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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무공을 만들어야 남궁세가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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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을 만들기 전 가장 먼저 고민한 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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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을 익히는 데는 원래 시간이 꽤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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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야 슬쩍 보고 내공이 작용하는 방식을 파악해서 그렇지, 무공을 제대로 익히려면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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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경지가 높아질수록 보이는 시야가 넓어져 비교적 무공을 빠르게 익힐 수 있는 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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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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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검법을 주로 익히는 남궁세가의 무인들이라면, 비교적 생소한 기공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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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지금은 전쟁이 한창인 만큼 빠르게 익힐 수 있는 무공이 좋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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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별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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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서준이라도 수준 높은 무공을 후딱 익히게 만들어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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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가능하긴 하지만…. 그렇게 익힌 무공이 과연 초절정 수준에서 제대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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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아니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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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기에 덧붙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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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기는 보조로 익히는 기공인 만큼 배운 이들이 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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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처럼 이미 익힌 무공에 덧붙이는 방식이라면 익히는 데 필요한 시간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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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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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만드는 거 커리큘럼이 쭉 이어지는 게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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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전창뢰심공과 섬전십삼검뢰. 두 무공을 익혀 절정경에 다다르는 무인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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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훗날 생사타통공의 힘을 빌려 초절정에 오를 때, 이번에 만들 기공을 보다 쉽게 익힐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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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것도 뇌기 쪽으로 방향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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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천뢰기 자체도 뇌기를 다루는 기공이라 딱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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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큰 방향은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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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츠츳-! 서준은 천뢰기를 펼쳐 손 위에 벼락과 같은 강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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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가만히 지켜보다 남궁수아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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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도 천뢰기는 익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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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번에 초절정에 오르면서 익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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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수아가 대검에 강기를 휘감았다. 츠츳-, 수련의 성과가 있었는지 그녀의 대검에 짙푸른 강기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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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흩어지긴 했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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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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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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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천뢰기 자체가 강기를 형성하는 방식을 풀어 설명한 무공 같은 거니까. 기공이긴 한데…, 마냥 기공이라기에는 조금 애매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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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 천뢰기에는 남궁세가 특유의 뇌전을 강기에 깃들이는 법과, 그것을 이용한 몇 가지 초식이 기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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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천뢰기의 구성과 그 초식들을 조금 손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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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간단하지만 절대 간단하지 않은 일. 허나 서준에게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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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기 자체는 섬전창뢰심공과 섬전십삼검뢰로 대략 익혔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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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기반으로 천뢰기를 뜯어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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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대남궁세가의 무공이라지만, 서준이 보기에는 약간 부족한 부분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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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장점은 부각시킨다. 동시에 전쟁에서 큰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초식을 더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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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도 안 걸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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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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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흘이 지나 무공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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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명대주 남궁경은 뇌명대를 이끌고 감숙의 북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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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의 총군사 제갈통이 중원 서쪽의 승세를 굳히기 위해 남궁세가에 요청하여 이루어진 파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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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멸마공(天雷滅魔功)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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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의 도련님께서 새로이 창안하셨다는 무공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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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이 상당히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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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멸마공. 하늘의 벼락이 마를 멸한다. 혹은 하늘의 벼락으로 멸한다, 라는 뜻의 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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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마공은 아니었지만, 천뢰멸마공이 워낙 패도적인 무공인지라 남궁경은 수련을 하며 스스로 펼친 초식의 섬뜩함에 몸을 떨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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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전선에 도착하자 무당의 현극이 남궁경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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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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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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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인사를 나눈 현극은 남궁경을 같은 남궁세가 소속인 천풍대에게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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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명대와 천풍대가 눈인사를 주고 받자 현극이 곧장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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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서는 더 반겨주고 싶지만, 지금 상황이 워낙 급박하여 그러기는 힘들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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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오. 현 상황은 대략 파악하고 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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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다행이군. 당장 오늘 밤의 일은 전해 들으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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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오. 준비하고 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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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간단하게 몇몇 정보들을 전한 현극이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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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호, 오랜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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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명대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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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경이 환배호의 어깨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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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는 들었다. 세운 공이 상당하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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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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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게 아니기는. 소문이 파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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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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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전에서도 자네가 앞장설 것이라 들었는데, 설명 가능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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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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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배호는 남궁경에게 작전의 자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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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요약하자면 야음을 틈타 총공세를 가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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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성공해버린 지난 작전. 즉, 정체 모를 마두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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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딱히 기습은 아니라는 것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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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몇 번 시도해본 결과, 기련문 측의 주술인지 기습을 사전에 어느 정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 듯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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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성가시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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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 무리의 선두에 선 남궁경은 현극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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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는 내가 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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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좋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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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경은 남궁세가의 무인치고 특이하게도 천뢰기를 주력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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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법과 기공의 비율이 절반쯤 되지만, 그 정도면 남궁세가에서는 이단아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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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에 선 남궁경이 피부를 간질이는 살기에 옅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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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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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평화롭던 무림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둔탁한 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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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대상 없이 막연히 상대를 향해 뿜어내는 날카로운 기운. 입꼬리를 치켜올린 남궁경이 검을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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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멸마공이 실전에서 과연 어떤 위력을 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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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직-! 남궁경의 검에 벼락이 담겼다. 푸르게 번뜩이는 벼락 사이로 떠오른 별이 희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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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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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경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앞발을 성큼 내디뎠다. 동시에 그것을 축으로 검을 힘차게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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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애애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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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츠츠츳-! 횡으로 휘두른 검격과 동시에 어둠 사이로 희미한 번갯불이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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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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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극이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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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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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 하는 짓이란 말인가? 선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남궁경 역시 잘 알고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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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이런 맥빠지는 검격이라니. 검을 휘두르는 자세는 과연 훌륭해 나무랄 곳이 없었으나, 정작 그것으로 이루어낸 것이라고는 희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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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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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푸르게 물들었다. 밤의 어둠을 걷어낸 푸른 벼락이 뚜렷한 선을 그리며 하늘로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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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된 영문인지 사흑련의 무인들 사이에서 벼락이 폭발했고, 벼락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으며 연쇄적으로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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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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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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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라! 벼락이 쫓아온…!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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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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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으로 사흑련의 무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진형이 붕괴되었고, 사상자는 세는 것조차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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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현극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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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의 이름이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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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멸마공. 천뢰폭(天雷爆)이라는 초식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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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경이 숨을 헐떡이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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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폭은 작은 번갯불이 검격에 의해 퍼져나가고, 그것들이 일제히 폭발하며 거대한 뇌망(雷網)을 이루는 초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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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도 그 벼락은 주변 사람들에게 옮겨가는 묘한 공능이 있었으니, 비급에 적힌 바에 의하면 일격으로 수백, 수천의 적을 몰살할 수 있는 무자비한 초식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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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소모되는 내공이 극심해 여러 번 펼치는 것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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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께서는 잘만 하면 천뢰폭을 수십 번도 더 펼칠 수 있다 하셨지만…. 남궁경은 그 말에 허풍이 조금 섞여있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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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초식을 수십 번이라니.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절정 수준의 무인은 살아날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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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안 된다. 정말로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손짓 몇 번에 수만, 수십만의 생명이 스러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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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오싹한 감각에 몸을 떤 남궁경이 납검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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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시오. 적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몰아쳐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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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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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금 쉬다 합류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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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필요 없소. 이미 기세가 크게 기울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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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극이 검을 뽑아들며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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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간악한 사흑련 무리들을 모조리 쓸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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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시작된 전투는 아침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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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대승. 정파 무림이 서쪽을 확실하게 틀어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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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목함 두 개를 품에 안고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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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저씨는 잘 하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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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경이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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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폭 한 번 썼다고 빌빌대는 걸 보면 꽤 허약해 보이던데. 그런 사람을 전쟁터에 보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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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폭 그거 원래 난사용으로 만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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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내공 소모가 꽤 크다는 걸 깨닫고 방향을 살짝 틀긴 했지만, 그래도 솔직히 한 번 쓰고 빌빌댈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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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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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비, 어서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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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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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중이던 춘봉과 남궁수아가 서준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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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 선언 후 춘봉과 살짝 어색해지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 기류는 깔끔하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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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춘봉이 사인데 당연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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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져도 어색한 기류가 일주일 이상 가는 일은 존재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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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목함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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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쨔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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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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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수아의 질문에 서준이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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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건 개쩌는 영약이라고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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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약당에 들러 영약의 마무리 작업을 도운 지 이틀. 드디어 녹소평의 뿔로 만든 영약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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