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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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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액션, 스턴트 배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오디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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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대부분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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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미 나올 대로 나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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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평가가 반전된 건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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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연의 화려한 레펠 액션이 나온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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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예능은 죄다 대본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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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다른 사람이 대신 뛰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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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믿는 놈들 순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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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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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반신반의하는 의견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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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파격적인 액션을 선보인 탓에 오히려 조작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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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 얘가 누군데 왤캐 길게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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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체이서로 뜨셨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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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드림퓨처도 나왔으니 나름 대세이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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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처음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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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의 반응은 대체로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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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커뮤니티는 의외로 주서연의 팬 커뮤니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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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은 오히려, ‘그럴 수도 있지’ 정도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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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이젠 중력마저 극복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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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퍼 액션 스타? 그걸 굳이 오디션으로 뽑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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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기대됨 이번엔 뭐 보여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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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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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고편만 봐도 서연이 신난 거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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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 신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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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러 의견이 교차 되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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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방영된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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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과, 종편 채널에서 동시 송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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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으로 GH 그룹에서 이번 예능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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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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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생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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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 전부 라이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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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처음인 A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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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의 배우가 긴장된 얼굴로 저마다 세트장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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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스티로폼 건물들로 만든 세트장은 ‘폐허’라는 컨셉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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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편안한 복장을 한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사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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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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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한 다른 이들과 달리, 유독 담담한 얼굴로 서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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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쟤는 왜 또 교복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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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생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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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여고생이어도 보통 교복을 입고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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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복보다 강한 전투복이 어딨음? 진짜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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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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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쁘긴 또 뒤지게 예쁘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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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편안한 복장을 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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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는 캐릭터성에 맞춰 입고 온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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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 한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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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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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자 시청자들도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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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복장부터 캐릭터를 잡아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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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가장 앞에 교관으로 서 있는 차민규 배우는 날카로운 눈으로 그런 배우들을 살피며 점수를 채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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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도 전부 점수에 들어간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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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 시작된 첫 번째 미션은 총격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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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한 룰을 차민규 배우가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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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 점수를 채점하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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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연기를 펼쳐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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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이미 사전에 전달받았지만, 시청자들에겐 처음 전달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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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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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배우들이 총격전 할 수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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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만져본 애들도 없을 텐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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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거 총격전 하며 초능력 연기 가능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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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액션 배우여도, 총기를 다루는 건 다른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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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모델 건이어도 그건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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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전에 말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연습은 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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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대로 맞출 수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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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안전사고나 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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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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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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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쏘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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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잡힌 장면, 누군가가 권총을 놓치며 쏘아진 탄환이 날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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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탄환은 정확히 서연을 향해 날아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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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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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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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파리를 쫓듯 서연이 그것을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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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또렷이 잡힌 탓에, 순간 시청자들의 뇌가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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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페인트탄 손으로 쳐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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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이지;;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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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봉식이가 분석한 거 보고 왔는데 총알 날아올 때 주서연 눈동자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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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솔 ㄴㄴ 좆튜버충 제발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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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도 믿기지 않은 상황에 시청자들은 대부분 우연이라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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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덕분에 잠시 시작 전 소란이 일어나고, 수습하기를 몇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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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상황이 진정되자, 차민규 배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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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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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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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의 시작을 알리는 경적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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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분은 총격이 허용되지 않기에, 저마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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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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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카메라에 잡힌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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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과, 그런 서연을 쫓는 세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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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세 명이나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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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체이서에서 액션 연기 좋았다고 해서 빨리 아웃시키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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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 초반에 바로 컷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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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주서연 총알 튕겨내는 거 못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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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 ㅅㅂ 그런건 당연히 우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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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이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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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추가로 민도하까지 숨어서 그들을 지켜보는 장면이 포착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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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여기서 서연이 아웃당하리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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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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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액션 연기라면 다를지 모르겠지만, 점수가 포함된 총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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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세 명을 당해낼 수 있을 턱이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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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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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이 좆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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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자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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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헛솔 ㄴ 아무리 주서연이라도 뭔 괴물임? 말이 되는 소릴 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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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간 빠들은 지능이 떨어지는 게 왜 다 똑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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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필이면 저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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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팬으로 보이는 이들이 채팅에 올라왔으나, 그조차 비웃음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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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서연의 탈락을 예상하는 가운데, 세 명이 손에 쥔 권총의 총구가 일제히 서연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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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탄환이 쏘아지는 동시에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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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낮추며, 분명히 ‘보고’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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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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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시청자들은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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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마주한 배우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시청자들은 명확히 알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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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방금 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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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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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 오디션이 영화의 주연을 뽑는 오디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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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한 모든 이들은, 자신이 설정한 캐릭터를 연기하여 승부를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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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격전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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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도, 그리고 주인공의 설정도 대부분 배우가 구상한 것을 그대로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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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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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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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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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입가에 맺힌 미소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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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서아는 저렇게 웃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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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재밌다는 듯, 더 해보라는 듯 도발하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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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먼저 총을 쏜 적은 세 명이었지만, 오히려 그런 서연의 캐릭터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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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쏘아지는 두 발의 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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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것을 손을 휘둘러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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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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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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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게 말이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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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인트탄 초속 90m임;; 촬영용으로 좀 약한 거 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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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보고 쳐낼 정도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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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이들도 당황한 채팅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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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한번 쳐내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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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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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 발을 동시에 피하고, 이어 쏘아진 두 발을 손으로 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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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말이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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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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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서연은 굳이 멀리서 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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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을 피하며 오히려 앞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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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근거리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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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쏘기 전 귀에 뭔가를 속삭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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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이제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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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면 외워라 1여고생=3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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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 아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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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이면 가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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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남은 두 명도, 간단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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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몰래 숨어서 상황을 살피던 민도하가 그런 서연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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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민도하 미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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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걸 보고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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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하가 총을 잘 쏨ㅇㅇ 만약 시야 밖에서 저격이니 노려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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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포음과 함께 쏘아진 서연의 등을 향해 날아간 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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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은 당연하다는 듯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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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않았네 시발 도하야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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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도하가 팬도 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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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채팅을 들은 것처럼 도망치는 민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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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민도하는 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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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을 가로지르며 뛰는데 다른 배우들이 그런 민도하를 제대로 노리지 못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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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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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겨우 따돌렸다고 생각하며 숨을 내쉬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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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서연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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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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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끼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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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저 자리에서 오줌 지릴 자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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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캐릭터를 왜 저렇게 잡았어 그냥 악역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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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 유니버스 1티어 캐릭터 나왔네... 재생 능력달린 차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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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민도하는 비명과 함께 자지러지며 거의 땅을 기듯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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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그런 민도하를 쫓으려던 서연은, 그런 민도하를 보고 연기가 아닌 진심으로 감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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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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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작은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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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년아 너는 저게 연기로 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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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도하 살려줘 대체 왜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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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의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최선을 다한 연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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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 : 오모시로이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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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는 그냥 연기를 사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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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런 서연의 활약 아닌, 활약 탓에 배우들의 관심을 끌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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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서연을 노리는 배우들의 수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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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 위기 속에서 나타난 유일한 아군 조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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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조서희 살아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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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엉금엉금 기어서 도망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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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력 g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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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못 죽인 놈들이 병신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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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소지품 반입되는 거였구나 조서희 캐릭터 잘 잡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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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서희가 원래 머리 좋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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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조서희의 도움으로 사각마저 없어진 서연은 말 그대로 날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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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오는 총알을 피하고, 쳐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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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또 나름은 연기는 야무지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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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도 서연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약점을 바로 파악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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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시발 맞아주잖아 팔다리 쏘고 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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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맞아주는 게 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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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알 날아올 때 눈동자 움직이는 거 안보임? 걍 인간병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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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시청자들도 그런 배우들을 질책하며 과열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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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느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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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격전 미션의 주인공은 주서연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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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인공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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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기본적인 요건이란 바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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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주서연은 이 예능의 실로 완벽한 주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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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TV 너머로 바라보며 한 남성이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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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대단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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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그룹에서 의 감독으로 예정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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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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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까칠한 수염이 난 턱을 쓸며 화면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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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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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그룹에서 이번 의 주연으로 생각 중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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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굳이 오디션을 해서 뽑는다는 점에서 솔직히 의아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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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 이게…… 다 생각이 있으시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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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신체 능력은 분명 놀라울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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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페인트탄을 보고 피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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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예건의 눈을 사로잡은 건 그런 신체 능력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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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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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장에서 제대로 연기를 펼치는 몇 안 되는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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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가장 많이 화면에 잡히고 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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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예건이 놀랐던 건 한소유와의 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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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압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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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그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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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소유의 ‘염동력 연기’를 제대로 접수하여 몸으로 받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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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치 초능력 액션 영화와 관련된 오디션이라는 걸 재차 알려주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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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 나게 날아가는 연기에 채팅창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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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초능력 같다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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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CG 입히면 좋을 것 같다는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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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거절할까도 고민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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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건은 CG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액션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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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홍콩 액션 영화에 취했던 만큼 그런 경향이 더욱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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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서연을 보고 있으니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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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유를 꺾고 점차 마무리되어 가는 첫 번째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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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말은 또 어땠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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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고생했어. 우리 요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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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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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는 작은 총격음과 함께 조서희에게 아웃되는 서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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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러자 채팅창이 단번에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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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연이 스무스하게 이기는 게 아닌, 마지막의 조서희의 배신.
|
||
|
||
예능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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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을 보며, 한예건은 그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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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벌써 재밌는 배우들을 만난 기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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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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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리고 며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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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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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미션의 통과자가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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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떨어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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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도하는 굳이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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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그녀는 아무것도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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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을 얻을 때 총격전을 벌였나? 벌였던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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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까지 점수를 제대로 체크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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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어져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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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민도하는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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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더 이상 주서연과 얽히지 않아도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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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오디션은 민도하에게 끔찍한 기억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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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잠을 자면, 붉은 눈의 괴생명체가 쫓아오는 것만 기억이 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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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평범한 로맨스 영화나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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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연이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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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그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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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도하야 축하해!! 1차 오디션 붙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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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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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음날, 웃으며 이야기해 오는 매니저의 말에 도하는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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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붙었다고?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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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하는 황급히, 자신에게 온 메일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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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엔 평가 점수도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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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수는 총격전으로 얻은 건 고작 16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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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저래 난사하다 보니 맞췄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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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사망 처리되어 반으로 깎인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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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만으론 절대 붙을 수 없는 성적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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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점수 +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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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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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평가 항목에 민도하는 절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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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전화해서 따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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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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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걸 거절하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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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야, 축하해! 이번에 하이퍼 액션 스타가 보통 이슈가 아니잖니. 이대로 떨어지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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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축하하는 매니저의 말에, 민도하는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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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게 웃는 붉은 눈의 괴생명체가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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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쩐지 악몽을 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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