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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최근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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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삐진 것 같던 서연이 최근 상당히 살가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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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의 파티에 함께 갔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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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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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호감도가 올라간 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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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을 받아주는 빈도도 늘어났으며 이대로만 간다면 곧 '반말'을 할 수 있게 만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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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과 함께 준비 중인 것도 차근차근 진도가 나가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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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서희는 지연이 말한 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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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처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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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아바타를 쓰고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인, 그 정도로만 생각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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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시장성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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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한 이후에 든 건 그런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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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건 얼굴이 팔리지 않는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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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이라면, 얼굴이 팔리는 게 당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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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이 '버츄얼 유튜버'라는 건 얼굴이 팔릴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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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해선 신분이 특정될 일도 없으니, 논란이 일어나봐야 '아바타'의 선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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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신상이나, 삶에 영향을 깊게 미치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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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연예인인 조서희가 보기엔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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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시청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장소, 라고 하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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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이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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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상을 숨기고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조서희에게는 굉장한 메리트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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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츄얼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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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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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애니메이션 그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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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요소들은 조서희에게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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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다른 감흥도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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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여기선 이렇게 하나보다, 라고 생각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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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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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써서 예쁜 걸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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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가 조서희가 느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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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연도 그렇고, 서희와 같은 부류는 애니메이션이나 버튜버를 본다고 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냥 그런가 봅다, 하는 게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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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조서희. 돈, 너무 많이 쓰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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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시장조사를 하고, 더 열심히 아바타를 만들며 준비하는 서희를 보며 지연은 식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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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재밌어 보여서 추천해 준 거긴 한데, 이렇게나 열정적으로 준비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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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없는 날에 부업으로 하기 좋아 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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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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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그다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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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신이 '배우 이지연'이라는 사실은 숨기고 있으나, 은근슬쩍 대중의 반응을 물어보기 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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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번 OO드라마 재밌던데, 혹시 보셨나요?'라고 하면 즉각적으로 돌아오는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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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청층이 많이 겹치지는 않지만,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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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연예인에게 있어 시청자들에게 소통이란,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충족시켜 주는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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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덕에 알게 된 버츄얼 유튜버였지만, 이런 부분에서 지연에겐 많은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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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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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지연의 생각보다 더 이것저것 준비하고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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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제는 자신보다 아는 게 많은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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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마법사'에게 도움을 받은 자신과 달리, 조서희는 아예 집안의 힘을 빌려 이런저런 정보들을 죄다 긁어모은 느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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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서연이가 좋아하는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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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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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묘한 서희의 말투에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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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파티 이후로 편하게 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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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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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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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하고 팔짱을 끼는 조서희는 꼭 그걸 지적해야겠냐는 눈으로 이지연을 노려봤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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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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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남들에게 무섭다는 말을 듣는 조서희지만, 그녀는 이지연의 외모가 더 무섭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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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고압적인 느낌을 주는 외모라면, 이지연은 지갑에서 주섬주섬 돈을 꺼내게 만드는 외모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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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저런 부류가 여학생들의 무리를 이끌고 다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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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역시 의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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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학폭 논란 같은 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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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가끔 굉장히 거슬리는 눈으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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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착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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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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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도 빨라. 조서희는 크흠, 하고 헛기침하며 시선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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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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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느낌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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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이 버츄얼 유튜버라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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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엘'을 통해 친근한 모습을 내보이며 등장하면 서연이 분명 좋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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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서희는 라미엘의 방송을 이미 몇 번이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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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서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돈을 왕창 쏟아붓는 광경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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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엘은 그런 서연을 주로 강퇴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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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말을 받아주는 정도에 그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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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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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조서희의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지연이 유도해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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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연처럼 서연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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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주서연이 자신의 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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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면 묘하게 뿌듯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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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베프까지 금방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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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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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흠, 흠. 저, 서연아. 오늘 촬영도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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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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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조의 통과하는 배우들을 가리는 마지막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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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나면 남은 건 준준결승과, 준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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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결승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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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상당히 중요한 만큼, 오늘은 되도록 배신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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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배신하면 삐지는 걸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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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싱그러운 마음으로 서연에게 인사를 건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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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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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의 시선이 묘하게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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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자신을 위아래로 훑으며 여러모로 살피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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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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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조서희가 묻자, 서연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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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조서희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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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연과 가장 자주 얽히는 인물이 조서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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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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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조서희가 왜 버튜버를 하겠냐는 생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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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연의 직감이 조서희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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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직감은 대놓고 좋은 편이라, 대체로 잘 맞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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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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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 지연과 그리 친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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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주 복잡한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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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은 지연이 친구를 사귀는 것에 큰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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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친구가 많은 지연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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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게 라미엘의 친구가 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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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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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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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엘이 하꼬이던 시절부터 보아온 건 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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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도 열심히 하고 더 오래 좋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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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솔개처럼 채가는 조서희가 그 옆자리를 당당히 꿰차버렸으니, 손발이 덜덜 떨리고 눈이 질투와 온갖 감정으로 물드는 것도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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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연이 안다면 기겁하겠지만, 설마 친구가 '라미엘'에 이토록 과몰입하리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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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와 별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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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튜버 친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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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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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가 만약 정말 그 실루엣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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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버튜버에 관심을 가지고 지연과 함께하게 된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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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관련된 대화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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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조서희의 '아바타' 쪽의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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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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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과는 사실, 그런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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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라미엘과 지연을 별개의 인물로 구분하는 편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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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서희는 어쩐지 본인이 그쪽으로 먼저 말을 꺼낼 확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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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는 아니어도, 뭔가 다른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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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자연스레 그쪽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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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조금 기대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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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와 별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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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선 마지막 미션은, 대규모 격투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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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을 예선전의 마지막 미션은 서연에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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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마음에 드는 것과는 별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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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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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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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씬이라는 말에 조서희는 긴장한 얼굴로 서연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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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서연이 자신을 보는 시선이 아주 불길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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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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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 조서희한테 뭐 악감정 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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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신 두 번 하셨으면 맞으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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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서희 연기 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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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연기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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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서희 안움직이는데 죽은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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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희 아작나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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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태까지의 배신에 대해 앙갚음 당하듯, 조서희는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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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열심히 굴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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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또 나름대로 잘 '접수'해주었기에 그럴싸한 그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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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본인의 의도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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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마지막으로 예선 최종 통과자를 발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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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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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뿐이 아닌, 그 연기력을 증명하며 가장 먼저 16강의 고지를 밟은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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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하는 차민규 배우의 발표를 기다리며,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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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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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이하게도 서연이 자신을 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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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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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게 촬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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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신이 해온 건 촬영이나 연기가 아니라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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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메소드니 뭐니, 그런 식으로 떠들고 있지만 죄다 헛소리들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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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하는 정말 살기 위해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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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괴물 같은 계집년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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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괴물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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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과도 이제 작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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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오늘은 비교적 심심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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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주서연에게 쫓기며 보여준 임팩트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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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정도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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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디션으로 민도하는 자신의 한계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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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몸을 잘 쓰고, 연기를 어느 정도 한다고 자신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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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의 배우는 얼마든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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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와 같은 지능적인 연기나, 한소유처럼 자신을 빛나게 만들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것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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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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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이 없었다면 이름이나 언급되었을까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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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러니 난 여기까지가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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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하는 재차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차민규 배우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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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에 올라갈 최종 통과자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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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조서희, 그리고 민도하와 한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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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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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네 명입니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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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사방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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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를 축하하는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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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본인이 올라가지 못한 것에 대한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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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통과한 배우가 저 넷이라는 것에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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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납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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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씨,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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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엄청난 열연이었어요. 많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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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미션에서 함께 합을 맞췄던 배우들이 민도하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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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민도하는 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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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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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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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B 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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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국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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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PD들이 모여, 앞으로 있을 방송의 스캐쥴과 편성에 대해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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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황금시간대에 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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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근 달라진 시청자들의 성향에 맞춰 공개는 어떻게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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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것부터 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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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긋 웃으며 말을 꺼낸 건 백태수 PD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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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에서 임진하 작가를 비호해주었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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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을 담당하는, 이민화 PD를 조용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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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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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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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PD들은 그런 백태수 PD의 말에 잠시 말꼬리를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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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태오 드라마국장이 있었다면 '좋다'고 말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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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회의에 하태오 드라마국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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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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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개인적인 일로 빠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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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전부 보고가 들어갈 일이었기에 그런 탓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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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기에 백태수 PD는 보다 힘을 주어 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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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KMB에서 백태수 PD의 힘은 매우 컸으며, 짬도 비슷한 이들이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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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차기 드라마 국장을 노리는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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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PD들도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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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조금 우려가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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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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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수 PD는 재차 이민화 PD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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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탓에 이민화 PD의 눈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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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즐기듯, 백태수 PD는 눈을 부드럽게 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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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우들 많이 썼죠. 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배우들도 대거 투입되었고요. 예를 들면…… 주서연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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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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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이상의 인상을 남긴 젊은 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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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이 주목하는 배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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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에 이은 두 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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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청춘 드라마라 하기도 사실 뭣하죠. 사회를 풍자하는 드라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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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수 PD는 단순히 을 비방하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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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른 PD들도 불안한 기색이 분명히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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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종편으로 빠졌을 각본이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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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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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로맨스가 부족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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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게 아니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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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공중파에선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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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높은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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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을 쓴 작가도 사실상 이게 첫 작품. 물론, 드림 퓨처에서 임진하 작가님의 구멍을 소화한 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후에 대단한 성적을 거두실 작가님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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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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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이 작품이라는 보장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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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의 리스크는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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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은 단순히 그것만으로 저평가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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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진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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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넣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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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절대 안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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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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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하늘 정원 외에도 괜찮은 게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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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장님은 하늘정원을 미시는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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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국장님의 의견은 많이 반영된 편이죠. 하지만, 이건 또 다른 문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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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들은 그렇게 말하며 백태수 PD의 눈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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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MB에서 미는 드라마는 크게 세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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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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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높으신 분들이 보기엔 도박성이 강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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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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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하나는 백태수 PD가 직접 맡은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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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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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히트작을 연달아 낸 김명연 작가를 데려왔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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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으신 분들이 좋아할 만한, 로맨스가 가미 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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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떤 드라마에 힘을 주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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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백태수 PD의 말이 KMB 드라마국 회의실을 무겁게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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