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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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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무공을 만들어야 남궁세가에 도움이 될까.

무공을 만들기 전 가장 먼저 고민한 주제였다.

‘무공을 익히는 데는 원래 시간이 꽤 걸려.

자신이야 슬쩍 보고 내공이 작용하는 방식을 파악해서 그렇지, 무공을 제대로 익히려면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경지가 높아질수록 보이는 시야가 넓어져 비교적 무공을 빠르게 익힐 수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가뜩이나 검법을 주로 익히는 남궁세가의 무인들이라면, 비교적 생소한 기공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허나 지금은 전쟁이 한창인 만큼 빠르게 익힐 수 있는 무공이 좋을 터.

‘이건 뭐, 별수 없지.

아무리 서준이라도 수준 높은 무공을 후딱 익히게 만들어줄 수는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가능하긴 하지만…. 그렇게 익힌 무공이 과연 초절정 수준에서 제대로 먹힐까?

서준은 아니라고 봤다.

‘천뢰기에 덧붙이는 수밖에.

천뢰기는 보조로 익히는 기공인 만큼 배운 이들이 꽤 된다.

이전처럼 이미 익힌 무공에 덧붙이는 방식이라면 익히는 데 필요한 시간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다음.

‘기왕 만드는 거 커리큘럼이 쭉 이어지는 게 좋겠지?

섬전창뢰심공과 섬전십삼검뢰. 두 무공을 익혀 절정경에 다다르는 무인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훗날 생사타통공의 힘을 빌려 초절정에 오를 때, 이번에 만들 기공을 보다 쉽게 익힐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이것도 뇌기 쪽으로 방향을 잡을까.

마침 천뢰기 자체도 뇌기를 다루는 기공이라 딱 맞는다.

이제 큰 방향은 정해졌다.

파츠츳-! 서준은 천뢰기를 펼쳐 손 위에 벼락과 같은 강기를 띄웠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다 남궁수아에게 물었다.

“누나도 천뢰기는 익혔지?”

“응. 이번에 초절정에 오르면서 익히고 있어.”

남궁수아가 대검에 강기를 휘감았다. 츠츳-, 수련의 성과가 있었는지 그녀의 대검에 짙푸른 강기가 일었다.

곧 흩어지긴 했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으니 됐다.

서준이 물었다.

“어떤 것 같아?”

“으음…. 천뢰기 자체가 강기를 형성하는 방식을 풀어 설명한 무공 같은 거니까. 기공이긴 한데…, 마냥 기공이라기에는 조금 애매한 것 같아.”

옳다. 천뢰기에는 남궁세가 특유의 뇌전을 강기에 깃들이는 법과, 그것을 이용한 몇 가지 초식이 기재되어 있다.

서준은 천뢰기의 구성과 그 초식들을 조금 손볼 생각이었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절대 간단하지 않은 일. 허나 서준에게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뇌기 자체는 섬전창뢰심공과 섬전십삼검뢰로 대략 익혔을 테고….

그걸 기반으로 천뢰기를 뜯어 고친다.

아무리 대남궁세가의 무공이라지만, 서준이 보기에는 약간 부족한 부분들이 보였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장점은 부각시킨다. 동시에 전쟁에서 큰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초식을 더해 넣는다.

‘일주일도 안 걸리겠네.

서준이 웃었다.

그렇게 사흘이 지나 무공이 완성됐다.

뇌명대주 남궁경은 뇌명대를 이끌고 감숙의 북쪽으로 향했다.

무림맹의 총군사 제갈통이 중원 서쪽의 승세를 굳히기 위해 남궁세가에 요청하여 이루어진 파견이었다.

‘천뢰멸마공(天雷滅魔功)이라….

남궁세가의 도련님께서 새로이 창안하셨다는 무공의 이름이다.

그 이름이 상당히 묘했다.

천뢰멸마공. 하늘의 벼락이 마를 멸한다. 혹은 하늘의 벼락으로 멸한다, 라는 뜻의 마공.

당연히 마공은 아니었지만, 천뢰멸마공이 워낙 패도적인 무공인지라 남궁경은 수련을 하며 스스로 펼친 초식의 섬뜩함에 몸을 떨고는 했다.

서쪽 전선에 도착하자 무당의 현극이 남궁경을 반겼다.

“어서 오시오.”

“반갑소.”

짧게 인사를 나눈 현극은 남궁경을 같은 남궁세가 소속인 천풍대에게 안내했다.

뇌명대와 천풍대가 눈인사를 주고 받자 현극이 곧장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더 반겨주고 싶지만, 지금 상황이 워낙 급박하여 그러기는 힘들 것 같소.”

“이해하오. 현 상황은 대략 파악하고 왔소.”

“그거 다행이군. 당장 오늘 밤의 일은 전해 들으셨소?”

“물론이오. 준비하고 있겠소.”

이후로 간단하게 몇몇 정보들을 전한 현극이 떠나갔다.

“배호, 오랜만이군.”

“뇌명대주님.”

남궁경이 환배호의 어깨를 두드렸다.

“얘기는 들었다. 세운 공이 상당하다지?”

“별거 아닙니다.”

“별게 아니기는. 소문이 파다한데.”

“감사합니다.”

“오늘 작전에서도 자네가 앞장설 것이라 들었는데, 설명 가능하겠나?”

“예.”

환배호는 남궁경에게 작전의 자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야음을 틈타 총공세를 가한다는 것이었다.

얼떨결에 성공해버린 지난 작전. 즉, 정체 모를 마두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작전이었다.

“요컨대 딱히 기습은 아니라는 것이군.”

“예. 몇 번 시도해본 결과, 기련문 측의 주술인지 기습을 사전에 어느 정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 듯 싶었습니다.”

“그거 성가시구만.”

밤이 되어 무리의 선두에 선 남궁경은 현극에게 말했다.

“서두는 내가 열겠소.”

“그게 좋겠소.”

남궁경은 남궁세가의 무인치고 특이하게도 천뢰기를 주력으로 다뤘다.

검법과 기공의 비율이 절반쯤 되지만, 그 정도면 남궁세가에서는 이단아에 속한다.

선두에 선 남궁경이 피부를 간질이는 살기에 옅게 웃었다.

“오랜만이군.”

작금의 평화롭던 무림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둔탁한 살기다.

특정한 대상 없이 막연히 상대를 향해 뿜어내는 날카로운 기운. 입꼬리를 치켜올린 남궁경이 검을 뽑아들었다.

‘천뢰멸마공이 실전에서 과연 어떤 위력을 보일지….

파지직-! 남궁경의 검에 벼락이 담겼다. 푸르게 번뜩이는 벼락 사이로 떠오른 별이 희게 빛난다.

“스읍…!”

남궁경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앞발을 성큼 내디뎠다. 동시에 그것을 축으로 검을 힘차게 휘두른다.

쐐애애액────────!!

파츠츠츳-! 횡으로 휘두른 검격과 동시에 어둠 사이로 희미한 번갯불이 튀었다.

“음?”

현극이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무슨….”

이게 뭐 하는 짓이란 말인가? 선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남궁경 역시 잘 알고 있을 터.

헌데 이런 맥빠지는 검격이라니. 검을 휘두르는 자세는 과연 훌륭해 나무랄 곳이 없었으나, 정작 그것으로 이루어낸 것이라고는 희미한…….

우르릉────────!!

세상이 푸르게 물들었다. 밤의 어둠을 걷어낸 푸른 벼락이 뚜렷한 선을 그리며 하늘로 치솟는다.

어찌 된 영문인지 사흑련의 무인들 사이에서 벼락이 폭발했고, 벼락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으며 연쇄적으로 퍼져나갔다.

“아아아악…!”

“이, 이게 뭐야…!”

“흩어져라! 벼락이 쫓아온…! 아악…!”

단 한 번의 검격.

그것으로 사흑련의 무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진형이 붕괴되었고, 사상자는 세는 것조차 힘들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현극이 물었다.

“무공의 이름이 뭐요…?”

“천뢰멸마공. 천뢰폭(天雷爆)이라는 초식이오.”

남궁경이 숨을 헐떡이며 답했다.

천뢰폭은 작은 번갯불이 검격에 의해 퍼져나가고, 그것들이 일제히 폭발하며 거대한 뇌망(雷網)을 이루는 초식이다.

희한하게도 그 벼락은 주변 사람들에게 옮겨가는 묘한 공능이 있었으니, 비급에 적힌 바에 의하면 일격으로 수백, 수천의 적을 몰살할 수 있는 무자비한 초식이라 할 수 있었다.

다만 소모되는 내공이 극심해 여러 번 펼치는 것은 힘들다.

도련님께서는 잘만 하면 천뢰폭을 수십 번도 더 펼칠 수 있다 하셨지만…. 남궁경은 그 말에 허풍이 조금 섞여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런 초식을 수십 번이라니.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절정 수준의 무인은 살아날 방도가 없다.

말이 안 된다. 정말로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손짓 몇 번에 수만, 수십만의 생명이 스러질 터.

문득 오싹한 감각에 몸을 떤 남궁경이 납검하며 말했다.

“서두르시오. 적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몰아쳐야 하오.”

“아, 그렇지!”

“나는 조금 쉬다 합류하겠소.”

“그럴 필요 없소. 이미 기세가 크게 기울었으니.”

현극이 검을 뽑아들며 크게 외쳤다.

“가자! 간악한 사흑련 무리들을 모조리 쓸어버려라!”

밤에 시작된 전투는 아침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대승. 정파 무림이 서쪽을 확실하게 틀어잡았다.

서준은 목함 두 개를 품에 안고 걸음을 옮겼다.

‘그 아저씨는 잘 하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남궁경이라 했던가?

천뢰폭 한 번 썼다고 빌빌대는 걸 보면 꽤 허약해 보이던데. 그런 사람을 전쟁터에 보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천뢰폭 그거 원래 난사용으로 만든 건데.

나중에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내공 소모가 꽤 크다는 걸 깨닫고 방향을 살짝 틀긴 했지만, 그래도 솔직히 한 번 쓰고 빌빌댈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나 왔어.”

“오라비, 어서 오고.”

“왔어?”

수련 중이던 춘봉과 남궁수아가 서준을 반겼다.

약혼 선언 후 춘봉과 살짝 어색해지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 기류는 깔끔하게 사라졌다.

‘나랑 춘봉이 사인데 당연한 일이지.

하늘이 무너져도 어색한 기류가 일주일 이상 가는 일은 존재할 수가 없다.

서준은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목함을 내보였다.

“쨔잔.”

“그건 뭐야?”

남궁수아의 질문에 서준이 씩 웃었다.

“음. 이건 개쩌는 영약이라고 할 수 있지.”

천약당에 들러 영약의 마무리 작업을 도운 지 이틀. 드디어 녹소평의 뿔로 만든 영약이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