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367 lines
12 KiB
Markdown
367 lines
12 KiB
Markdown
|
||
남궁진천에게 오싹오싹 마교 이야기를 들은 지 며칠이 지났다.
|
||
|
||
정보량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魔)에 대한 이야기였다.
|
||
|
||
마교 친구들은 자기들을 마교니 마인 따위로 부르는 걸 별로 안 좋아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그들은 마 자체에 자부심이 있단다.
|
||
|
||
애초에 마(魔)라는 글자 자체가 그들이 모시는 마선인 ‘마라 파순’의 진명을 음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나?
|
||
|
||
그러면 그 전에는 마선이 없었느냐 물으니 남궁진천도 그건 잘 모르겠단다.
|
||
|
||
아마 없진 않았을 거고, 악선 따위로 부르지 않았을까 싶다는데….
|
||
|
||
거기까지는 사실 몰라도 그만이다.
|
||
|
||
오늘은 그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일이 있었다.
|
||
|
||
“자자, 주목.”
|
||
|
||
남궁진천에게 부탁해 구한 조용한 폐관실. 서준은 남궁수아를 앞에 둔 채 진지한 낯으로 말을 꺼냈다.
|
||
|
||
“우리 춘봉이는 이제 등에서 내려올까요?”
|
||
|
||
“…칫.”
|
||
|
||
등에 매달려 있던 춘봉이 꾸물꾸물 내려왔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니 우히히 웃어대는데, 서준은 삐죽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내리며 무거운 분위기를 잡았다.
|
||
|
||
“진짜 위험하니까 이제 웃으면 안 돼.”
|
||
|
||
“응.”
|
||
|
||
춘봉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이 남궁수아에게 물었다.
|
||
|
||
“모르는 부분 없지?”
|
||
|
||
“응. 저번에 물어본 게 전부였어.”
|
||
|
||
확인까지 마쳤으니 지식의 부재로 일어나는 참사는 없을 터.
|
||
|
||
서준은 우선 춘봉을 자리에 앉혔다.
|
||
|
||
“일단 우리 춘봉이부터.”
|
||
|
||
“왜 나부터야?”
|
||
|
||
“너는 사고날 일이 거의 없거든.”
|
||
|
||
춘봉의 몸에 대해서는 춘봉 그녀보다 서준이 더 잘 안다. 여차하면 아예 그녀의 내공 통제권을 뺏어와 서준이 생사현관을 타통해버리는 방법도 있을 만큼.
|
||
|
||
“훗.”
|
||
|
||
어째서인지 남궁수아에게 뻐기는 듯한 미소를 지어보인 춘봉이 가부좌를 틀었다.
|
||
|
||
“가자, 오빠.”
|
||
|
||
“좋아, 춘.”
|
||
|
||
“오케이, 서.”
|
||
|
||
눈을 감았던 춘봉이 찔끔 눈을 떴다.
|
||
|
||
“뽀뽀 한 번 해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
|
||
“어허. 그런 불순한 마음으로 하면 안 돼요. 집중해야지.”
|
||
|
||
“칫.”
|
||
|
||
춘봉이 다시 눈을 감았다. 남궁수아가 그런 그녀를 묘한 눈으로 쳐다봤다.
|
||
|
||
서준이 머쓱하게 웃으며 춘봉의 등에 손을 올렸다.
|
||
|
||
“렛츠 고.”
|
||
|
||
*
|
||
|
||
생사타통공의 요지는 간단하다.
|
||
|
||
백회혈 인근을 틀어막고 있는 생사현관을 타통해 임맥과 독맥을 연결시키는 것.
|
||
|
||
그렇게 임독맥을 타통하면 내공이 신체 내부에서 거대한 순환을 이루며 땅과 하늘의 기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
||
|
||
그 과정에서 중단전이 완전히 활성화되고 상단전이 미약하게 열리게 되는데─ 그로인해 기가 어쩌고, 신이 어쩌고….
|
||
|
||
아무튼 결과적으로 초절정에 오를 수 있다, 이 말이다.
|
||
|
||
춘봉은 눈을 감은 채 서준에게 받은 황금빛 내단을 꿀떡 삼켰다.
|
||
|
||
화아악-!
|
||
|
||
춘봉의 내공과 거의 차이가 없는, 청운신공의 청운기가 터져나오며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웠다.
|
||
|
||
동시에 생사타통공을 운용. 경맥을 흐르는 내공의 흐름이 점차 거칠어지며, 끝내는 급류가 되어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
||
|
||
‘집중…!’
|
||
|
||
춘봉은 사력을 다해 그 흐름에 집중했다.
|
||
|
||
이 한 걸음은 단순한 한 걸음이 아니다. 오빠가 만들어준 기회이며, 그에게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해 내딛는 위대한 한 걸음이기도 했다.
|
||
|
||
초절정에 오르며 환골탈태를 거쳐 쭉쭉빵빵 금춘봉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
||
|
||
큼지막한 가슴을 위해 날카롭게 벼려진 춘봉의 집중력이 날뛰는 내공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
||
|
||
콰르륵-!
|
||
|
||
내공의 선두, 머리 부분이 일정한 형상을 취한다. 성문을 부수는 충차나 거대한 작살 따위를 연상케하는 형태다.
|
||
|
||
이딴짓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자체가 생사타통공의 공능이다.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는, 그냥 말이 안 되는 무공.
|
||
|
||
‘으윽…!’
|
||
|
||
춘봉은 조금 더 집중했다. 더, 조금 더 날카롭게.
|
||
|
||
화악-! 일순 그녀의 기가 완벽히 통제되었다. 춘봉은 느꼈다. 서준의 내단에 담겨있던 그의 심상이 도움을 주었다.
|
||
|
||
가슴이 벅차오른다. 춘봉의 미간에 땀방울이 맺혔다.
|
||
|
||
‘언제까지 받고만 살 거야.’
|
||
|
||
그녀의 마음이 터져나오는 순간, 백회혈로 뻗은 내공의 창이 생사현관에 처박혔다.
|
||
|
||
꽈아아아앙─────────!!!
|
||
|
||
천지가 개벽한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자그맣게 뚫린 구멍을 통해 내공이 순환한다.
|
||
|
||
‘한 번, 더…!’
|
||
|
||
콰르륵-!
|
||
|
||
백회에서 인당, 천돌, 단중, 중완, 기해를 거쳐 회음.
|
||
|
||
임맥을 타고 내려간 내공이 독맥을 타고 상승한다.
|
||
|
||
회음에서 미려, 명문, 영대, 대추, 옥침, 끝내 백회.
|
||
|
||
화아아악────────!!
|
||
|
||
생사현관이 완전히 타통되며 춘봉의 내공이 임독맥을 빠르게 순환하기 시작했다.
|
||
|
||
“아…!”
|
||
|
||
춘봉의 눈이 번쩍 뜨였다. 백금빛 안광이 터져나온다.
|
||
|
||
그녀는 거센 내공의 흐름을 느끼며 전율했다.
|
||
|
||
‘이것이…, 초절정이 느끼는 세계…!’
|
||
|
||
둥실, 그녀의 몸이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떠오른다. 춘봉은 환희로 인해 풀릴 뻔한 집중력을 다잡고, 다시 한 번 체내에 집중했다.
|
||
|
||
우드득-!
|
||
|
||
몸이 부서지며 다시금 재창조된다. 환골탈태. 그 신비한 기적.
|
||
|
||
‘끄으윽…!’
|
||
|
||
춘봉은 전신이 으스러지는 고통을 참아냈다.
|
||
|
||
앞으로, 조금만 더.
|
||
|
||
이제 뉴 춘봉의 시대다.
|
||
|
||
*
|
||
|
||
서준은 환골탈태를 거치는 춘봉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
||
|
||
그녀의 머리 뒤로 흐릿한 꽃 세 송이가 피었다. 삼화취정. 경지를 이룬 것이다.
|
||
|
||
그녀의 집중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침묵을 유지하던 서준은 남궁수아에게 눈짓했다. 남궁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은 그녀와 함께 폐관실을 나섰다.
|
||
|
||
“아이고 삭신이야….”
|
||
|
||
우득-! 서준이 이리저리 몸을 풀었다.
|
||
|
||
“고생했어.”
|
||
|
||
“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 춘봉이가 다 했지.”
|
||
|
||
그냥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느라 힘든 거다.
|
||
|
||
남궁수아가 쿡쿡 웃으며 서준의 팔을 붙잡아 가슴에 품었다. 전문용어로 팔짱이라 한다.
|
||
|
||
“그나저나 금 매랑 정말 무슨 일 있었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데.”
|
||
|
||
“음…. 뭐, 있긴 했지.”
|
||
|
||
“흐응….”
|
||
|
||
남궁수아의 실눈이 살짝 뜨이며 푸른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
||
|
||
“소원, 까먹으면 안 된다?”
|
||
|
||
“넵.”
|
||
|
||
“후후, 가자.”
|
||
|
||
남궁수아가 앞장서 서준을 이끌었다.
|
||
|
||
땅도 넓은데 굳이 춘봉과 같은 곳에서 경지를 넘을 필요가 없다. 괜히 간섭이라도 일어나면 큰일이다.
|
||
|
||
그런 이유로 남궁수아는 춘봉과 조금 떨어진 폐관실에서 생사현관의 타통을 시도할 예정이었다.
|
||
|
||
끌려가던 서준은 문득 생각했다.
|
||
|
||
‘양손의 꽃…. 이거 잘못하면 양쪽 옆구리에 칼 꽂힐 거 같은데….’
|
||
|
||
오싹한 감각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
||
|
||
…두렵다.
|
||
|
||
*
|
||
|
||
소환단을 섭취한 남궁수아 역시 무난하게 생사현관의 타통에 성공했다.
|
||
|
||
서준은 그들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폐관실을 나서 겨우 숨을 돌렸다.
|
||
|
||
“어휴.”
|
||
|
||
우두둑-! 이리저리 몸을 풀고 있으니 기다리고 있었는지 패진광이 성큼 다가왔다.
|
||
|
||
“끝났냐?”
|
||
|
||
“예, 뭐.”
|
||
|
||
“거참. 이게 말이 되냐?”
|
||
|
||
“뭐가요 또.”
|
||
|
||
“생사타통공 말하는 거다. 이게 무림에 풀리면 무인들의 수준이 단시간에 확 뛰어오를 거다.”
|
||
|
||
“흠, 그 정돈가?”
|
||
|
||
패진광이 껄껄 웃었다.
|
||
|
||
“그래, 잘 걸렸다 이놈. 너 저번에 그 경지를 유지하지는 못한다지?”
|
||
|
||
“근데요?”
|
||
|
||
“오늘 좀 두들겨 맞자꾸나.”
|
||
|
||
패진광이 씩 웃었다. 서준이 그런 그를 떨떠름하니 바라보았다.
|
||
|
||
‘그러고 보니….’
|
||
|
||
패진광에게는 원한이 있다. 감히 상상 속에서나마 금춘봉의 뜌땨따를 받은 죄….
|
||
|
||
아무것도 모르는 패진광이 서준의 뒷덜미를 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
||
|
||
“가자!”
|
||
|
||
딱히 이유 없는 폭력이 패진광을 덮쳤다.
|
||
|
||
*
|
||
|
||
하루가 꼬박 지났다.
|
||
|
||
“이런 미친놈….”
|
||
|
||
패진광은 제 목에 겨눠진 검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
||
|
||
“유지 못 한다면서 이놈아!”
|
||
|
||
서준의 검이 허공에 둥둥 뜬 채 패진광의 목에 닿아 있었다.
|
||
|
||
그냥 검이라면 무시해도 되지만, 역천일월강기가 둘러진 검은 아무리 패진광이라도 무시하기 힘들다.
|
||
|
||
게다가 왠지 몰라도 오늘따라 저놈의 주먹질에 감정이 실려 있었다. 상처가 난 건 아니지만, 뭔가 기분이 나쁘다.
|
||
|
||
패진광이 궁시렁대자 피로로 인해 바닥에 축 늘어진 서준이 답했다.
|
||
|
||
“유지 못 하는데요.”
|
||
|
||
“그럼 이건 뭐냐.”
|
||
|
||
“그냥 성장한 건데요.”
|
||
|
||
“이기어검이 그냥 성장한 거냐?”
|
||
|
||
“그렇죠? 아직 화경도 못 찍었는데.”
|
||
|
||
“아니…. 나는, 하…. 그냥 납득이 안 되는구만. 이 우라질 놈의 세상.”
|
||
|
||
패진광이 퉤퉤 침을 뱉었다. 도대체 저딴 재능이 세상에 존재해도 되는 것인가?
|
||
|
||
어지간한 무인이라면 저놈을 앞에 뒀을 때 주화입마가 직통으로 가슴에 꽂힐 터였다.
|
||
|
||
서준은 검을 회수해 검집에 넣었다.
|
||
|
||
“생사결도 아니었는데 뭘 그래요. 영감 목이 역천일월강기로 쑤신다고 쑹덩쑹덩 베일 것 같지도 않구만.”
|
||
|
||
농담이 아니라 진짜 말도 안 되게 단단하다. 함천경이라 했던가? 서준이 봤을 때 금강불괴고 자시고 사람 몸이 저것보다 단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
||
|
||
“뭐라는 거냐. 아직 길이 멀다. 내 근육은 여기서 끝이 아니야.”
|
||
|
||
“예, 뭐. 파이팅.”
|
||
|
||
서준이 쩌억 하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
‘지금쯤이면 됐으려나?’
|
||
|
||
*
|
||
|
||
폐관실로 돌아가자 때마침 밖으로 나오는 남궁수아의 모습이 보였다.
|
||
|
||
“오, 누…. 뭣.”
|
||
|
||
서준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깨끗이 씻고 옷까지 갈아입은 남궁수아의 모습이, 이전과 조금 달랐다.
|
||
|
||
“…인정할게. 내 편견이었네.”
|
||
|
||
저기서 가슴이 더 커질 수가 있구나?
|
||
|
||
평소 입던 옷이 유독 꽉 끼어 보인다. 특정 부분을 말하는 게 맞다.
|
||
|
||
심지어 환골탈태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무(武)에 최적화된 신체를 형성하기에, 몸의 균형 역시 완벽에 가깝다.
|
||
|
||
그냥 무식하게 커서 징그러운 가슴이 아니라는 소리다.
|
||
|
||
“으음…, 나도 이건 예상을 못 했는데.”
|
||
|
||
남궁수아가 곤란한 듯 웃었다.
|
||
|
||
“불편한 건 아니잖아.”
|
||
|
||
“응. 몸은 어느 때보다도 가벼워.”
|
||
|
||
“그럼 됐지, 뭐.”
|
||
|
||
아니, 오히려 좋다.
|
||
|
||
서준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남궁수아도 밝은 미소를 지었다.
|
||
|
||
“그나저나 금 매는?”
|
||
|
||
“응? 춘봉이 아직 안 나왔어?”
|
||
|
||
먼저 나왔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단 말인가?
|
||
|
||
서준의 표정이 굳었다.
|
||
|
||
‘설마.’
|
||
|
||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긴 했다.
|
||
|
||
검신이 춘봉의 몸에 깃들며 그녀의 신(神), 정확히는 신을 담는 그릇이 넓어졌다.
|
||
|
||
더 넓어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
||
|
||
서준이 땅을 박찼다.
|
||
|
||
퉁-!
|
||
|
||
튕기듯 날아간 그의 신형이 흐릿해진다. 월하무영이다.
|
||
|
||
아주 은밀히 이동한 서준은 춘봉이 들어가 있는 폐관실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고….
|
||
|
||
“뭣.”
|
||
|
||
잠영술이 풀린 순간 춘봉과 눈이 마주쳤다.
|
||
|
||
“어, 왔어?”
|
||
|
||
태평하게 손을 흔드는 춘봉의 모습에 서준이 입을 틀어막았다.
|
||
|
||
“너, 그건….”
|
||
|
||
오잉!? 금춘봉의 모습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