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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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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최근 기분이 좋았다.

조금 삐진 것 같던 서연이 최근 상당히 살가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류층의 파티에 함께 갔기 때문일까?'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호감도가 올라간 건 분명.

연락을 받아주는 빈도도 늘어났으며 이대로만 간다면 곧 '반말'을 할 수 있게 만들지도 모른다!

'이지연과 함께 준비 중인 것도 차근차근 진도가 나가고 있고.'

솔직히 말해, 서희는 지연이 말한 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적어도 처음에는.

이상한 아바타를 쓰고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인, 그 정도로만 생각했으나.

'나름대로 시장성이 있네.'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한 이후에 든 건 그런 생각이었다.

'가장 큰 건 얼굴이 팔리지 않는다는 거야.'

방송인이라면, 얼굴이 팔리는 게 당연한 일.

하지만,이 '버츄얼 유튜버'라는 건 얼굴이 팔릴 일이 없다.

어지간해선 신분이 특정될 일도 없으니, 논란이 일어나봐야 '아바타'의 선에서 끝난다.

본인의 신상이나, 삶에 영향을 깊게 미치지 않는다는 것.

적어도 연예인인 조서희가 보기엔 그러했다.

'……비교적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시청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장소, 라고 하면 되나.'

방송인이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신상을 숨기고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조서희에게는 굉장한 메리트처럼 느껴졌다.

버츄얼 유튜버.

아바타.

그리고 애니메이션 그림체.

이런 요소들은 조서희에게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사실 별다른 감흥도 들지 않는다.

그냥 여기선 이렇게 하나보다, 라고 생각했을 뿐.

오히려 귀엽네.

돈 써서 예쁜 걸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그 정도가 조서희가 느낀 감상.

사실 지연도 그렇고, 서희와 같은 부류는 애니메이션이나 버튜버를 본다고 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냥 그런가 봅다, 하는 게 대부분.

"야, 조서희. 돈, 너무 많이 쓰는 거 아냐?"

열심히 시장조사를 하고, 더 열심히 아바타를 만들며 준비하는 서희를 보며 지연은 식겁했다.

나름 재밌어 보여서 추천해 준 거긴 한데, 이렇게나 열정적으로 준비할 줄이야.

"방송 없는 날에 부업으로 하기 좋아 보여서."

"그건, 그렇긴 해."

마음 편히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그다지 없다.

물론 자신이 '배우 이지연'이라는 사실은 숨기고 있으나, 은근슬쩍 대중의 반응을 물어보기 편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OO드라마 재밌던데, 혹시 보셨나요?'라고 하면 즉각적으로 돌아오는 피드백.

물론 시청층이 많이 겹치지는 않지만,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연예인에게 있어 시청자들에게 소통이란,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충족시켜 주는 게 있었다.

서연 덕에 알게 된 버츄얼 유튜버였지만, 이런 부분에서 지연에겐 많은 위로가 되었다.

'나름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했지만.'

조서희는 지연의 생각보다 더 이것저것 준비하고 알아보았다.

아니, 이제는 자신보다 아는 게 많은 것 같기도 했다.

이래저래 '마법사'에게 도움을 받은 자신과 달리, 조서희는 아예 집안의 힘을 빌려 이런저런 정보들을 죄다 긁어모은 느낌이었으니까.

"근데, 이거 서연이가 좋아하는 거 맞지?"

"……서연이?"

지연은 묘한 서희의 말투에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지난번, 파티 이후로 편하게 말하고 있어."

"너만?"

"……나만 그렇지만."

흥, 하고 팔짱을 끼는 조서희는 꼭 그걸 지적해야겠냐는 눈으로 이지연을 노려봤으나.

이내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이래저래 남들에게 무섭다는 말을 듣는 조서희지만, 그녀는 이지연의 외모가 더 무섭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고압적인 느낌을 주는 외모라면, 이지연은 지갑에서 주섬주섬 돈을 꺼내게 만드는 외모였으니까.

흔히 저런 부류가 여학생들의 무리를 이끌고 다니는 법.

이지연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역시 의심스러웠다.

혹시 학폭 논란 같은 건 없겠지?

"……너 가끔 굉장히 거슬리는 눈으로 봐."

"차, 착각이겠지."

계집애.

눈치도 빨라. 조서희는 크흠, 하고 헛기침하며 시선을 피했다.

아무튼.

'요즘 느낌이 좋아.'

서연은 이 버츄얼 유튜버라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라미엘'을 통해 친근한 모습을 내보이며 등장하면 서연이 분명 좋아하겠지.

그리고, 조서희는 라미엘의 방송을 이미 몇 번이나 보았다.

거기서 서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돈을 왕창 쏟아붓는 광경을 포함해서.

라미엘은 그런 서연을 주로 강퇴하거나.

아주 가끔 말을 받아주는 정도에 그칠 뿐이었다.

'나도.'

서연이 조서희의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지연이 유도해 준다고 했다.

그럼, 지연처럼 서연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말하자면 주서연이 자신의 팬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묘하게 뿌듯한 것이다.

'이대로면 베프까지 금방이겠어.'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

"으흠, 흠. 저, 서연아. 오늘 촬영도 열심히 하자?"

.

이제 A조의 통과하는 배우들을 가리는 마지막 촬영.

이게 끝나면 남은 건 준준결승과, 준결승.

마지막으로 결승만이 남는다.

그러니 상당히 중요한 만큼, 오늘은 되도록 배신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배신하면 삐지는 걸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으니까.

그런 싱그러운 마음으로 서연에게 인사를 건네자.

"……."

주서연의 시선이 묘하게 매서웠다.

마치 자신을 위아래로 훑으며 여러모로 살피는 얼굴.

"왜, 왜 그래?"

당황한 조서희가 묻자, 서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서희 같은데.'

최근 지연과 가장 자주 얽히는 인물이 조서희다.

아무래도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조서희가 왜 버튜버를 하겠냐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서연의 직감이 조서희를 가리켰다.

서연의 직감은 대놓고 좋은 편이라, 대체로 잘 맞는 편.

"흐으음."

대체 언제 지연과 그리 친해진 걸까.

이게 아주 복잡한 감정이었다.

물론 서연은 지연이 친구를 사귀는 것에 큰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원래 친구가 많은 지연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게 라미엘의 친구가 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너무해.'

서연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라미엘이 하꼬이던 시절부터 보아온 건 난데.

소통도 열심히 하고 더 오래 좋아했는데!

갑자기 솔개처럼 채가는 조서희가 그 옆자리를 당당히 꿰차버렸으니, 손발이 덜덜 떨리고 눈이 질투와 온갖 감정으로 물드는 것도 당연.

물론 지연이 안다면 기겁하겠지만, 설마 친구가 '라미엘'에 이토록 과몰입하리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하지만 그와 별개로.

'버튜버 친구가 늘었다.'

그건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조서희가 만약 정말 그 실루엣이라면.

정말 버튜버에 관심을 가지고 지연과 함께하게 된 것이라면.

그와 관련된 대화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조서희의 '아바타' 쪽의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대화.

지연과는 사실, 그런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

아무래도 라미엘과 지연을 별개의 인물로 구분하는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조서희는 어쩐지 본인이 그쪽으로 먼저 말을 꺼낼 확률이 높았다.

아바타는 아니어도, 뭔가 다른 방향으로.

그럼 자연스레 그쪽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조금 기대하는 부분.

하지만 그와 별개로.

"오늘 예선 마지막 미션은, 대규모 격투씬입니다."

오늘 있을 예선전의 마지막 미션은 서연에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조금 마음에 드는 것과는 별개로.

서연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으니까.

"왜, 왜 날 봐?"

격투씬이라는 말에 조서희는 긴장한 얼굴로 서연을 보았다.

어째 서연이 자신을 보는 시선이 아주 불길했으니까.

그리고.

  • 주서연 조서희한테 뭐 악감정 가짐?

  • 배신 두 번 하셨으면 맞으셔야지

  • 조서희 연기 잘하네

  • ???연기??? 연기가 맞나??

  • 조서희 안움직이는데 죽은 거 아니냐?

  • 서희 아작나 ㅜㅜㅜ

아무튼 여태까지의 배신에 대해 앙갚음 당하듯, 조서희는 굴렀다.

아주 열심히 굴렀고.

조서희는 또 나름대로 잘 '접수'해주었기에 그럴싸한 그림이 나왔다.

물론 본인의 의도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럼 마지막으로 예선 최종 통과자를 발표하겠습니다."

16강.

액션뿐이 아닌, 그 연기력을 증명하며 가장 먼저 16강의 고지를 밟은 이들.

민도하는 차민규 배우의 발표를 기다리며,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끝났다.'

오늘은 기이하게도 서연이 자신을 쫓지 않았다.

그래서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그래, 이게 촬영이지.

그동안 자신이 해온 건 촬영이나 연기가 아니라 진짜였다.

모두가 메소드니 뭐니, 그런 식으로 떠들고 있지만 죄다 헛소리들뿐이었다.

민도하는 정말 살기 위해 도망쳤다.

그 괴물 같은 계집년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하지만, 그 괴물 년.

주서연과도 이제 작별이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비교적 심심했으니까.'

평소 주서연에게 쫓기며 보여준 임팩트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 이 정도인 거지.'

이번 오디션으로 민도하는 자신의 한계를 느꼈다.

단순히 몸을 잘 쓰고, 연기를 어느 정도 한다고 자신했으나.

그 정도의 배우는 얼마든지 있었다.

조서희와 같은 지능적인 연기나, 한소유처럼 자신을 빛나게 만들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것도 못 했다.

그냥 평범.

주서연이 없었다면 이름이나 언급되었을까 싶을 정도.

'그래, 그러니 난 여기까지가 맞아.'

민도하는 재차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차민규 배우를 보았다.

16강에 올라갈 최종 통과자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주서연, 조서희, 그리고 민도하와 한소유."

"?"

"바로, 이 네 명입니다. 축하합니다!"

동시에 사방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통과를 축하하는 박수.

혹은 본인이 올라가지 못한 것에 대한 박수.

하지만, 통과한 배우가 저 넷이라는 것에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었다.

모두가 납득했다.

"도하 씨, 축하해요."

"정말 엄청난 열연이었어요. 많이 배웠습니다."

마지막 미션에서 함께 합을 맞췄던 배우들이 민도하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물론, 민도하는 울 것 같았다.

여러 가지 의미로.


KMB 방송국.

드라마국 회의실.

여러 PD들이 모여, 앞으로 있을 방송의 스캐쥴과 편성에 대해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어떤 것을 황금시간대에 밀지.

그리고 최근 달라진 시청자들의 성향에 맞춰 공개는 어떻게 할지.

"우선 이것부터 정합시다."

싱긋 웃으며 말을 꺼낸 건 백태수 PD였다.

이전에 에서 임진하 작가를 비호해주었던 이.

그가 을 담당하는, 이민화 PD를 조용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늘 정원.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뭐……."

다른 PD들은 그런 백태수 PD의 말에 잠시 말꼬리를 흐렸다.

만약 하태오 드라마국장이 있었다면 '좋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회의에 하태오 드라마국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못 했다.

잠시 개인적인 일로 빠진 탓이다.

애초에 전부 보고가 들어갈 일이었기에 그런 탓도 있었지만.

아무튼, 그렇기에 백태수 PD는 보다 힘을 주어 말할 수 있었다.

이 KMB에서 백태수 PD의 힘은 매우 컸으며, 짬도 비슷한 이들이 거의 없었다.

사실상 차기 드라마 국장을 노리는 위치.

그러니, PD들도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조금 우려가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죠."

백태수 PD는 재차 이민화 PD를 보았다.

그 탓에 이민화 PD의 눈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그것을 즐기듯, 백태수 PD는 눈을 부드럽게 휘었다.

"좋은 배우들 많이 썼죠. 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배우들도 대거 투입되었고요. 예를 들면…… 주서연과 같이."

이제 두 작품.

하지만 그 이상의 인상을 남긴 젊은 여배우.

최근 시장이 주목하는 배우 중 하나다.

거기에 에 이은 두 번째 .

"아니, 청춘 드라마라 하기도 사실 뭣하죠. 사회를 풍자하는 드라마이니."

백태수 PD는 단순히 을 비방하는 게 아니었다.

실제로, 다른 PD들도 불안한 기색이 분명히 있었으니까.

"본래 종편으로 빠졌을 각본이라죠?"

"……예."

"아무래도, 로맨스가 부족하다 보니."

부족한 게 아니라 없다.

이건 공중파에선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였다.

적어도 높은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각본을 쓴 작가도 사실상 이게 첫 작품. 물론, 드림 퓨처에서 임진하 작가님의 구멍을 소화한 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후에 대단한 성적을 거두실 작가님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이 작품이라는 보장은 없죠."

첫 작품의 리스크는 그만큼 크다.

하지만 은 단순히 그것만으로 저평가할 수도 없다.

배우진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으니까.

"로맨스, 넣을 건가요?"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합니다."

"흠……."

"마침 하늘 정원 외에도 괜찮은 게 많아서."

"하지만 국장님은 하늘정원을 미시는 것 같습니다만."

"이미 국장님의 의견은 많이 반영된 편이죠. 하지만, 이건 또 다른 문제라……."

PD들은 그렇게 말하며 백태수 PD의 눈치를 보았다.

현재 KMB에서 미는 드라마는 크게 세 개였다.

하나는 .

하지만 높으신 분들이 보기엔 도박성이 강한 드라마.

그 외에 두 개.

그중 하나는 백태수 PD가 직접 맡은 드라마였다.

배우면, 배우.

작가도 히트작을 연달아 낸 김명연 작가를 데려왔으며.

높으신 분들이 좋아할 만한, 로맨스가 가미 된 드라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떤 드라마에 힘을 주어야 할까요?"

그런 백태수 PD의 말이 KMB 드라마국 회의실을 무겁게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