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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지회의 예선에는 필연적으로 수많은 무인들이 모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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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준을 높게 잡아 어중간한 이들은 예선에 발조차 들일 수 없지만, 그럼에도 그 수가 수천에 다다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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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립(30세) 이하의 무인들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에 그 정도로 수준 높은 고수들이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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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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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년에 한 번 열리는 커다란 행사이다 보니 중원 전체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무엇보다 그 치들의 나이가 이립을 넘었는지 넘지 않았는지 구분할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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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적당히 겉모습을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데, 햇볕 아래서 몸을 굴리는 게 업인 무인의 특성상 겉늙은 이들이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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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파의 귀하신 분들과 달리 대다수의 무인들에게 가속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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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이립을 넘은 이들도 은근슬쩍 용봉지회에 참가하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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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립이 되지 않았으나 워낙 고생을 많이 해 얼굴이 삭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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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말하면 누가 뭐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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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경 쓰는 사람도 그닥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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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그런 이들은 죄다 어중이떠중이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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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이란 곧 사람을 죽이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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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을 통해 도를 좇는 이들도 있지만, 비무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필히 사람을 상대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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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결국 수준이 높은 이들은 어떻게든 이름이 알려지게 돼있다.(은거고수에게 사사하여 산골짜기에 틀어박혀 있던 게 아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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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름이 널리 알려진 무인은 나이를 속이는 것이 힘든 만큼, 나이를 속인 자들은 대부분 본선까지만 가도 죄다 걸러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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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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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은 그런 이들 사이에서 눈을 감은 채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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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석푸석한 무인들 사이 눈을 감고 중얼거리는 앳된 여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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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지 않으려야 띄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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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대문파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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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겠지, 뭐. 저 피부 뽀얀 것 좀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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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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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파 놈들처럼 영약을 퍼마시면 나도 저 나이 때 네놈 정도는 단칼에 썰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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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이 심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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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은 전부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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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떠들어대는 말 따위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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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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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들이 전부 도착한 연무장의 시험관들은 속히 예선을 진행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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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목소리와 동시에, 춘봉이 속한 연무장의 시험관이 무인들을 한데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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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불…. 소승은 13번 연무장의 시험관을 맡은 혜벽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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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벽은 무인들에게 예선전의 규칙을 다시 한 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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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이 한 연무장에서 동시에 대련을 치르고, 그중 살아남은 2명만이 다음 예선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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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대련을 치르는 만큼 변수가 많을 터. 병장기의 날을 무디게 만들어 사상자를 줄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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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급소에 맞으면 즉사할 수 있으니 살초는 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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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고의적으로 살초를 펼치는 것이 발각되면 즉시 소림에서 제재할 것이며, 강도 높은 처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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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 다른 규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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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조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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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듣던 춘봉이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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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규칙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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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로 대련을 한다거나, 병장기의 날을 무디게 만든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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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흔하지는 않은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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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기의 날을 무디게 하는 것은 주최하는 곳이 소림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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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체로 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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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용봉지회를 길게 끌고 싶진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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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도중이니 어쩔 수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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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납득한 춘봉이 무뎌진 검날을 혜벽에게 보이고 연무장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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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기다림 끝에 모든 준비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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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명의 무인들이 연무장 곳곳에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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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은 서로 눈짓을 주고 받으며 작전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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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벽은 막을 생각이 없었다. 규칙 내에서 벌이는 일이라면 막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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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실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이후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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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벽은 그들을 눈으로 한 번 훑고, 이내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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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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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여섯쯤 되는 무인들이 춘봉을 향해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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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중 진출할 수 있는 인원은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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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파의 일원으로 보이는 이를 피해 남은 한 자리를 노리는 대신, 일단 힘을 합쳐 강적을 제거한 뒤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싸우겠다는 계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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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이라는 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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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은 한숨을 내쉬며 검을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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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중 넷은 검, 하나는 창, 하나는 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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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가벼운 도약과 함께 춘봉의 신형이 무인들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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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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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들면 골치 아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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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주먹이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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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은 웅크려 피하며 발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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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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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듯 파고든 신형이 무인들 한가운데서 불쑥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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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은 온통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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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신검을 쓸 것도 없다. 검이 작게 원을 그리자 네 개의 검이 서로 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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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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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는 무인들. 눈앞에는 창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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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편을 먹는다면 가장 골치 아픈 게 창인 만큼, 춘봉은 곧장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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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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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소리와 함께 창이 쏘아진다. 노리는 곳은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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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리를 선점한 검이 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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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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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면을 타고 미끄러진 창이 허공을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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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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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쥐지 않은 왼손으로 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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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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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 묵직한 소리와 함께 무인이 저 멀리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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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턴 춘봉이 삐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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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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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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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인 무인 하나가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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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공을 해도 모자랄 판에 단독 행동?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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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의 검이 준비동작도 없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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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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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겁한 무인이 재빨리 고개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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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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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을 스치는 검. 허나 춘봉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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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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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 손목을 튕겨 검면으로 턱을 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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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중수법이 더해져 뇌가 흔들린 무인이 그대로 토를 쏟아내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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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넷은 신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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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뒤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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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한시적인 동맹. 다른 사람이 먼저 나서주길 기대하는 심리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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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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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눈치만 보는 사이, 기습적으로 파고든 춘봉이 네 무인 사이에서 폴짝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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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보여주는 게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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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신검을 알아보는 자가 있다면 조금씩 소문이 퍼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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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편이 본선에서 자신의 정체를 밝힐 때 더 큰 화제를 불러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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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이 그런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네 무인은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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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에 빠져 공중에 떠오른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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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이들인 만큼, 순식간에 펼쳐진 초식들이 서로 겹치지 않고 춘봉의 전신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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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청운신검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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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류청천(雲流淸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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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준은 대충 상대의 공격을 흘리는 데 쓰는 것 같지만, 운류청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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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의 검이 구름처럼 가볍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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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셋. 주먹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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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흐름 사이로 파고든 검이 자연스럽게 물길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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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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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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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버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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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류청천의 흐름에 이끌린 공격들이 아군을 후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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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에 맞아 자빠지고, 뭉뚝한 검에 찔려 토악질을 해대고, 무릎이 꺾여 비명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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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피해낸 적수공권의 무인 하나만이 경악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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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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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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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이 삐죽 웃으며 검면으로 무인의 머리를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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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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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여섯.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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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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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죽삐죽 입꼬리를 올린 춘봉이 주변을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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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예선전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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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나, 이서준. 이 금춘봉의 실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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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의 미소는 어딘지 모르게 서준과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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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우리 춘봉이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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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사람들 사이에서 방방 뛰며 춘봉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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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귀 금춘봉의 화려한 데뷔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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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공하는 무인 여섯을 순식간에 쓰러뜨린 뒤 남은 무인들을 향해 달려드는데, 그 모습이 마치 포악한 다람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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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지몽매하기 짝이 없는 군중들의 관심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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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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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무당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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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혜의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사람 하나가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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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빛 검기가 물처럼 흘러 태극을 그리고, 태극에 휘감긴 병장기며 사람들이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이 과연 화려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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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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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에 담긴 묘리의 깊이를 볼 줄 안다면 춘봉이의 운류청천에 감탄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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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의를 보지 못하고 껍데기의 화려함에 환호하는 우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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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눈이 없어 보석을 알아보지 못하니, 그 쓸모없는 눈을 당장 파내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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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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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옆에 있던 사내 하나의 고개를 강제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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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같은 거보다 저게 더 대단한 거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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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같은 거라니! 어디 경을 칠 소리를! 이거 못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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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가 발버둥치자 서준이 어깨동무로 그를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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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거 안 보여요? 검술이 그냥. 어? 저 검기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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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습니까…?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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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지금 봤어요? 단순히 유검만 있는 게 아니라 쾌와 패의 묘리가 적절하게 섞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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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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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강제로 얻어낸 동의는 그닥 기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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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선이 끝나갈 때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당의 대단함에 대해 떠들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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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춘봉의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화려함이 덜했던 탓인지 그 비중이 높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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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무공 보는 눈이 없는 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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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절정 미만은 인간이 아닌 비인간이라는 이론에 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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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죄다 붙잡고 계몽시켜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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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혀를 차고 있으니, 어느새 대련을 마친 춘봉이 당당하게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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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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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춘봉이! 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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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청운신검은 이렇게 쓰는 거라고. 잘 배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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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만장해진 모습을 보니 사람들의 반응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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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우민들을 용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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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춘봉이가 좋다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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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예선 다 끝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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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한 번 걸렀으니까 이제 일 대 일로 조금 더 거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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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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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새끼. 너 뭐 들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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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이 설명하길,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인원은 총 64명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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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구파일방과 육대세가에서 그 자리를 채우고 있으니, 예선에서 올라갈 수 있는 인원은 그보다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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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십육명문에서 내보낼 수 있는 최대 인원은 각 문파 당 2명씩 해서 최대 3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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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32개의 자리 중 십육명문에서 20개의 자리를 채우면, 남은 12개의 자리와 32개의 자리를 합쳐 44명이 예선에서 본선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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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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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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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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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 근데 쟤는 그럼 왜 여기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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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의 무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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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본선부터 시작할 수 있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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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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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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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툴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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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그냥 예선에서 우리 춘부이랑 만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바로 탈락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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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럴 일은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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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 자신 없는 거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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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이 중지를 척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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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아니라, 대진표를 그렇게 안 짤걸? 보통 눈에 띄는 사람들은 서로 떼어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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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조작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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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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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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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소림이 조작 좀 하겠다는데 뭐라 할 사람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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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과연, 춘봉과 무혜는 몇 번의 예선을 더 치르는 동안 서로 만나는 일 없이 각각 본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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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모두 수준 차이를 보여주듯 압도적인 경기를 치르니, 그들의 경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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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의 무혜와, 이름도 모르는 신예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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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의 비무 대회를 기억하는 한 무인이 무면설검이라는 별호를 입에 담자 그 별호가 곧 춘봉의 이름처럼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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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히 화제가 된 주제는 둘 중 누가 더 강한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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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당연히 무당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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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설검도 예사롭지 않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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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내 장담함세. 둘이 붙으면 십 초 내로 무면설검이 패배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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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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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무혜의 승리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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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던 서준은 확 엎어버릴까 고민했으나, 곧 춘봉이 직접 증명할 것이었기에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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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별다른 이변 없이 본선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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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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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은 당당하게 64명의 무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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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별다른 무공을 선보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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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의 성장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어서, 솔직히 십육명문 출신도 몇몇이 아니면 대부분 압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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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은 이 주 뒤라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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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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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명스레 대답한 춘봉이 잔뜩 헝클어진 머리칼을 정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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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에게 격렬하게 축하당한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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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 뭐 어디 가냐? 뭔 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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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별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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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건 아니고 뭐. 어디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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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이 짐을 잔뜩 싸들고 있는 서준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서준이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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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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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년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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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놈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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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건 쉽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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