임에도 마을 하나 못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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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가 어렸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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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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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리엘의 목소리가 상념에서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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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묻은 갑옷을 만지작거리는 아리엘을 데니스는 조금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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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다. 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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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폐허가 된 마을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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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시골 마을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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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쟁이 터지며 부모도 마을도 전부 마수 무리에 의해 몰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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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폐허를 보고 있으면 과거의 기억들이 어지럽게 나열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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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사이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생존자들의 시선이 몹시도 날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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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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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환상에서 깨어나지 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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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이곳에서 머무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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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주변 정찰을 돌아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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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후회가 돌 즘, 자그마한 두 손이 그의 양볼을 꽉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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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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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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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왜 미안하다 하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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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투성이가 된 아리엘이, 처음 보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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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봐야 귀여웠지만, 그 분위기에 맞춰 데니스는 입을 꾹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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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어요. 자기가 무슨 죄인이라도 되는 것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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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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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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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되었음에도 고블린 하나에 벌벌 떨던 자신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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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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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요. 우리 마을에서 삼촌 같은 사람 처음 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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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블린 하나 무서워서 벌벌 떠는 겁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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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한 정신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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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해 기사가 되었지만,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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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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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들어온 건 마수인데, 왜 삼촌이 죄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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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이 우다다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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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게 뭐가 잘못이에요? 그럼 마을 사람들도 다 죄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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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는 기사로서의 의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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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기사 관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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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할말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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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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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번도 입밖으로 내뱉은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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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세요. 삼촌은 이미 모두를 구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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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그제야 주변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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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들이 깔끔하게 절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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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도 빠짐없이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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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다 내가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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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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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절대로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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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은 잘못한 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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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당연한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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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들어온 것도 마수였고, 트라우마를 심은 것도 마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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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마을과 부모님이 마수에게 불타고 죽던 풍경이 각인처럼 새겨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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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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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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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를 베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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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생각보다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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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거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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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의 허수아비를 베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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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의 신체는 피나는 노력 끝에, 정식 기사가 되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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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크 몇 마리가 오든 아무렇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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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할 필요 없어요.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같이 있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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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데니스는 아리엘의 말에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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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듣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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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님은 도대체 어떤 과거를 보내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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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일지 모를 이 기억 속에도 마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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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자신이 마수들을 베어냈다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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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허상일 뿐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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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론 그곳에 데니스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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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은, 아리엘은 그와 같이 마수에게 모든 걸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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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날 보살펴 주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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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억은 주딱의 과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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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아리엘은 이 모든 걸 홀로 이겨내고, 끝내 주딱이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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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작 기사가 되어서도 트라우마를 견뎌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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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한심한 자신을 위해, 기억까지 보여주며 괜찮다고 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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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검을 들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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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같이 있어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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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깨달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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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지막으로 아리엘을 세게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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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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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는 아리엘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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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씨가 친절하고 또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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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현실을 저버리고서라도 이곳에서 평생을 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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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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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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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아리엘의 어깨를 잡아 떼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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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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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깜빡거리는 아리엘의 모습에 잠깐 흔들렸지만, 데니스는 결심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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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깨어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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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이 허락한대로 그는 영원히 환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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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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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자신 하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돌봐준 주딱의 마음이 너무 거대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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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깨달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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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살아갈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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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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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아리엘이 그대로 우뚝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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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말고 세상 모든 게 멈춰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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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을 종료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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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눈앞에 글자가 나타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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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누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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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이곳으로 돌아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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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이 없는 곳에서 예전처럼 홀로 살아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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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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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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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은 없지만, 주딱은 그곳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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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리엘의 곁에는 아무도 곁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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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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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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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약할지언정, 주딱의 곁에 자신이 있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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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 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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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을 종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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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밝아져오는 빛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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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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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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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ㅇㅇㄹㅁ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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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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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ㅋㅋ 아니 진짜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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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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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으로 이행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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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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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딱*)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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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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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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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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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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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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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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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ip를 차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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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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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 괴1씸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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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메시지가 하나 더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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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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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이거 진짜 보내지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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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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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주딱니뮤ㅠㅠ 진짜 한 번 톡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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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 용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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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으로 이행시 할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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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 주딱 딱먹고싶다면 죽일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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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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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만 봐주세요 ㅠㅠ’ 메모를 들고 있는 토끼 수인족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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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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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ip를 차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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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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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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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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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쓸데없는 채팅들이 계속해서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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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초창기때부터 있었던, 주딱 채팅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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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주딱 호출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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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위기가 닥칠지 모르니, 채팅을 보내면 되도록 내가 최우선으로 보는 연락망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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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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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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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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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word) 하이소드(소드마스터)가 인사를 하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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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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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님 왜 토끼굴안와 나 진짜 기다리다 지쳐. 나 미치는 꼴 보고 싶어요? 그럼 언제까지고 그렇게 해 봐요. 토끼 인내심도 한계라는 게 있는데 자꾸 그렇게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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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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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섹무새에 솔직히 좀 재밌는 꿀잼 드립에 장문의 글카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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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뭐... 이렇게 될 거 같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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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정된 재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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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참다 못해 잠시 기능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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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제대로 된 공식 주딱 호출벨을 만들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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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적으로 귓테러를 못하게, 규칙을 정해두자는 게 취지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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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데니스를 까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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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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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일주일간의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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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차 싶던 것도 잠시, 나는 곧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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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봐야 VR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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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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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차라리 푹 쉬라는 의미에서, 아늑한 배경에 친절한 npc들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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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신경 쓴 npc가 하나 있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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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이름이... 아리엘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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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아리엘] -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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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고 자상한 옆집 꼬마, 아리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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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빠르고 생각이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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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상처를 금방 파악하고, 이를 같이 공감하며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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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 트라우마 환자에게 적극 추천되는 np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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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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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몰입감으로 사용자를 가상 현실 의존증을 불러일으킨 사례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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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움 모드에서는 과도한 의존증 유발로 사용을 비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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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npc는 사용자의 정신 안정을 위해, 7일 후 자동 폐기 처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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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아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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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신경써서 제작된 인공지능으로 환자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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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과한 몰입감으로 환자를 더더욱 폐인으로 만들 위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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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후 자동 폐기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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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가 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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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적당히 등장하다가 안하는 수준으로 사라진단 소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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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사용자 보는 앞에서 때려 부수진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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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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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지금쯤이면 데니스는 현실에서 벗어나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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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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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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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아리엘’이 폐기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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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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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시 접속해보니 나를 반기는 건 각종 오류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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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폐기되었어야 했던 아리엘이 살아 있다는 알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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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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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함에 내가 꾸며놓았던 마을을 켜 본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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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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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불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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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불타고 남은 흔적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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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불꽃놀이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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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워야 했던 마을에 마수들 시체가 널부러져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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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봐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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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난이도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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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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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난이도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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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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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평화로움으로 설정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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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마을을 만드는 과정에서 초기 설정이 어려움으로 바뀐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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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설마 폐기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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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들이 쳐들어와서 아리엘을 물리적으로 폐기한단 소리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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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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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데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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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PTSD로 인해 고블린만 봐도 몸이 굳었는데, 마수 침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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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아 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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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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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데니스에게 채팅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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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PTSD 증상이 심해진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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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풍경만 보면 진작 심해졌어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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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머지않아 데니스에게 답장이 돌아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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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주딱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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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공유해주신 기억 덕분에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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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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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언젠가 당신의 곁에 설 수 있도록 끝없이 단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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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천히 채팅을 다시 읽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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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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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시봐도 이해는 가지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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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 환자였던 데니스가 돌연 내게 고백과도 같은 채팅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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