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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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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 사냐?

인터넷에서 흔히 듣는 말.

하나도 무섭지 않다.

“진짜 만날 일 없으니까.”

말한 사람조차 찾아갈 생각이 없다.

단지 자신이 화가 났음을 저 단어로 표현하는 것뿐이었다.

곧죽어도흡혈: 어디 사는지 알아냈어

주딱*: 뭘

주딱*: 아니, 선생님 뭘요

주딱*: 선생님?

하지만 이건 좀 이야기가 다르다.

곧죽흡이 원래대로 돌아온 건 좋았다.

하지만 몸이 합쳐지며 분열 당시 기억이 같이 돌아온 건 안 좋았다.

“물론 벙커가 있긴 한데...”

여긴 내가 만든 내 세상이다.

하지만 벙커의 가장 큰 장점은 튼튼함이 아니었다.

위치 특정 불가능.

땅속에 파묻혀 있으니 누구도 찾을 수 없다.

사실상 그게 벙커의 가장 큰 기능이었는데...

“곧죽흡이 찾아와서 마구 두드린다면?”

막아낼 수는 있다.

여긴 페니도, 건조기도, 창고에서 꿀잠 중인 나태도 있으니까.

하지만 전 세계 모든 존재에게 내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게 되어버린다.

“지금이라도 도망칠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고민하는 것보다 찾아오는 게 더 빨랐다.

-똑. 똑. 똑.

벙커 위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분명 카페로 위장까지 시켜놨음에도 입구를 찾아온 것이다.

나는 샷건을 챙기려다 말고 천천히 올라갔다.

“날 죽이러 온 건 아니니까.”

그저 나를 납치해 곧죽흡 전용 죽부인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일 뿐이었다.

“나쁘지 않아.”

갤질은 계속할 수 있으니까.

심지어 삼시세끼 내게 밥도 주고 방도 치워줬다.

하지만 기약 없는 감금이 흠이었다.

[상점]

[음성 변조기] - 20p

“누구세요?”

그래서 음성 변조기를 썼다.

현대인도 속는 기술력.

내 목소리를 인식한 기계가, 평소의 내가 아닌 하프엘프아카데미미소녀의 목소리를 내었다.

“주딱,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한데 씨알도 안 먹혔다.

그래서 가명도 써봤다.

“주딱님이라뇨? 저는 럭스에요.”

“또 그 신기한 물건이지? 주딱인 거 알아. 온몸에서 느껴지거든.”

하지만 현대의 기술력도, 곧죽흡의 감을 속일 순 없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최후의 방법은.

“...”

묵비권 행사였다.

정확히는 어떻게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적이면 상대하기 쉽다.

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내게 적대심이 없는 상대를 막아내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걱정되는 거지?”

그때 문 너머에서 곧죽흡이 말했다.

“이번엔 억지로 데리고 있을 생각 없어. 그냥 하나만 해주면 돼.”

“안 돼요. 싫어요. 하지마세요!”

“진짜야. 누나 믿지?”

절대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어차피 벙커가 뚫리는 건 시간 문제다.

다인전은 약해도, 단일 공격력은 사실상 최정상급인 게 곧죽흡이었다.

언젠간 열리기 마련.

하지만 곧죽흡이 선택한 건 물리력 행사가 아닌 기다림이었다.

“기다릴게.”

“...”

“나도 알아. 위치 들키면 안 되잖아. 널 힘들게 할 생각은 없어.”

-띠링!

그때 알림이 하나 날아왔다.

관리자 채팅방 알림이었다.

곧죽어도흡혈: (쭈그려 앉아 브이하는 짤)

곧죽어도흡혈: 나 잘 기다려

용용죽겠지: 뭘 기다린단 것이냐?

용용죽겠지: 잠깐, 설마

풀피엘프: 주딱 그래서 도대체 장터에 민초 언제 올릴거냐에요

풀피엘프: 민초 장터 기원 1일차!!

“흐음...”

다들 지 할 말만 하는 채팅방 사이에서 곧죽흡이 인증짤을 보냈다.

벙커 문 옆에서 정말 열어줄 때까지 기다릴 생각인 모양이었다.

문제는 저게 허세가 아니었다.

얼마나 살았을지 모르는 곧죽흡에게 한 달, 일 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으음...”

상황이 난처해졌다.

하지만 방법은 언제나 있다.

[멸갤위키]

[분류 흡혈귀]

.

.

  1. 흡혈귀의 약점

잘 알려진 종족이 아니라 알려진 바가 없지만, 마늘을 싫어한다.

들고 있으면 효과가 있다.

“멸갤위키를 보는 거지.”

한때 갤러리에 추가했던 기능이었다.

[깐마늘 200g 2p]

그래서 상점에서 곧바로 마늘부터 마련했다.

나에게도 보험은 있어야 하니까.

벙커문을 천천히 여니, 무릎에 고개를 묻고 있던 곧죽흡이 보였다.

“...주딱?”

설마 내가 문을 열어주리라곤 상상조차 못했던 걸까.

입이 살짝 벌어질 정도로 놀란 게 인상적이다.

그런데 눈은 왜 감고 있지?

아무튼 나는 곧죽흡에게 나는 단호하게 경고했다.

“여기 마늘 있거든?”

“...?”

“심지어 이거 깐마늘이다.”

납치 당하는 취미가 없다.

수틀리면 나도 악마가 되는 거다.

그리고 곧죽흡은 내 손에서 마늘을 홱 낚아챘다.

-와그작 와그작

“나 마늘 조아해.”

발음이 잔뜩 뭉개지면서도, 당당하게 보란 듯 마늘을 씹어버렸다.

“아니,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생각해보니 당연했다.

평범한 사람도, 뛰어난 사냥꾼도 평등하게 굶던 세계관.

먹을 게 약점이 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적어도 곧죽흡에겐 안 통했다.

그러다 문득 곧죽흡이 계속 두 눈을 감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으니.

“근데 눈은 왜 계속 감고 있는데?”

“아.”

곧죽흡은 별 거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했다.

“아무래도 내게 힘을 준 게, 바깥인가봐.”

“아... 엥?”

“그리고 다시 합쳐지며 느꼈어. 누군가 내 감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담담하게 말하는 곧죽흡의 목소리에 나는 잠시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그러면 우리집으로 오면 안 되는 거잖아요.

곧죽흡은 항상 미지의 존재였다.

둥둥 떠 있던 폐성도, 불사의 몸도, 유일한 흡혈귀라는 것도.

하지만 곧죽흡이 곧 하나씩 다 이야기해서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마녀사냥 최초 피해자였네.”

“응.”

곧죽흡 또한 과거에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성당에게 마녀로 몰려 처음으로 화형당했고.

타죽어 가던 곧죽흡에게 힘이 주어졌다.

그리고 힘은 속삭였다.

“인간을 다 죽이라고 했어.”

[인간을 죽여라]

나는 바로 깨달았다.

“바깥이 힘을 준 거구나.”

온몸이 타오르던 그 순간, 곧죽흡에게 인류애 같은 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대로 왕국을 멸망시켰다.

멸국으로 모자라, 아예 성 자체를 통째로 뜯어 공중에 묶어버렸다.

그게 바로 곧죽흡의 집이자 마리아카라 불리던 폐성이었다.

이 모든 게, 대전쟁도 한참 전에 벌어진 일이었으니.

“대전쟁이 첫 습격이 아니었네?”

그 말에 깨달았다.

바깥의 습격은 대전쟁이 시초가 아니었다.

그보다 한참 일찍, 대전쟁을 일으키려고 했었다.

곧죽흡을 통해서.

“나는 속삭임이 시키는대로 했어.”

물론 곧죽흡은 사람들을 죽였다.

아니, 죽이는 걸로 부족했다.

흡혈귀로 만든 다음, 공중에 뜬 성 안에 가둬버렸다.

흡혈귀들은 그녀의 성에 오랜 시간 갇히며 서서히 고통스레 죽어 거름이 되었다.

여기까진 바깥의 의도대로 흘러갔다.

곧죽흡이 더 나아가 주변까지 휩쓸었다면, 그야말로 완벽했을 것이다.

“처음만.”

곧죽흡이 갑자기 스스로 봉인하고 잠들어버리기 전까지는.

그녀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던 건 이젠 이름도 모를 왕국이었다.

그리고 곧죽흡은 복수를 끝마쳤고.

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

“왜?”

“조종당하는 게 싫었거든.”

곧죽흡에게 사람은 역겨운 존재였다.

하지만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깨어났을 때, 세상 꼴이 비슷하다면 그때 또 움직일 생각이었다.

“물론 속삭임은 날 내버려두지 않았어.”

곧죽흡에게 주어진 힘은, 곧 저주로 변했다.

피를 마셔야만 했다.

피에 대한 충동이 전신을 지배했다.

만에 하나 저항할 때를 대비해 만들어둔 일종의 패널티였다.

하지만 곧죽흡은 속삭임을 완전히 무시한 채, 긴 잠에 빠져들었고.

“아, 그래서 초반에 말투가...”

이는 곧 겉으로 드러났다.

심각한 번역체가 그 원인이었다.

그리고 곧죽흡이 세상에 깨어났을 때.

“세상은 많이 달라져 있더라.”

  • 새벽 엘프 야짤 달린다

ㄴ 씨발아 그런 거 달리지 마

ㄴ 드워프 야짤은 없는가?

ㄴ (눈을 찌르는 기사 콘)

  • 장터 고추참치 판매 기원 3일차

  • 참치 이거 뭐냐 존나 맛있네 ㅋㅋ

  • 오크 잡았다 인증...jpg

도파민과 재미로 가득 찬 갤러리가 있었다.

세상은 훨씬 각박해졌지만, 분위기는 이전보다 훨씬 나았다.

사람들은 죽고 죽이는 문제보단 야짤을 고집했고.

우울감과 외로움보단 념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 중심엔 주딱 네가 있었어.”

당황하는 곧죽흡의 앞에 내가 나타났다.

‘주딱*: 파딱, 해볼 생각 있음?

그걸 가만히 듣던 나는 눈을 깜빡였다.

“타이밍 지리네요.”

생각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구나.

그때 곧죽흡이 내 소매를 잡았다.

그런 곧죽흡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측은해졌다.

“여태껏 내 피를 원했던 것도...”

흡혈귀 부작용이었다.

그때 곧죽흡이 내 소매를 잡았다.

왜 눈을 감아가면서까지 찾아왔나 싶었더니만.

“나한테 넌 의미가 커.”

“음...”

“너가 좋다구.”

나 또한 무급노예파딱들이 사랑스럽다.

곧죽흡을 빤히 바라보고 있으니, 그녀가 곧 천천히 두 팔을 벌려 물었다.

“한 번만 안아봐도 돼?”

고작 이런 이유 때문이라니.

“그러십쇼.”

나는 흔쾌히 허락해줬다.

납치하거나 장소를 알릴 생각이 없다면, 딱히 막을 이유도 없으니.

곧죽흡은 나를 꽉 껴안았다.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깝게.

생각보다도 더 오래 나를 껴안은 채, 얼굴을 품에 묻고 있을 즘이었다.

“그런데 감각 공유 된다고 하지 않았나?”

그때 문득 의문이 들었다.

눈은 감고 있어서 괜찮다고 해도 촉감은 공유되는 거 아닌가?

“마음에 드는 옷이 없네.”

무너진 폐허 속.

오만은 불만족스런 표정으로 바닥에 널부러진 옷을 살폈다.

“애초에 멀쩡한 게 없구나.”

“...”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그런 정장차림의 옷은 왜 없는 걸까?”

오만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때 구석에 앉아 있던 노인, 탐욕이 떨떠름한 투로 대답했다.

“이곳도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으니...”

“됐어. 너한테 말한 거 아니야.”

“...”

탐욕은 입을 꾹 다물었다.

속으로는 수만 가지 욕설이 솟아나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 게 중요했다.

“옛날에는 정말 화려했는데.”

“음.”

“그때가 그립네.”

오만은 찢어지거나 해진 옷들을 비교하면서, 작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오만은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봤다.

집착에 가깝도록 옷만 찾아다니는 것도 어쩌면 전부...

“으응?”

그때였다.

갑작스레 전신에 따스함이 파고들었다.

오만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마법으로 이런 장난을 칠 간 큰 존재 또한 당장 주변에 없었다.

“그렇다면...”

하나뿐이었다.

세상 너머에 있는 여자애.

자신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고, 최근에 감각 공유를 시작한 그 여자애밖에 없었다.

하루종일 눈을 감고 있길래 반쯤 포기한 상태였는데.

“이제 협력한 마음이 든 걸까?”

오만은 싸늘하게 미소를 지었다.

방대한 힘을 가지면서도 속삭임에 저항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뭐, 용서해줄 수 있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지금에라도 마음을 돌린 게 가상했다.

어쩌면 주딱의 정보를.

세상의 중대한 비밀을 공유하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자, 나한테도 네가 느낀 걸 알려줘.”

오만은 두 팔을 활짝 벌렸다.

감각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눈을 감고 집중한 그때였다.

-꼬오옥

“응, 응?”

그리고 오만이 처음으로 느낀 중대한 정보는.

숨막힐 정도로 안아오는 주딱의 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