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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2 KiB
Raw Blame History

남궁진천에게 오싹오싹 마교 이야기를 들은 지 며칠이 지났다.

정보량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魔)에 대한 이야기였다.

마교 친구들은 자기들을 마교니 마인 따위로 부르는 걸 별로 안 좋아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그들은 마 자체에 자부심이 있단다.

애초에 마(魔)라는 글자 자체가 그들이 모시는 마선인 ‘마라 파순’의 진명을 음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나?

그러면 그 전에는 마선이 없었느냐 물으니 남궁진천도 그건 잘 모르겠단다.

아마 없진 않았을 거고, 악선 따위로 부르지 않았을까 싶다는데….

거기까지는 사실 몰라도 그만이다.

오늘은 그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일이 있었다.

“자자, 주목.”

남궁진천에게 부탁해 구한 조용한 폐관실. 서준은 남궁수아를 앞에 둔 채 진지한 낯으로 말을 꺼냈다.

“우리 춘봉이는 이제 등에서 내려올까요?”

“…칫.”

등에 매달려 있던 춘봉이 꾸물꾸물 내려왔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니 우히히 웃어대는데, 서준은 삐죽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내리며 무거운 분위기를 잡았다.

“진짜 위험하니까 이제 웃으면 안 돼.”

“응.”

춘봉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이 남궁수아에게 물었다.

“모르는 부분 없지?”

“응. 저번에 물어본 게 전부였어.”

확인까지 마쳤으니 지식의 부재로 일어나는 참사는 없을 터.

서준은 우선 춘봉을 자리에 앉혔다.

“일단 우리 춘봉이부터.”

“왜 나부터야?”

“너는 사고날 일이 거의 없거든.”

춘봉의 몸에 대해서는 춘봉 그녀보다 서준이 더 잘 안다. 여차하면 아예 그녀의 내공 통제권을 뺏어와 서준이 생사현관을 타통해버리는 방법도 있을 만큼.

“훗.”

어째서인지 남궁수아에게 뻐기는 듯한 미소를 지어보인 춘봉이 가부좌를 틀었다.

“가자, 오빠.”

“좋아, 춘.”

“오케이, 서.”

눈을 감았던 춘봉이 찔끔 눈을 떴다.

“뽀뽀 한 번 해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허. 그런 불순한 마음으로 하면 안 돼요. 집중해야지.”

“칫.”

춘봉이 다시 눈을 감았다. 남궁수아가 그런 그녀를 묘한 눈으로 쳐다봤다.

서준이 머쓱하게 웃으며 춘봉의 등에 손을 올렸다.

“렛츠 고.”

생사타통공의 요지는 간단하다.

백회혈 인근을 틀어막고 있는 생사현관을 타통해 임맥과 독맥을 연결시키는 것.

그렇게 임독맥을 타통하면 내공이 신체 내부에서 거대한 순환을 이루며 땅과 하늘의 기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중단전이 완전히 활성화되고 상단전이 미약하게 열리게 되는데─ 그로인해 기가 어쩌고, 신이 어쩌고….

아무튼 결과적으로 초절정에 오를 수 있다, 이 말이다.

춘봉은 눈을 감은 채 서준에게 받은 황금빛 내단을 꿀떡 삼켰다.

화아악-!

춘봉의 내공과 거의 차이가 없는, 청운신공의 청운기가 터져나오며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웠다.

동시에 생사타통공을 운용. 경맥을 흐르는 내공의 흐름이 점차 거칠어지며, 끝내는 급류가 되어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집중…!

춘봉은 사력을 다해 그 흐름에 집중했다.

이 한 걸음은 단순한 한 걸음이 아니다. 오빠가 만들어준 기회이며, 그에게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해 내딛는 위대한 한 걸음이기도 했다.

초절정에 오르며 환골탈태를 거쳐 쭉쭉빵빵 금춘봉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큼지막한 가슴을 위해 날카롭게 벼려진 춘봉의 집중력이 날뛰는 내공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콰르륵-!

내공의 선두, 머리 부분이 일정한 형상을 취한다. 성문을 부수는 충차나 거대한 작살 따위를 연상케하는 형태다.

이딴짓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자체가 생사타통공의 공능이다.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는, 그냥 말이 안 되는 무공.

‘으윽…!

춘봉은 조금 더 집중했다. 더, 조금 더 날카롭게.

화악-! 일순 그녀의 기가 완벽히 통제되었다. 춘봉은 느꼈다. 서준의 내단에 담겨있던 그의 심상이 도움을 주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춘봉의 미간에 땀방울이 맺혔다.

‘언제까지 받고만 살 거야.

그녀의 마음이 터져나오는 순간, 백회혈로 뻗은 내공의 창이 생사현관에 처박혔다.

꽈아아아앙─────────!!!

천지가 개벽한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자그맣게 뚫린 구멍을 통해 내공이 순환한다.

‘한 번, 더…!

콰르륵-!

백회에서 인당, 천돌, 단중, 중완, 기해를 거쳐 회음.

임맥을 타고 내려간 내공이 독맥을 타고 상승한다.

회음에서 미려, 명문, 영대, 대추, 옥침, 끝내 백회.

화아아악────────!!

생사현관이 완전히 타통되며 춘봉의 내공이 임독맥을 빠르게 순환하기 시작했다.

“아…!”

춘봉의 눈이 번쩍 뜨였다. 백금빛 안광이 터져나온다.

그녀는 거센 내공의 흐름을 느끼며 전율했다.

‘이것이…, 초절정이 느끼는 세계…!

둥실, 그녀의 몸이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떠오른다. 춘봉은 환희로 인해 풀릴 뻔한 집중력을 다잡고, 다시 한 번 체내에 집중했다.

우드득-!

몸이 부서지며 다시금 재창조된다. 환골탈태. 그 신비한 기적.

‘끄으윽…!

춘봉은 전신이 으스러지는 고통을 참아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이제 뉴 춘봉의 시대다.

서준은 환골탈태를 거치는 춘봉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머리 뒤로 흐릿한 꽃 세 송이가 피었다. 삼화취정. 경지를 이룬 것이다.

그녀의 집중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침묵을 유지하던 서준은 남궁수아에게 눈짓했다. 남궁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은 그녀와 함께 폐관실을 나섰다.

“아이고 삭신이야….”

우득-! 서준이 이리저리 몸을 풀었다.

“고생했어.”

“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 춘봉이가 다 했지.”

그냥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느라 힘든 거다.

남궁수아가 쿡쿡 웃으며 서준의 팔을 붙잡아 가슴에 품었다. 전문용어로 팔짱이라 한다.

“그나저나 금 매랑 정말 무슨 일 있었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데.”

“음…. 뭐, 있긴 했지.”

“흐응….”

남궁수아의 실눈이 살짝 뜨이며 푸른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원, 까먹으면 안 된다?”

“넵.”

“후후, 가자.”

남궁수아가 앞장서 서준을 이끌었다.

땅도 넓은데 굳이 춘봉과 같은 곳에서 경지를 넘을 필요가 없다. 괜히 간섭이라도 일어나면 큰일이다.

그런 이유로 남궁수아는 춘봉과 조금 떨어진 폐관실에서 생사현관의 타통을 시도할 예정이었다.

끌려가던 서준은 문득 생각했다.

‘양손의 꽃…. 이거 잘못하면 양쪽 옆구리에 칼 꽂힐 거 같은데….

오싹한 감각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두렵다.

소환단을 섭취한 남궁수아 역시 무난하게 생사현관의 타통에 성공했다.

서준은 그들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폐관실을 나서 겨우 숨을 돌렸다.

“어휴.”

우두둑-! 이리저리 몸을 풀고 있으니 기다리고 있었는지 패진광이 성큼 다가왔다.

“끝났냐?”

“예, 뭐.”

“거참. 이게 말이 되냐?”

“뭐가요 또.”

“생사타통공 말하는 거다. 이게 무림에 풀리면 무인들의 수준이 단시간에 확 뛰어오를 거다.”

“흠, 그 정돈가?”

패진광이 껄껄 웃었다.

“그래, 잘 걸렸다 이놈. 너 저번에 그 경지를 유지하지는 못한다지?”

“근데요?”

“오늘 좀 두들겨 맞자꾸나.”

패진광이 씩 웃었다. 서준이 그런 그를 떨떠름하니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패진광에게는 원한이 있다. 감히 상상 속에서나마 금춘봉의 뜌땨따를 받은 죄….

아무것도 모르는 패진광이 서준의 뒷덜미를 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가자!”

딱히 이유 없는 폭력이 패진광을 덮쳤다.

하루가 꼬박 지났다.

“이런 미친놈….”

패진광은 제 목에 겨눠진 검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유지 못 한다면서 이놈아!”

서준의 검이 허공에 둥둥 뜬 채 패진광의 목에 닿아 있었다.

그냥 검이라면 무시해도 되지만, 역천일월강기가 둘러진 검은 아무리 패진광이라도 무시하기 힘들다.

게다가 왠지 몰라도 오늘따라 저놈의 주먹질에 감정이 실려 있었다. 상처가 난 건 아니지만, 뭔가 기분이 나쁘다.

패진광이 궁시렁대자 피로로 인해 바닥에 축 늘어진 서준이 답했다.

“유지 못 하는데요.”

“그럼 이건 뭐냐.”

“그냥 성장한 건데요.”

“이기어검이 그냥 성장한 거냐?”

“그렇죠? 아직 화경도 못 찍었는데.”

“아니…. 나는, 하…. 그냥 납득이 안 되는구만. 이 우라질 놈의 세상.”

패진광이 퉤퉤 침을 뱉었다. 도대체 저딴 재능이 세상에 존재해도 되는 것인가?

어지간한 무인이라면 저놈을 앞에 뒀을 때 주화입마가 직통으로 가슴에 꽂힐 터였다.

서준은 검을 회수해 검집에 넣었다.

“생사결도 아니었는데 뭘 그래요. 영감 목이 역천일월강기로 쑤신다고 쑹덩쑹덩 베일 것 같지도 않구만.”

농담이 아니라 진짜 말도 안 되게 단단하다. 함천경이라 했던가? 서준이 봤을 때 금강불괴고 자시고 사람 몸이 저것보다 단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뭐라는 거냐. 아직 길이 멀다. 내 근육은 여기서 끝이 아니야.”

“예, 뭐. 파이팅.”

서준이 쩌억 하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쯤이면 됐으려나?

폐관실로 돌아가자 때마침 밖으로 나오는 남궁수아의 모습이 보였다.

“오, 누…. 뭣.”

서준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깨끗이 씻고 옷까지 갈아입은 남궁수아의 모습이, 이전과 조금 달랐다.

“…인정할게. 내 편견이었네.”

저기서 가슴이 더 커질 수가 있구나?

평소 입던 옷이 유독 꽉 끼어 보인다. 특정 부분을 말하는 게 맞다.

심지어 환골탈태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무(武)에 최적화된 신체를 형성하기에, 몸의 균형 역시 완벽에 가깝다.

그냥 무식하게 커서 징그러운 가슴이 아니라는 소리다.

“으음…, 나도 이건 예상을 못 했는데.”

남궁수아가 곤란한 듯 웃었다.

“불편한 건 아니잖아.”

“응. 몸은 어느 때보다도 가벼워.”

“그럼 됐지, 뭐.”

아니, 오히려 좋다.

서준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남궁수아도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금 매는?”

“응? 춘봉이 아직 안 나왔어?”

먼저 나왔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단 말인가?

서준의 표정이 굳었다.

‘설마.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긴 했다.

검신이 춘봉의 몸에 깃들며 그녀의 신(神), 정확히는 신을 담는 그릇이 넓어졌다.

더 넓어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서준이 땅을 박찼다.

퉁-!

튕기듯 날아간 그의 신형이 흐릿해진다. 월하무영이다.

아주 은밀히 이동한 서준은 춘봉이 들어가 있는 폐관실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고….

“뭣.”

잠영술이 풀린 순간 춘봉과 눈이 마주쳤다.

“어, 왔어?”

태평하게 손을 흔드는 춘봉의 모습에 서준이 입을 틀어막았다.

“너, 그건….”

오잉!? 금춘봉의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